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50년 출간
The Scarlet Letter
주홍글씨
청교도의 도시 보스턴에서 가슴에 주홍 글자 A를 달고 살아가는 여인이 아이 아버지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는 사이, 존경받는 목사의 숨은 죄와 남편의 은밀한 복수가 얽히며 공동체의 판단이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드러내는지 묻는 이야기
This woman has brought shame upon us all, and ought to die
이 여자는 우리 모두에게 수치를 안겼으니 죽어 마땅하다.
Be true! Be true! Be true!
진실하라! 진실하라! 진실하라!
한눈에 보기
여름 아침, 보스턴 감옥 앞 군중이 기다리는 가운데 석 달 된 아기를 안은 헤스터 프린이 가슴에 금실로 수놓은 주홍 글자 A를 달고 걸어 나온다. 그녀는 처형대에서 공범의 이름을 말하라는 총독과 목사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군중 속에서는 오래 소식이 없던 남편이 그녀를 알아본다. 의사 로저 칠링워스가 된 남편은 상대 남자를 찾아내겠다고 맹세하고, 헤스터는 바닷가 오두막에서 바느질로 딸 펄을 키운다. 아이의 아버지는 젊은 목사 딤스데일이고, 칠링워스는 그의 주치의로 한집에 들어가 그의 마음을 파고든다. 7년째 되는 해 숲속의 재회에서 헤스터와 딤스데일은 함께 떠나기로 하지만, 선거일 설교를 마친 목사는 처형대 위에 올라 군중 앞에서 고백하고 숨을 거둔다. 칠링워스는 곧 시들어 죽고, 헤스터는 홀로 돌아와 스스로 글자를 다시 단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한 권 요점
The Scarlet Letter
『주홍글씨』는 미국 작가 나다니엘 호손이 쓴 장편소설로, 1850년에 나왔습니다. 호손은 1804년에 태어나 1864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야기의 무대는 서술자가 약 2세기 전이라고 말하는 청교도 도시 보스턴이고, 책은 모두 2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지막 장은 '결말'입니다. 중심에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죄의 표지를 가슴에 달고 사는 헤스터 프린, 그 죄를 함께 지고도 설교단에서 성인으로 우러러보이는 목사 딤스데일, 그리고 두 사람을 향한 복수에 삶을 거는 의사 칠링워스입니다. 이들 곁에서 펄이라는 아이가 살아 있는 글자처럼 자라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판결을 내리는 것이 보스턴의 군중과 지도자들입니다. 이 책에서 죄는 한 번 지어진 사건이라기보다, 공동체의 눈과 감추는 마음 사이에서 해마다 모양이 바뀌는 무엇입니다.
줄거리
제1~3장: 감옥 문, 시장, 알아봄
수염을 기른 사내들과 두건을 쓴 여인들이 회색 챙모자와 어두운 옷차림으로 참나무 문에 쇠못이 박힌 보스턴의 나무 감옥 앞에 모여 있습니다. 서술자는 새 식민지를 세우는 이들이 이상향을 꿈꾸면서도 가장 먼저 묘지와 감옥 자리를 정하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풍상에 찌든 감옥 문턱 가까이에서 6월의 야생 장미 덤불이 꽃을 피운 것을 독자에게 건넵니다. 여름 아침, 시민들은 처벌을 기다리며 수군거립니다. 나이 든 아낙네들은 헤스터 프린이 받은 형벌이 너무 가볍다며 낙인을 찍거나 죽여야 한다고 말하고, 젊은 아내만 그녀의 가슴에는 늘 아픔이 있을 것이라고 감쌉니다. 문이 열리고 형리가 나오자 석 달 된 아기를 안은 헤스터가 당당히 걸어 나옵니다. 가슴에는 금실로 화려하게 수놓은 주홍 글자 A가 달려 있습니다.
헤스터는 시장 한쪽의 교수대 같은 처형대에 올라 군중의 시선을 견디며 고향 영국과 늙고 어깨가 비뚤어진 학자의 얼굴을 떠올리다, 아기와 글자만이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발코니에서는 총독과 판사와 목사들이 내려다보고 있어 조롱 대신 엄숙한 기운이 흐르고, 그녀는 가혹한 침묵의 시선이 비웃음보다 견디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때 군중 가장자리에서 인디언과 함께 선 낯선 백인 남자를 발견하고 아기를 움켜쥡니다. 키가 작고 지적인 얼굴에 한쪽 어깨가 높은 그 남자는 그녀를 알아보고도 손가락을 입술에 대어 침묵을 요구하고, 옆 사람에게 사정을 들은 뒤 "그자는 반드시 알려질 것"이라고 말하고 떠납니다. 벨링엄 총독과 존 윌슨 목사에 이어 젊은 딤스데일 목사도 공범의 이름을 밝히라고 호소하지만 헤스터는 끝내 거부합니다. 군중 속에서 차갑게 '아이에게 아버지를 주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챈 헤스터는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아기는 딤스데일 쪽으로 작은 팔을 뻗고, 윌슨의 긴 설교 뒤 헤스터는 감옥으로 되돌려집니다.
