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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25년 출간

The Secret of Chimneys

체임니스 저택의 비밀

남아프리카의 모험가가 친구 대신 맡은 회고록 원고 한 건이 런던과 대저택 침니스에서 살인과 보석, 왕위 문제로 번지고, 이름을 바꿔 살던 그 자신이 이야기의 열쇠로 드러나는 이야기

Hobby, assassinating Kings and having Revolutions.

취미, 왕을 암살하고 혁명을 일으키기.

Detective stories are mostly bunkum,

탐정 소설은 대개 헛소리지요.

한눈에 보기

남아프리카에서 투어 안내원으로 일하던 앤서니 케이드는 친구 지미 맥그래스 대신 죽은 정치가 스틸피치 백작의 회고록 원고를 런던에 전하고, 한 영국 여인에게 협박용 편지 다발을 돌려주기로 한다. 런던에서 그는 왕당파 남작과 붉은 손 동지단, 칼을 든 웨이터에게 시달리고, 집 안에서 시신을 발견한 버지니아 레벨을 돕다가 시신을 처리하는 데까지 이른다. 이어 외무부 인사 로맥스가 헤르초슬로바키아 왕자와 금융가의 석유 거래를 주선하던 대저택 침니스에서 또 하나의 살인 사건과 마주하고, 스코틀랜드 야드의 배틀 감독관, 프랑스 형사 르모인, 미국인 피시 씨 사이를 오가며 7년 전 사라진 보석과 킹 빅터의 정체를 쫓는다. 장미 덤불 밑의 보석, 가짜 가정교사의 정체, 그리고 앤서니 자신이 왕자라는 폭로로 이야기는 끝난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Secret of Chimneys

『체임니스 저택의 비밀』은 영국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장편 모험 추리 소설로, 1925년에 나왔습니다. 크리스티는 1890년에 태어나 197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은 그의 초기 작품에 속합니다. 제목의 침니스는 캐터햄 후작 가문의 시골 저택으로, 주말 모임에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깨졌다고 할 만큼 이름난 곳입니다. 책은 31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따로 부로 나뉘지 않으며, 앤서니 케이드가 남아프리카에서 런던으로, 런던에서 침니스와 도버로 옮겨 다니는 열흘 안팎의 이야기입니다. 줄기는 세 갈래입니다. 회고록 원고를 둘러싼 정치적 흥정, 7년 전 침니스에서 사라진 보석, 그리고 손님으로 묵던 한 사람의 죽음입니다. 이 갈래들을 이름을 바꿔 쓰는 앤서니가 헤집고 다니며 하나로 엮습니다. 스코틀랜드 야드의 배틀 감독관은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에도 다시 나오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고 장난스럽습니다.

줄거리

제1~2장: 불라와요의 맞교환과 두 가지 심부름

남아프리카 불라와요에서 캐슬 셀렉트 투어의 안내원으로 일하는 앤서니 케이드는 7년 만에 옛 친구 지미 맥그래스를 만납니다. 지미는 그를 '신사 조'라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그날 밤 지미는 4년 전 파리에서 폭행당하던 노인을 구해 준 인연으로, 그 노인이었던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정치가 스틸피치 백작의 회고록 원고를 우편으로 받았다고 털어놓습니다. 10월 13일까지 런던의 어느 출판사에 전하면 1천 파운드가 나오는데, 자신은 금을 찾아 내륙으로 떠날 참이라 대신 가 달라는 것입니다. 앤서니는 4분의 1을 몫으로 받기로 하고 맥그래스의 이름으로 배표를 넘겨받습니다. 헤르초슬로바키아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앤서니의 목소리에 묘한 울림이 있었다고 서술자는 슬쩍 적어 둡니다. 앤서니는 파리의 원고가 왜 아프리카를 돌아 런던으로 가는지 의아해합니다. 지미는 술 취한 스틸피치가 코이누르가 어디 있는지 안다고 말했고, 자신을 노리는 무리가 '킹 빅터의 사람들'이라 했다고 기억해 냅니다. 킹 빅터는 파리를 본거지로 하는 세계적인 보석 도둑입니다. 지미는 두 번째 부탁도 꺼냅니다. 우간다에서 숨진 헤르초슬로바키아인에게서 물려받은 꾸러미가 어느 영국 여인의 편지 다발이었고, 협박에 쓰인 듯한 이 편지를 주인에게 돌려주자는 것입니다. 단서는 서명 '버지니아 레벨'과 한 통에 적힌 주소 '침니스'뿐입니다. 앤서니는 침니스가 영국 상류층과 외교관들이 주말마다 모이는 대저택임을 알아봅니다.

