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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88년 출간

The Man Who Would Be King

왕이 되려 한 사나이

식민지 인도의 신문사 편집자가 만난 두 떠돌이가 카피리스탄의 산악 부족을 얻어 왕이 되지만, 신 노릇의 거짓말과 한 번의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는 이야기

Brother to a Prince and fellow to a beggar if he be found worthy.

합당하다고 여겨지면 왕자의 형제요 거지의 동료가 된다.

It isn’t so easy being a King as it looks.

왕 노릇은 보기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눈에 보기

기차의 3등 칸에서 만난 사내의 부탁이 화자를 신문사 야근의 밤으로 이끈다. 거기서 붉은 수염의 다니엘 드라보트와 짙은 눈썹의 피치 카네한이 "우리는 왕이 되러 간다"고 선언하고, 계약서에 서명한 뒤 미친 사제와 하인으로 변장해 총을 숨긴 채 국경을 넘는다. 3년 뒤 누더기가 된 카네한이 돌아와 그 뒤를 털어놓는다. 산골 마을들을 총과 훈련으로 묶고, 프리메이슨 의식의 우연한 일치로 신으로 받들어지고, 제국의 꿈까지 꾸지만 드라보트가 아내를 원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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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The Man Who Would Be King

『왕이 되려 한 사나이』는 영국 작가 루디야드 키플링이 쓴 중편소설로, 1888년에 나왔습니다. 키플링은 1865년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나 193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젊은 시절 인도의 영자 신문사에서 일한 경험이 이 소설 속 화자의 처지와 겹친다고 흔히 말합니다. 1907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장으로 나뉘지 않고 한 호흡으로 이어지며, 겉이야기와 속이야기로 이루어진 이중 구조입니다. 겉이야기는 인도의 신문사 편집자인 화자가 세 번 마주친 두 사내에 대한 기록이고, 속이야기는 살아 돌아온 한 사람이 직접 들려주는 카피리스탄 원정기입니다. 무대는 영국령 인도의 철도와 신문사,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너머 지도에도 흐릿하게 나오는 산악 지대입니다. 키플링은 이 이야기에서 모험담의 쾌감과 제국의 오만이 불러온 파멸을 한 장면 안에 겹쳐 놓습니다.

줄거리

서문과 기차 안의 부탁

화자는 "거지의 동료, 왕자의 형제"라는 율법의 문구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엽니다. 자신은 거지의 동료는 여러 번 되어 보았으나 왕자의 형제는 아직 못 되었고, 한때는 진짜 왕이 될 뻔한 사람과 친족이 될 뻔했으며 군대와 법원과 세입까지 갖춘 왕국을 물려받기로 약속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왕은 이제 죽은 듯하다고 말합니다. 시작은 아즈미르에서 므호로 가는 기차였습니다. 예산에 구멍이 나 화자는 쿠션도 없는 중간석을 타고 있었고, 나시라바드에서 셔츠 차림의 덩치 큰 사내가 올라탑니다. 그는 위스키를 좋아하는 떠돌이였고, 신문의 지방 통신원 행세로 소규모 토후국을 협박해 돈을 뜯는 일을 해 왔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는 화자에게 부탁합니다. 자기 친구가 붉은 수염에 2등 칸에서 자고 있을 것이니, 마르와르 정션에서 새벽 우편열차가 지날 때 창을 내리고 "그는 이번 주 남쪽으로 갔다"고 전해 달라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이름까지 들먹이는 간청에 화자는 응하고, 사막으로 들어갔다가 약속한 날 마르와르 정션에서 잠든 붉은 수염의 사내를 깨워 말을 전합니다. 사내는 투덜거리며 아무것도 주지 않고 열차와 함께 사라집니다. 화자는 두 사람이 협박 사기를 하다 큰 화를 입을 것 같아 관계자들에게 인상착의를 알려, 둘이 데구버 국경에서 되돌려지게 합니다.

