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26년 출간
The Land of Mist
안개의 땅
죽음이 끝이라고 믿던 챌린저 교수가 기자 말론과 딸 에니드를 따라 영매와 강령회의 세계로 들어가, 마침내 자신의 가장 오래된 죄책감과 마주하는 이야기
Death ends all, Malone.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야, 말론.
it is the rebirth of the world
그것은 세계의 재탄생이다.
한눈에 보기
아내를 잃고 기세가 꺾인 챌린저 교수, 딸 에니드, 기자 말론, 사냥꾼 록스턴 경. 말론과 에니드는 신문 연재를 위해 런던의 심령주의자들을 취재하다가 영매 데브스 부인과 톰 린든, 마일리 부부와 메이슨 목사를 만난다. 린든의 체포와 재판, 도싯의 저주받은 집, 가짜 영매 사일러스의 최후, 파리의 실험실을 지나 챌린저는 공개 토론에서 완패하고, 죽어 가는 제자 스코튼의 병실에서 첫 균열을 겪는다. 마지막 강령회에서 에니드가 입신해 그의 오랜 짐을 풀어 주고, 챌린저는 변하고 말론과 에니드는 결혼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
-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의 모험』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A Christmas Carol)
한 권 요점
The Land of Mist
『안개의 땅』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1926년에 낸 장편소설입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셜록 홈즈의 아버지로 이름이 높지만 말년에는 심령주의를 알리는 일에 열정을 쏟은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홈즈가 아니라 『잃어버린 세계』에서 이미 독자에게 익숙한 챌린저 교수입니다. 성미 급하고 목소리 큰 이 과학자가 1920년대 런던의 강령회장에 끌려 들어가는 셈입니다. 책은 17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초반 다섯 장은 취재 연재의 시작, 중반은 영매들의 세계와 법정과 유령의 집, 후반은 챌린저가 직접 전투에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도일의 믿음이 작품 전체에 깔려 있어서 소설이자 변론이라는 성격이 분명하지만, 그 변론을 이끄는 사람이 가장 완고한 회의론자라는 점이 이야기를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줄거리
제1~3장: 특별 위원들의 출발
아내를 잃은 뒤 챌린저 교수는 예전의 맹렬함을 많이 잃었습니다. 삽 모양의 수염에는 흰 터럭이 섞였고 눈빛은 덜 공격적이지만, 화산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딸 에니드는 일부러 아버지를 논쟁으로 이끌어 다시 현재를 살게 합니다. 에니드와 기자 말론은 일요일마다 런던의 교파를 취재해 연재하는 중이고, 이번 차례는 심령주의자들입니다. 연구도 않고 비웃는 챌린저에게 죽음은 모든 것의 끝입니다. 아내의 화장 직후 들었다는 노크 소리도 그는 착각이라 단언합니다. 에니드는 아버지의 말에 본능적으로 반발합니다.
두 사람은 헬벡 테라스의 심령교회에 가서 입장도 어려운 인파를 뚫고 기자라는 이유로 연단 위 자리를 얻습니다. 회장 볼소버, 총무 윌리엄스, 서기 피블을 만나고, 리버풀에서 온 영매 데브스 부인이 청중에게 고인의 모습을 읽어 주다가 말론의 뒤에 있는 노인을 서머리 교수로 정확히 짚습니다. 말론은 크게 흔들립니다. 이어 미로마르라는 존재가 임박한 심판과 회개를 전하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집회 뒤 외과의사 앳킨슨이 차에 동석해 자신은 믿지는 않지만 호의적인 입장에서 연구하는 사람이라 밝힙니다. 그와 함께 챌린저의 집에 올라가자 교수는 서머리의 일화를 듣고 분노하며 말론이 미끼에 걸렸다고 몰아세웁니다. 앳킨슨은 정중히 물러나며 직업 영매 린든과의 모임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제4~5장: 해머스미스와 홀랜드 파크
기사가 반향을 일으키자 볼소버가 두 사람을 자기 집 강령회에 초대합니다. 심령 잡지 편집장 머빈은 조사하다 적대한 이들이 화를 입는다고 경고하지만 말론은 코웃음을 칩니다. 식료품점 위층에서는 법률가 출신 개혁가 마일리와 가족이 모임을 열고, 어둠 속에서 아이 영 위 원, 안내령 루크, 인디언 레드 클라우드가 나타나며 촛불 아래 나무판이 스스로 일어섭니다. 말론은 이것이 사실이라 확신합니다. 집에 돌아간 에니드를 챌린저는 "네 유령은 어디 있느냐"고 조롱합니다.
