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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611년경 집필

The Tempest

템페스트

폭풍으로 원수들을 외딴 섬에 불러들인 쫓겨난 공작이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고, 마법을 내려놓는 이야기

We are such stuff As dreams are made on

우리는 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O brave new world That has such people in ’t!

오, 놀라운 신세계여, 이런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니!

한눈에 보기

12년 전 동생 안토니오에게 밀라노 공작 자리를 빼앗기고 어린 딸 미란다와 바다로 내몰린 프로스페로는 외딴 섬에서 마법을 익혀 영 아리엘을 부리고, 마녀 시코락스의 아들 칼리반을 종으로 삼고 있다. 1막은 그가 일으킨 폭풍으로 나폴리 왕 일행의 배가 부서지는 장면과 미란다에게 들려주는 내력, 페르디난드와 미란다의 첫 만남이다. 2~3막은 흩어진 일행 사이에서 벌어지는 왕권 찬탈 모의, 술꾼 스테파노와 칼리반의 반란 모의, 통나무를 나르는 페르디난드의 사랑을 그린다. 4막은 약혼 가면극과 “우리는 꿈의 재료” 연설, 5막은 프로스페로가 마법을 버리고 모두를 용서하는 결말이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보물섬』 (Treasure Island)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한 권 요점

The Tempest

『템페스트』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으로, 1611년 무렵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그의 후기 작품이자 단독으로 쓴 마지막 희곡 가운데 하나로 흔히 꼽힙니다. 무대는 바다 위의 배와 외딴 섬이며, 5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빼앗긴 지위를 되찾을 기회를 손에 쥔 한 남자가 복수할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를 선택합니다. 그 주위에서 자유를 바라는 영 아리엘, 섬을 빼앗겼다고 말하는 칼리반, 세상을 처음 보는 소녀 미란다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지배’와 ‘자유’를 되묻습니다.

줄거리

제1막 제1장: 폭풍 속의 배

천둥과 번개가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선장과 갑판장이 선원들을 다그칩니다. 나폴리 왕 알론소, 그의 동생 세바스찬, 밀라노 공작 안토니오, 왕자 페르디난드, 늙은 조언자 곤잘로가 갑판으로 올라오자 갑판장은 “방해만 된다”며 선실로 내려가라고 쏘아붙입니다. 귀족들은 욕을 퍼붓고, 곤잘로는 그가 교수형에 처할 얼굴이라 물에 빠져 죽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달랩니다. 곧 선원들이 “다 끝났다”고 외치고 배는 갈라지는 듯합니다. 곤잘로는 바다 천 리 대신 메마른 땅 한 뼘이라도 달라며 “마른 죽음”을 바랍니다.

제1막 제2장: 프로스페로의 내력, 아리엘과 칼리반

섬에서는 미란다가 난파하는 배를 보며 아버지에게 폭풍을 가라앉혀 달라고 애원합니다. 프로스페로는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안심시키고 마법 외투를 벗어 놓은 뒤, 아이가 세 살이 못 되었을 때의 일을 처음으로 들려줍니다. 그는 밀라노 공작이었으나 학문에 몰두해 나라의 일을 동생 안토니오에게 맡겼고, 안토니오는 권력의 맛을 알자 자기가 진짜 공작이라고 믿기에 이릅니다. 안토니오는 프로스페로의 원수인 나폴리 왕과 손을 잡아 해마다 조공을 바치고 신하의 예를 다하기로 하고, 어느 한밤 성문을 열어 군대를 들였습니다. 민심이 두려워 죽이지는 못한 그들은 프로스페로와 우는 아기 미란다를 돛도 없는 낡은 배에 실어 바다에 내보냈습니다. 나폴리의 귀족 곤잘로가 몰래 식량과 물, 옷가지와 프로스페로가 아끼던 책을 실어 준 덕에 두 사람은 섬에 닿았습니다. 지금 운명의 별이 원수들을 이 해안으로 데려왔다고 말한 프로스페로는 딸을 잠들게 하고 아리엘을 부릅니다.