신문사의 밤과 계약서

화자는 신문사로 돌아와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소설은 신문사에 온갖 인간이 드나드는 풍경과, 더위가 시작되면 죽음 소식만 이어지는 암흑의 반년을 풍자적으로 그립니다. 어느 6월 토요일 밤, 이튿날 새벽까지 윤전기를 돌려야 하는 시각에 혼자 신문을 마감하던 화자 앞에 흰 옷을 입은 두 사내가 서 있습니다. 한 사람은 기차에서 만난 작은 사내, 다른 사람은 마르와르의 붉은 수염이며, 둘은 도랑에서 자다 불 켜진 사무실을 보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름은 피치 탈리아페로 카네한과 다니엘 드라보트로, 군인, 선원, 조판공, 사진사, 길거리 설교자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은 술에 취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 뒤 선언합니다. 인도는 자기들에게 너무 좁고, 그래서 왕이 되러 가겠다는 것입니다. 목표는 아프가니스탄 북동쪽 구석, 페샤와르에서 3백 마일쯤 떨어진 카피리스탄입니다. 이교도 우상이 서른둘 있다고 하니 자신들이 서른셋째가 되겠다는 것이고, 싸움이 잦은 곳에서는 병사를 훈련할 줄 아는 사람이 왕이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화자는 말리지만 둘은 대형 지도와 백과사전을 뒤지며 길을 찾습니다. 카네한이 내미는 더러운 종이에는 그들의 계약서가 적혀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한다, 술과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품위와 신중을 지키고 곤경에 처한 쪽을 버리지 않는다는 세 항목입니다.

세라이의 미친 사제

이튿날 오후 화자는 북쪽에서 온 상인과 짐승이 모이는 대규모 숙소 쿠마르센 세라이로 갑니다. 거기서 누더기와 리본 조각을 걸치고 장난감 바람개비를 돌리는 사제와, 진흙 인형 상자를 짊어진 하인이 낙타 두 마리에 짐을 싣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신 나간 사제가 카불의 아미르에게 장난감을 팔러 간다며 웃지만, 한 우즈벡 사람은 "정신이 모자란 자는 하느님이 지켜 준다"고 말합니다. 화자가 낙타를 따라 큰길까지 나가자 사제가 영어로 말합니다. 변장은 드라보트였고 하인은 카네한입니다. 낙타 짐 밑에는 마르티니 소총 스무 자루와 탄약이 숨겨져 있고, 둘이 구걸하고 빌리고 훔친 천오백 루피가 전 재산입니다. 드라보트는 작별 선물을 청하고 화자는 시계 줄에 달린 작은 나침반 부적을 줍니다. 열흘 뒤 페샤와르의 지인이 편지로 미친 사제가 카불행 대상(隊商)에 합류했다고 전하고, 화자는 둘이 국경 너머 죽음으로 향한다고 느낍니다. 그날 밤 유럽에서 진짜 왕이 죽어 화자는 부고를 써야 합니다.

3년 뒤, 돌아온 사람

세 번째 여름, 똑같이 무더운 밤샘 마감 시각에 몸이 둥글게 굽은 거지가 사무실로 기어 들어와 물을 청합니다. 머리는 하얗게 세었고 발은 누더기에 싸여 있으며, 두 눈썹이 코 위에서 한 줄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는 카네한이라고 밝히며, 자기와 드라보트가 카피리스탄의 왕이었다고 말합니다. 화자가 처음부터 말해 보라고 하자 그는 "내 눈을 보고 있어 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말이 흩어집니다"라고 당부합니다. 탁자 위에 놓인 그의 손은 새 발톱처럼 뒤틀렸고 손등에는 붉은 마름모꼴 흉터가 있지만, 그는 그건 나중 일이니 보지 말라고 합니다.

산을 넘어 첫 마을까지

카네한의 이야기는 처음에 뒤엉킵니다. 대상과 함께 떠나 모닥불의 불똥이 드라보트의 붉은 수염에 튀던 즐거운 저녁이 있었고, 이교도 행세를 하려고 드라보트가 수염 절반을 태우고 양가죽을 걸치고 머리를 무늬처럼 깎았다고 합니다. 낙타가 더는 갈 수 없는 산악에서 둘은 낙타를 죽이고 노새 네 마리를 구하는데, 드라보트는 상인 한 명을 죽이는 것도 서슴지 않습니다. 노새도 곧 쓰러지고 눈 쌓인 넓은 골짜기에 이르러, 활을 든 열 명이 스무 명에게 쫓기는 장면과 마주칩니다. 금발에 체격 좋은 이들이었습니다. 드라보트는 열 명 편에서 총을 쏘아 적을 쫓고, 모두에게 악수를 청하며 이미 왕인 것처럼 굴어 짐을 들게 합니다. 이들이 둘을 소나무 숲의 큰 돌 우상 앞으로 데려가자 드라보트는 가장 큰 우상 임브라 앞에 소총과 탄약을 바치고 코를 비비는 인사까지 합니다. 그렇게 둘은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처럼 첫 마을에 들어갔고, 카네한은 말미에 자신이 아니라 드라보트가 "다리에서 떨어졌다"고 더듬으며 이야기가 뒤섞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신과 왕이 되는 길