제4~8장: 면회, 바느질, 펄, 총독의 저택
감옥으로 돌아온 헤스터와 아기가 위태로운 상태가 되자 간수 브래킷이 의사를 데려옵니다. 그는 군중 속의 그 남자, 로저 칠링워스입니다. 그는 아기를 약으로 재우고 독을 의심하는 헤스터에게 약을 건네며, 복수하려면 오히려 살려 두어 수치를 지켜보겠다고 말합니다. 늙고 기형인 몸으로 젊은 그녀를 아내로 삼은 것이 어리석음이었다며 서로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둘 모두를 해친 남자의 이름을 끝내 알아내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이 남편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 냅니다. 형기를 마친 헤스터는 영국이나 숲으로 떠날 수도 있었지만 죄를 지은 이곳에 남아, 변두리 바닷가의 외딴 오두막에서 아기와 삽니다. 뛰어난 바느질 솜씨 덕에 총독의 주름 깃, 군인의 어깨띠, 아기 모자, 수의까지 일감이 끊이지 않지만 신부의 면사포만은 맡지 못합니다. 번 돈 대부분은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고 그들마저 그녀를 업신여기며, 아이들의 수군거림과 목사들의 설교, 낯선 이의 눈길이 그녀를 괴롭힙니다. 사람들은 글자가 밤에 불처럼 빛난다는 소문까지 지어냅니다.
헤스터는 아기를 '값비싼 대가를 치른 보물'이라는 뜻으로 펄이라 부릅니다. 펄은 흠 없이 아름답지만 규율에 길들여지지 않는 아이로, 헤스터는 아이의 격정에서 자신의 지난 마음을 봅니다. 또래에게 따돌림당하면 돌을 던지며 맞서고, 어머니 가슴의 글자에 눈길을 주며 웃던 펄은 어느 날 꽃을 던져 글자를 맞히고는 자신에게는 하늘의 아버지가 없다고 답합니다. 헤스터는 총독 벨링엄이 주문한 수놓은 장갑을 전하러 그의 저택으로 갑니다. 더 큰 이유는 펄을 악마의 자식으로 여기는 유력자들이 아이를 빼앗으려 한다는 소문입니다. 진홍빛 벨벳에 금실 자수를 입은 펄은 살아 움직이는 주홍 글자 같습니다. 총독이 윌슨, 딤스데일, 칠링워스와 함께 들어와 교리문답을 시키자 펄은 일부러 고집을 부려 자신은 감옥 문 옆 장미 덤불에서 꺾여 왔다고 답합니다. 총독이 아이를 청교도 가정에 맡기려 하자 헤스터는 딤스데일에게 자기를 위해 말해 달라고 간청하고, 목사는 아이가 어머니에게 하늘이 내린 축복이자 죄를 일깨우는 형벌이라고 열렬히 변호합니다. 총독은 받아들입니다. 떠나는 헤스터에게 총독의 누이 히빈스 부인이 숲의 모임에 가자고 권하나 거절하고, 서술자는 히빈스 부인이 몇 년 뒤 마녀로 처형되었다고 밝힙니다.
제9~12장: 의사와 환자, 한밤의 교수대
칠링워스는 헤스터의 수치에 얽히지 않으려 이름을 버리고 의사로 보스턴에 정착해 약초 지식으로 신망을 얻습니다. 그 무렵 젊은 목사 딤스데일은 단식과 철야와 직무에 시달려 눈에 띄게 쇠약해져 있었고, 신도들의 간청과 장로들의 권유 끝에 칠링워스의 진료를 받기로 합니다. 두 사람은 산책과 대화로 가까워지지만 목사는 끝내 비밀을 드러내지 않고, 칠링워스는 두 사람이 한집에서 지내도록 주선합니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는 칠링워스의 얼굴이 점점 추해진다는 소문과 함께 그가 사탄의 하수인이라는 믿음이 퍼집니다. 칠링워스는 처음엔 공정한 진실 탐구자라 여겼으나 점차 집요한 집착에 사로잡혀 목사의 마음을 파헤칩니다. 묘지에서 캔 약초를 두고 죄의 고백을 놓고 논쟁하던 중 창밖에서 놀던 펄이 칠링워스를 가리키며 "검은 남자가 목사를 잡았다"고 외치고, 병의 뿌리가 영혼에 있다는 칠링워스의 말에 목사는 화를 내며 뛰쳐나갔다 곧 사과합니다. 어느 날 낮잠 든 목사의 가슴을 헤쳐 무언가를 확인한 칠링워스는 기쁨과 공포가 뒤섞인 몸짓을 보이는데, 그가 본 것이 무엇인지는 본문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후 칠링워스는 겉으론 친절하되 목사의 고통을 마음대로 다루는 은밀한 복수에 들어갑니다. 딤스데일은 그에게 막연한 혐오를 느끼면서도 이유를 모르는 채 교제를 이어 가고, 고통 덕분에 설교는 사람들 마음을 깊이 울려 신도들은 그를 성인처럼 우러릅니다. 그러나 강단에서 자신이 가장 비열한 죄인이라 고백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겸손으로만 받아들이고, 그는 비밀 벽장에서 채찍으로 스스로를 때리고 단식하고 밤샘합니다. 5월의 어두운 밤 그는 몽유병자처럼 7년 전 헤스터가 서 있던 처형대에 올라 비명을 지르지만 마을은 깨지 않습니다. 윈스럽 총독의 임종을 지키고 돌아오던 헤스터와 펄이 다가와 그의 손을 잡고, 펄은 내일 낮에도 함께 서자고 조르지만 목사는 심판의 날에나 그러겠다고 합니다. 하늘의 유성이 붉은 A자처럼 번쩍이고 근처에 선 칠링워스의 얼굴이 드러나며, 칠링워스가 그를 집으로 이끕니다. 이튿날 그는 대단한 설교를 하고, 성구지기가 그의 장갑을 돌려줍니다.
