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25년 출간
The Talisman
부적
제3차 십자군의 사막 진영에서 스코틀랜드 가난뱅이 기사가 병든 사자심왕과 변장한 살라딘 사이에 서서, 사라진 깃발과 음모와 금지된 사랑을 지나 정체를 드러내는 이야기
I sleep; wake me not.
나는 잔다, 깨우지 마라.
that men are not always what they seem
사람은 겉보기와 늘 같지 않다.
한눈에 보기
시리아 사막에서 표범의 기사 케네스가 사라센 에미르와 싸우다 휴전하고 길벗이 된다. 엔가디의 은둔자를 찾은 그는 숨은 예배당에서 사모하는 귀부인 에디스를 보고, 십자군 진영으로 돌아와서는 열병에 쓰러진 리처드 왕을 살릴 동방의 의사 하킴을 소개한다. 한편 몬세라트의 콘라드와 템플 기사단장은 동맹을 깨뜨리려 음모를 꾸미고, 케네스는 에디스의 반지에 이끌려 지키던 영국 깃발을 비운 사이 깃발을 잃어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킴이 그를 구해 데려가고, 변장한 케네스는 리처드 곁에서 개 로스왈로 콘라드를 지목하게 한다. 결전지 '사막의 다이아몬드'에서 하킴이 살라딘이었음이 밝혀지고 결투와 연회가 이어진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월터 스콧 『아이반호』 (Ivanhoe)
- 아서 코난 도일 『화이트 컴퍼니』 (The White Company)
- 알렉상드르 뒤마 『삼총사』 (The Three Musketeers)
한 권 요점
The Talisman
『부적』은 스코틀랜드 작가 월터 스콧 경이 쓴 역사 소설로, 1825년에 나왔습니다. 스콧은 1771년에 태어나 1832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아이반호』와 함께 중세를 무대로 한 모험 소설의 대표 작가로 꼽힙니다. 이 책은 28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제는 '십자군 이야기'입니다. 무대는 십자군 시기 팔레스타인의 진영이고, 잉글랜드의 사자심왕 리처드와 이슬람 군주 살라딘이라는 두 영웅 사이에 이름 없는 스코틀랜드 기사 케네스가 서 있습니다. 책의 줄기는 신의와 명예가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십자가의 기사들이 서로를 속이는 동안 이교도의 군주가 더 기사답게 행동하고, 겉모습과 속사람이 끝없이 어긋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줄거리
제1~3장: 사막의 두 기사
시리아의 뜨거운 햇볕 아래, 사해 근처 모래 사막을 붉은 십자가의 기사가 홀로 말을 타고 갑니다. 방패에는 웅크린 표범과 "나는 잔다, 깨우지 마라"라는 표어가 있고, 종자는 병들어 떠났으며 돈도 바닥났습니다. 종려나무 샘 근처에서 사라센 기사가 나타나 말을 몰며 맴돌고 화살을 쏘고 몸싸움까지 벌입니다. 기사가 철퇴를 던져 상대를 낙마시키는 등 승부가 나지 않자 둘은 휴전을 맺고 나란히 샘으로 향합니다.
샘터에서 키 크고 금발인 프랑크 기사와 날렵하고 가무잡잡한 에미르는 서로를 살핍니다. 기사가 돼지고기와 포도주를 먹자 사라센이 비웃고, 둘은 일부일처와 일부다처, 사랑과 여성을 두고 다이아몬드 반지 비유로 논쟁합니다. 기사는 살라딘의 통행증을 보이며 엔가디의 은둔자 테오도릭을 찾아간다고 밝히고, 에미르가 길을 안내하겠다고 나섭니다. 이 샘의 이름이 "사막의 다이아몬드"입니다. 기사는 스코틀랜드 사람 케네스(표범의 기사), 에미르는 쿠르드 출신 셰르코프, 곧 일데림(산의 사자)이라고 이름을 밝힙니다. 그때 염소 가죽을 입은 광인 하마코가 셰르코프를 덮쳐 제압하는데, 그가 은둔자 테오도릭입니다. 두 사람은 동굴에서 대접받고 잠이 듭니다.