문학 클럽에서 소설가 폴터가 심령주의자를 바보나 사기꾼이라 매도하자 말론이 분노해 맞서고 폴터는 자리를 뜹니다. 그날 밤 앳킨슨의 초대로 홀랜드 파크의 심령 대학에서 린든의 강령회가 열립니다. 공작부인 같은 참석자들 앞에서 빨간 불빛 아래 작은 노부인, 소녀 루실, 마일리의 조카 조크가 나타납니다. 말론은 어머니의 얼굴을 알아보고 크게 흔들립니다. 회의적인 연구자들은 끝내 판단을 보류합니다.
제6~7장: 영매의 아침, 법정
화자는 시선을 연구자들에게서 연구 대상으로 돌려 투딜스 가에 사는 직업 영매 톰 린든의 아침을 보여 줍니다. 간밤 강령회에 지친 그는 아내 메리와 이야기하고, 전직 권투선수인 동생 사일러스가 영매 노릇의 비결을 캐려다 쫓겨납니다. 삶을 끝내려던 블런트 부인은 죽은 남편의 전언에 마음을 돌립니다. 그러나 곧이어 온 두 여인은 위장 여경이었고 린든은 두 번째 검거의 위기에 몰립니다. 말론은 그를 위로하며 챌린저에게 강령회를 보여 줄 방법을 상의합니다.
머피 경감은 여경들의 보고를 다듬게 하고 재판관을 골라 소환장을 발부합니다. 말론과 마일리는 변호사 서머웨이 존스와 만나 이 일이 1824년 부랑자법과 마녀법에 근거한 부당한 처벌임을 확인하고 후원을 약속합니다. 법정에서 멜로즈 판사는 존스의 이의와 변호 측 증인 신청을 모두 물리치고 린든에게 2개월 중노동을 선고합니다. 신문들은 이 사건을 조롱하며 '페드로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을 달았고 말론은 씁쓸해합니다.
제8~10장: 어두운 영혼, 사일러스, 구조 모임
귀국한 록스턴 경이 낸 유령 광고를 보고 편집장 맥아들은 말론을 그에게 보냅니다. 록스턴은 심령에 정통한 목사 찰스 메이슨을 만나 함께 도싯의 드라이폰트에 있는 빌라 마지오레로 향합니다. 집주인 벨챔버가 전한 사연은 미친 의사 트레메인의 죽음과 세입자들의 도주였습니다. 밤샘 중 발소리가 들리고 층계 위의 록스턴이 내던져지며 어둠이 형체를 얻어 세 사람을 덮칩니다. 메이슨은 홀로 집에 남아 그 영과 대화하고 기도로 달랩니다.
마일리의 전화로 말론과 록스턴이 소동에 가담합니다. 마일리는 전날 강령회에서 흰옷의 영을 연기한 사일러스의 잠옷 자락을 가위로 잘라 두었고, 불러낸 사일러스를 세 사람이 몸싸움 끝에 제압해 다시는 영매 행세를 않겠다는 자백서에 서명시킵니다. 마일리 부부는 영매 능력이 발전할 수 있고 악용될 위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말론은 파리 방문을 약속하고 그날 오후 다섯 시의 구조 모임에 초대받습니다. 메이슨이 합류한 모임에서 철도 짐꾼 터베인이 입신하자 중국인 영 창이 나타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던 영, 제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목사, 영국 해군 몬머스호의 선원, 하녀를 찾는 상류층 여인이 차례로 나와 마일리 부부의 인도를 받습니다. 창은 일곱 영역을 설명합니다. 말론이 다중 인격 가설로 의심하자 그날 저녁 마일리가 같은 사건의 석간 기사를 들고 와 확증합니다.