아리엘은 지시대로 폭풍을 일으켜 왕의 배에 불꽃을 터뜨렸고, 페르디난드가 가장 먼저 물에 뛰어들었으며, 사람들은 머리카락 하나 다치지 않은 채 섬 곳곳에 흩어졌다고 보고합니다. 배는 후미진 만에 숨겨졌고 선원들은 선창에서 잠들어 있으며, 나머지 함대는 왕이 죽은 줄 알고 나폴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유를 약속받은 아리엘이 기한을 재촉하자 프로스페로는 그를 마녀 시코락스가 갈라진 소나무 속에 12년 가두었던 일을 상기시키고, 이틀 뒤에 풀어 주겠다고 달랩니다. 이어 프로스페로는 시코락스의 아들 칼리반을 불러냅니다. 칼리반은 이 섬이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자기 것인데 빼앗겼다고 말하고, 프로스페로는 칼리반이 미란다를 해치려 한 적이 있다고 꾸짖습니다. 칼리반은 “말을 가르쳐 준 덕에 저주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쏘아붙이고 마지못해 나무를 하러 갑니다. 그때 아리엘이 노래하며 페르디난드를 이끌고 오고, 미란다는 아버지 외에 처음 보는 젊은이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페르디난드도 그를 여신으로 부릅니다. 프로스페로는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쉽게 얻은 것은 가벼워진다며 페르디난드를 간첩으로 몰아 마법으로 칼을 쥔 채 꼼짝 못 하게 하고 가둡니다.

제2막: 찬탈의 속삭임, 술병 앞의 괴물

섬의 다른 곳에서 곤잘로는 상심한 알론소를 위로하지만, 세바스찬과 안토니오는 놀려 대기만 합니다. 알론소는 튀니스의 왕에게 시집보낸 딸 클라리벨의 혼례를 다녀오는 길에 아들까지 잃었다며 탄식하고, 세바스찬은 딸을 먼 튀니스로 시집보낸 왕 자신의 탓이라고 쏘아붙입니다. 곤잘로가 자기가 이 섬을 다스린다면 어떤 나라를 세울지 늘어놓는 사이 아리엘의 음악이 사람들을 잠재웁니다. 알론소, 세바스찬, 안토니오만 깨어 있다가 알론소도 잠듭니다. 안토니오는 세바스찬에게 페르디난드가 죽었다면 나폴리의 다음 왕위 계승자는 먼 튀니스에 있는 클라리벨이라고 일깨우며, 자신이 형을 밀어내고 밀라노를 얻은 일을 자랑스레 말하고, 지금 잠든 왕을 해치우자고 부추깁니다. 세바스찬이 마음을 굳히고 칼을 뽑는 순간 아리엘이 곤잘로의 귀에 노래를 불어넣어 그를 깨웁니다. 일행이 깨어나자 둘은 사자 떼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둘러댑니다.

한편 칼리반은 프로스페로의 영들이 자기를 괴롭힌다며 나무를 지고 저주를 퍼붓다가 폭풍 소리에 땅에 엎드립니다. 광대 트린쿨로가 그를 사람인지 물고기인지 가늠하다 비를 피해 그의 외투 밑으로 기어듭니다. 술병을 든 집사 스테파노가 노래하며 나타나 이 “네 발 달린 괴물”에게 술을 먹이고, 곧 숨어 있던 트린쿨로와 반갑게 재회합니다. 처음 마셔 본 술에 취한 칼리반은 스테파노를 달에서 온 신이라 믿고 섬의 샘과 열매를 가르쳐 주겠다며 발에 입을 맞추고 스스로 신하가 됩니다. 칼리반은 “자유다, 자유다”를 노래하며 새 주인을 따라갑니다.

제3막: 통나무와 청혼, 반란의 계획, 사라진 잔치

프로스페로의 명으로 통나무 수천 개를 쌓아야 하는 페르디난드는 미란다를 위해서라면 이 일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미란다는 쉬라며 대신 나르겠다고까지 하고, 그 와중에 이름을 묻는 페르디난드에게 아버지의 금지를 어기고 이름을 알려 줍니다. 두 사람은 사랑을 맹세하고, 미란다는 청혼을 받기도 전에 “당신의 아내가 되겠다, 거절당하면 하녀로 죽겠다”고 말합니다. 숨어서 지켜보던 프로스페로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닿은 것을 기뻐합니다.