제3~5장: 높은 곳의 불안, 틀린 배 이름, 런던의 첫날밤

런던에서는 제9대 캐터햄 후작이 클럽 계단에서 조지 로맥스에게 붙들려 있습니다. 후작은 정치와 정치가를 지긋지긋해하는 사람으로, 외무장관이었던 형이 침니스를 정계의 사랑방으로 만든 것이 못마땅합니다. 로맥스는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석유 이권이 영국 회사에 돌아가도록 마이클 왕자를 사냥 모임을 구실로 침니스에 초대했다고 설명합니다. 왕정복고를 밀어 주는 영국 정부의 후보가 마이클 왕자이고, 이권을 노리는 쪽은 허먼 아이작스타인이 대표하는 영국 신디케이트입니다. 문제는 스틸피치의 회고록으로, 로맥스는 7년 전 침니스에서 일어난 '불행한 실종'이 거기 적혔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는 맥그래스가 오면 사촌인 매력적인 과부 버지니아 레벨을 붙여 달래자고 합니다. 로맥스의 비서 빌 에버스레이는 버지니아를 사모하는 청년으로, 심부름을 핑계로 폰트 가의 집을 찾아가 습관처럼 청혼했다가 거절당합니다. 그런데 이 빌이 배 이름 '그래나스 캐슬'을 웅얼거려 사무원이 다른 배로 알아듣는 바람에, 로맥스는 맥그래스가 하루 뒤에 올 줄 압니다. 실제로 앤서니는 이미 런던에 도착해 블리츠 호텔에 묵고 있습니다. 첫날 밤 롤로프레질 남작이 왕당파를 대표해 찾아와 회고록 값으로 1,500파운드, 2,000파운드를 부르지만 앤서니는 맡은 일이라며 거절합니다. 이어 '붉은 손 동지단'을 자처하는 사내가 권총을 꺼냈다가 걷어차여 쫓겨납니다. 앤서니는 신문 화보에서 레벨 부인의 사진을 찾아 편지 다발에 끼워 두는데, 한밤에 호텔 웨이터 주세페가 칼을 들고 침입해 창밖으로 달아납니다. 그가 훔쳐 간 것은 원고가 아니라 편지 다발이었습니다.

제6~7장: 협박당하는 여인, 거절당한 초대

폰트 가의 서재에는 낯선 외국인이 앉아 있습니다. 그는 서명이 '버지니아 레벨'인 연애 편지를 내밀며 천 파운드를 요구합니다. 글씨는 버지니아의 것이 아니지만 그녀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협박에 응해 주는 척하며 40파운드를 쥐여 보냅니다. 곧이어 온 로맥스는 캐나다에서 오는 맥그래스라는 청년의 환심을 사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유를 캐묻는 버지니아에게 로맥스는 어설픈 거짓말을 늘어놓고, 버지니아는 형편없는 거짓말쟁이라고 놀리며 침니스에 가서 직접 알아보겠다고 선언합니다. 한편 앤서니는 호텔 지배인에게서 주세페의 이력을 듣고, 출판사 발더슨 앤 호지킨스의 발더슨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습니다. 직접 원고를 들고 오다가는 위험하니 직원을 보내겠다는 내용입니다. 이튿날 아침 작고 금발인 홈스라는 사내가 나타나 원고를 받고 1천 파운드 수표를 건넵니다. 같은 날 앤서니는 로맥스의 편지를 받습니다. 침니스로 와서 기밀 대화를 나누자는 정중하고 모호한 초청입니다. 하루 늦은 편지를 웃어넘기고 맥그래스로서는 갈 수 없다고 답한 뒤, 앤서니는 이름을 케이드로 되돌려 작은 여관에 방을 잡습니다.

제8~9장: 서재의 시신과 계획 B

목요일 오후, 래널러에서 테니스를 치고 돌아온 버지니아는 가짜 전보에 속은 하인들이 시골 별장으로 떠나고 하녀 엘리제만 남은 집을 발견합니다. 서재에는 아침의 협박자가 숨진 채 앉아 있고, 바닥에는 '버지니아'라는 이름이 새겨진 작은 권총이 놓여 있습니다. 현관에서 만난 실직자 차림의 젊은이가 바로 앤서니였고, 그는 사정을 듣고 경찰에 알리는 길 대신 '계획 B'를 택합니다. 시신의 옷에서는 '침니스 11시 45분 목요일'이라고 적힌 종이 조각이 나옵니다. 누군가 버지니아가 침니스에 가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추론이 나옵니다. 엘리제를 심부름 보낸 사이 앤서니는 시신을 트렁크에 담아 패딩턴역으로 옮기고, 버지니아는 먼저 침니스로 떠납니다. 그는 낡은 자동차로 시신을 도로변에 두고, 권총은 번햄 비치스의 높은 나무 위에 숨깁니다. 밤 11시 45분 침니스에 도착한 앤서니는 집 안에서 나는 총소리를 듣지만 창문이 모두 잠겨 있고 아무 반응이 없어 밀렵꾼의 소리로 여기고 돌아섭니다. 돌아보니 2층 창에 불이 켜졌다 꺼집니다.