드라보트는 왕이 되어 황금 왕관을 쓰고 임브라 곁에 앉아 사람들의 경배를 받습니다. 두 사람은 이웃 마을과의 다툼을 총으로 가려 주고, 죽은 이마다 땅에 우유를 붓는 의식으로 화해시키며, 창으로 골짜기에 선을 그어 경계를 정하고 "땅을 갈고 번성하라"고 명합니다. 사제는 판관으로 세우고, 사제가 어긋나면 쏘겠다고 위협합니다. 이어 카네한은 스무 명을 뽑아 소총 쓰는 법과 행진을 가르치고, 다른 골짜기의 족장을 힘으로 굴복시켜 훈련을 시켜 줍니다. 그렇게 얻은 마을이 바슈카이이고 첫 마을은 에르헤브입니다. 카네한은 눈금 달린 끈에 매듭을 지어 전하는 '끈 편지'로 드라보트를 불러들이고, 두세 달 만에 돌아온 드라보트는 북소리와 군대를 이끌고 거대한 황금 왕관을 머리에 쓴 채 나타납니다. 그는 자신이 알렉산더 대왕과 세미라미스 여왕의 아들이고 카네한은 아우이자 신이라고 선포했다고 말하며, 카네한에게도 같은 왕관을 씌웁니다.

프리메이슨의 기적

드라보트가 데려온 바슈카이의 족장은 그가 어려서 알던 빌리 피시와 닮아 그렇게 불리는데, 카네한에게 프리메이슨의 비밀 악수를 건넵니다. 사제와 족장들이 프리메이슨의 하위 단계 의식을 거의 그대로 지니고 있었고, 마지막 3단계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드라보트는 이를 이용하려 하고, 카네한은 허가 없는 지부 개설은 규칙 위반이라고 반대하지만, 드라보트는 "정치적 신의 한 수"라며 밀어붙입니다. 임브라의 사원에서 지부를 열던 밤, 낯선 늙은 사제가 드라보트가 앉은 돌을 뒤엎고 바닥의 검은 때를 문질러 돌에 새겨진 '장인의 표지'를 드러냅니다. 드라보트의 앞치마에 쓰인 것과 같은 표지였고, 사원의 사제들도 그 존재를 몰랐던 것입니다. 사제는 드라보트의 발에 엎드려 입 맞추고, 드라보트는 총 개머리판을 의사봉 삼아 자신을 카피리스탄의 모든 프리메이슨의 지부장이자 왕이라고 선포합니다. 두 사람은 이 우연한 일치로 거스를 수 없는 신의 권위를 얻고, 일부 족장을 의식에 올려 자신들을 따르는 이들로 삼습니다.

여섯 달의 통치와 제국의 꿈

그 뒤 여섯 달 동안 드라보트는 언어를 익히고 족장과 사제로 평의회와 추밀원을 꾸리며 마을을 하나의 나라로 엮고, 카네한은 농사를 돕고 다리를 놓고 군대를 훈련합니다. 카네한은 터키옥을 실은 일행을 이끌고 고르반드 지방으로 가 아미르의 병영에서 손으로 만든 마르티니 소총과 전통 장총을 백 자루씩 사 오고, 훈련된 병사 오백 명을 키워 냅니다. 겨울이 다가오자 드라보트는 소나무 숲을 서성이며 거창한 계획을 말합니다. 이 산사람들은 흑인이 아니라 영국인이고 잃어버린 지파일 것이며, 인구 2백만에 전사 25만 명이 있으니 국가가 아니라 제국을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총독과 대등하게 조약을 맺고, 영국인 열두 명과 낡은 소총을 들여오고, 모든 준비가 끝나면 빅토리아 여왕에게 무릎 꿇고 왕관을 바쳐 기사 작위를 받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곧 카네한은 드라보트가 더 영리한 자들을 원하고 자기는 그 일을 도울 수 없다는 암시를 받고 상처를 입습니다.