제4~5장: 숨은 예배당의 장미
한밤 테오도릭이 케네스를 깨워 프랑스어로 은밀히 말을 건넵니다. 케네스는 "거지에게 구걸한 왕들"이라는 암호를 대고, 잠든 에미르를 지나 숨겨진 철문과 계단을 올라 바위를 깎은 화려한 예배당에 이릅니다. 은둔자는 베일로 눈을 가린 채 문턱에 엎드려 있고, 제단에는 진짜 십자가의 성유물이 있습니다. 새벽 수녀들의 행렬에서 한 견습 수녀가 장미 봉오리를 두 번 떨어뜨리는데, 케네스는 그가 사모하는 귀부인 에디스임을 알아봅니다.
어둠 속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던 케네스 앞에 바닥의 문이 열리고, 붉은 비단옷에 공작 깃털 모자를 쓴 난쟁이 넥타바누스와 여자 난쟁이 기네브라가 빗자루질을 하며 괴상한 말을 지껄이다 물러납니다. 문밖의 은둔자는 "모든 것이 끝났다"며 케네스를 이끌고 내려와 홀로 채찍으로 고행합니다. 케네스는 이튿날 은둔자와 중대한 일을 의논하고 이틀을 더 머뭅니다.
제6~9장: 병든 사자와 동방의 의사
십자군 진영은 불화와 풍토병, 사라센 경기병의 소모전으로 지쳐 가고, 사자심왕 리처드는 열병에 걸려 병상에 눕습니다. 30일 휴전이 선포되자 안절부절못하는 왕은 충직한 길스랜드 영주 토마스 드 보에게 화를 터뜨리고, 프랑스 왕 필립, 오스트리아 대공, 템플 기사단장, 몬세라트 후작이 총사령관 후보로 거론되자 하나하나 신랄하게 깎아내립니다. 스코틀랜드 기사들도 십자군에 섞여 있으나 영국인과 불화가 커져 가고, 드 보는 스코틀랜드인을 못마땅해하면서도 몰래 물자를 보내 주는 사람입니다.
그때 케네스가 살라딘이 보낸 무어인 의사가 왕을 고칠 수 있다고 전합니다. 드 보는 의심하면서도 케네스의 초라한 막사를 찾아가 열병이 나은 시종과 의사를 보고, 사냥개 로스왈 이야기를 주고받다 가까워집니다. 리처드는 케네스의 건방진 행동을 못마땅해하면서도 살라딘의 신임장을 듣고 의사 아돈벡 엘 하킴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드 보는 독살을 걱정해 티레 대주교를 찾아가고, 대주교는 신학적 논리로 그를 설득하지만 케네스가 돌아왔다는 말에 크게 당황해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한편 리처드는 케네스를 불러 분수에 넘치는 사랑을 은근히 경고하고, 템플 기사단장과 몬세라트 후작이 이교도 의사를 막으려 하나 드 보가 일축합니다. 왕은 하킴의 맥을 짚어 독이 아님을 확인하고 약을 마십니다.
제10~11장: 가면 벗은 음모와 깃발 소동
저녁 진영을 걷던 템플 기사단장 길스 아마우리와 콘라드 후작은 가면을 벗고 속내를 나눕니다. 십자군이 성공하면 콘라드의 영지와 기사단의 독립이 위태로워지므로 두 사람은 연합이 깨지길 바랍니다. 콘라드는 케네스를 평화 사절로 민 것이 리처드와 떨어뜨리려는 계산이었다고 밝힙니다. 기사단장은 하킴이 왕을 살려 놓을 것이라며 리처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속삭이고, 콘라드는 질겁하나 먼저 오스트리아 대공과 영국 사이를 갈라놓기로 합니다.
허영 많은 오스트리아 대공 레오폴드는 리처드에게 멸시받아 깊은 원한을 품고 있습니다. 콘라드는 대공의 연회에서 비위를 맞추며 질투심을 부추기고, 취한 대공은 성 조지 언덕에 오스트리아 깃발을 세웁니다. 열병에서 막 회복한 리처드가 달려와 깃발을 짓밟고, 달려드는 월렌로드를 던져 버리며 필립의 중재도 거부합니다. 왕은 케네스에게 영국 깃발 수호를 맡기고, 콘라드는 동맹이 풀렸다고 기사단장에게 자랑합니다. 하킴은 왕의 사례를 거절합니다.