제11~12장: 사일러스의 최후, 파리의 실험
사일러스는 마일리의 방에서 얻어맞은 뒤 분을 못 이겨 머피 경위에게 사례금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하고 아동 학대 경고만 듣습니다.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자 이웃 레베카 레비가 아이들을 걱정합니다. 그는 후처 사라와 함께 트랜스에 빠지는 아들 윌리를 학대하고, 말리던 레비는 내동댕이쳐집니다. 그가 술집에 간 사이 윌리와 마지는 어머니의 영이 이끄는 대로 톰 린든의 아내에게 피신합니다. 그날 밤 사일러스는 풀린 지하 덮개 아래로 떨어져 죽고 사라는 몰락합니다.
말론, 마일리, 록스턴은 파리 메타사이킥 연구소에서 모푸 박사의 초대를 받아 갈리시아 출신 영매 판베크의 실험에 참석합니다. 리셰 교수와 플라마리옹 등이 함께합니다. 붉은 불빛 아래 큰 새와 털북숭이 피테칸트로푸스가 나타나 록스턴의 손을 핥고 사진에도 찍힙니다. 이어 노인 형상이 파라핀 통에 손을 담갔다 사라져 손 모양 주형이 남고, 콜레스테린이 검출되어 속임수 가능성이 막힙니다. 말론이 런던 신문에 보도를 보냈지만 아무도 실어 주지 않습니다.
제13~15장: 챌린저의 전투, 스코튼, 덫
심령주의가 말론과 에니드까지 물들이자 챌린저는 공개 토론에 응합니다. 퀸스 홀에서 그는 애니미즘의 유래와 사기 영매를 들어 맹공하지만, 인쇄공 출신 심령 신문 편집장 제임스 스미스는 차분히 반박하며 교수가 기본 문헌조차 모른다고 몰아세웁니다. 격분한 챌린저는 의장석을 밀어붙이며 난장판을 만들고 록스턴과 말론이 그를 끌어냅니다. 이튿날 말론이 에니드와의 결혼을 청하자 챌린저는 6개월 약속을 걸고, 자신이 직접 강령회에 참석하겠다고 말합니다.
챌린저가 아끼는 제자 로스 스코튼 박사는 불치의 다발성 경화증으로 죽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작은 체구의 델리시아 프리먼이 오스틴의 저지를 뚫고 서재에 들어와 제자의 쪽지를 전하며, 영혼 의사 펠킨이 그를 낫게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챌린저는 마지못해 병실을 찾아가 간호사 우르술라의 몸을 빌린 펠킨의 진료와 훈계를 듣습니다. 그는 믿지 못하고 간호사를 사기꾼으로 몰아 스코튼의 분노를 사지만, 델리시아는 이 일이 교수의 마음에 씨앗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말론은 에니드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키며 월리스와 롯지, 롬브로소 얘기로 챌린저를 슬쩍 떠봅니다. 마일리의 응접실에서 메이슨 목사와 스미스가 교회 전통을 둘러싸고 논쟁하고, 챌린저를 위한 강령회의 장소와 영매를 정합니다. 볼소버의 모임과 파리행, 술 취한 밴더비는 탈락하고 톰 린든이 낙점되며 참석자는 여덟 명으로 정해집니다. 그날 저녁 편집장 보몬트가 소유주 코넬리우스의 뜻이라며 기사를 조롱조로 바꾸라고 하자, 말론은 계약이 끝나면 떠나겠다고 선언합니다. 맥아들이 그를 달랩니다.
제16~17장: 일생일대의 경험, 안개가 걷히면
말론과 에니드는 챌린저를 사기 방지 감시자 명목으로 강령회에 데려갑니다. 챌린저는 거구의 청년 니콜을 동행시키고, 참석자들은 오히려 챌린저의 몸수색을 요구합니다. 분위기가 틀어져 영매 린든은 헛다리만 짚고, 캐비닛 안에서 흰 형체가 나오자 챌린저가 "지금!" 하고 외치며 니콜이 덮칩니다. 마일리는 변형 현상이라 설명하나 챌린저는 고발을 선언합니다. 바로 그때 에니드가 입신 상태에 빠져 빅터의 목소리로 올드리지와 웨어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젊은 날 챌린저가 환자에게 투여한 약에 얽힌 비밀로, 두 사람은 폐렴으로 죽었을 뿐 그가 죽인 것이 아니라고 밝혀 챌린저를 죄책감에서 풀어 줍니다. 챌린저는 린든에게 사과합니다.
