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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23년 출간

The Plymouth Express Affair

플리머스 급행열차 사건

달리는 급행열차의 좌석 밑에서 미국 강철왕의 딸이 시신으로 발견되자, 포와로가 현장 대신 사람의 심리와 옷차림에서 진실을 끌어내는 이야기

It affects my nerves to see anything crooked.

비뚤어진 것을 보면 신경이 거슬립니다.

He must also be a good psychologist!

그는 훌륭한 심리학자이기도 해야 하지요!

한눈에 보기

12월 밤, 플리머스행 급행열차의 일등칸에서 젊은 해군 중위가 좌석 밑의 시신을 발견하고 비상 통신줄을 당긴다. 죽은 여인은 강철왕 홀리데이의 딸 캐링턴 부인이고, 10만 달러어치 보석이 든 상자는 사라졌다. 혐의는 돈에 쪼들리는 남편 루퍼트와 옛 구혼자 라 로슈푸르 백작 사이를 오가고, 재프 경감은 선로를 따라 걸으며 칼과 증인을 찾는다. 포와로는 하녀의 증언이 오직 하녀 한 사람의 입에서만 나왔다는 점, 그리고 그녀가 주인의 옷차림을 유난히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녀의 방 트렁크 하나가 모든 것을 뒤집는다. 열두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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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The Plymouth Express Affair

『플리머스 급행열차 사건』은 영국의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짧은 소설로, 1923년경에 잡지에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스티는 1890년에 태어나 197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벨기에 출신 탐정 에르퀼 포와로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작가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포와로의 친구이자 이야기를 들려주는 헤이스팅스, 스코틀랜드 야드의 재프 경감이 함께 등장합니다. 나중에 같은 뼈대를 길게 늘려 장편 『블루 트레인의 비밀』이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장 구분 없이 별표로 장면이 나뉘는 짧은 한 편입니다. 기차의 좌석 밑 시신으로 시작해 포와로의 점심 식탁 설명으로 끝나는 동안, 독자는 시간표와 증언과 옷의 색깔이라는 단순한 재료로 사건이 어떻게 뒤집히는지 지켜보게 됩니다. 중간에는 독자에게 잠시 읽기를 멈추고 스스로 풀어 보라고 권하는 편집자의 괄호 문장도 끼어 있습니다.

줄거리

좌석 밑의 발견과 의뢰의 시작

12월, 해군 중위 앨릭 심프슨은 뉴턴 애벗 역에서 플리머스 급행의 일등칸에 오릅니다. 짐꾼이 무거운 여행가방을 선반에 올리려 하자 그는 좌석에 두라고 말하고 후한 팁을 줍니다. 객실을 혼자 쓰게 된 그는 창문을 올리다가 이상한 냄새를 맡고 눈살을 찌푸립니다. 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받던 때가 떠오르고, 그것이 클로로포름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는 창을 다시 내리고 자리를 바꾸어 파이프에 불을 붙입니다. 얼마 뒤 가방을 맞은편 좌석 밑으로 밀어 넣으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걸려 들어가지 않습니다. 몸을 굽혀 좌석 밑을 들여다본 그는 비명을 지르고, 열차는 통신줄이 당겨지자 멈춰 섭니다.

장면이 바뀌어 런던의 포와로 방입니다. 포와로는 헤이스팅스에게 에버니저 홀리데이라는 사람이 보낸 짧은 편지를 보여 줍니다. 편하신 때에 찾아와 달라는 내용입니다. 신문에는 젊은 해군 장교가 좌석 밑에서 가슴을 찔린 여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고, 곧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죽은 이는 루퍼트 캐링턴 부인으로, 결혼 전 이름은 플로시 홀리데이, 미국 강철왕 홀리데이의 딸이었습니다. 포와로는 예전에 홀리데이를 도운 적이 있고, 파리에서 플로시를 본 적도 있다고 말합니다. 당시 라 로슈푸르 백작이라는 모험가가 지참금을 노리고 다가왔다가 아버지가 눈치채고 서둘러 딸을 미국으로 데려갔다는 것입니다. 헤이스팅스는 남편 루퍼트를 경마로 재산을 탕진하고 장인의 달러가 때맞춰 들어온 잘생긴 건달로 기억하며, 부부가 곧 법적으로 갈라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합니다.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파크 레인의 홀리데이 저택으로 갑니다.