제12~14장: 반지의 부름, 사라진 깃발
한밤 성 조지 언덕에서 케네스는 로스왈과 함께 깃발을 지킵니다. 그때 난쟁이 넥타바누스가 에디스의 루비 반지와 카네이션색 리본을 보이며 당장 따라오라고 재촉합니다. 케네스는 맹세와 연정 사이에서 고민하다 마음이 기울어, 로스왈에게 깃발을 맡기고 난쟁이를 따라 베렝가리아 왕비의 천막 뒤쪽 휘장 아래로 기어듭니다.
어둠 속에서 케네스는 왕비와 시녀들의 웃음소리를 엿듣고 자신이 에디스와 건 내기의 미끼였음을 알게 됩니다. 에디스는 장난에 분노하며 그가 군율을 어겨 벌받을까 간절히 걱정합니다. 넥타바누스의 폭로로 에디스가 휘장을 걷어 내고, 왕비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납니다. 에디스는 어서 초소로 돌아가라고 재촉하며 반지를 되받지 않습니다. 케네스가 달려가 보니 깃발은 사라지고 창대는 부러졌으며 로스왈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수치에 짓눌려 우는 케네스를 하킴이 위로하고 개를 치료해 자기 천막으로 데려갑니다. 하킴은 리처드가 평화 조약에 응하면 에디스를 살라딘의 왕비로 삼는 혼인안이 있다고 털어놓고, 격분한 케네스는 거절한 뒤 은둔자가 이 책략에 가담했음을 알리려 왕의 막사로 향합니다.
제15~17장: 사형 선고와 에디스의 변론
해 뜰 무렵 케네스가 깃발을 잃었다고 고하자 리처드는 격노하나, 겁먹지 않는 태도에 도끼를 내리친 손이 멈춥니다. 그러나 에디스와 살라딘의 혼인 음모를 말하자 왕은 오히려 불경하다며 사형을 명하고, 드 보는 기사답게 참수하고 신부를 붙여 주라는 분부를 전하며 속사정을 털어놓으라 권하지만 케네스는 입을 닫습니다.
베렝가리아는 어리고 선량하지만 변덕스러워 시녀들과 에디스를 놀려 심심함을 달래곤 하는 왕비입니다. 깃발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에디스가 왕에게 가 달라고 매달리자 겁먹은 왕비는 옷매무새를 따지며 지체하다가, 큰 외투를 두르고 에디스와 함께 리처드의 천막으로 향합니다. 왕은 사형집행인을 곁에 두고 처형을 지시하는 중입니다. 왕비는 눈물로 목숨을 빌지만 왕은 잉글랜드의 명예를 들어 거절합니다. 에디스는 자비 대신 정의를 요구하며 자신이 사람을 보내 케네스를 자리에서 이탈하게 했다고 밝히고, 수녀원에 보내겠다는 위협에 "무덤의 신부"가 되겠다고 맞섭니다. 카르멜회 은둔자가 고해의 비밀을 내세워 말리고, 하킴이 "맹세하지 마시오"라고 막자 왕은 처형을 정오로 미룹니다. 시녀 플로리스와 칼리스타는 자신들의 장난을 후회합니다.
제18~19장: 하킴의 청, 십자군 회의
하킴은 자신이 쓰는 부적의 효험을 지키려면 한 사람의 목숨이 더 필요하다며 케네스를 살려 달라고 청합니다. 왕이 거절하자 하킴은 은혜를 모르는 왕이라고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맞서고, 리처드는 결국 스코틀랜드인을 하킴에게 넘기되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합니다. 왕이 오스트리아 대공에게 깃발 도난의 책임을 묻는 도전장을 보내려 하자 은둔자가 가로막고, 십자군 회의의 화해책을 전하며 자신이 알베릭 모르테마르였다는 파멸의 내력을 고백합니다. 왕은 그를 광인이자 예언자로 존중합니다.