제10~12장: 침니스의 아침, 배틀 감독관, 앤서니의 이야기

이튿날 아침 마켓 베이싱 경찰서의 배지워디 경감이 침니스로 달려갑니다. 회의실에서 '스타니슬라우스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묵던 손님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고, 가운데 창은 닫혀 있되 잠기지 않았으며 바깥에는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후작은 로맥스를 불러들이고, 로맥스는 신중히 처리하자며 스코틀랜드 야드의 배틀 감독관을 부릅니다. 표정 없는 중년 남자 배틀은 죽은 사람이 헤르초슬로바키아의 마이클 왕자임을 확인하고, 사건이 난 밤 11시 40분에 공원 밖에 차가 섰으며 자정에 마을 여관 '졸리 크리케터스'에 든 젊은이의 진흙 묻은 구두가 발자국과 일치한다고 보고합니다. 바로 그 앤서니가 스스로 침니스를 찾아옵니다. 그는 맥그래스 행세를 한 사연과, 호텔 웨이터와 싸우다 얻은 종이 조각 때문에 침니스를 살피러 왔다가 총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되 폰트 가의 일은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배틀은 창이 열려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 소행을 의심하며, 시신 아래서 나온 붉은 손 그림 쪽지를 보여 줍니다. 마지막으로 시신을 보여 주자 앤서니는 놀랍니다. 출판사 직원 '홈스'로 나타나 원고를 가져간 사람이 바로 마이클 왕자였기 때문입니다.

제13~14장: 미국인 손님과 정치·재정의 계산

앤서니는 천 파운드가 속임수로 날아간 일을 곱씹습니다. 배틀은 중앙 창이 뻑뻑했을 수 있다고 말해 달라는 눈짓 섞인 부탁을 하고, 둘은 문밖에서 엿듣던 키 큰 미국인 히람 P. 피시와 마주칩니다. 피시는 범죄를 취미로 삼는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장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때 버지니아가 앤서니를 '오랜 친구'라고 반깁니다. 후작은 앤서니를 손님으로 받아들이고, 앤서니는 곁에 두면 배틀이 감시하기 좋다고 농담하며 감독관의 눈꺼풀이 흔들리는 것을 봅니다. 같은 시각 아이작스타인과 로맥스를 만난 배틀은 이 사건에서 가장 손해 보는 쪽이 누구인지부터 따집니다. 마이클이 죽으면 다음 왕위 계승자는 사촌 니콜라스 왕자인데, 그는 몇 달 전 미국에서 나타나 다른 이권 집단의 후원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킹 빅터가 영국에 들어왔다는 프랑스 경찰의 경고도 전해지고, 로맥스는 코이누르를 'K'라고 부르라며 입을 막습니다. 배틀은 7년 전 침니스에서 사라진 보석을 되짚지만 킹 빅터는 사람을 해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범인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불려 온 마이클의 하인 보리스 안추코프는 주인의 복수를 맹세하며 큰 칼을 꺼내 보입니다.

제15~17장: 프랑스 이방인, 학습실의 차, 한밤의 소동

호숫가에서 앤서니는 버지니아에게 전모를 들려줍니다. 버지니아는 헤르초슬로바키아 대사관 시절 마이클이 자신에게 비공식 결혼을 청했다고 말합니다. 앤서니는 누군가 버지니아의 침니스행을 막으려 한 이유가 그녀가 마이클의 얼굴을 아는 유일한 손님이기 때문이라고 짐작합니다. 시신을 보고 온 버지니아가 마이클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이 가설은 틀리고 맙니다. 앤서니는 사건 밤 불이 켜진 창이 프랑스인 가정교사 브룬 양의 방이라고 생각하고, 보트 창고 뒤에서 엿듣던 수염 난 프랑스인을 쫓아냅니다. 점심 무렵 남작이 안드라시 대위와 함께 도착하고, 앤서니는 그에게 13일까지 원고를 되찾겠다고 선언합니다. 앤서니는 번들에게서 가정교사가 두 달 전 소개소를 통해 왔고 추천인은 디나르의 브르테유 백작 부인이라는 사실을 듣습니다. 배틀은 그의 디나르행을 허락하며 함께 일하자고 제안합니다. 학습실의 차 자리에서 아이들 구글과 윙클, 브룬 양을 만난 앤서니는 평범한 가정교사의 모습에 자신이 틀렸나 싶어 합니다. 그날 밤 보리스가 찾아와 '이제 당신이 나의 주인'이라며 한쪽 무릎을 꿇습니다. 검시가 끝난 뒤 앤서니가 디나르로 떠난 사이, 한밤에 버지니아가 빌을 깨웁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 갑옷을 해체하고 홀바인 초상화 아래 벽판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빌이 덤벼들어 몸싸움이 벌어지고 침입자는 창으로 달아나며, 정원에서 피시와 부딪힙니다.