강철왕의 설명과 하녀의 증언

홀리데이는 거침없는 사람입니다. 스코틀랜드 야드의 정예를 쓰겠지만 자기 사람도 따로 두겠다며, 돈은 문제가 아니고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마지막 한 푼까지 쓰겠다고 말합니다. 그가 들려준 경위는 이렇습니다. 딸은 플리머스가 아니라 스완지 공작 부인의 에이번미드 코트 파티에 가던 길이었고, 패딩턴에서 12시 14분 열차를 타고 브리스톨에서 갈아탈 예정이었습니다. 브리스톨까지는 딸이 객실을 혼자 쓰고, 하녀 제인 메이슨은 옆 칸의 삼등석에 있었습니다. 딸은 무도회에 쓸 보석 거의 전부를 파란 모로코 가죽 상자에 담아 직접 들고 다녔고, 값은 10만 달러가량이었습니다. 브리스톨에서 하녀가 짐을 들고 나타나자 플로시는 내리지 않고 더 가겠다며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역에서 기다리라고 지시했습니다. 하녀는 오후 내내 상행 열차를 살폈으나 주인이 오지 않아 근처 호텔에서 묵었고, 아침 신문으로 소식을 알았습니다. 하녀의 말로는 그때 객실에 한 남자가 서서 창밖을 보고 있어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열차의 의사는 시신이 클로로포름에 취한 뒤 찔렸고 숨진 지 네 시간가량 되었다고 보았으므로, 범행은 브리스톨을 떠나 웨스턴이나 톤턴에 닿기 전에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보석 상자는 없어졌습니다. 딸의 재산은 결혼 직후 쓴 유언에 따라 남편에게 가게 되어 있고, 홀리데이는 사위를 파렴치한이라 부르며 딸이 소송으로 갈라서기 직전이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이어 하녀 메이슨이 불려 옵니다. 그녀는 브리스톨에서 주인이 평소와 달리 몹시 불안해했다고 말합니다. 객실의 남자는 연한 황갈색 외투에 여행 모자를 쓴 키 크고 마른 사람이었고, 뒤통수의 머리색은 어두웠습니다. 포와로가 주인 루퍼트일 수 있느냐고 묻자 메이슨은 체격은 비슷하지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답합니다. 그녀는 승객이 브리스톨 역에서 먼저 올라타 있었을 수도 있었다고 인정합니다. 포와로는 이어 옷차림을 묻고, 메이슨은 흰 여우털 모자에 점박이 베일, 이른바 전기 파랑이라는 파란 프리즈 코트와 치마였다고 설명합니다. 홀리데이는 재프 경감이 눈에 띄는 이 옷이 범행 장소를 좁혀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입니다.

메이슨이 나간 뒤 포와로는 갑자기 사건을 거절하겠다고 말합니다. 의뢰인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홀리데이는 한참 만에 딸의 핸드백에서 나온 편지를 내놓습니다. 아르망 드 라 로슈푸르 백작이 쓴 것으로, 파리의 나날을 잊지 못했고 머지않아, 어쩌면 생각보다 일찍 다시 뵙겠다는 내용입니다. 홀리데이는 사위의 유죄를 확신했는데 이 편지가 마음을 흔들었다고 고백합니다. 포와로는 자신이 편지를 알았던 것이 아니라, 사위에게 불리한 증거가 쌓였는데도 홀리데이가 그를 쫓지 않는 데서 다른 의심의 방향을 짐작했다고 설명합니다. 키 크고 검은 머리인 백작이 12시 14분 열차로 내려와 복도로 객실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따져 봅니다.

재프의 발품, 포와로의 침묵

마침 홀리데이의 집에 있던 재프 경감은 포와로를 반가움 섞인 조롱으로 맞습니다. "작은 회색 세포"는 잘 돌아가느냐는 농담이고, 자신은 보석을 처분하는 단골 장물 시장을 감시하고 루퍼트의 어제 행방을 캐고 있다고 말하며 패딩턴으로 떠납니다. 포와로는 그가 발자국과 진흙과 담뱃재만 모은다고 평하며, 심리학을 입에 올리면 노망났다고 여길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리츠 호텔에 전화를 걸어 백작의 소재를 확인한 뒤 집에서 허브차를 끓여 마십니다.