티레 대주교는 제후들이 십자군을 포기하려 하고 살라딘이 대군을 모으고 있다고 알리며, 살라딘과 협정을 맺어 리처드를 예루살렘 수호왕으로 삼고 에디스를 통혼시키자는 안을 슬며시 꺼냅니다. 회의에서 리처드는 자신의 성급함을 사과하고 대공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지만 거부당합니다. 템플 기사단장이 우월한 태도를 비난하자 왕은 지휘권도 넘기겠다고 호소해 제후들의 열광을 되살립니다. 그러나 콘라드와 기사단장은 불만을 품고, 단장은 리처드를 노리는 자객을 가둬 두었음을 알리며 일이 터지면 이용할 속셈을 비칩니다.
제20~21장: 누비아인과 단검
리처드는 깃발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려 칼리스타를 불러 사실을 듣습니다. 왕비는 오히려 왕의 가혹함을 탓해 부부싸움을 유리하게 끝내고, 난쟁이 부부는 추방되어 살라딘에게 선물로 보내집니다. 에디스는 검은 베일을 쓰고 케네스를 노예와 추방으로 내몬 것은 폭정이라고 왕을 꾸짖습니다. 나흘 뒤 살라딘의 사자로 말 못 하는 키 큰 누비아인이 사냥개와 함께 오고, 리처드는 그를 곁에 둡니다. 수상한 늙은 마라부가 궁수들 사이에서 춤추다 쓰러집니다.
마라부로 변장한 자객이 왕의 등 뒤로 다가가 단검을 휘두르지만, 방패에 비친 모습을 본 누비아인이 팔을 붙들고 리처드가 의자로 자객을 쳐서 죽입니다. 독 묻은 단검에 상처를 입은 누비아인의 상처를 왕이 직접 입으로 빨아 주고 경비병들의 방심을 꾸짖습니다. 누비아인은 글로 깃발을 훔친 자를 알아내 보이겠다며, 내일 제후들이 깃발 앞을 지날 때 그 자리에 세우자고 제안하고 왕이 받아들입니다. 살라딘의 전갈을 에디스에게 전하겠다는 청에는 답을 미루고, 왕은 은둔자를 비밀리에 불러오라 이릅니다.
제22~23장: 추방, 하킴의 정체
하킴에게 넘겨진 케네스는 진영 밖으로 추방되어 새벽 전에 낙타 행렬을 따라 길을 떠납니다. 하킴은 격언으로 위로하고 시인 하산이 이야기를 읊으며, 케네스는 짐 속에서 우는 로스왈의 소리를 듣고도 모른 척합니다. 기사단 기병대가 쫓아오자 하킴은 십자가와 초승달이 함께 도망칠 수 없다는 케네스를 끌고 명마로 질주해 사막의 샘에 이르고, 건넨 약을 마신 케네스는 깊이 잠듭니다.
깨어 보니 비단 천막에 향기로운 목욕물과 사라센 의복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킴은 쿠르디스탄의 일데림 곧 셰르코프의 본모습으로 나타나 케네스에게 자유라고 말합니다. 그가 에디스를 살라딘의 신부라 부르자 케네스가 분노해 칼날 위기까지 가지만 둘은 화해합니다. 일데림은 깃발 도둑을 찾도록 돕는 대신 살라딘의 서한을 에디스에게 전해 달라 청하고, 케네스는 수락합니다.
제24~26장: 사냥개의 증언
성 조지 언덕에서 리처드가 영국 깃발을 곁에 두고 십자군 각 부대의 사열을 받습니다. 곁에는 변장한 흑인 노예 케네스가 로스왈을 끈에 매어 서 있습니다. 필립과 기사단장, 대공이 지나간 뒤 몬세라트의 콘라드가 다가오자 로스왈이 달려들어 그를 말에서 끌어내립니다. 리처드는 콘라드를 반역자로 고발하고 장갑을 던져 결투를 청하지만, 필립과 솔즈베리의 윌리엄이 말려 대신 챔피언을 세우기로 하고 닷새 뒤로 결투를 정합니다. 콘라드와 기사단장, 대공은 불화를 즐기고 광대 요나스가 이를 우스개로 빗댑니다.