제13~16장: 변한 평판, 바닷가의 대면, 숲길
처형대의 밤을 겪고 목사의 상태에 충격을 받은 헤스터는 그를 도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낍니다. 7년이 지나 펄은 일곱 살이 되었고, 헤스터는 가난한 이와 병자를 돌본 덕에 마을의 평판이 달라져 일부는 A가 '유능함'을 뜻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외모와 성정은 차갑고 엄격하게 굳었고, 홀로 사색하며 당시 사회를 벗어난 대담한 생각들을 품습니다. 서술자는 펄이 없었다면 그녀가 앤 허친슨 같은 이단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헤스터는 목사를 칠링워스에게서 구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해변에서 약초를 캐는 의사에게 다가갑니다. 펄을 물가에서 놀게 한 채 이야기를 청하자 칠링워스는 총독들이 글자를 떼어 줄지 논의했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떼는 것은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답합니다. 7년 사이 악마처럼 변한 그의 얼굴에 충격을 받은 헤스터는 이제 정체를 밝히겠다고 선언하고, 칠링워스는 자신이 목사를 살려 두었으니 제 덕이라며 고통을 즐겼음을 사실상 인정합니다. "누가 나를 악마로 만들었나"라는 물음에 헤스터는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간청하지만, 칠링워스는 용서할 힘이 없고 모두 운명이라며 돌아서서 다시 약초를 캡니다.
칠링워스가 떠나자 헤스터는 그를 증오하는 마음을 자책하며 사랑 없는 결혼에 응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 여깁니다. 바닷가에서 놀던 펄은 해초로 가슴에 초록색 A를 만들어 붙이고 달려와, 왜 엄마가 달고 있는지, 왜 목사님은 손으로 가슴을 짚는지 집요하게 묻습니다. 헤스터는 "금실이 좋아서 달았다"고 7년 만의 첫 거짓말을 하고, 펄이 밤낮으로 되묻자 평소와 달리 날카롭게 꾸짖어 입을 막습니다. 헤스터는 딤스데일에게 칠링워스의 정체를 알리기로 하고, 선교사 엘리엇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목사를 기다리며 펄과 숲길로 갑니다. 펄은 햇빛이 엄마를 피하고 자신에게는 머문다고 말하며 달려가고, 검은 남자가 책을 들고 숲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피로 이름을 쓰게 한다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펄이 주홍 글자가 그의 낙인이냐고 묻자 헤스터는 한 번 검은 남자를 만났고 이 글자가 그의 표시라고 말합니다. 둘은 숲속 개울가에 앉고, 발소리를 들은 헤스터는 펄을 멀리 놀러 보냅니다. 지팡이를 짚은 지친 딤스데일이 홀로 다가옵니다.
제17~20장: 숲속의 재회, 햇살, 갈림길
헤스터가 지나가는 딤스데일을 불러 세우자, 두 사람은 7년 만에 유령끼리 만난 듯 차가운 손을 맞잡고 이끼 낀 둔덕에 앉습니다. 목사는 평화는 없고 절망뿐이며 사람들의 존경이 오히려 위선의 고통이라고 털어놓습니다. 헤스터는 용기를 내어 목사의 주치의 칠링워스가 자신의 남편이었음을 고백하고 용서를 빕니다. 목사는 처음엔 분노로 일그러지다 이내 무너지고, 매달리는 헤스터를 끝내 용서하며 칠링워스의 복수가 더 검은 죄라고 말합니다. 헤스터는 칠링워스 곁을 떠나 숲길과 바다를 건너 새 삶을 살자고 설득하고, 목사는 맡은 자리를 버릴 수 없고 홀로 갈 힘도 없다고 하자 헤스터는 혼자 가지 않을 거라고 답합니다. 서술자는 오래 사회 밖에서 자유롭게 사유해 온 헤스터와 규범 안에서 살며 단 한 번 죄를 지은 목사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목사는 도피를 결심하는 순간 뜻밖의 기쁨과 해방감을 느끼고 그녀를 "나의 더 나은 천사"라 부릅니다. 헤스터가 주홍 글자를 풀어 낙엽 속에 던지고 머리를 풀어내리자 젊음과 아름다움이 되살아나고, 구름이 걷히며 햇빛이 숲에 가득 쏟아집니다.
꽃으로 몸을 장식한 펄은 시내 건너편에 멈춰 서서 어머니의 가슴과 물에 비친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오지 않는 아이가 발을 구르고 비명을 지르며 화를 내자, 헤스터는 펄이 늘 보던 글자가 없어서임을 알아채고 글자를 주워 다시 달고 머리도 모자 속에 감춥니다. 그러자 펄은 "이제 진짜 어머니"라며 시내를 건너와 안기고 글자에도 입을 맞춥니다. 목사의 입맞춤은 시냇물에 씻어 냅니다. 두 사람은 사흘 안에 브리스톨로 떠나는 배에 오르기로 정하고, 마침 출항 전에 선거일 설교를 맡게 되어 공적 직무를 마치고 떠날 수 있으니 다행이라 여기는데, 서술자는 이것이 자기기만이라고 지적합니다. 마을로 돌아오는 목사는 새로 태어난 듯 힘이 넘치지만 길에서 집사에게는 불경한 말을, 노부인에게는 영혼불멸을 부정하는 말을, 어린 여신도에게는 악의 씨를 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겨우 억누릅니다. 히빈스 부인은 숲 일을 아는 듯 말을 걸고, 서재에서 칠링워스를 마주친 목사는 의사가 눈치챘음을 직감하면서도 가식적인 인사만 나눈 뒤 약을 거절하고 밤새 설교문을 새로 씁니다.