말론은 신문사를 잃지만 챌린저의 특허와 사업을 관리하게 됩니다. 챌린저는 겸손하고 영적인 사람으로 변해 심령 문헌을 파고들고, 반대자들을 갈릴레오를 거부한 고위 성직자에 비유해 맹렬히 비판합니다. 말론과 에니드는 화이트홀 룸즈에서 메이슨 목사의 주례로 결혼하고, 마일리 부부, 록스턴, 볼소버, 린든 부부 등이 축하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포크스톤의 호텔입니다. 부부는 불길한 저녁 하늘 아래 미로마르의 경고를 되새깁니다. 물질주의와 지적 발달에 비해 영적 쇠퇴가 깊으니 세계가 심판받고 다시 태어나리라는 예언입니다. 두 사람은 사랑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상처 입은 사자와 에니드
첫 장은 챌린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부터 보여 줍니다. 그의 철학은 위로가 아니라 자부심에서 나옵니다. 슬픈 철학이라는 지적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Better a sad than a false one.
거짓된 것보다는 슬픈 쪽이 낫다.
사람의 몸을 두고 하는 계산도 그답게 냉소적입니다.
Four buckets of water and a bagful of salts
물 네 양동이와 소금 한 자루.
그리고 결론은 늘 같습니다.
Death ends all, Malone.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야, 말론.
이 단호함은 아내를 잃은 사람의 방어벽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긴 여정은 이 벽이 어떻게 허물어지는가를 따라갑니다.
2. 헬벡 테라스의 저녁
취재 현장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교회 앞 택시 기사는 심령교회를 이렇게 평합니다.
Tommy-rot, I call it, sir.
내가 보기엔 헛소리요, 손님.
말론과 에니드도 처음에는 신자들을 연민의 눈으로 봅니다.
Poor earnest, honest, deluded people!
가엾고 진지하고 정직하며 속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미로마르의 메시지는 짧고 직설적입니다.
There is only one real progress--spiritual progress.
진짜 진보는 단 하나, 영적 진보뿐이다.
이 문장이 책 마지막의 예언과 정확히 이어집니다. 첫 집회에서 던진 한 줄이 마지막 장에서 다시 돌아옵니다.
3. 자르지 않는 두뇌
챌린저는 서머리의 일화를 듣고 분노하며 말론이 미끼에 걸렸다고 몰아세웁니다. 그가 자기 사고방식을 자랑하는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My brain, sir, does not pare the edges.
내 두뇌는 말이오, 가장자리를 깎아 내지 않소.
정작 이야기는 그가 모호한 것을 깎아 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거듭 보여 줍니다. 도일은 과학자의 오만을 풍자하면서도 챌린저를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그립니다. 그의 분노에는 언제나 상실과 이어진 그림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4. 식료품점 위의 강령회
해머스미스의 모임에서 법률가 출신 마일리는 믿음과 앎의 차이를 말합니다.
There is such a difference between believing and knowing.
믿는 것과 아는 것 사이에는 이렇게나 큰 차이가 있다.
진보에 대한 그의 비판은 이 소설이 1920년대의 기계 문명을 보는 시선을 드러냅니다.
It is not how fast you go that matters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다.
It is a soul factory and it is turning out a bad article.
세상은 영혼의 공장인데 불량품을 찍어 내고 있다.
어린 영 위 원의 서툰 영어는 이 모임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I always eight year old.
나는 언제나 여덟 살이에요.
그리고 안내령 루크가 방황하는 옛 성직자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책의 제목이 처음 선명해집니다.
He does not know he is dead.
그는 자기가 죽은 줄을 모른다.
He walks in the mist.
그는 안개 속을 걷고 있다.
안개는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의 이미지입니다. 집에 돌아온 에니드를 챌린저가 "네 유령은 어디 있느냐" 하고 맞이하는 장면이 곧 이어져, 이 이미지가 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점을 예고합니다.