리처드는 말 못 하는 노예에게 살라딘에게 결투 장소를 정해 달라는 서한을 가져가라 하고, 에디스를 만나도 한마디 하면 혀를 뽑겠다고 경고합니다. 왕비와 시녀들은 노예를 조롱하며 즐거워하고, 에디스는 곧 케네스임을 알아보고 말하라고 다그치지만 맹세에 묶인 그는 침묵합니다. 살라딘의 서한을 읽은 에디스는 크게 분개해 편지를 짓밟고 이교도의 구혼을 경멸한다며 천막을 떠납니다. 새로 도착한 토마스 드 보와 키프로스에서 온 음유시인 블론델 드 네슬이 환영받고, 블론델이 노래하는 동안 에디스는 말없는 노예를 보고 낯빛이 변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리처드는 살라딘과의 혼인으로 기독교와 이교의 화해를 설득하나, 에디스는 신앙과 명예를 들어 단호히 거절합니다.
제27~28장: 사막의 다이아몬드, 결투와 연회 (결말)
프랑스 왕 필립과 오스트리아 대공 등이 철군 의사를 밝혀 십자군 동맹이 사실상 무너지고, 리처드는 쓰라린 눈물을 흘립니다. 살라딘의 사절이 결투 조건을 합의해 결전지는 처음 케네스가 사라센 에미르를 만났던 "사막의 다이아몬드"로 정해집니다. 리처드 일행이 왕비와 에디스와 함께 도착하자 아랍 기병이 촉 없는 화살과 창으로 소란스러운 환영을 벌이고, 리처드와 살라딘이 서로를 얼싸안습니다. 두 사람은 검 솜씨를 겨루고, 살라딘은 의사 하킴이 자신이었음을 밝힙니다. 리처드는 에디스에게 기사의 신분을 일깨우지만, 에디스는 신분 낮은 모험가와는 혼인하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결투 당일 새벽 콘라드는 은둔자에게 고해하려다 템플 기사단장에게 가로막힙니다. 두 기사가 경기장에 들어서고, 첫 돌격에 케네스의 창이 콘라드를 꿰뚫습니다. 콘라드는 죄를 인정하며 고해 신부를 청하고, 리처드가 부적으로 그를 살리라 청해 살라딘이 응하지만 기사단장이 환자를 자기 천막으로 데려갑니다. 케네스는 투구를 벗고 스코틀랜드 왕세자 헌팅던 백작 데이비드임을 밝히며, 에디스와의 혼인이 허락됩니다. 연회에서 살라딘은 기사단장이 콘라드를 살해한 사실을 난쟁이 넥타바누스의 증언으로 확인하고 그의 목을 벱니다. 리처드의 마지막 대결 제안은 정중히 거절당하고, 부적은 혼례 선물로 보내져 전해집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사막에서는 친구를 만나지 않는다
책은 동방의 속담으로 문을 엽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장면은 속담과 반대로, 적으로 만난 두 기사가 길벗이 되는 과정입니다.
“In the desert,” saith an Eastern proverb, “no man meets a friend.”
동방의 속담에 따르면 "사막에서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 없다."
표범 문장의 표어는 이 기사의 처지를 요약합니다. 가난하고 이름 없는 그는 잠든 척 때를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I sleep; wake me not.
나는 잔다, 깨우지 마라.
휴전의 호의는 말뿐이 아닙니다. 사라센 에미르는 약속의 무게를 앞세웁니다.
The word of a follower of the Prophet was never broken
예언자를 따르는 자의 약속은 깨진 적이 없다.
스콧은 첫 장에서부터 십자가와 초승달을 적과 아군이 아니라 서로를 시험하는 두 명예의 체계로 놓습니다.
2. 다이아몬드 반지의 논쟁
샘터에서 두 사람은 사랑과 여성을 두고 논쟁합니다. 사라센은 반지의 중앙 보석을 사람에 빗대 반박합니다.
The central diamond is man, firm and entire, his value depending on himself alone
중앙의 다이아몬드는 남자이며, 온전하고 단단하며 그 가치는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다.
기사의 답은 연인의 아름다움이 무기의 날이 된다는 것입니다.
gives point to our spears and edge to our swords
우리의 창에 끝을, 우리의 칼에 날을 준다.
이 논쟁은 책의 중심 갈등을 예고합니다. 케네스의 행동은 이 기사도 연애관이 가장 위험하게 시험받는 길로 이어집니다. 샘의 이름이 "사막의 다이아몬드"이고 마지막 결전지도 같은 곳이라는 점이 이 대비를 완성합니다.