다른 쪽에서는 스테파노가 칼리반을 자기 가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아리엘이 트린쿨로의 목소리로 “거짓말이다”를 끼워 넣자 스테파노는 애먼 트린쿨로를 때립니다. 칼리반은 프로스페로가 오후에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으니 먼저 책을 빼앗으라고 부추깁니다. 책이 없으면 프로스페로도 평범한 사람일 뿐이고 영들도 모두 그를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스테파노는 프로스페로를 없애고 미란다와 결혼해 섬의 왕이 될 계획에 들뜹니다. 아리엘이 부는 곡조에 겁을 먹은 둘에게 칼리반은 섬이 소리로 가득하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아리엘은 이 모의를 주인에게 알리러 갑니다.

숲을 헤매다 지친 알론소 일행이 쉬는 사이 세바스찬과 안토니오는 오늘 밤을 노리자며 속삭입니다. 이상한 형상들이 잔칫상을 차려 놓고 춤추다 사라지고, 일행이 놀라워하다 상에 손을 대려는 순간 천둥이 치며 아리엘이 하피(괴조)의 모습으로 나타나 상을 날려 버립니다. 아리엘은 세 사람의 죄를 지목합니다. 프로스페로를 밀라노에서 내쫓아 아기와 함께 바다로 내몬 죄 때문에 바다와 땅이 아들을 앗아 갔으며, 이제 천천히 따라붙는 파멸은 오직 뉘우침으로만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론소는 파도와 바람과 천둥이 프로스페로의 이름을 말하는 것 같다며 아들이 누운 바닷속 진흙까지 찾아가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뜹니다. 세바스찬과 안토니오도 절망한 얼굴로 뒤따르고, 곤잘로는 젊은 귀족들에게 이들을 쫓아가 막으라고 청합니다.

제4막: 약혼과 가면극, 사냥개에 쫓긴 도둑들

프로스페로는 시험이 끝났다며 딸을 페르디난드에게 내줍니다. 다만 혼례를 올리기 전에 정절을 깨면 하늘의 축복이 없을 것이라 경고하고, 페르디난드는 맹세로 응합니다. 이어 아리엘이 불러낸 영들이 가면극을 펼칩니다. 무지개의 여신 아이리스, 풍작의 여신 세레스, 혼인의 여신 주노가 나타나 두 사람에게 명예와 재물과 풍성한 수확을 축복하고, 요정들과 추수꾼들이 춤을 춥니다. 그러다 프로스페로가 칼리반 일당의 모의가 생각나 갑자기 손을 저어 공연을 거둡니다. 놀란 연인들 앞에서 그는 이 공연의 배우들이 모두 영이라 공기 속으로 녹아 사라졌다고 말하며, 웅장한 탑도 궁전도 지구 자체도 그렇게 사라질 것이고 인생은 잠으로 마무리되는 꿈의 재료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나서 노쇠한 머리가 어지럽다며 연인들을 쉬게 합니다.

아리엘은 술에 취한 세 사람을 가시덤불과 더러운 늪으로 끌고 다녔다고 보고합니다. 프로스페로는 화려한 옷가지를 줄에 걸어 둡니다. 칼리반이 모의에 집중하라고 보채는데도 스테파노와 트린쿨로는 옷에 정신이 팔려 서로 빼앗기에 바쁩니다. 그때 사냥꾼 소리와 함께 영들이 개의 모습으로 나타나 이들을 몰아냅니다. 프로스페로는 모든 원수가 이제 자기 손에 들어왔으니 곧 일이 끝나 아리엘도 자유를 얻는다고 말합니다.

제5막: 용서, 마법의 포기, 되찾은 모든 것

아리엘은 알론소와 두 귀족이 나무 숲에 갇혀 정신을 놓았고, 곤잘로를 비롯한 나머지는 눈물을 쏟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 모습이 사람이라면 안쓰러웠을 거라는 아리엘의 말에 프로스페로는, 같은 사람인 자신이 더 애처로워해야 한다고 답합니다. 복수보다 덕이 더 드문 행동이며, 그들이 뉘우쳤으니 더는 벌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영들을 불러 지금까지의 마법에 감사하고 지팡이를 부러뜨려 땅속 깊이 묻고 책은 바다에 던지겠다고 선언합니다.