5. 계급을 평평하게 하는 것
린든의 강령회에는 공작부인과 식료품상이 나란히 앉습니다. 말론은 이 광경에서 심령주의의 사회적 성격을 읽어 냅니다.
There is no such leveller of classes as spiritualism
심령주의만큼 계급을 평평하게 하는 것은 없다.
소녀 루실의 관용은 이 책이 종교를 보는 방식을 요약합니다.
All religions are right if they make you better.
사람을 더 낫게 만들기만 한다면 모든 종교는 옳다.
어머니의 얼굴을 알아보고 흔들리는 말론의 반응은 이 장의 정서적 중심입니다. 논증이 아니라 얼굴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점을 도일은 알고 있습니다. 회의적인 연구자들이 판단을 보류하는 것도 현실적인 그림입니다.
6. 악명 높은 범죄자의 아침
제6장의 제목은 반어입니다. 범죄자로 불리는 톰 린든은 지친 가장이자 가난한 영매일 뿐입니다. 그는 부당한 대우에 분노합니다.
It’s the rich folk that are to blame, not the Spirit-people
탓할 것은 영들이 아니라 부유한 사람들이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렇게 정리하기도 합니다.
There are no real mediums in British law
영국 법에는 진짜 영매라는 것이 없다.
Every case is a police trap.
모든 사건이 경찰의 함정이다.
위기에 몰린 사람이 죽은 남편의 전언으로 삶을 끝내려던 마음을 돌리는 장면 바로 뒤에 위장 여경이 오는 구성은 잔인한 대비입니다. 선의와 제도가 같은 방에서 엇갈립니다.
7. 법정과 마녀법
머피 경감의 냉소는 법정의 분위기를 미리 알려 줍니다.
Make the jury laugh and you have your verdict.
배심원을 웃기면 평결은 이미 손에 들어온 것이다.
변호사 존스의 변론을 멜로즈 판사는 한 문장으로 물리칩니다.
the Apostolic age is past and also that Queen Anne is dead
사도 시대는 지났고 앤 여왕도 죽었다.
도일은 1824년 부랑자법 같은 구시대 법이 현대의 영매에게 적용되는 모순을 고발합니다. 신문이 '페드로는 누구인가' 하며 조롱하는 결말까지 포함해, 법정은 이 책에서 사회가 새로운 것을 다루는 방식의 축소판입니다.
8. 빌라 마지오레의 어둠
도싯의 집은 이 소설에서 가장 고딕적인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지탱하는 것은 공포보다 메이슨의 신념입니다.
Evil may always win for a time. Good wins in the end.
악은 한때 언제나 이길 수 있다. 결국 이기는 것은 선이다.
그는 죽음 이후를 연재소설에 비유합니다.
‘To be continued in our next’ is the conclusion of every life-story.
'다음 호에 계속'이 모든 인생 이야기의 결말이다.
사냥꾼 록스턴의 솔직함은 이 장의 균형추입니다.
I don’t love my neighbour as myself, and never shall.
나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못할 거요.
어둠에 덮쳐진 뒤 말론이 외치는 말은 이 책이 영계에 대해 가진 태도를 압축합니다.
Let us get back to humanity.
사람들 곁으로 돌아갑시다.
메이슨이 홀로 집에 남아 그 영과 대화하고 기도로 달래는 마무리는, 악한 영도 구원의 대상이라는 이 소설의 도덕관을 보여 줍니다.
9. 가짜 영매 사일러스
제9장은 이 책에서 가장 소란스럽고 유머러스한 장입니다. 흰옷을 입고 영을 연기하던 사일러스는 마일리가 잘라 둔 잠옷 자락 때문에 붙잡힙니다. 마일리 부인은 이 일에서 교훈을 끌어냅니다.
If you sit with wicked people you get wicked visitors.
악한 사람들과 앉으면 악한 방문자가 온다.
마일리는 이 소동 앞에서 역사의 반복을 말합니다.
The old wheel goes round.
낡은 수레바퀴는 돌고 돈다.
도일은 사기꾼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기꾼을 직접 등장시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독자가 보게 합니다. 이 균형이 있어야 후반의 챌린저 대 심령주의라는 대립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10. 구조 모임과 일곱 영역
마일리 부부의 구조 모임은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영들을 인도하는 자리입니다. 영매 터베인의 몸을 빌려 중국인 영 창이 말합니다. 마일리는 영매의 자질을 이렇게 말합니다.