3. 광인 성자와 숨은 예배당
엔가디의 은둔자 테오도릭은 사나운 광인으로 처음 등장하고, 케네스는 암호로 그의 신뢰를 얻습니다.
Kings begged of a beggar.
왕들이 거지에게 구걸했다.
광인 성자는 자신을 이렇게 선언합니다.
I am the torch-brand of the desert--I am the flail of the infidels!
나는 사막의 횃불이요, 이교도들을 후려치는 도리깨다!
그러나 예배당에서 케네스가 본 것은 신성한 유물과 먼 데서 사모하던 사람의 얼굴입니다.
It was the lady of his love!
그녀가 바로 그의 사랑하는 귀부인이었다!
은둔자의 고행에는 고통스러운 고백이 따릅니다.
You may sleep--you can sleep--I neither can nor may.
너는 잘 수 있고 자도 된다. 나는 잘 수도, 자서도 안 된다.
성스러움과 광기, 신앙과 연애가 한 장면에 겹치는 이 대목에서 책의 낭만적 분위기가 가장 짙습니다.
4. 병든 사자와 지친 진영
제6장은 십자군 진영의 쇠락을 그립니다. 서술자는 이들이 치른 대가를 냉정하게 적습니다.
The Crusaders had to purchase the means of sustaining life, by life itself
십자군은 생명을 유지할 수단을 생명 그 자체로 사야 했다.
리처드는 병상에서 다른 군주들의 무기력을 한탄합니다.
It is a cold palsy, a dead lethargy
이것은 차가운 마비이며 죽은 듯한 무기력이다.
병든 왕을 눕히는 드 보에게 왕이 던지는 농담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 줍니다.
Thou art a rough nurse, though a willing one, De Vaux
자네는 거친 간호사일세, 기꺼이 하긴 하지만, 드 보.
리처드는 용맹하지만 성급하고 입이 험한 인물로 그려지며, 이 성급함이 이후 일의 불씨가 됩니다.
5. 동방의 의사
왕을 고칠 의사가 이교도의 사자라는 사실은 진영 전체의 의심을 부릅니다. 드 보는 케네스를 비꼬며 말합니다.
the North vouches for the South--the Scot for the Turk!
북쪽이 남쪽을 보증하다니, 스코틀랜드인이 튀르크인을!
의사의 방식은 병실을 의사의 왕국으로 두는 동방의 속담에 있습니다.
the sick chamber of the patient is the kingdom of the physician
환자의 병실은 의사의 왕국이다.
리처드의 건강에는 정치적 무게가 얹혀 있습니다.
Health to Richard is glory and wealth to Christendom.
리처드의 건강은 기독교 세계의 영광이자 재산이다.
왕은 케네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이렇게 경고합니다.
Leopard as you are, Sir Knight, beware tempting the lion's paw.
기사여, 그대가 표범이라 해도 사자의 발톱을 건드리지 마라.
독의 의심과 대주교의 당황, 왕의 경고가 한 대목에 겹치며 이후의 음모와 사랑이 얽히기 시작합니다.
6. 가면을 벗은 동맹자들
제10장에서 콘라드와 템플 기사단장은 가면을 벗고 속내를 나눕니다. 콘라드는 십자군이 성공했을 때의 손해를 셈합니다.
but in the East empires arise like mushrooms.
그러나 동방에서는 제국이 버섯처럼 일어난다.
기사단장의 속삭임은 이 소설에서 가장 섬뜩한 대사입니다.
Conrade, he must never arise!
콘라드, 그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제11장에서 콘라드는 오스트리아 대공을 부추겨 리처드와 갈라놓고 교묘한 술책을 자부합니다.
subtle courses are more effective than violence.
교묘한 술책이 폭력보다 효과적이다.
반면 리처드는 대공의 용기를 이렇게 깎아내립니다.
There is a sort of glow-worm courage
밤에만 빛나는 반딧불 같은 용기도 있다.
악역들이 서로를 이용하면서도 서로를 믿지 못하는 장면은 신의가 사라진 십자군 지도부의 초상입니다.
7. 반지가 부르는 밤
제12장은 케네스가 깃발을 비우는 결정적인 밤입니다. 난쟁이의 전언은 유혹의 말투를 띱니다.
the hand which dropped roses can bestow laurels.