마법의 원 안에서 알론소 일행이 정신을 되찾아 갑니다. 프로스페로는 곤잘로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하고, 알론소와 세바스찬과 안토니오의 죄를 하나씩 짚으며 안토니오를 용서하되 공작령을 돌려받겠다고 말합니다. 아리엘이 노래하며 옛 공작의 옷과 검을 입히고, 프로스페로는 알론소에게 자신이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임을 밝힙니다. 알론소는 공작령을 돌려주고 용서를 청하지만 아들을 잃었다고 말하고, 프로스페로는 자신도 이번 폭풍에서 딸을 잃었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동굴 문이 열리자 페르디난드와 미란다가 체스를 두고 있습니다. 아들이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알론소는 환영일까 두려워하고, 미란다는 처음 보는 많은 사람들을 향해 “오, 놀라운 신세계여”라고 감탄합니다. 알론소는 자신이 며느리가 될 아이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사실을 낯설어합니다. 곤잘로는 한 번의 항해에서 클라리벨은 남편을, 페르디난드는 아내를, 프로스페로는 공작령을 얻었고 모두가 제정신을 되찾았다고 정리합니다.

이어 아리엘이 끌어온 선장과 갑판장이 배가 부서진 줄 알았는데 멀쩡히 새것처럼 서 있다고 전합니다. 아리엘은 칼리반과 스테파노와 트린쿨로를 훔친 옷차림 그대로 끌고 옵니다. 프로스페로는 도둑질과 모의를 밝히면서도 칼리반에 대해서는 “이 어둠의 것을 내 것으로 인정한다”고 말합니다. 칼리반은 취한 자를 신으로 모신 자신이 얼마나 바보였는지 깨닫고 은총을 구하겠다고 합니다. 프로스페로는 하룻밤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침에 배로 나폴리로 가 혼례를 보고 밀라노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순풍을 약속하고, 아리엘에게 자유를 주며 “바람과 함께 잘 가라”고 하는 것이 마지막 명령입니다. 에필로그에서 프로스페로는 홀로 무대에 남아 마법도 영도 잃었으니 박수와 기도로 자신을 풀어 달라고 관객에게 청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폭풍 속의 배

첫 장면은 신분의 위계를 폭풍이 뒤집는 순간입니다. 왕과 귀족들이 갑판에서 방해가 되자 갑판장은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What cares these roarers for the name of king?

이 거친 파도가 왕이라는 이름 따위에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그는 곤잘로의 훈계에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None that I more love than myself.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뒤에서 보면 이 소동은 모두 프로스페로가 꾸민 연출입니다. 그런데도 선원들은 마지막 막에서 배가 새것처럼 멀쩡하다고 전합니다. 관객은 진짜 폭풍으로 보았던 장면이 곧바로 한 사람의 연출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2. 12년 전의 이야기

프로스페로가 딸에게 들려주는 긴 내력은 책의 동기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는 폭풍이 누구도 해치지 않았음을 먼저 말합니다.

I have done nothing but in care of thee

나는 오직 너를 돌보는 마음으로만 행동했다.

그는 학문에 빠져 나랏일을 맡긴 자신의 방심이 동생의 야심을 키웠다고 인정합니다. 그래도 형제의 배신 앞에서 미란다가 하는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Good wombs have borne bad sons.

좋은 배에서도 못된 아들이 나오는 법입니다.

프로스페로의 이야기는 피해자의 목소리이지만 자기 몫의 잘못도 숨기지 않습니다. 이 균형이 뒤의 용서를 가볍지 않게 만듭니다.

3. 아리엘의 자유

아리엘은 폭풍을 완벽히 해냈음을 보고하면서도 한 가지를 요구합니다. 가장 먼저 물에 뛰어든 페르디난드의 외침은 이렇게 전해집니다.

Hell is empty, And all the devils are here.

지옥은 비었다, 모든 악마가 여기 와 있다.