이튿날 아침, 헤이스팅스는 포와로가 평온하게 아침을 먹는 것을 봅니다. 백작은 범행 당일에 이미 리츠를 떠났습니다. 헤이스팅스는 루퍼트의 혐의가 벗겨졌다고 서두르지만, 포와로는 오히려 의문을 던집니다. 보석만 훔칠 수 있었다면 왜 죽였을까. 백작은 여자의 심리에 밝아, 옛사랑이던 플로시가 도둑맞고도 고소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을 사람입니다. 반대로 루퍼트가 범인이라면 자기를 옭아맬 보석은 왜 가져갔을까. 헤이스팅스는 눈속임이라고 답합니다. 재프가 들어오자 포와로는 먼저 알아맞힙니다. 경감이 웨스턴과 톤턴 사이 선로 옆에서 칼을 찾았고, 웨스턴 역의 신문팔이 소년을 만났을 것이라고. 재프는 입이 벌어집니다. 소년은 플로시가 반 크라운을 팁으로 주고 잡지 두 권을 사면서, 표지의 파란 옷 소녀를 가리켜 자기 옷과 어울린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는 것입니다. 재프는 의사의 소견상 범행이 톤턴 이전이라 보고 선로를 걸으며 칼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어 장물 소식도 전합니다. 큰 에메랄드가 어젯밤 전당포에 맡겨졌고, 맡긴 사람은 키 작은 보석털이 레드 나키였습니다. 그는 보통 그레이시 키드라는 여자와 일했으나 이번에는 보이지 않고, 재프는 나키를 체포했지만 열차에 동행한 남자가 계획자일 것이며 나키는 동료를 불지 않으리라고 말합니다. 포와로의 눈이 초록빛으로 바뀌고, 그는 나키의 동료를 찾아 주겠다고 말한 뒤 재프를 뒤로하고 택시를 파크 레인으로 돌립니다.

트렁크 속의 파란 옷

홀리데이의 집에서 포와로는 하인에게 낮은 목소리로 부탁하고 꼭대기 층의 작은 침실로 올라갑니다. 방 한쪽의 작은 검은 트렁크 앞에 무릎을 꿇은 그는 꼬리표를 살피고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내 자물쇠를 땁니다. 이 대목에는 독자에게 잠시 멈추어 스스로 풀어 보라는 편집자의 괄호 문장이 끼어 있습니다. 홀리데이가 육중한 발소리로 올라와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따지자, 포와로는 트렁크 속 옷더미를 헤치다 밝은 파란 프리즈 코트와 치마, 그리고 흰 여우털 모자를 꺼내 듭니다. 그때 하녀 제인 메이슨이 들어와 자기 트렁크로 무엇을 하느냐고 소리칩니다. 포와로는 헤이스팅스에게 문을 닫고 등으로 막아 서라고 한 뒤, 홀리데이에게 그레이스 키드, 곧 제인 메이슨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곧 재프의 호송을 받아 공범 레드 나키와 다시 만날 사람입니다.

점심 식탁의 설명

그날 점심 식탁에서 포와로는 캐비어를 곁들이며 별것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그를 처음 흔든 것은 하녀가 주인의 옷을 지나치게 강조한 점이었습니다. 브리스톨 이후의 수상한 남자를 보았다는 증언도 하녀 한 사람의 말뿐이었고, 의사의 소견대로라면 부인은 브리스톨에 닿기 전에 이미 죽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녀는 공범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녀는 주인이 무엇을 입을지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눈에 띄는 파란 옷을 입히고, 자신은 똑같은 옷을 한 벌 더 준비했을 것입니다. 런던과 브리스톨 사이에서 공범과 함께 부인을 해치고 시신을 좌석 밑으로 밀어 넣은 뒤, 하녀가 부인 행세를 하며 웨스턴에서 신문팔이 소년에게 큰 팁을 주어 자기를 기억하게 하고 잡지 표지의 파란 옷을 입에 올려 색깔까지 각인시킵니다. 웨스턴을 떠나서는 칼을 창밖으로 던져 범행 장소를 거짓으로 표시하고 겉옷을 갈아입거나 긴 비옷으로 덮습니다. 톤턴에서 내려 브리스톨로 돌아가는 사이 공범은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보관표를 건넨 뒤 런던으로 돌아갑니다. 하녀는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시늉을 하다 호텔에서 자고 아침에 런던으로 돌아와 말한 대로 증언한 것입니다.