아내를 원하는 왕

다툼의 끝에 드라보트는 겨울 동안 곁에 둘 아내가 필요하다고 선언합니다. 카네한은 계약서를 상기시키지만 드라보트는 왕이 된 뒤로 계약은 끝났다며 거부합니다. 평의회에 청하자 빌리 피시는 "딸들이 신이나 악마와 어떻게 혼인합니까"라고 곤혹스러워하며, 이 산에는 신이나 악마와 결혼한 여자가 다시 보이지 않게 된 이야기가 있다고 전합니다. 또 두 사람이 장인의 표지를 아는 것은 신이기 때문이라는 믿음도 털어놓습니다. 밤새 사원에서 여자의 우는 소리가 들리는 사이 드라보트는 아침을 기다리고, 카네한은 사제와 족장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낍니다. 빌리 피시는 왕이 이 일을 포기해야 모두에게 이롭다며 스무 명의 병사와 함께 곁에 서겠다고 합니다. 아침에 은과 터키옥으로 치장한 창백한 여자가 끌려옵니다. 드라보트가 입 맞추려 안자 그녀는 그의 목을 물고, 피가 흐르는 것을 본 사제들이 "신도 악마도 아니고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소란이 터집니다.

눈 위의 최후

군대가 반란을 일으키자 빌리 피시와 몇 안 되는 병사의 도움으로 둘은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지만, 살아 내려온 사람은 여섯 남짓입니다. 드라보트는 정신이 흐트러져 카네한이 군을 못 다스렸다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밤새 눈 위를 걸어 이튿날 정오 눈 덮인 평평한 산꼭대기에 이르자 무장한 군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총알이 드라보트의 종아리를 스치자 그는 제정신으로 돌아와 모든 것이 자기 어리석음 탓이라며 카네한과 빌리 피시에게 도망치라고 합니다. 카네한은 거부하고, 빌리 피시도 "나는 족장이다, 곁에 남는다"며 병사들만 돌려보냅니다. 세 사람은 북소리와 뿔나팔 소리 속으로 걸어갑니다. 상대는 소리 없이 에워싸고, 빌리 피시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습니다. 드라보트는 "왕답게 살았다, 다음은 뭐냐"고 큰소리칩니다. 사람들은 드라보트를 눈 속에서 한 마일을 끌고 가 협곡 위의 밧줄 다리로 데려갑니다. 그는 울고 있는 카네한에게 "용서해 달라"고 청하고, 카네한이 용서하자 악수를 청한 뒤 다리 한가운데에서 "밧줄을 끊어라"고 외칩니다. 다리가 끊어지고 그는 협곡 아래로 떨어져 죽습니다. 그 곁에는 황금 왕관이 놓여 있었습니다. 카네한은 소나무 사이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지만 죽지 않았고, 이튿날 풀려납니다. 사제들은 그를 사원에서 한동안 먹이다가 눈 속으로 내보냅니다. 그는 거의 1년 동안 구걸하며 길을 되짚어 돌아옵니다.

말린 머리와 결말

카네한은 허리춤의 누더기 속에서 은실 자수가 놓인 검은 말총 주머니를 꺼내 탁자 위에 털어 놓습니다. 거기서 나온 것은 말라붙은 다니엘 드라보트의 머리였고, 그는 터키옥이 박힌 금관을 그 위에 정성스레 씌워 줍니다. 아침 햇살이 붉은 수염과 움푹 꺼진 눈 위에 닿자 화자는 마르와르 정션의 그 사내임을 알아봅니다. 카네한은 위스키와 약간의 돈을 얻어 구호소로 가겠다며 자리를 떠납니다. 정오에 화자는 햇볕이 내리쬐는 길가에서 모자를 벗고 구부정하게 기어가며 찬송가를 부르는 그를 발견합니다. 화자는 그를 마차에 태워 선교사에게 맡기고, 이틀 뒤 수용 시설 책임자는 카네한이 일사병으로 입원했다가 전날 새벽에 숨졌다고 알립니다. 화자는 그가 죽을 때 지닌 것이 있었는지 묻지만 짐작되는 것은 없다는 답을 듣고, 이야기는 거기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율법의 문구와 모호한 약속

소설은 화자가 인용하는 한 줄의 율법으로 시작합니다.

Brother to a Prince and fellow to a beggar if he be found worthy.