사람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Not a hair perish’d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짧게 자신의 몫을 요구합니다. “My liberty.” 프로스페로는 시코락스에게서 구해 준 은혜를 들어 윽박지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합니다. 은혜와 의무가 뒤엉킨 이 관계는 칼리반과의 관계와 거울처럼 마주 보고, 프로스페로가 결국 두 존재를 어떻게 다루는가가 작품의 시험대가 됩니다.

4. 칼리반의 섬

칼리반은 이 섬의 이전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냅니다.

This island’s mine, by Sycorax my mother, Which thou tak’st from me.

이 섬은 내 어머니 시코락스에게서 내게 온 것인데, 당신이 내게서 빼앗았소.

처음에는 프로스페로가 잘해 주었고 자신도 섬을 안내했다고 기억합니다. 그런데 칼리반의 가장 날카로운 말은 언어에 관한 것입니다.

You taught me language, and my profit on ’t Is, I know how to curse.

당신은 내게 말을 가르쳤고, 내가 얻은 이득은 욕하는 법을 안 것뿐이오.

프로스페로의 시선으로는 칼리반이 미란다를 해치려 한 짐승이고, 칼리반은 뉘우치지 않습니다. 후대에는 이 대립이 식민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로 읽히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희곡은 어느 쪽의 편도 일방적으로 들지 않고 두 사람의 말을 나란히 놓습니다.

5. 노래와 첫 만남

아리엘의 노래는 페르디난드에게 죽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바닷속 변신의 노래입니다.

But doth suffer a sea-change Into something rich and strange

그러나 바다의 변화를 겪어 값지고 낯선 무언가가 된다.

페르디난드가 이것이 인간의 소리가 아니라고 느끼는 순간, 미란다와 눈이 마주칩니다.

At the first sight They have changed eyes.

첫눈에 둘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프로스페로는 속으로는 기뻐하면서 겉으로는 호통칩니다.

I must uneasy make, lest too light winning Make the prize light.

너무 쉽게 얻으면 상이 가벼워질 테니,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사랑을 시험으로 단련하려는 아버지의 연출입니다. 이 장면은 4막에서 “시험이었을 뿐”이라는 고백으로 닫힙니다.

6. 통나무와 청혼

3막 1장은 벌이 사랑의 시간으로 바뀌는 장면입니다. 페르디난드는 고된 일을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The mistress which I serve quickens what’s dead, And makes my labours pleasures

내가 섬기는 연인은 죽은 것도 되살려 내 노동을 즐거움으로 바꾼다.

미란다의 말은 더 대담합니다. 신분도 예절도 알지 못하는 아이의 솔직함이 청혼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I am your wife if you will marry me

당신이 나와 결혼해 준다면 나는 당신의 아내예요.

숨어서 지켜보던 프로스페로의 반응은 엄한 아버지의 얼굴과 다릅니다.

Heavens rain grace On that which breeds between ’em!

하늘이여, 두 사람 사이에 자라는 것에 은총을 내려 주소서!

7. 곤잘로의 이상 국가

곤잘로는 이 섬을 맡는다면 어떤 나라를 만들지 상상합니다. 재산도 관직도 없는 나라입니다.

I would with such perfection govern, sir, T’ excel the Golden Age.

나는 완벽하게 다스려 황금시대마저 능가하겠소.

곁에서 듣던 세바스찬과 안토니오는 이 이상을 빈틈부터 짚습니다.

The latter end of his commonwealth forgets the beginning.

그의 공화국의 끝은 시작을 잊고 있군.

다스리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이 왕이라는 모순을 비웃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롱하는 자들이 정작 왕위를 빼앗을 궁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이 장면의 반어입니다.

8. 잠든 자와 깨어 있는 야심

아리엘의 음악이 모두를 잠재운 순간, 안토니오는 세바스찬에게 속삭입니다.

My strong imagination sees a crown Dropping upon thy head.

내 강한 상상은 네 머리 위에 왕관이 떨어지는 것을 본다.

안토니오는 양심에 대해 이렇게 답하며 자기가 이미 한 일을 근거로 삼습니다.

I feel not This deity in my bosom

내 가슴속에 있다는 그 신성은 느껴지지 않소.