재프가 돌아와 이 추리를 확인해 주었고, 보석을 처분하는 이가 레드 나키라는 말에 포와로는 늘 그와 함께 일하는 그레이시 키드를 떠올렸으며 그녀를 어디서 찾을지 곧바로 알았다고 말합니다. 백작에 대해서는 점점 무관하다는 확신이 굳어졌다고 합니다. 자기 목숨을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이라 살인을 무릅쓸 리 없고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홀리데이는 점심 뒤에 쓸 수표로는 이 빚을 다 갚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포와로는 겸손하게 웃고 헤이스팅스에게 속삭입니다. 공식적인 공은 재프가 가져가겠지만, 그가 그레이시 키드를 얻었다 해도 자신은 미국 사람들 말마따나 그의 약을 올려 놓았다고.

대목별로 읽기

1. 좌석 밑의 발견

이야기는 포와로가 없는 곳에서 시작합니다. 심프슨 중위가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시신이 아니라 냄새입니다.

Yes, chloroform; that was it!

그래, 클로로포름이었지!

그는 공기가 차가운데도 창을 도로 내리고 자리를 옮깁니다. 가방이 들어가지 않자 그의 짜증은 점점 커집니다.

Why the devil wont it go in?

도대체 왜 안 들어가는 거야?

크리스티는 발견의 순간을 설명하지 않고 한 줄의 비명과 급정거로 잘라 냅니다. 독자는 무엇이 있었는지 알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2. 신문 기사와 불행한 상속녀

포와로가 읽어 주는 신문은 사건을 한 줄로 요약합니다. 처음에는 신원 불명이었고, 곧 정체가 밝혀집니다.

A sensational discovery was made last night.

어젯밤 세상을 놀라게 할 발견이 있었다.

죽은 이는 결혼 전 이름이 플로시 홀리데이였습니다.

Mrs. Rupert Carrington was, before her marriage, Flossie Halliday

루퍼트 캐링턴 부인은 결혼 전 플로시 홀리데이였다.

헤이스팅스가 들려주는 남편의 평판은 이야기를 이끄는 첫 번째 용의선입니다. 아내가 아니라 아내의 돈에 끌렸다는 소문이 따라다니는 남자입니다.

it was her money, and not she, that had attracted him.

그를 끌어당긴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돈이었다.

가장 먼저 의심받는 사람이 가장 뻔한 용의자라는 구도는 추리소설의 오래된 약속입니다. 크리스티는 이 약속을 지키는 척하며 독자의 시선을 두 번 옮겨 놓습니다.

3. 강철왕의 의뢰

홀리데이는 돌려 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의뢰의 조건은 간단합니다.

Money no object.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도 같은 속도로 터져 나옵니다.

I'll spend my last cent to catch the damned scoundrel that did it!

그 짓을 한 망할 악당을 잡는 데 마지막 한 푼까지 쓰겠소!

다만 이 노인은 딸이 스캔들을 피하려고 사위의 요구에 번번이 돈을 주었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으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숨깁니다. 막대한 돈과 단호한 말투가 오히려 그가 감추고 있는 것을 가려 주는 장면입니다.

4. 시간표와 사라진 보석함

홀리데이가 설명하는 하루는 철도 시간표 그 자체입니다. 12시 14분 패딩턴발, 브리스톨 직행, 이후 웨스턴, 톤턴, 엑서터, 뉴턴 애벗에 정차하는 열차입니다. 의사의 소견은 범행 시각을 좁혀 줍니다.

She had been first chloroformed, and then stabbed.

그녀는 먼저 클로로포름에 취했고, 그다음에 찔렸다.

그리고 보석을 묻는 포와로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짧습니다.

The jewel-case, M. Poirot, was missing.

보석 상자는, 포와로 씨, 사라졌소.

이 장면의 진짜 장치는 시간표가 아니라 시간표를 말하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정보, 곧 브리스톨에서 내리지 않은 이유와 객실의 남자는 한 사람의 입을 거쳐 전해진 것입니다. 이야기는 그 사실을 독자에게 숨기지 않고, 다만 눈치채게 하지도 않습니다.

5. 비뚤어진 것을 못 참는 포와로

홀리데이의 설명이 이어지는 도중 포와로는 갑자기 일어나 삐뚤어진 잉크병을 바로잡습니다. 그가 사과하며 하는 말은 이 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It affects my nerves to see anything crooked.

비뚤어진 것을 보면 신경이 거슬립니다.