합당하다고 여겨지면 왕자의 형제요 거지의 동료가 된다.

화자는 이 문구를 읽고 곧바로 제 경험을 덧붙입니다. 거지의 동료는 여러 번 되어 보았지만 서로의 합당함을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첫 문단부터 이 책은 '합당함'이라는 단어를 시험대에 올립니다. 왕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것을 누가 판정하는가라는 질문이 결말까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2. 제국의 어두운 구석

화자는 토후국을 이야기하며 식민지 지배 계층의 시선을 숨기지 않습니다. 이 서술은 오늘의 눈으로 보면 편견이 짙지만, 당시 영국인의 통념을 화자가 어떻게 말하는지 보여 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They are the dark places of the earth

그곳은 땅의 어두운 곳이다.

그러면서 화자 자신의 삶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정장 차림으로 왕족과 어울리다가 이튿날엔 맨바닥에서 잠잡니다.

It was all in a day’s work.

그것은 모두 하루 일과였다.

책의 시작부터 두 세계 사이를 오가는 화자의 입장이 정해집니다. 그는 모험의 당사자가 아니라 증인입니다. 그래서 훗날 카네한의 이야기를 믿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독자에게 넘어옵니다.

3. 중간석의 사내와 마르와르의 새벽

첫 만남은 철도 3등 칸이라는 계층의 맨 밑에서 이루어집니다. 사내는 화자에게 친구에게 전할 말을 부탁하는데, 그 말은 암호처럼 짧습니다.

He has gone South for the week.

그는 이번 주 남쪽으로 갔다.

화자는 이 말의 속뜻을 모른 채 의리로 전합니다. 이 사소한 심부름이 이야기 전체의 서문이 되고, 결말 직전 카네한이 사무실을 떠나며 마르와르라는 지명을 입에 올리는 순간 고리가 닫힙니다.

4. 신문사의 밤

키플링은 신문사 풍경을 풍자적으로 그립니다. 주인공들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긴 묘사는 이 책이 모험담이 아니라 한 사회의 단면이라는 신호입니다.

A newspaper office seems to attract every conceivable sort of person

신문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듯하다.

그리고 정확히 그 밤에 두 사람이 문을 두드립니다. 화자가 나중에 3년이 지난 같은 밤을 이렇게 서술하는 대목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The wheel of the world swings through the same phases again and again.

세상의 바퀴는 같은 국면을 되풀이하며 돈다.

두 번의 밤이 거울처럼 겹치며 이야기가 한 바퀴 돈 것을 알립니다. 3년 전 큰소리치던 두 사내와 오늘 기어 온 한 사내가 같은 사무실 같은 의자에서 이어집니다.

5. 왕이 되겠다는 선언

카네한은 인도가 자신들에게 좁다고 말합니다. 통치하는 자들이 땅을 만지지도 못하게 하니 다른 곳으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Therefore, we are going away to be Kings.

그러니 우리는 왕이 되러 떠납니다.

드라보트가 곧이어 덧붙이는 말은 짧고 단호합니다.

Kings in our own right,

우리 자신의 권리로 왕이 되는 겁니다.

두 사람은 화자가 더 미쳤다고 말해 주길 바랍니다. 이들은 광기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광기를 알고 계산하는 사람들입니다.

If you could think us a little more mad we would be more pleased.

조금 더 미쳤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더 기쁘겠습니다.

6. 계약서

종이 한 장에 쓴 계약은 이 이야기의 윤리 장치입니다. '자유로운 신사들'이라는 서명이 붙은 이 문서는 우스꽝스럽지만, 카네한은 자랑스럽게 보여 줍니다. 그중 여자와 술에 관한 조항은 이렇습니다.

Neither Women nor Liquor, Daniel.

여자도 술도 안 돼, 다니엘.

카네한은 이 조항이 인생에서 가치 있는 두 가지를 끊는 일임을 압니다.

We have kept away from the two things that make life worth having.

우리는 삶을 살 만하게 만드는 두 가지를 멀리해 왔습니다.

이 문장이 복선입니다. 두 사람이 끝내 스스로 만든 규칙의 한 줄에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계약서는 처음부터 실패를 예고하는 문서입니다.

7. 미친 사제의 변장

세라이의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유쾌한 대목입니다. 드라보트가 변장하며 손님들을 속이는 연기는 훌륭해서, 한 우즈벡 사람은 제 방식으로 이를 풀이합니다.