세바스찬이 마음을 열자 안토니오는 다른 신하들은 어떻게든 따라올 것이라 합니다.

They’ll take suggestion as a cat laps milk.

그들은 고양이가 우유를 핥듯 암시를 받아들일 것이오.

안토니오는 한 번 저지른 찬탈이 두 번째 찬탈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대목은 12년 전의 밀라노 이야기가 과거만의 일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9. 술병 앞의 신

2막 2장은 장르가 바뀌듯 소극이 됩니다. 숨을 곳이 없어 칼리반 곁에 엎드린 트린쿨로는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misery acquaints a man with strange bed-fellows

비참함은 사람을 낯선 잠자리 친구와 만나게 한다.

술을 처음 마신 칼리반은 스테파노를 신으로 모십니다.

That’s a brave god, and bears celestial liquor.

멋진 신이로군, 하늘의 술을 들고 있어.

트린쿨로는 이를 이렇게 평합니다.

A most poor credulous monster!

정말 가엾고 잘 믿는 괴물이로군!

칼리반은 주인을 바꾸는 것을 해방으로 착각해 “자유다”를 노래하지만, 5막에서 스스로 그 어리석음을 인정합니다. 프로스페로에게서 벗어나려다 더 하찮은 주인에게 무릎을 꿇은 셈입니다.

10. 섬은 소리로 가득하다

반란 모의 한가운데서 칼리반이 겁먹은 일행을 달래는 대사는 이 작품에서 가장 서정적인 구절로 꼽힙니다.

The isle is full of noises, Sounds, and sweet airs

섬은 소음과 소리, 달콤한 가락으로 가득하다.

그는 꿈에서 구름이 열리고 보물이 떨어지려 했다고 말합니다.

I cried to dream again.

나는 다시 꿈꾸고 싶어 울었다.

프로스페로가 “짐승”이라 부른 칼리반에게 이런 감수성을 준 것은 셰익스피어의 선택입니다. 이로써 칼리반은 단순한 악역에서 벗어나 섬 그 자체의 목소리를 지닌 인물이 됩니다. 스테파노가 곧바로 “공짜 음악이 있는 왕국”이라고 반응하는 것과 대비되어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 줍니다.

11. 하피의 심판

이상한 형상들이 잔칫상을 차려 놓고 사라지자 정직한 곤잘로는 그들의 태도가 인간보다 부드럽다고 감탄하고, 보이지 않는 프로스페로는 곁에서 이렇게 읊조립니다.

for some of you there present Are worse than devils

거기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악마보다 못한 자도 있소.

괴물의 모습을 한 쪽이 친절하고 인간의 모습을 한 쪽이 음험하다는 역전입니다. 이어 아리엘이 하피의 모습으로 상을 날려 버리며 선언합니다.

You are three men of sin

너희 셋은 죄인들이다.

12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심판은 잊힌 것이 아니라 미뤄졌을 뿐이라는 선언입니다.

The powers, delaying, not forgetting

하늘의 힘은 늦출 뿐 잊지 않았다.

곤잘로는 세 사람의 절망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Like poison given to work a great time after

오랜 뒤에야 듣도록 먹인 독처럼.

12. 가면극과 “우리는 꿈의 재료”

4막에서 프로스페로는 연인들에게 정절을 지키라 당부합니다.

the strongest oaths are straw To th’ fire i’ the blood

가장 굳은 맹세도 피의 불길 앞에서는 지푸라기다.

그러다 칼리반의 모의가 떠올라 공연이 갑자기 끊어집니다. 그의 해명은 이 작품의 가장 유명한 대목입니다.

Our revels now are ended.

우리의 잔치는 이제 끝났다.

We are such stuff As dreams are made on

우리는 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our little life Is rounded with a sleep.

우리의 짧은 삶은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

무대 위의 마법사가 연극의 덧없음을 선언하는 이 연설은 흔히 극작가 자신의 작별로 읽히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맥에서는 흥분한 노인이 젊은이들을 달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는 곧 “머리가 어지럽다”며 사과합니다.

13. 복수보다 드문 행동

5막 첫 장면이 작품의 방향을 정합니다. 갇힌 사람들의 슬픔을 전하던 아리엘은, 프로스페로가 마음이 움직이겠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Mine would, sir, were I human.