제18~20장: 두 번째 한밤, 비밀의 역사, 앤서니의 고백

디나르에서 돌아온 앤서니는 가정교사가 진짜라는 결과만 얻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본 불빛이 두 번째가 아니라 세 번째 방, 곧 피시의 방에서 난 것일 수 있음을 알아챕니다. 배틀이 런던에 간다고 하자 앤서니와 버지니아, 빌은 밤을 새워 회의실에서 잠복하고 같은 침입자가 다시 나타납니다. 재채기를 참지 못한 빌 덕분에 앤서니가 덮치는데, 붙잡힌 이는 여관에서 '셸 씨'로 불리던 프랑스인이었습니다. 배틀이 런던행을 가장해 숨어 있다가 나타나 그를 파리 경시청 쉬르테의 르모인으로 소개합니다. 배틀과 르모인은 비밀의 역사를 들려줍니다. 7년 전 침니스에 머문 헤르초슬로바키아의 니콜라스 4세와 바라가 왕비 사이에서 대단한 보석이 사라졌고, 왕비는 파리의 배우 앙젤 모리로 킹 빅터와 한패였으며, 그가 오닐 대위로 불리던 시절 받은 암호 편지에는 영국 외교관 아내인 버지니아의 이름이 서명으로 쓰였습니다. 스틸피치가 보석의 소재를 알았을지 모른다는 설명에 앤서니가 지미의 일화를 보태자 퍼즐이 맞아 들어갑니다. 르모인은 킹 빅터가 미국에서 니콜라스 왕자를 사칭해 거금을 모은 뒤 영국으로 왔다고 말합니다. 새벽, 배틀이 스테인스 근처 도로변에서 발견된 외국인이 주세페라고 알리자 앤서니는 자신이 한 일을 털어놓습니다. 배틀은 사람에게는 밧줄을 충분히 줘야 한다며 웃고 넘어갑니다. 방에 올라간 앤서니는 사라졌던 편지 다발이 화장대 위에 고스란히 돌아와 있는 것을 봅니다.

제21~23장: 아이작스타인의 가방, 암호, 비밀 통로

아침 식사 뒤 후작은 배틀에게서 손님들에게 남아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을 듣고 곤혹스러워합니다. 아이작스타인은 런던으로 떠나고, 르모인은 버지니아와 빌을 데리고 정원길을 걷다가 짐수레에서 떨어진 그의 가방을 열어 마이클을 쏜 것으로 보이는 권총을 찾아냅니다. 배틀은 와이번 수도원의 로맥스에게 이를 보고하고, 윈워드 교수가 편지를 해독합니다. 요지는 스틸피치가 보석을 숨긴 곳에서 옮겼고, 메모에 '리치먼드, 일곱 걸음 직진, 여덟 왼쪽, 세 오른쪽'이라 적혀 있다는 것입니다. 버지니아가 홀바인 초상의 인물이 리치먼드 백작임을 알아챕니다. 정원에서 앤서니는 붉은 신호가 켜져도 멈추지 못하는 자신의 기질과 마음을 버지니아에게 털어놓습니다. 오후 2시 반 번들이 초상 옆 용수철을 눌러 비밀 통로를 열자 일행은 벽돌을 세어 가다 구멍 속에서 진주 단추 카드, 뜨개질 조각, 대문자 E만 줄지은 종이를 찾습니다. 스틸피치의 짓궂은 수수께끼 같습니다. 르모인은 바닥에서 최근 떨어진 분홍 성냥개비를 주워 올리고, 배틀은 앤서니가 겉보기와 다르다는 익명의 쪽지를 받았다고 알립니다. 앤서니는 장미 정원에서 피시와 마주친 뒤, 번들의 차에 올라타 런던으로 향합니다.

제24~25장: 도버의 빈집과 화요일 밤

번들은 런던으로 달리며 버지니아가 죽은 남편 팀 레벨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앤서니에게 일러 줍니다. 앤서니는 런던에서 도버로 가 허스트미어라는 외진 빈집을 찾습니다. 창 너머로 헤르초슬로바키아인과 프랑스인으로 이루어진 한패가 킹 빅터를 기다리고, 위층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포로가 묶여 있습니다. 앤서니가 방에 들어가 포로를 살피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같은 기차를 타고 따라온 피시가 권총을 겨누고 서 있습니다. 하루가 넘도록 앤서니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화요일 밤 침니스에서는 르모인이 찾아와 앤서니가 킹 빅터일지 모른다고 몰아세웁니다. 버지니아가 피시를 의심해 보라고 맞서자 르모인은 피시가 핑커튼 탐정사의 사람이라고 밝힙니다. 한밤에 보리스가 버지니아의 창에 자갈을 던져 앤서니의 쪽지를 전합니다. 곤란한 처지지만 이겨 낼 테니 나를 믿고 와 주겠느냐는 내용입니다. 버지니아는 번들 앞으로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섭니다.