The witless are under the protection of God

정신이 모자란 자는 하느님의 보호를 받는다.

사제가 화자에게 부적을 팔겠다고 외치는 말에서 둘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an amulet that shall make thee King of Kafiristan

너를 카피리스탄의 왕으로 만들어 줄 부적.

그러나 낙타 짐 밑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순간 장난은 사라집니다.

I felt the butt of a Martini, and another and another.

마르티니 소총의 개머리판이 만져졌고, 또 하나, 또 하나가 만져졌다.

이 무기가 훗날 신 노릇의 밑천이 됩니다. 장난감 바람개비와 총이 한 짐에 실려 있다는 사실이 이 모험의 성격을 요약합니다.

8. 돌아온 걸인

3년 뒤의 장면에서 키플링은 독자를 한 번에 다른 분위기로 옮깁니다. 걸인은 자신의 정체를 쏟아 놓습니다.

Kings we were, with crowns upon our heads

우리는 왕이었소, 머리에 왕관을 쓴 왕.

카네한의 증언 방식이 낯섭니다. 그는 화자에게 자신의 눈을 계속 보고 있으라고 합니다.

Keep looking at me in my eyes and don’t say anything.

내 눈을 계속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그는 고통을 이겨 내려고 시선을 붙들어야 하고, 화자가 눈을 돌리는 순간 이야기의 흐름은 끊깁니다. 속이야기는 믿을 만한 기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몸이 간신히 붙잡고 있는 기억이라는 점이 이 장치로 강조됩니다.

9. 신 노릇의 시작

첫 마을에 들어선 장면은 '우연이 만든 신화'의 전형입니다. 드라보트는 우상 앞에서 코를 비비고 사제가 주는 음식만 받아먹으며 사람들의 믿음을 얻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요약하는 말은 이것입니다.

They think we’re gods.

저들은 우리를 신이라 생각해.

카네한은 그와 별개로 한 마을을 얻고서 족장에게 천 조각을 건네며 성경 구절을 흉내 냅니다.

Occupy till I come

내가 올 때까지 차지하고 있어라.

총과 훈련만으로 시작한 지배가 종교의 어휘를 빌려 정당화되는 순간입니다. 두 사람이 실제로 갖춘 것은 군사 기술뿐이지만, 사람들이 믿는 것은 신이라는 이름입니다.

10. 우연이 만든 기적

프리메이슨의 우연은 이 소설의 가장 기묘한 장면입니다. 족장이 비밀 악수를 건네자 드라보트는 곧바로 이를 활용합니다.

The Craft’s the trick so help me!

하느님께 맹세코, 이 비밀 결사가 비결이야!

사원의 돌에서 실제로 표지가 나온 순간을 카네한은 이렇게 회상합니다.

It was a amazing miracle!

정말 놀라운 기적이었다!

키플링은 이 기적에 설명을 달지 않습니다. 우연인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의식의 흔적인지 독자에게 맡깁니다. 다만 두 사내가 진짜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그들 자신입니다. 그래서 이 기적은 두 사람을 더 높이 올려 줄수록 더 위험한 거짓말의 크기를 키웁니다.

11. 제국의 꿈

드라보트의 꿈은 겨울이 오기 전에 터무니없이 커집니다.

I’ll make an Empire!

나는 제국을 만들겠어!

그의 상상은 한 발 더 나아가 지구를 향합니다.

we shall be Emperors—Emperors of the Earth!

우리는 황제가 될 거야, 지구의 황제들!

그러고는 마지막에 영국 여왕 앞에 무릎 꿇는 자신의 모습을 그립니다.

Rise up, Sir Daniel Dravot.

일어나라, 다니엘 드라보트 경.

독립 왕국을 꿈꾸는 사람이 최종 목표로 삼는 것은 제국의 인정입니다. 드라보트의 야망은 반항이 아니라 제국이 주는 작위에 대한 갈망이라는 점에서, 키플링은 식민 모험의 속내를 정확히 짚습니다. 또 그가 이 산사람들을 '영국인'이라고 부르는 방식은 자기 편견을 합리화하려는 말이기도 합니다.

12. 균열: 왕과 사령관

카네한이 군을 키우는 사이 드라보트는 점점 그를 한 단계 낮은 사람으로 대합니다. 말다툼이 번지자 드라보트가 먼저 자제합니다.