제가 인간이었다면 그랬을 겁니다, 주인님.

공기 같은 영도 느끼는 아픔을 같은 인간인 자신이 느끼지 못할 수 없다며, 프로스페로는 결론을 내립니다.

The rarer action is In virtue than in vengeance

덕을 행하는 일이 복수하는 일보다 더 드문 행동이다.

이어 마법과의 결별입니다.

But this rough magic I here abjure

그러나 이 거친 마법을 나는 여기서 버린다.

I’ll drown my book.

내 책을 물에 빠뜨리겠다.

가장 큰 힘을 쥔 순간에 그 힘을 내려놓는 선택입니다. 칼리반이 “먼저 책을 빼앗으라”고 한 말이 이 힘의 정체를 알려 주었다는 점에서, 프로스페로가 책을 버리는 일은 곧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14. 용서와 되찾음

정신을 되찾은 알론소 앞에서 프로스페로는 신분을 밝힙니다.

Behold, sir King, The wronged Duke of Milan, Prospero

보시오, 왕이여, 부당하게 쫓겨난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를.

안토니오에게는 용서와 요구가 함께 옵니다.

I do forgive thee, Unnatural though thou art.

너는 인륜을 저버린 자이나, 나는 너를 용서한다.

안토니오는 이 장면에서 용서에 답하지 않고, 이후에도 뉘우침을 말로 밝히지 않습니다. 체스판 앞에서 연인들의 모습이 드러난 순간, 미란다가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하는 말은 환희입니다.

O brave new world That has such people in ’t!

오, 놀라운 신세계여, 이런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니!

프로스페로의 대답은 한마디입니다. 그는 이미 이 사람들을 알기에 담담합니다.

’Tis new to thee.

네게는 새롭겠지.

칼리반에게도 마지막 장면이 있습니다. 프로스페로는 그를 이렇게 인정합니다.

this thing of darkness I acknowledge mine.

이 어둠의 것을 나는 내 것으로 인정한다.

칼리반은 “은총을 구하겠다”고 답하고 물러납니다. 이 한마디를 사과로 읽을지 지배의 연장으로 읽을지는 연출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15. 에필로그: 무대 위의 마법사

연극은 아리엘의 마지막 일로 끝납니다.

Be free, and fare thou well!

자유로워져라, 잘 가거라!

프로스페로 역시 돌아가 밀라노에서 지내겠다는 계획 속에서 죽음을 그림자처럼 껴안습니다.

Every third thought shall be my grave.

세 번째 생각마다 내 무덤이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에서는 배우가 마법사의 가면을 벗고 관객에게 직접 말합니다.

Now my charms are all o’erthrown

이제 내 마법은 모두 무너졌다.

As you from crimes would pardon’d be, Let your indulgence set me free.

여러분이 죄를 용서받고 싶은 만큼, 너그러움으로 저를 풀어 주십시오.

용서를 베푼 이가 마지막에는 용서를 청하는 쪽에 선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시작과 끝의 대칭을 이룹니다. 관객의 숨결이 돛을 채우는 바람이라는 은유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템페스트』는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막마다 하나의 사건이 선명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막 1장(폭풍), 1막 2장(프로스페로의 내력과 아리엘, 칼리반), 3막 1장(통나무와 청혼), 4막 1장(가면극과 “꿈의 재료”), 5막 1장(용서와 에필로그)을 먼저 읽어 보세요. 줄거리는 세 갈래로 얽혀 있습니다. 프로스페로와 원수들의 이야기, 연인들의 이야기, 술꾼들과 칼리반의 이야기이며, 이를 하나씩 따라가면 복잡하지 않습니다. 대사는 운문이 중심이어서 소리 내어 읽거나 들으면 리듬이 더 잘 느껴집니다. 읽으면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를 물어보면 프로스페로와 아리엘, 프로스페로와 칼리반, 안토니오와 프로스페로, 스테파노와 칼리반이 모두 같은 질문의 다른 얼굴임을 알게 됩니다. 마지막에 프로스페로가 그 질문에 어떤 답을 내리는지가 이 희곡의 핵심입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템페스트』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