앞서 심프슨이 가방을 억지로 밀어 넣으려던 장면과 겹쳐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한쪽은 들어가지 않는 물건을 힘으로 밀고, 다른 쪽은 어긋난 것을 가만히 두지 못합니다. 포와로는 하녀의 증언에서도 바로 그런 어긋남을 찾아냅니다. 그가 바닥의 핀을 집어 찡그리고 바라보는 버릇까지 합치면, 이 탐정은 정리 정돈의 감각으로 사건을 푸는 사람입니다.

6. 하녀의 증언

제인 메이슨은 훌륭한 하인의 표본처럼 감정 없이 답합니다. 객실의 남자에 관한 그녀의 해석은 주인의 행동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I thought it was to do with the gentleman in the carriage.

객실에 있던 신사와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남자가 루퍼트였느냐는 물음에는 확답을 피합니다.

I couldn’t say it wasn’t him!

그가 아니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리고 옷차림에 이르러서는 이상할 만큼 정확합니다.

the shade of blue they call electric.

흔히 전기 파랑이라고 부르는 푸른색.

돌이켜 보면 하녀의 답은 의심을 루퍼트 쪽으로 열어 두면서 동시에 옷의 인상을 심어 두는 이중의 일을 합니다. 증언이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무엇을 유난히 정확히 말하느냐를 보라는 것이 이 장면의 요점입니다.

7. 숨긴 것과 백작의 편지

포와로가 사건을 거절하는 장면은 이 이야기의 첫 반전입니다. 이유는 증거가 아니라 태도에 있습니다.

Because you have not been frank with me.

당신이 내게 솔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홀리데이가 내놓는 편지는 두 번째 용의자를 무대에 세웁니다. 백작은 옛 인연을 낭만적인 말로 감쌉니다.

I have never forgotten those days in Paris.

나는 파리에서의 그 시절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포와로는 그의 약속이 담긴 구절을 짚습니다. 백작이 사건 무렵 곧 나타나겠다고 적었다는 점이 의심을 부릅니다.

perhaps sooner than you think

어쩌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이 편지는 의심의 방향을 바꿔 놓지만, 이야기 전체로 보면 홀리데이가 마지막으로 숨긴 물건이자 독자의 시선을 사위에서 백작으로 옮겨 놓는 손짓입니다. 크리스티는 용의자를 하나씩 세우면서 정작 그들이 아닌 곳에 진실을 놓아 둡니다.

8. 포와로의 심리학

포와로는 어떻게 편지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홀리데이의 물음에 방법론으로 답합니다.

He must also be a good psychologist!

그는 훌륭한 심리학자이기도 해야 하지요!

이 방법론은 이튿날 아침 헤이스팅스와의 대화에서 다시 쓰입니다. 백작이 왜 보석만 훔치지 않고 죽였느냐는 물음에 포와로는 여자의 마음을 읽습니다.

She would not prosecute.

그녀는 고소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이유를 덧붙입니다.

Because she is a woman, mon ami.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이지요, 친구.

오늘의 눈으로 보면 이 문장은 시대의 선입견을 드러내는 말이지만, 이 장면의 쓸모는 따로 있습니다. 포와로는 범인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범인이 왜 이렇게 행동했는가를 묻고, 그 질문이 백작을 사건 밖으로 밀어냅니다.

9. 재프의 발품과 레드 나키

재프와 포와로의 만남은 이 시리즈의 익숙한 장면입니다. 재프는 놀리는 듯 안부를 묻고, 포와로는 의젓하게 받습니다.

How are the ‘little gray cells,’ eh? Going strong?

'작은 회색 세포'는 어떤가? 여전히 팔팔한가?

They function, my good Japp; assuredly they do!

잘 움직이고말고요, 친애하는 재프. 틀림없이!

두 사람의 방법은 정반대로 보입니다. 재프는 선로를 걷고 증인을 만나며, 포와로는 앉아서 생각을 정리합니다. 포와로가 재프의 부지런함을 평하는 말은 유쾌한 반격입니다.

they do not notice that the door is open!

문이 열려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네요!

그러나 재프의 발품은 헛되지 않습니다. 신문팔이 소년이 받은 팁은 소년의 기억을 만들었고, 칼과 에메랄드와 레드 나키로 이어지는 증거가 쌓입니다.

No, it was half a crown!

아니, 반 크라운이었어!

But Narky wont squeal on a pal.