제21~24장: 선거일, 고백, 결말
새 총독이 취임하는 날 아침, 헤스터는 회색 옷을 입고 대리석 같은 표정으로 장터에 나옵니다. 서술자는 이것이 마지막으로 시선을 견디는 날이라는 그녀의 심경을 추측합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펄은 목사가 낮에는 모르는 척하고 밤과 숲에서만 다가온다고 이상해합니다. 청교도들도 이날만큼은 느슨해져 장터에는 씨름과 몽둥이 시합, 인디언들, 스페인령 아메리카에서 온 선원들이 섞여 있고, 헤스터가 구해 둔 브리스톨행 배의 선장은 칠링워스도 같은 배에 오르기로 했다고 알립니다. 헤스터가 놀라 돌아보자 장터 저편에서 칠링워스가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습니다. 행렬에서 딤스데일은 평소와 달리 꼿꼿하고 힘차게 걷지만 마음은 딴 곳에 가 있는 듯하고, 히빈스 부인은 목사가 숲에 다녀온 것을 안다고 속삭이며 그가 늘 손을 가슴에 대는 이유를 곧 알게 되리라고 합니다. 설교가 시작되자 헤스터는 교회 밖 처형대 곁에서 목소리의 슬픔을 듣고, 펄은 선장이 던져 준 금사슬을 목에 두르고 전갈을 전합니다.
설교가 끝나자 군중은 목사를 영감 받은 성인이라 칭송합니다. 그러나 행렬이 장터로 다시 나올 때 그는 기력이 다한 듯 창백하고 비틀거리고, 부축하려는 윌슨을 뿌리치고 처형대 앞에서 헤스터와 펄을 부릅니다. 달려와 말리는 칠링워스에게 "너무 늦었다"며 뿌리친 그는 헤스터의 부축으로 처형대에 올라 군중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고 가슴의 성직자 띠를 찢어 무언가를 드러냅니다. 쓰러진 그의 곁에서 칠링워스는 "나를 피했구나"라 되뇝니다. 목사는 펄에게 입맞춤을 청하고 펄이 입 맞추자 마법이 풀립니다. 목사는 재회를 묻는 헤스터에게 확답하지 않고 하나님의 자비를 언급하며 숨을 거둡니다. 며칠 뒤 증언은 갈립니다. 대다수는 목사의 가슴에 주홍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고 하며 그 기원을 고행, 칠링워스의 마법, 양심의 가책으로 달리 설명하고, 어떤 이들은 아무 표시도 없었다며 그의 죽음이 비유였다고 말합니다. 칠링워스는 복수의 대상이 사라지자 곧 시들어 죽고 막대한 재산을 펄에게 남기며, 펄은 신세계 최고의 상속녀가 됩니다. 헤스터와 펄은 사라지고 오래 소식이 없다가 어느 날 헤스터만 홀로 돌아와 오두막에 들어가 스스로 글자를 다시 달고, 외국에서 오는 편지와 선물로 펄이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듯하다는 소문이 돕니다. 글자는 낙인에서 경외의 상징으로 바뀌고, 헤스터는 괴로운 이들의 상담자가 됩니다. 그녀가 죽자 딤스데일의 오래된 무덤 곁에 묻히고, 두 사람에게 하나의 비석이 서며 '검은 바탕에 붉은 글자 A'라는 문장(紋章) 문구가 새겨집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감옥 문과 장미 덤불
이야기는 주인공이 아니라 건물에서 시작합니다. 서술자는 이상향을 꿈꾸는 식민지도 가장 먼저 무엇을 마련하는지부터 짚습니다.
to allot a portion of the virgin soil as a cemetery
처녀지의 한 부분을 묘지로 떼어 놓는 것.
풍상에 찌든 감옥에 대한 한 줄은 범죄를 보는 시선을 요약합니다.
it seemed never to have known a youthful era
그것은 젊은 시절을 한 번도 알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 문턱에서 서술자는 장미 한 송이를 독자에게 건넵니다. 이 꽃이 어디서 왔는지는 단정하지 않습니다.
has been kept alive in history
역사 속에서 살아남아 왔다.
책은 시작부터 이상과 처벌이 한 쌍이라는 것, 그리고 가장 어두운 문턱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함께 보여 줍니다. 이 두 가지가 끝까지 겨루는 이야기입니다.
2. 시장의 구경꾼과 지도자들
처벌을 기다리는 아낙네들은 재판관을 자처합니다. 가장 냉혹한 사람의 판결은 법조문을 근거로 삼습니다.
This woman has brought shame upon us all, and ought to die
이 여자는 우리 모두에게 수치를 안겼으니 죽어 마땅하다.