The better the medium the more unselfish.
좋은 영매일수록 사심이 없다.
창은 걱정하는 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God makes no mistakes.
신은 실수하지 않는다.
Seven spheres round the world, heaviest below, lightest above.
세계를 일곱 영역이 둘러싸고 있다. 아래는 가장 무겁고 위는 가장 가볍다.
자기 죽음을 믿지 못하는 영의 놀란 질문은 제목의 안개 이미지를 다시 한번 선명하게 합니다.
Passed over? Do you mean I died?
건너왔다고? 내가 죽었다는 말이오?
말론이 다중 인격 가설을 대어 보자 같은 사건의 석간 기사로 반박이 돌아오는 대목은, 도일이 반론에 증거로 답하려 했음을 보여 줍니다.
11. 학대받은 남매의 안식처
사일러스 린든의 장은 이 책에서 가장 어두운 대목입니다. 학대받는 윌리는 트랜스 속에서 죽은 어머니의 영을 봅니다.
It is a light--a beautiful yellow light.
빛이에요, 아름다운 노란 빛이에요.
남매가 톰 린든의 아내 곁으로 피신하는 장면의 서술은 이렇습니다.
had found a harbour of peace where no storm should vex them more
어떤 폭풍도 더는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평화의 항구를 찾았다.
사일러스는 그날 밤 술에 취한 채 지하 덮개 아래로 떨어져 죽습니다. 도일은 그의 죽음을 설교 없이 사건으로만 두고, 남은 아이들의 안식에 무게를 싣습니다. 가해자의 몰락과 피해자의 피난이 한 장에서 맞물립니다.
12. 파리의 실험
파리 메타사이킥 연구소의 장은 소설에서 가장 과학적 어조에 가깝습니다. 리셰 교수는 영매를 예술가에 견줍니다.
A great medium is a great artist
위대한 영매는 위대한 예술가다.
위험해 보이는 현상도 연구해야 한다는 그의 반문이 인상적입니다.
Shall we classify the flowers but neglect the fungi?
꽃만 분류하고 곰팡이는 외면해야 하는가?
파라핀 주형 앞에서 그는 세상의 반응도 정확히 예견합니다.
If they cannot deny it, they will probably ignore it.
부정할 수 없다면 아마 무시할 것이다.
그 예견대로 런던의 신문은 말론의 기사를 하나도 싣지 않습니다. 마일리의 탄식은 웃음과 씁쓸함이 섞여 있습니다.
A mad world, my masters
미친 세상이로군, 여러분.
13. 퀸스 홀의 대결
챌린저는 성질을 부린 뒤 늘 같은 변명을 합니다.
Hepatic, sir, hepatic!
간 때문이오, 간!
서술자는 그를 골리앗에 빗댑니다. 이 비유는 아이러니합니다. 이번 싸움에서 골리앗은 이기지 못합니다.
did Goliath go forth to meet his tiny antagonist
골리앗이 자신의 작은 적수를 만나러 나아간 것처럼.
스미스의 반박은 차분하고 정확합니다. 사기 영매 때문에 전체를 비난하는 태도에 이렇게 답합니다.
One did not condemn banks because forgers occasionally used them for nefarious purposes.
위조범이 가끔 이용한다고 해서 은행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It is most dangerous to say a priori that a thing is impossible.
조사하기도 전에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난장판이 되는 토론은 챌린저가 지는 장면이면서, 지성인이 감정으로 무너지는 순간의 희극입니다.
14. 스코튼의 병실
제14장은 챌린저가 처음으로 마음을 다치는 장입니다. 죽음을 앞둔 제자에게 그는 위로를 건넬 줄 모릅니다.
Face it, my boy, face it!
정면으로 맞서게, 이 사람아, 맞서게!
스코튼이 쪽지에서 스승에게 호소하는 말은 간절합니다.
But any hope is better than no hope.