장미를 떨어뜨린 손이 월계관을 내릴 수 있다.
충성이 거리를 따지느냐는 난쟁이의 궤변은 케네스의 연정을 합리화합니다.
Ought fidelity to reckon furlongs, or miles, or leagues
충성이 펄롱이나 마일이나 리그를 따져야 하는가.
케네스는 의무와 사랑 사이에서 사랑으로 기울고, 그 대가로 수치를 치릅니다. 스콧은 이 선택을 영웅적으로도 어리석게도 그리지 않고, 한 사람의 약점으로 그립니다.
8. 에디스의 항변
에디스는 왕비의 장난에 맞서 진영의 여자들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In a camp, what can women speak of save soldiers and deeds of arms?
진영에서 여자들이 군인과 무훈 말고 무슨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깃발이 사라진 아침, 겁 많은 왕비에게 에디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be your own best saint.
스스로 가장 좋은 성인이 되세요.
에디스는 책에서 가장 단단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왕비의 변덕, 왕의 분노, 이교도 군주의 구혼 앞에서 한 번도 자신의 판단을 접지 않습니다.
9. 하킴의 위로
제14장에서 하킴은 눈물 흘리는 케네스에게 역경을 계절에 빗대 위로합니다.
Adversity is like the period of the former and of the latter rain
역경은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시기와 같다.
사례를 대하는 하킴의 태도는 책 전체의 선물론을 요약합니다.
A gift that is begrudged is already recalled
아까워하는 선물은 이미 거둔 것이다.
의사로 위장한 살라딘의 도덕 감각은 십자가의 기사들보다 앞서 있습니다. 이 점이 훗날 정체가 밝혀질 때 서사의 충격을 만듭니다.
10. 두려움 없는 자는 내려칠 수 없다
리처드는 케네스를 죽이려 도끼를 들었다가 멈춥니다. 왕은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I cannot strike where there is neither fear nor resistance.
두려움도 저항도 없는 자는 내려칠 수 없다.
제17장에서 왕은 처형을 지켜보겠다는 서늘한 말을 합니다.
I love to know how brave souls meet death.
나는 용감한 영혼이 죽음을 어떻게 맞는지 보고 싶다.
에디스는 왕의 협박을 이렇게 받아칩니다.
the spotless virgin fears not the raging lion
티 없는 처녀는 성난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 앞에서 신분의 차이는 사라진다는 말도 나옵니다.
But death unites the high and the low
그러나 죽음은 높은 자와 낮은 자를 하나로 묶는다.
왕의 분노와 에디스의 변론이 맞부딪치는 이 장면은 정의와 자비 가운데 무엇이 왕의 덕목인가를 묻습니다.
11. 은둔자의 고백
하킴은 왕의 권력과 현자의 힘을 이렇게 구분합니다.
Kings have the power of Satan to torment, sages that of Allah to heal
왕은 괴롭히는 사탄의 힘을, 현자는 고치는 알라의 힘을 지녔다.
제18장에서 은둔자는 자신이 알베릭 모르테마르였다는 몰락의 내력을 고백하며 자신을 이렇게 말합니다.
I am the blind man who holds a torch to others
나는 남에게 횃불을 비추는 눈먼 사람이다.
그는 동정을 거절하고 자기 삶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pity me not, but profit by my example
나를 동정하지 말고 내 본보기에서 배우라.
광인과 예언자가 한 몸에 있는 이 인물은, 신앙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십자군의 얼굴입니다.
12. 회의, 자객, 누비아인
제19장에서 리처드는 십자군 회의에서 열광을 되살립니다.
Eye caught fire from eye, voice lent courage to voice.
눈에서 눈으로 불이 붙고 목소리가 목소리에 용기를 주었다.
함성은 간단합니다.
It is the will of God--it is the will of God!
하느님의 뜻이다, 하느님의 뜻이다!
반면 기사단장은 망설임 없는 결단을 현자의 덕이라 내세우며 암살의 길을 닦습니다.
wise men neither hesitate nor retract--they resolve and they execute
현자는 망설이거나 물리지 않고 결단하고 실행한다.