하지만 나키는 동료를 불지 않을 걸세.

이 이야기에서 두 방법은 대립하지 않고 맞물립니다. 재프가 모은 것이 포와로의 추리를 확인해 주고, 포와로의 추리가 재프의 증거에 의미를 줍니다.

10. 트렁크 속의 파란 옷

이 이야기의 정점은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포와로는 설명 없이 철사로 자물쇠를 따고, 한 가지를 찾습니다.

I was looking, monsieur, for this.

저는 이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선생.

그가 꺼낸 것은 부인이 입었다던 것과 똑같은 파란 옷과 흰 여우털 모자였습니다. 정체를 밝히는 말은 담담하고 격식 있게 나옵니다.

Now, Mr. Halliday, let me introduce you to Grace Kidd, otherwise Jane Mason

자, 홀리데이 씨, 그레이스 키드, 곧 제인 메이슨을 소개해 드리지요.

독자에게 잠시 멈춰 직접 풀어 보라고 권하는 편집자의 괄호 문장이 바로 이 장면 앞에 끼어 있습니다.

make his own solution of the mystery

스스로 수수께끼의 해답을 내 보고

단서는 이미 모두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증언, 지나치게 선명한 옷의 색, 그리고 포와로가 짐작한 키 작은 장물아비입니다.

11. 포와로의 재구성

점심 식탁에서 포와로는 자신의 추리를 처음부터 풀어 놓습니다. 시작은 하녀의 태도에서 온 질문 하나입니다.

Why was she so anxious that our attention should be directed to them?

그녀는 왜 우리의 주의가 그 옷으로 향하기를 그토록 바랐을까?

다음 단계는 증언의 출처를 따지는 일입니다.

we had only the maid’s word for the mysterious man

수상한 남자에 관해서는 하녀의 말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녀가 공범이라고 가정하고 사건의 하루를 되감습니다.

The maid would provide herself with duplicate clothes.

하녀는 자기가 입을 똑같은 옷을 마련해 두었을 것이다.

She will insure his remembering her by giving him a large tip.

큰 팁을 주어 소년이 자신을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she throws the knife out of the window to mark the place

그녀는 창밖으로 칼을 던져 그 자리를 표시한다.

이 재구성에서 인상적인 것은 모든 단계가 눈에 띄는 것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파란 옷, 큰 팁, 잡지 표지, 던져진 칼은 모두 사람들이 기억하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범인들은 시간표를 속인 것이 아니라 목격자의 기억을 설계했습니다.

12. 백작이 아닌 이유와 마무리

백작이 풀려나는 이유는 알리바이가 아니라 성격입니다. 포와로는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That gentleman is much too careful of his own skin to risk murder.

그 신사는 자기 가죽을 너무 아껴서 살인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

홀리데이는 점심 뒤에 쓸 수표로는 이 빚을 갚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포와로의 마지막 말은 승리를 뽐내지 않고 재프를 슬쩍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끝납니다.

The good Japp, he shall get the official credit, all right

훌륭한 재프는 공식적인 공로를 가져가겠지요, 물론.

I think that I, as the Americans say, have got his goat!

미국 사람들 말마따나, 내가 그의 약을 올린 셈이겠지요!

끝까지 남는 의문도 있습니다. 루퍼트가 사건 당일 어디에 있었는지는 재프가 미스터리라고 말한 채 이야기 안에서 끝내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짧은 소설은 그 빈칸을 메우는 대신 하녀와 공범의 설계를 드러내는 데 힘을 모읍니다.

13. 이 책을 읽는 방법

『플리머스 급행열차 사건』은 분량이 짧아서 한 자리에서 읽기 좋은 짧은 소설입니다. 처음 읽는다면 하녀의 증언 장면(홀리데이 저택의 서재)을 읽을 때 옷차림 묘사와 남자의 인상을 메모해 두세요. 그러면 포와로가 트렁크를 여는 순간 단서가 얼마나 공정하게 놓여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의 괄호 문장이 나오는 곳에서 잠시 멈추고 스스로 범인을 추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 번 읽은 뒤에는 재프와 포와로의 대화, 신문팔이 소년의 반 크라운, 칼이 던져진 위치를 다시 보면 서술이 얼마나 촘촘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뼈대를 늘린 장편 『블루 트레인의 비밀』이나 포와로 첫 장편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과 이어 읽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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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머스 급행열차 사건』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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