제26~28장: 10월 13일, 장미 정원의 함정, 킹 빅터

13일 아침 앤서니는 남작과 안드라시 대위를 찾아가 왕자 한 사람을 공급할 수 있다는 수수께끼 같은 제안을 하고, 아이작스타인에게는 영국에 우호적인 왕위 후보를 대겠다며 권총이 그의 가방에서 나온 일을 알려 침니스에 오라고 권합니다. 밤 9시 회의실에는 후작과 번들, 로맥스와 빌, 남작과 안드라시, 아이작스타인, 배틀, 르모인이 모입니다. 앤서니는 스틸피치 회고록에 나오는 '꽃 만찬'의 배지가 장미였다는 점을 들어, 숫자가 서재의 『리치먼드 백작의 생애』에서 시작하는 책장 줄을 가리킨다고 설명하며 서재로 가겠다고 합니다. 르모인이 막아서며 편지를 써서 하인에게 보내고, 앤서니를 킹 빅터로 몰아붙이며 지문 대조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앤서니가 태연히 맞서던 중 창밖에서 휘파람이 울리자 그는 범인이 서재에 있다고 외칩니다. 서재에서 책을 뒤지던 인물에게 보리스가 달려들고, 몸싸움 끝에 총성이 울린 뒤 쓰러진 사람은 브룬 양입니다. 앤서니는 설명합니다. 브룬 양은 가짜 이름의 가정교사로, 반란 때 죽은 줄 알았던 바라가 왕비였습니다. 마이클이 그녀를 알아보자 입을 막으려 했던 것이고, 권총을 아이작스타인의 가방에 넣고 편지를 돌려준 것도 그녀였습니다. 이어 앤서니가 부른 '비장의 카드'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진짜 르모인이었고, 지금까지 르모인 행세를 한 사람이 킹 빅터였습니다. 피시가 창가에서 그를 가로막아 체포합니다.

제29~31장: 설명, 새 일자리, 장미 밑의 보석

사건이 정리되자 앤서니는 도버에서 진짜 르모인을 구한 사연과, 배틀이 가짜 르모인의 지문을 파리에 요청해 두었다는 사실을 설명합니다. 서재 이야기는 브룬 양을 속이려는 함정이었고, 보석은 책 뒤가 아니라 정원에 있다고 합니다. 해시계에서 일곱 걸음, 왼쪽으로 여덟 걸음, 오른쪽으로 세 걸음 가면 '리치먼드'라는 붉은 장미 덤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니콜라스 세르기우스 알렉산더 페르디난드 오볼로비치, 곧 헤르초슬로바키아의 니콜라스 왕자 본인이며 콩고에서 죽었다는 소문을 직접 퍼뜨린 사람이라고 밝힙니다. 남작은 어머니를 닮았다며 곧 인정하고, 앤서니는 오늘 아침 버지니아와 결혼했다고 덧붙입니다. 둘만 남은 배틀에게 앤서니는 이름을 버린 까닭과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고, 배틀은 좋은 왕이 될 것이라고 혼잣말처럼 평합니다. 정원 돌 의자에서 버지니아와 앉아 있던 사람은 지미 맥그래스로, 위험을 직감하고 다음 배로 뒤따라왔습니다. 앤서니는 진짜 원고를 건네며 발더슨에게 가져가 1천 파운드를 받아 오게 하고, 거기에 위험한 이야기는 한 줄도 없었다고 웃습니다. 버지니아에게 사랑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조금도요!"라고 답하고 입을 맞춥니다. 이튿날 오전 11시, 존슨 순경이 판 구덩이에서 피시가 꾸러미를 꺼내 배틀을 거쳐 로맥스에게 넘기고, 로맥스가 연설을 시작하자 후작은 번들에게 차를 대라며 당장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합니다. 빌은 전화로 도로시에게 사랑을 맹세하고, 피시는 멋진 한 주였다고 혼잣말을 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계약서에 서명하는 모험가

첫 장 제목이 '앤서니 케이드, 계약 체결'인 것은 책의 방향을 일러 줍니다. 앤서니는 투어 안내원이라는 정규직이 성미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고, 지미는 그를 이렇게 놀립니다.

Never a hog for regular work, were you?

너는 정규직 일에 욕심낸 적이 없었지, 안 그래?

두 사람은 서로의 취미를 나눠 가집니다.

Mine’s rows, yours is gold.

내 취미는 소란이고, 네 취미는 금이지.

편지 다발을 영국 여인에게 돌려주자는 지미의 두 번째 부탁을 받고 앤서니는 감탄합니다.

You’re a real knight-errant, Jimmy

너야말로 진짜 편력 기사야, 지미.

정규직을 싫어하는 이 사람이 마지막 장에서 가장 큰 정규직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에서, 첫 장의 이 농담은 책 전체의 복선이 됩니다.

2. 발칸의 작은 나라

앤서니는 헤르초슬로바키아를 백과사전 항목처럼 읊어 댑니다. 첫 줄부터 야유가 섞여 있습니다.

Population, chiefly brigands.

인구, 주로 산적.

스틸피치 백작에 대한 평가도 신문에 따라 달라집니다.

The Grand Old Man of the Balkans.

발칸의 위대한 노인.

The point of view all depends on which newspaper you take in.

관점은 전적으로 어느 신문을 보느냐에 달려 있다.

1920년대 영국 독자가 발칸에 품은 편견을 앤서니가 먼저 풍자하는 셈인데, 정작 그가 말하는 나라가 자기 핏줄의 나라라는 사실은 한참 뒤에야 드러납니다. 이 농담이 끝에 가서 한 번 더 뒤집힌다는 것이 이 책의 구조입니다.