Don’t let’s quarrel, Peachey

다투지 말자, 피치.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계약을 깨겠다고 선언합니다.

I want a wife.

나는 아내를 원해.

The Contrack only lasted till such time as we was Kings

계약은 우리가 왕이 될 때까지만 유효했어.

드라보트의 말은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왕비가 있으면 부족을 더 단단히 묶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신이라는 위치를 사람의 욕망 아래로 끌어내리는 선택입니다. 그는 스스로 쌓은 규칙의 가장 약한 고리를 건드린 셈입니다.

13. 신들과 인간의 혼인

족장 빌리 피시의 반응에는 이 마을의 믿음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How can daughters of men marry gods or devils?

사람의 딸이 어떻게 신이나 악마와 혼인할 수 있습니까?

드라보트는 그것이 국가의 일이라며 분노합니다.

The marriage of a King is a matter of State

왕의 혼인은 국가의 일이다.

그리고 터지는 순간, 군중이 되풀이하는 외침이 기적의 끝을 알립니다.

Neither god nor devil but a man!

신도 악마도 아닌 한낱 사람이다!

두 사람을 지탱한 것은 총이 아니라 믿음이었고, 믿음은 피 한 방울로 사라집니다. 신화는 그것을 쌓은 방식만큼 쉽게 무너집니다.

14. 눈 속의 의리

도주 중에도 빌리 피시는 충직합니다. 그는 신분을 속인 두 사람을 책망하는 대신 한탄합니다.

Why didn’t you stick on as gods till things was more settled?

왜 일이 안정될 때까지 신으로 버티지 않았습니까?

도망칠 길이 막힌 눈 덮인 산에서 드라보트가 카네한을 돌려보내려 하자 카네한은 거절합니다.

I’m with you here.

난 여기서 자네와 함께야.

빌리 피시도 같은 선택을 합니다.

I stay with you.

나는 당신 곁에 남습니다.

왕과 사령관과 족장이 눈 위에서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인간적인 순간입니다. 파국을 만든 사람 곁에 끝까지 남는 세 사람의 선택이 계약서의 마지막 조항, 곧 곤경에 처한 쪽을 버리지 않는다는 항목을 뒤늦게 지킵니다.

15. 다리 위의 작별과 말린 머리

드라보트의 마지막 말은 왕이 아니라 신사의 것입니다.

D’you suppose I can’t die like a gentleman?

내가 신사답게 죽지도 못할 줄 아느냐?

그는 울고 있는 카네한에게 용서를 구하고, 카네한은 답합니다.

Say you forgive me, Peachey.

용서한다고 말해 줘, 피치.

Fully and freely do I forgive you, Dan.

온전히, 기꺼이 용서하네, 댄.

카네한이 가져온 증거는 말라붙은 머리입니다.

Look at him now!

이제 그를 보시오!

카네한은 자기 몸이 뒤틀린 채 돌아와 한 해를 걸었다고 하면서, 죽은 친구의 손을 놓지 않았다는 환각에 의지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는 것은 신문사 편집자의 짧은 문장들입니다.

He was admitted suffering from sun-stroke.

그는 일사병으로 입원했습니다.

And there the matter rests.

그리고 일은 거기서 멈춰 있다.

왕관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고, 이야기는 증거도 증인도 남기지 않은 채 닫힙니다. 화자가 서문에서 말한 "죽은 왕"이 누구였는지를 독자는 마지막에야 알게 됩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왕이 되려 한 사나이』는 한 시간 안팎에 읽을 수 있는 중편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철도와 신문사의 풍자적 묘사가 늘어지는 듯하지만, 이 장면들이 훗날 카네한의 이야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 뒤에는 세 가지를 눈여겨보세요. 첫째, 두 사내가 '합당함'을 스스로 어떻게 증명하려 했는가. 둘째, 신으로 받들어지는 과정이 얼마나 우연과 오해에 기대는가. 셋째, 화자가 카네한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는가. 식민지 시대의 시선이 묻어나는 표현이 곳곳에 있으므로, 인물의 말과 작가의 판단을 구분하며 읽기를 권합니다. 짧은 책이어서 두 번째 읽을 때 서문의 율법과 마지막 문장이 더 깊이 읽힙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왕이 되려 한 사나이』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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