그러자 구경하던 한 남자가 되묻습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save what springs from a wholesome fear of the gallows
건전한 교수대의 공포에서 나오는 것을 빼면.
가장 젊은 여인은 글자를 수놓은 손길을 정확히 읽어 냅니다.
Not a stitch in that embroidered letter but she has felt it in her heart.
저 수놓은 글자에서 그녀의 마음에 느껴지지 않은 바늘땀은 하나도 없어요.
높은 발코니의 지도자들에 대한 서술자의 평가는 더 날카롭습니다. 선량한 이들이지만 마음의 얽힘을 가를 사람은 못 된다는 것입니다.
less capable of sitting in judgment on an erring woman’s heart
잘못을 저지른 여인의 마음을 재판하는 데 더 서툰 사람들.
헤스터는 자신이 기댈 곳이 어디인지 압니다.
whatever sympathy she might expect lay in the larger and warmer heart of the multitude
그녀가 기대할 수 있는 동정이 있다면 그것은 군중의 더 크고 따뜻한 마음에 있었다.
이 책의 공동체는 한목소리가 아닙니다. 엄한 아낙네, 말리는 남자, 감싸는 젊은 아내, 굳은 지도자가 한 광장에 서 있고, 판결은 이 사이에서 날마다 달라집니다.
3. 침묵과 약속
헤스터는 총독과 목사들, 그리고 딤스데일 본인의 호소 앞에서도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글자는 떼어 낼 수 있는 옷감이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말입니다.
Ye cannot take it off.
당신들은 그것을 떼어 낼 수 없습니다.
군중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아이에게 아버지를 주라고 외치자 헤스터는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봅니다.
Speak; and give your child a father!
말하라. 그리고 네 아이에게 아버지를 주어라!
I will not speak!
말하지 않겠어요!
구경꾼 사이의 낯선 남자는 처벌의 의미를 제 방식으로 해석하며 이렇게 맺습니다.
But he will be known—he will be known!—he will be known!
그러나 그자는 알려질 것이다. 알려질 것이다. 반드시 알려질 것이다!
침묵은 이 책 전체의 동력입니다. 헤스터의 침묵은 한 사람을 지키는 일이자 그 사람을 서서히 병들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칠링워스의 반드시 알려진다는 선언은 복수의 예고인 동시에 책의 줄거리 예고입니다.
4. 감옥에서의 면회
칠링워스는 헤스터를 의사로서 치료하러 오지만 복수자로서 남습니다. 그는 자신의 책임도 숨기지 않습니다.
It was my folly, and thy weakness.
내 어리석음과 네 나약함 탓이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태도는 한 치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Sooner or later, he must needs be mine.
언젠가는 그자가 반드시 내 손에 들어온다.
이 장면의 서늘함은 그가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는 데서 나옵니다. 그는 법에 넘기지도 목숨을 해치지도 않겠다고 하지만, 그 말에 헤스터는 오히려 두려움을 느낍니다. 복수가 법의 바깥에서 오래 지속되리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청교도 공동체가 공개적으로 벌을 주는 동안 칠링워스는 비공개의 벌을 따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5. 떠나지 않는 이유와 글자가 주는 감각
풀려난 헤스터는 달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남은 이유를 서술자는 반쯤의 진실과 반쯤의 자기기만이라고 부릅니다.
Hester Prynne, therefore, did not flee.
그래서 헤스터 프린은 달아나지 않았다.
사회가 그녀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일감 하나로 드러납니다. 총독의 주름 깃에도 수의에도 그녀의 바늘이 닿지만 신부의 면사포만은 예외입니다.
The exception indicated the ever relentless vigour with which society frowned upon her sin.
그 예외는 사회가 그녀의 죄를 향해 얼마나 가차 없이 눈살을 찌푸렸는지 보여 준다.
일상은 더 잔인합니다. 교회에 가면 설교의 본문이 되는 것이 그녀의 처지입니다.
it was often her mishap to find herself the text of the discourse
교회에 들어가면 자신이 그날 설교의 본문이 되어 있는 일이 흔했다.
이 가운데 가장 낯선 설정은 글자가 헤스터에게 준 능력입니다. 이웃들의 눈길이 낙인을 새로 찍는 동안, 글자는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숨은 죄가 느껴지는 감각을 줍니다.
they branded it afresh in Hester’s soul
그 시선들은 헤스터의 영혼에 그것을 새로 낙인찍었다.
the scarlet letter had endowed her with a new sense
주홍 글자가 그녀에게 새로운 감각을 부여했다.
그녀는 존경받는 목사나 정숙한 부인을 지나칠 때 글자가 반응하는 것을 느끼고, 그것이 악한 천사의 속삭임이 아닐까 두려워합니다. 가장 정결해 보이는 이들의 가슴에도 같은 표지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이 의심이 뒤에 나오는 딤스데일의 이중생활을 미리 비춥니다.
6. 펄, 살아 있는 글자
펄은 아기 때부터 어머니의 글자에 눈길을 주는 아이이고, 따돌림 속에서 자랍니다.
Pearl was a born outcast of the infantile world.
펄은 어린이 세계에서 태어날 때부터 버림받은 아이였다.
헤스터 자신조차 때로 딸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던지는 물음은 질문이라기보다 두려움에 가깝습니다.
Child, what art thou?
아이야, 너는 대체 무엇이냐.