그래도 어떤 희망이든 희망이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영혼 의사 펠킨이 교수에게 남기는 경고는 이 책의 진단입니다.
beware of the egotism of brain and the self-concentration of intellect
두뇌의 자만과 지성의 자기집중을 경계하라.
챌린저는 간호사를 사기꾼으로 몰아붙이고 이 만남을 거부하지만, 델리시아가 말한 대로 씨앗은 이미 심겼습니다.
15. 덫과 신문사
제15장은 챌린저를 위한 덫을 짜는 장이면서 말론의 직업 위기가 시작되는 장입니다. 메이슨은 급진적 개혁에 반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You can’t pull a thing up from the roots like that.
그렇게 뿌리째 뽑을 수는 없는 법이다.
신문사는 현실의 압박을 상징합니다. 맥아들은 흥분한 말론을 이렇게 달랩니다.
We take the world as we find it
우리는 세상을 만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말론은 에니드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챌린저를 떠봅니다. 챌린저가 말론을 어떻게 보는지, 말론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가 이 장에서 가장 따뜻하게 드러납니다.
16. 챌린저의 시험
마침내 강령회가 열립니다. 감시자로 온 챌린저는 몸수색 요구에 분개합니다.
Search me! What do you mean, sir?
나를 수색한다고! 무슨 뜻이오?
마일리는 영매가 처한 처지를 이렇게 달랩니다.
we are all accused of it in turn
우리는 누구나 돌아가며 그런 혐의를 받는다.
니콜의 태클은 장면을 희극으로 만들고, 변명을 몰아붙이는 챌린저의 단언은 그 직전의 확신을 보여 줍니다.
I collared him low,
저는 그를 낮게 붙잡았습니다.
only open up fresh abysses of credulity.
새로운 맹신의 심연을 열어 줄 뿐이다.
그러나 에니드의 입신으로 상황이 뒤집힙니다.
Your daughter, sir, is a powerful medium.
따님은 강력한 영매입니다.
You did not kill us.
당신이 우리를 죽인 것이 아닙니다.
평생 지고 온 죄책감이 풀리는 순간 챌린저가 사과하는 모습은 이 소설의 감정적 정점입니다. 그의 개종은 논증이 아니라 용서에서 일어납니다.
my heart is very light to-night.
오늘 밤 내 마음은 아주 가볍다.
17. 안개가 걷히면
마지막 장은 변화한 챌린저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He was a gentler, humbler and more spiritual man.
그는 더 온화하고 겸손하며 더 영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자의 성품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the old lion bared his teeth
늙은 사자가 이빨을 드러냈다.
mental fossils dug from some early Pliocene horizon.
초기 플라이오세 지층에서 파낸 정신의 화석들.
이제 그의 독설은 반대편을 향합니다. 결혼식 뒤 포크스톤의 호텔에서 미로마르의 예언은 두려움보다 재탄생으로 풀이됩니다.
it is the rebirth of the world
그것은 세계의 재탄생이다.
메이슨의 영적 메시지는 위험한 상태를 이렇게 짚습니다.
when his intellectual side is more developed than his spiritual
지적인 면이 영적인 면보다 더 발달했을 때.
책의 마지막 물음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것입니다.
Why, then, should you and I fear death
그렇다면 당신과 내가 왜 죽음을 두려워해야 합니까.
제목의 안개는 걷히지만, 하늘은 불길하게 붉습니다. 개인의 평안과 세계의 심판이 함께 놓인 채 책이 끝납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안개의 땅』은 17장의 짧은 장편이고 앞부분은 취재 연재처럼 가볍게 읽힙니다. 처음이라면 제2장(헬벡 테라스), 제8장(빌라 마지오레), 제13장(퀸스 홀의 대결), 제16~17장(챌린저의 시험과 결말)을 먼저 읽어 보세요. 심령주의에 대한 도일의 입장은 작품 곳곳에서 분명하므로, 믿음 여부와 상관없이 1920년대 영국이 죽음, 과학, 종교, 신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보여 주는 기록으로도 읽힙니다. 영매를 둘러싼 법정과 신문의 조롱, 사기꾼의 존재까지 숨기지 않는 점이 이 책의 설득력입니다. 『잃어버린 세계』의 챌린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같은 인물이 어떻게 다른 종류의 모험을 하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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