3. 캐터햄 경과 로맥스: 높은 곳의 불안

정치와 정치가 사이에서 후작은 정치가 쪽을 더 싫어합니다.

There was nothing that bored Lord Caterham more than politics—unless it was politicians.

캐터햄 경을 정치만큼 지루하게 하는 것은 없었다. 정치가들만 빼고.

로맥스는 숨기고 덮는 일에 정열을 쏟는 사람입니다. 그는 살인 사건이 터지자 이렇게 되풀이합니다.

It must be hushed up—at all costs it must be hushed up.

덮어야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덮어야 해.

후작의 대꾸는 상식의 목소리입니다.

You don’t seem to realize that you can’t hush up a dead body.

시체는 덮을 수 없다는 걸 자네는 모르는 것 같군.

번들은 아버지를 대신해 귀족 신분에 대한 환상을 걷어 냅니다.

They’d much rather keep a prosperous public house.

차라리 장사 잘되는 술집을 하겠다고들 하죠.

로맥스가 상대의 옷깃을 붙잡고 놓지 않는 버릇, 후작이 서재 찬장 속 술병으로 도망치는 버릇은 희극을 이끄는 장치입니다. 동시에 크리스티는 이 두 사람을 통해 위기마다 비밀을 먼저 챙기는 권력의 습성을 가볍게 조롱합니다.

4. 틀린 배 이름과 하루의 차이

이야기의 시간차는 한 청년의 발음에서 생깁니다.

Any elocution master would have found fault with his pronunciation of the word Granarth.

어떤 웅변 교사라도 그가 발음한 '그래나스'에 흠을 잡았을 것이다.

빌의 지위와 역할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He was more or less George’s dog.

그는 어느 정도 조지의 개나 다름없었다.

앤서니는 호텔 방에서 폰트 가의 이름들을 훑어보고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Something usually turns up.

뭔가 대개는 걸려들게 마련이지.

이 하루의 어긋남 덕에 앤서니는 정부 쪽 사람들이 마중 채비를 하기도 전에 사건의 한복판으로 들어갑니다. 우연이 이야기를 밀어 주는 방식이 이 책에서는 늘 웃음을 낳습니다.

5. 협박을 즐기는 여인

버지니아는 피해자의 역할을 거부합니다. 가짜 편지로 협박하러 온 사내 앞에서 그녀는 로맥스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I hate to interrupt an artist when he’s doing his job really well.

솜씨 좋게 일하는 예술가를 방해하는 건 싫어요.

그녀의 첫 번째 이유는 호기심입니다.

I wanted to see what it felt like.

어떤 기분인지 보고 싶었거든요.

두 번째 이유는 다른 여인을 돕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 있게 단언합니다.

Guile, George, lots of guile.

꾀예요, 조지, 꾀가 한가득이죠.

로맥스의 서투른 거짓말을 간파하는 장면에서도 그녀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you’re a rotten liar

당신은 형편없는 거짓말쟁이예요.

앤서니가 훗날 확신하듯 이런 사람은 누가 협박한다고 해서 순순히 드러눕지 않습니다. 버지니아의 이 장난 같은 태도가 책 전체에서 사건을 한 걸음씩 앞으로 끌고 갑니다.

6. 계획 B

서재에서 시신을 본 앤서니의 첫마디는 흥미롭게도 직업적 열의입니다.

I’ve always wanted to do a bit of amateur detective work.

아마추어 탐정 노릇을 한번 해 보고 싶었어요.

그는 진실을 말하는 편이 낫다는 점을 알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One lie involves you in such a lot of lies

거짓말 하나는 거짓말을 한가득 불러옵니다.

그런데도 그는 선택지를 두 가지로 나눈 뒤 위험한 쪽을 고릅니다.

It’s to be Plan B

계획 B로 갑시다.

숨긴 물건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이렇습니다.

Everybody hunts about on the ground, and drags ponds.

다들 땅바닥을 뒤지고 연못 바닥을 훑지요.

이 윤리적으로 아슬아슬한 선택은 이후 열 장 넘게 앤서니의 발목을 잡습니다. 시신을 숨겼다는 비밀이 그가 배틀 앞에서 하는 모든 말을 한 번씩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7. 배틀 감독관: 표정 없는 얼굴

배틀은 말수가 적고 겸손한 형사입니다. 그의 첫 평가는 확신보다 불편함입니다.

I don’t know what to think.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nd that’s a very disturbing state of mind.

그리고 그건 아주 불안한 마음 상태입니다.

그가 앤서니를 대하는 방식은 줄을 풀어 주는 것입니다.

We always like to give a man plenty of rope,

우리는 늘 사람에게 밧줄을 넉넉히 주는 걸 좋아하지요.

그리고 20장에서 장르 자체를 향한 농담을 던집니다.

They encourage the universal idea that the police are stupid.