아이의 대답은 어머니가 가장 피하고 싶은 곳을 찌릅니다.
I have no Heavenly Father!
나에게는 하늘의 아버지가 없어요!
총독의 저택으로 가는 날, 진홍빛으로 차려입은 펄은 어머니의 죄를 눈에 보이게 옮겨 놓은 모습입니다.
It was the scarlet letter in another form: the scarlet letter endowed with life!
그것은 다른 모습을 한 주홍 글자, 생명을 얻은 주홍 글자였다!
펄은 상징이면서 한 명의 아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악마의 자식이라고 수군거리지만, 책이 보여 주는 펄은 속임수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눈을 가졌습니다. 어른들이 감추는 것을 아이가 질문으로 드러내는 구조가 되풀이됩니다.
7. 총독의 저택, 아이를 둘러싼 판결
지도자들은 아이를 어머니에게서 떼어 놓고 싶어 합니다. 한 관리의 말 속에는 글자가 곧 부적격의 증거라는 전제가 들어 있습니다.
Woman, it is thy badge of shame!
여인이여, 그것은 네 수치의 징표다!
헤스터의 반박은 같은 징표를 교사로 바꿔 놓습니다.
this badge hath taught me—it daily teaches me
이 징표는 내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날마다 가르쳐 줍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기댈 사람은 가장 말하기 곤란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딤스데일은 열렬히 아이를 변호합니다.
Speak thou for me!
당신이 나를 위해 말해 주세요!
she is the scarlet letter, only capable of being loved
이 아이는 사랑받을 수 있는 주홍 글자다.
목사가 아이를 지켜 낸 장면은 그가 자신의 아이를 지킨 장면이기도 합니다. 가장 큰 목소리로 공개 변호를 하고도 자기 이름은 끝까지 끼워 넣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변론은 뒤에 이어질 고통의 첫 장입니다.
8. 의사와 환자, 그리고 마을의 소문
칠링워스가 환자로 삼은 사람은 자기가 찾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서술자는 이런 의사의 위험을 일반론으로 요약합니다.
A man burdened with a secret should especially avoid the intimacy of his physician.
비밀을 짊어진 사람은 특히 자기 의사와의 친밀함을 피해야 한다.
딤스데일은 영혼의 병을 인간 의사에게는 열 수 없다고 터뜨리는 순간도 있습니다.
No, not to thee! not to an earthly physician!
아니, 당신에게는 안 된다! 이 땅의 의사에게는 안 된다!
그러는 동안 마을은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습니다. 사람들은 칠링워스를 사탄의 하수인으로 보고, 목사는 그와 싸워 승리할 성인이라 믿습니다. 서술자는 이 판단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an uninstructed multitude attempts to see with its eyes
배우지 못한 군중이 눈으로 보려 한다.
it is exceedingly apt to be deceived
그러면 몹시 속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군중이 틀리면서 반쯤은 맞는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원인을 잘못 짚었지만, 칠링워스가 악마에 가까워지고 목사가 정말 투쟁 중이라는 결론은 맞습니다. 창밖의 펄이 던지는 장난 같은 한마디는 더 정확합니다.
But he cannot catch little Pearl!
하지만 그는 어린 펄은 잡을 수 없어!
9. 성인이라는 가면
딤스데일의 설교는 고통 덕분에 깊어지고, 신도들은 그를 성인으로 숭배합니다. 그에게는 이 존경이 형벌입니다. 그는 강단에서 몇 번이고 죄를 입에 올렸습니다.
a viler companion of the vilest, the worst of sinners
가장 비열한 자들보다 더 비열한 동무, 죄인 중의 죄인.
그러나 사람들은 그 고백을 겸손으로 읽습니다.
They heard it all, and did but reverence him the more.
그들은 그 말을 다 듣고도 그를 더욱 존경했을 뿐이었다.
The saint on earth!
지상의 성인이라니!
서술자는 이 모순을 한 문장에 담습니다.
He had spoken the very truth, and transformed it into the veriest falsehood.
그는 진실 그대로를 말했고, 그것을 가장 순전한 거짓으로 바꿔 놓았다.
공동체의 믿음이 개인의 고백을 무력하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의 틀이 너무 단단하면 진실도 그 틀에 맞게 바뀝니다. 딤스데일의 비극은 죄만이 아니라 죄를 말해도 믿어 주지 않는 신뢰에서 나옵니다.
10. 한밤의 교수대
5월의 어느 밤 딤스데일은 몽유병자처럼 처형대에 올라섭니다. 서술자는 그 행동의 정체를 정확히 규정합니다.
A mockery, indeed, but in which his soul trifled with itself!
정말로 조롱이었다. 그러나 영혼이 스스로를 가지고 노는 조롱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우연히 지나가던 헤스터와 펄의 손을 잡습니다. 세 사람이 처음으로 한 줄에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The three formed an electric chain.
세 사람은 하나의 전기 사슬을 이루었다.
펄은 내일 낮에도 함께 서자고 조르다 거절당하고, 어린아이답게 가장 곧은 평을 내놓습니다.
Thou wast not bold!—thou wast not true!
당신은 용감하지 않았어요! 진실하지도 않았어요!
이튿날 아침 성구지기가 간밤에 처형대에서 주운 목사의 장갑을 돌려줍니다. 성구지기는 순진한 칭찬을 덧붙입니다.
A pure hand needs no glove to cover it!