제21장의 단검 소동에서 왕은 부하를 부려서만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는 군주임을 보입니다.
I never bade man do that which I would not do myself.
나는 내가 하지 못할 일을 남에게 시킨 적이 없다.
독 묻은 상처를 입으로 빨아 주는 왕의 모습은 이 소설이 그리는 리처드의 가장 인간적인 장면입니다.
13. 추방과 변신
제22장에서 하킴은 뒤돌아보지 말라는 격언으로 케네스를 달랩니다.
It is unwise to look back when the journey lieth forward;
갈 길이 앞에 있을 때 뒤돌아보는 것은 어리석다.
기사단을 평하는 하킴의 말은 십자군의 위선에 대한 작가의 판단과도 닿아 있습니다.
Their peace is war, and their faith is falsehood.
그들의 평화는 전쟁이고 그들의 신앙은 거짓이다.
정체를 드러낸 일데림은 케네스에게 되묻습니다.
Thou thyself--art thou what thou seemest?
그대 자신도,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인가?
케네스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Love exists not without hope
사랑은 희망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노예로 변장하고 사라센 옷을 입은 케네스는 이 소설에서 신분이 바뀌는 대표 인물입니다. 겉모습이 바뀌어도 맹세는 그를 말 못 하는 사람으로 묶습니다.
14. 사냥개의 증언
제24장에서 로스왈이 콘라드에게 달려듭니다. 리처드는 개를 해치는 자에게 엄명을 내립니다.
He dies the death who injures the hound!
개를 해치는 자는 죽음을 맞을 것이다!
그는 개의 증언을 이렇게 변호합니다.
He hath a share of man's intelligence, but no share of man's falsehood.
개에게는 사람의 지능은 있으나 사람의 거짓은 없다.
제26장에서 에디스는 살라딘과의 혼인 설득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the poorest of the Plantagenets will rather wed with misery than with misbelief.
플랜태저넷가의 가장 가난한 이는 불신앙보다 비참과 혼인하겠다.
노예가 된 케네스를 두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but that of the soul is only to be despised
영혼의 노예 상태는 경멸받을 뿐이다.
말 못 하는 케네스와 말 못 하는 개가 진실을 가리키는 구도는 말보다 행동이 증거인 세계를 보여 줍니다.
15. 사막의 다이아몬드: 살라딘과 리처드
마지막 두 장에서 두 군주가 만납니다. 살라딘의 환영 인사가 따뜻합니다.
The Melech Ric is welcome to Saladin as water to this desert.
멜렉 릭은 이 사막의 물처럼 살라딘에게 환영받는다.
리처드는 의심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응답합니다.
suspicion and thou cannot exist on the same ground.
의심과 그대는 같은 땅에 있을 수 없다.
하킴의 정체를 밝히는 격언도 있습니다.
the tattered robe makes not always the dervise.
해진 옷이 늘 수도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연회에서 살라딘은 하찮은 난쟁이의 증언을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Allah, who sends the fire-fly to illuminate the night season
알라는 밤에 불을 밝히라고 반딧불을 보내신다.
결투를 사양하며 내놓은 군주론도 있습니다.
The master places the shepherd over the flock not for the shepherd's own sake
주인이 목자를 양 떼 위에 두는 것은 목자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콘라드는 쓰러지며 마지막 말을 남깁니다.
but there are worse traitors in the camp than I.
그러나 진영에는 나보다 더한 배신자가 있다.
신뢰의 시험에서 기독교 군주들이 아니라 이교도 군주가 기사다운 결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책의 아이러니입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부적』은 28장이고 사건이 장마다 이어지는 모험담이어서 앞에서부터 읽는 편이 편합니다. 처음이라면 제1장(사막의 결투와 휴전), 제4장(숨은 예배당), 제9장(병상의 리처드와 하킴), 제12~13장(깃발을 비운 밤), 제17장(에디스의 변론)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후 제24장(사냥개의 증언)과 마지막 두 장(사막의 다이아몬드)이 책의 절정입니다. 스콧의 문장은 길고 장식이 많지만, 장 첫머리의 제사와 격언은 짧아서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의 재미는 정체성의 반전에 있으니, 인물이 처음 나올 때의 말과 정체가 밝혀진 뒤의 말을 비교하며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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