그런 이야기들은 경찰이 멍청하다는 통념을 부추기지요.

배틀의 무표정은 인물이면서 전략입니다. 그는 질문하고 기다리며 상대가 스스로 말하게 만듭니다. 앤서니가 자백하기까지 이 감독관이 한 일은 대부분 기다림이었습니다.

8. 반쯤만 한 진실

앤서니는 권위 앞에서 거짓말 대신 선별된 진실을 택합니다. 서술자는 그의 방침을 이렇게 압축합니다.

tell the truth—with one trifling alteration, and one grave suppression

진실을 말하되 사소한 변경 하나와 중대한 생략 하나를 둔다.

그의 등장은 자기 연출입니다.

Enter suspicious stranger from village inn,

마을 여관에서 수상한 이방인 등장.

하룻밤 사이 두 건의 사건에 휘말린 자신의 처지를 그는 남미의 혁명에 빗대 이렇게 평합니다.

simply isn’t in it with this!

이것에 비하면 남미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중에 르모인이 그를 킹 빅터로 몰 때도 그의 대응은 같습니다.

I never deny anything that amuses me,

저는 재미있는 일은 절대 부인하지 않습니다.

독자가 알게 되는 앤서니의 이야기도 그의 말만큼 선별되어 있습니다. 가장 큰 생략은 자기 이름과 핏줄이고, 이 생략이 책의 마지막 반전으로 이어집니다.

9. 히람 피시 씨의 점잖은 수상함

미국인 손님 피시는 느릿한 말투와 과장된 예의로 등장합니다. 현장 앞에서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that you are seeking for fingerprints?

지문을 찾고 계시는 거겠지요?

그의 수수께끼 같은 대화는 광산 이야기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Young man, do you know how they get the water out of a mine?

젊은이, 광산에서 물을 어떻게 빼내는지 아시오?

By pumping—but its almighty hard work!

퍼내는 거요. 하지만 지독히 힘든 일이지!

한밤의 소동 때 버지니아와 부딪히자 그는 이렇게 얼버무립니다.

Gee! It’s a lady,

이런, 숙녀분이셨군.

그는 의심받는 후보 가운데 가장 점잖고, 가장 질문이 많으며, 가장 늦게 정체가 드러납니다. 알고 보면 그의 질문은 손님이 아니라 탐정의 질문이었고, 이 역전은 크리스티가 독자의 시선을 돌리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10. 석유와 왕좌의 계산

배틀은 왕자의 죽음을 정치가 아니라 장부의 문제로 정리합니다.

Prince Michael wanted the money, Mr. Isaacstein wanted oil

마이클 왕자는 돈이 필요했고, 아이작스타인 씨는 석유를 원했다.

그가 던지는 첫 질문은 늘 같습니다.

Who benefits by the death of Prince Michael?

마이클 왕자의 죽음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그 답은 자기 쪽 사람들에게 불편합니다.

you’re in the soup

곤경에 빠지셨다는 말씀이지요.

앤서니는 13일 아침 이 거래의 언어를 되돌려줍니다.

you want the goods, we have them!

당신들은 물건이 필요하고,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왕과 석유가 맞바꿔지는 이 구도는 로맥스가 말하는 국가의 위기를 상품 거래처럼 보이게 합니다. 크리스티는 정치를 풍자하면서도 모험의 속도를 잃지 않습니다.

11. 킹 빅터의 내력

19장의 비밀의 역사에서 르모인은 킹 빅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a man of singular courage and daring

비범한 용기와 대담함을 갖춘 사람.

unequalled in the art of disguise

변장술에서는 견줄 자가 없는 사람.

왕비 바라가가 된 여배우의 이력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Not bad for a little Parisian actress!

파리의 작은 배우치고는 나쁘지 않지요!

그리고 스틸피치의 취미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입니다.

he collected secrets like some men collect rare pieces of china

그는 어떤 사람들이 귀한 도자기를 모으듯 비밀을 모았다.

이 장은 사건의 뿌리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감을 보여 줍니다. 편지 속 버지니아의 이름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였고, 침니스의 비밀이 한 나라의 혁명과 얽혀 있다는 점이 이야기의 규모를 키웁니다.

12. 암호와 장미

해독된 문장은 숫자와 방향뿐입니다. 배틀은 통로에서 이 순서대로 걸음을 셉니다.

Seven straight, eight left, three right.

일곱 걸음 직진, 여덟 왼쪽, 세 오른쪽.

구멍 속에서 나온 단추와 뜨개질, 대문자 E를 보고 앤서니는 스틸피치의 짓궂은 성격을 짚습니다.

The late Count Stylptitch must have had a sense of humour!

고인이 된 스틸피치 백작은 유머 감각이 있었던 게 틀림없군요!

정답은 집 안이 아닌 정원에 있었습니다.

nobody has thought of digging in the garden

정원을 파 볼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숫자는 줄지어 선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리킬 수 있었기에 단추의 줄, 책장의 줄, 장미의 줄이 모두 후보가 됩니다. 앤서니가 서재의 책 이야기를 일부러 내놓은 것은 진짜 해답을 숨기려는 미끼였고, 크리스티는 함정을 놓는 자와 함정에 걸린 자를 같은 방에 모아 한꺼번에 보여 줍니다.