깨끗한 손은 그것을 가릴 장갑이 필요 없지요!
순진한 말이 가장 잔인한 아이러니가 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위험한 위선은 계산된 거짓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믿어 주는 이미지입니다.
11. 글자의 뜻이 바뀌는 과정
7년이 흐르는 사이 헤스터가 한 일은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것이었습니다. 병든 집에 가고, 가난한 이에게 베풉니다. 마을은 그녀를 다르게 보기 시작합니다.
Elsewhere the token of sin, it was the taper of the sick chamber.
다른 곳에서는 죄의 표지였지만, 병실에서는 그것이 촛불이었다.
그리고 글자의 뜻 자체가 바뀝니다.
They said that it meant Able, so strong was Hester Prynne, with a woman’s strength.
그들은 그것이 '유능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헤스터 프린은 여자다운 힘으로 그만큼 강했다.
서술자는 이 변화를 공동체의 심리로 설명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미움보다 사랑에 더 쉽게 기운다고 보고, 그 대신 대중의 기질에 대한 경계도 놓지 않습니다.
it loves more readily than it hates
그것은 미워하기보다 더 쉽게 사랑한다.
The public is despotic in its temper
대중은 기질이 전제적이다.
여기서 읽어 낼 것은 용서가 아니라 평판의 움직임입니다. 헤스터가 한 일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오래 지켜본 마을이 마음을 바꿨을 뿐입니다. 같은 글자가 같은 가슴 위에서 수치였다가 상징이 되는 이 흐름은 마지막 장의 변화를 준비합니다.
12. 헤스터와 칠링워스, 그리고 펄의 질문
바닷가에서 마주 선 두 사람은 처음으로 각자의 책임을 입에 올립니다. 칠링워스는 목사의 고통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키워 왔다는 사실을 거의 시인합니다.
Better he had died at once!
차라리 그가 단번에 죽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가 헤스터에 대한 복수를 어떻게 이해하는지도 한마디로 드러납니다.
I have left thee to the scarlet letter,
나는 너를 주홍 글자에게 맡겨 두었다.
헤스터는 이 만남이 끝난 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집니다.
I hate the man!
나는 그 남자가 미워요!
펄은 해초로 가슴에 초록색 A를 만들어 붙이고 달려와 이유를 캐묻습니다. 헤스터는 7년 만에 처음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I wear it for the sake of its gold thread.
금실이 좋아서 달고 있는 거란다.
정직으로 7년을 버틴 사람이 딸 앞에서 처음으로 꾸며 낸 말이라는 점이 이 장면의 무게입니다. 7년간 글자를 숨기지도 변명하지도 않던 사람이 처음으로 사실과 다른 말을 하게 만든 것은, 글자의 뜻을 딸에게 설명할 길이 없다는 막막함입니다.
13. 숲속의 재회
숲에서 만난 딤스데일은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 보입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위선의 값입니다.
Happy are you, Hester, that wear the scarlet letter openly upon your bosom!
헤스터, 당신은 행복하오. 주홍 글자를 가슴에 드러내 놓고 달고 있으니!
Mine burns in secret!
내 것은 몰래 타오르고 있소!
그는 7년의 속죄가 실체 없는 것이었다고 털어놓기까지 합니다.
Of penance, I have had enough!
고행이라면 나는 충분히 했소!
서술자는 두 사람이 다른 곳에서 왔다고 정리합니다. 헤스터는 사회 밖에서 사유하는 법을 배웠고 목사는 규범 안에서 단 한 번 넘어졌습니다.
Shame, Despair, Solitude!
수치, 절망, 고독!
The scarlet letter was her passport into regions where other women dared not tread.
주홍 글자는 다른 여인들이 감히 발을 들이지 못하는 영역으로 가는 그녀의 통행증이었다.
수치 속에서 자란 사람이 오히려 더 자유롭다는 역설입니다. 그러나 이 자유는 위험하기도 해서, 헤스터가 목사에게 내놓는 제안은 '함께 떠나자'입니다.
Thou shall not go alone!
혼자 가지 않을 거예요!
14. 햇살 속의 해방
떠나기로 하자 헤스터는 글자를 풀어 던지고, 서술자는 그 순간의 감각을 이렇게 씁니다.
She had not known the weight until she felt the freedom!
그녀는 자유를 느끼고서야 그 무게를 알게 되었다!
구름이 걷히고 숲에 햇빛이 쏟아지는 장면에는 서술자의 해석이 붙습니다.
Love, whether newly-born, or aroused from a death-like slumber, must always create a sunshine
사랑은 갓 태어났든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났든 언제나 햇빛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펄은 이 행복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글자가 없는 어머니는 어머니가 아닌 사람처럼 보여서 시내 건너에서 발을 구르며 소리 지릅니다. 헤스터가 글자를 다시 달고서야 펄은 건너옵니다.
Now thou art my mother indeed! and I am thy little Pearl!
이제야 진짜 엄마예요! 그리고 나는 엄마의 어린 펄이에요!
숲의 해방은 현실의 기반이 아니었습니다. 펄이 보는 어머니는 글자를 단 어머니이고, 그 글자와 분리된 새 삶은 아이에게도 낯섭니다. 책은 이 짧은 햇살을 통해 도피가 해답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15. 선거일의 축제와 행렬
도피를 결심한 뒤 목사는 마을로 돌아오며 낯선 충동에 휩싸입니다. 서술자는 이중생활의 위험을 일반화합니다.
can wear one face to himself and another to the multitude
자기 자신에게 보이는 얼굴과 군중에게 보이는 얼굴을 따로 쓸 수 있다.