13. 붉은 신호

22장의 정원 산책은 이 책에서 가장 조용한 대목입니다. 앤서니는 자기 기질을 철도에 빗대어 고백합니다.

When I see the red signal—I can’t help forging ahead.

붉은 신호가 보이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는 못 배깁니다.

사랑에 대해서는 타협이라는 값을 말합니다.

A beastly thing, compromise, but it steals upon you as you near middle age.

타협이란 고약한 것이지만 중년이 가까워지면 슬며시 다가옵니다.

To get the woman I want I’d—I’d even take up regular work.

원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서라면 정규직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그가 버지니아에게 고마워하는 점은 묻지 않는 자세입니다.

You can refrain from asking questions.

당신은 질문을 삼가는 사람이에요.

그가 한때 익힌 '직업'이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 신뢰가 두 사람의 관계를 만듭니다. 이 장은 로맨스와 모험이 한 호흡 안에서 만나는 지점입니다.

14. 변장과 귀

배틀은 변장의 핵심을 귀라고 말합니다.

there’s an extraordinary lot of character in ears, Mr. Cade

귀에는 놀랄 만큼 많은 성격이 들어 있답니다, 케이드 씨.

그는 소설 속 변장을 낮게 평가하는 쪽입니다.

I’m not talking of false beard and grease paint,

저는 가짜 수염과 분장 도구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책 속의 변장은 의외로 정교합니다. 아이작스타인의 가방에서 권총을 찾아낸 르모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이렇게 말합니다.

A very long shot.

아주 먼 겨냥이었지요.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앤서니의 소개는 연극적입니다.

Allow me to present you to the real Monsieur Lemoine

진짜 르모인 씨를 소개하겠습니다.

앤서니가 29장에서 지적하듯 같은 수법이 되풀이됩니다. 진짜 사람이 납치되고 가짜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왕자 마이클이 홈스를 사칭한 일, 브룬 양, 르모인에 이르기까지 책 전체를 꿰뚫는 장치입니다.

15. 보리스와 남작: 충성과 의례

보리스는 사건의 인간적인 소음입니다. 그는 주인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선언합니다.

I would have died for him!

그분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었소!

그러고는 하루도 지나기 전 앤서니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Now I serve you.

이제 나는 당신을 섬깁니다.

남작의 말은 어순이 뒤집힌 의례의 언어이고, 그 속에는 진심이 있습니다.

Your word alone sufficient for me is.

당신의 말씀만으로 나에게는 충분합니다.

배틀은 보리스의 행동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Like a dog.

개처럼 말이지요.

보리스의 충성은 앤서니가 누구인지 알아본 본능이었고, 남작이 앤서니를 처음부터 믿은 이유도 같은 곳에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앤서니의 핏줄을 이성보다 먼저 알아본 셈입니다.

16. 왕이 된 모험가

마지막 장면에서 앤서니는 이름을 버린 이유를 배틀에게 설명합니다.

I killed myself from the purest motives, Battle.

나는 가장 순수한 동기에서 나 자신을 죽였소, 배틀.

민주주의와 형제애에 대한 그의 견해는 낙관과 현실주의가 섞여 있습니다.

Say another ten thousand years or so.

앞으로 만 년쯤은 걸리겠지요.

그의 가장 큰 모험은 '정규직'이 된 왕위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유입니다. 이유는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가 사랑을 고백하자 버지니아는 이렇게 답합니다.

Not a bit!

조금도요!

책의 마지막 줄은 보석을 파낸 정원에서 피시가 혼잣말로 하는 한마디입니다.

this has been a great little old week

정말 멋진 한 주였군.

혁명과 보석과 왕위가 얽힌 이야기가 정원의 구덩이와 연설과 전화 통화로 끝난다는 점이 이 책의 어조를 보여 줍니다. 크리스티는 거창한 비밀을 마지막에 일상의 소음으로 덮어 버립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체임니스 저택의 비밀』은 31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이 짧으며 대화가 많아 빠르게 읽힙니다. 처음이라면 1장(계약), 5장(첫날밤의 습격), 8~9장(서재의 시신과 계획 B), 12장(앤서니의 이야기), 19장(비밀의 역사)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22~23장(암호와 비밀 통로), 27~29장(결말)이 책의 중심입니다. 크리스티는 이 책을 치밀한 퍼즐보다 장난기 가득한 모험으로 끌고 가고, 단서는 후반에 가서야 한꺼번에 풀립니다. 따라서 범인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인물들의 말투를 즐기며 읽는 편이 어울립니다. 캐터햄 경의 푸념, 로맥스의 연설, 남작의 뒤집힌 어순이 이 책의 맛을 이룹니다. 추리 소설의 규칙을 일부러 비트는 대목이 많아 장르의 약속이 어떻게 놀이로 바뀌는지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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