선거일 장터는 이 책에서 청교도 공동체가 가장 풀어지는 날입니다. 서술자는 그 분위기에서 오래 잊힌 것을 짚습니다.
We have yet to learn again the forgotten art of gaiety.
우리는 잊힌 명랑함의 기술을 아직 다시 배우지 못했다.
그 한가운데에서 히빈스 부인은 헤스터에게 목사가 같은 부류라는 암시를 건넵니다. 마녀로 불리는 사람이 사회가 성인으로 모시는 목사를 알아본다는 설정이 아이러니합니다.
I know thee, Hester, for I behold the token.
헤스터, 나는 너를 안다. 그 표지를 보고 있으니까.
What is that the minister seeks to hide, with his hand always over his heart?
목사가 늘 손을 가슴에 얹고 감추려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행렬 속의 딤스데일은 힘차 보이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습니다. 그는 이미 군중 앞에서 설 준비를 하고 있고, 헤스터는 그가 멀어졌음을 느낍니다. 같은 광장에서 가장 공개적인 영광과 가장 비공개적인 결단이 함께 진행됩니다.
16. 처형대 위의 고백
설교를 마친 목사는 부축을 뿌리치고 처형대로 갑니다. 칠링워스가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가 군중에게 던지는 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면입니다.
behold me here, the one sinner of the world!
여기 나를 보라, 이 세상의 단 하나뿐인 죄인을!
헤스터에게는 불안이 남아 있습니다. 목사의 물음은 숲에서 꿈꾸던 길과 지금의 길을 비교합니다.
Is not this better,” murmured he, “than what we dreamed of in the forest?
이것이 우리가 숲에서 꿈꾸던 것보다 낫지 않소?
그녀의 마지막 물음에 그는 확답을 주지 않고, 용서와 자비를 하나님께 맡깁니다.
God knows; and He is merciful!
하나님은 아시오. 그리고 그분은 자비로우시오!
칠링워스는 목사가 처형대 위에서만은 자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탈해합니다.
Thou hast escaped me!
너는 내게서 달아났구나!
고백은 구원이 아니라 마지막 진실을 건네는 일입니다. 책은 목사의 가슴에 무엇이 있었는지 직접 묘사하지 않고 독자의 상상과 군중의 증언에 맡깁니다.
17. 엇갈린 증언과 마지막 비석
고백 이후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공동체의 반응입니다. 모두가 같은 광경을 봤는데 증언은 갈립니다. 서술자는 판정을 독자에게 돌려줍니다.
The reader may choose among these theories.
독자는 이 설들 가운데서 고르면 된다.
표지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목사의 죽음을 하나의 비유로 읽습니다.
he had made the manner of his death a parable
그는 자신의 죽음의 방식을 하나의 비유로 만들었다.
서술자는 그것이 친구들의 충성일 뿐이라고 보면서, 이 이야기에서 뽑은 단 하나의 교훈을 건넵니다.
Be true! Be true! Be true!
진실하라! 진실하라! 진실하라!
복수의 대상을 잃은 칠링워스는 곧 시들고, 서술자는 증오와 사랑의 뿌리를 묻습니다.
whether hatred and love be not the same thing at bottom.
증오와 사랑이 밑바닥에서는 같은 것이 아닌지.
돌아온 헤스터가 스스로 글자를 다시 다는 것도 마지막 판단입니다. 처벌을 내린 사회는 사라졌지만 그녀는 여기에 자기 삶의 자리가 있다고 선택하고, 시간이 지나며 글자의 뜻이 바뀝니다.
the scarlet letter ceased to be a stigma which attracted the world’s scorn and bitterness
주홍 글자는 세상의 경멸과 쓰라림을 부르는 낙인이기를 그쳤다.
책은 두 사람이 한 비석 아래 묻혔다는 말에 이어 마지막 줄로 끝납니다. 그 한 줄이 문장(紋章)의 문구입니다.
ON A FIELD, SABLE, THE LETTER A, GULES.
검은 바탕에, 붉은 글자 A.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주홍글씨』는 24장의 비교적 짧은 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한 장씩 끊어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이라면 제1~3장(감옥 문, 시장, 알아봄), 제5~8장(바느질, 펄, 총독의 저택), 제12장(한밤의 교수대), 제17~19장(숲속 재회와 시냇가), 제23~24장(고백과 결말)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 책은 사건보다 시선이 중심입니다. 군중이 헤스터를 보는 눈, 신도들이 목사를 보는 눈, 칠링워스가 환자를 보는 눈, 펄이 어른들을 보는 눈이 서로 겹치고 어긋납니다. 누가 누구를 판단하는지, 그 판단이 어디서 틀리고 어디서 맞는지를 따라가면 같은 장면이 여러 번 다르게 읽힙니다. 서술자의 논평이 길게 이어지는 대목도 많은데, 짧은 문장 몇 개를 소리 내어 읽으면 호손 특유의 리듬이 잡힙니다. 결말에서 목사의 가슴을 명확히 보여 주지 않는 것이 의도이니, 증언들이 어떻게 갈리는지 천천히 비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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