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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22년 출간

The Eight Strokes of the Clock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버려진 성에서 여덟 번 울린 낡은 시계 때문에 시작된 계약 아래, 레닌 왕자와 오르탕스가 여덟 건의 사건을 풀며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이야기

Life is not worth living except in moments of adventure

삶은 모험의 순간이 아니면 살 가치가 없습니다.

There is no limit to my wish to please you.

당신을 기쁘게 하고 싶은 제 마음에는 끝이 없습니다.

한눈에 보기

권태에 지친 젊은 부인 오르탕스 다니엘이 구애자 로시니와 달아나려던 날, 정체 모를 레닌 왕자가 타이어에 총을 쏴 길을 막고 그녀를 버려진 할링그르 영지로 데려간다. 스무 해 동안 멈춰 있던 시계가 여덟 번 울린 그곳에서 두 사람은 탑 위의 해골 두 구를 발견하고, 레닌은 숨은 범죄를 짚어 내 오르탕스의 재산을 되찾아 준다. 그는 석 달 동안 일곱 건의 모험을 더 함께하고 여덟 번째에서 소원을 받겠다는 계약을 제안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사형 전날의 누명, 두 어머니 사이의 청년, 영화 속 집사의 광기, 해변 오두막의 밀실, 도끼를 든 여인에게 납치된 오르탕스, 눈 위의 발자국, 그리고 12월 5일 파리 골동품 가게의 마지막 대결이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Eight Strokes of the Clock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는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쓴 연작 단편집으로, 1922년에 나온 책으로 소개되곤 합니다. 르블랑은 1864년에 태어나 194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괴도 신사 아르센 루팡을 만든 작가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레닌 왕자인데,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 서술자가 그를 "아니 아르센 루팡이라고 해야 할까요?"라고 슬쩍 부르는 대목이 있어 루팡 연작과 이어진 인물로 읽힙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여덟 편으로 이루어집니다. 각 편이 하나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레닌과 오르탕스가 맺은 "여덟 번의 모험" 계약의 한 칸입니다. 범죄를 푸는 쾌감과 함께, 사건을 거듭할수록 두 사람 사이의 줄다리기가 팽팽해지는 재미가 책을 끌고 갑니다.

줄거리

제1화 「탑 꼭대기에서」: 멈춘 시계와 두 해골

9월 초 사냥철의 아침, 라 마레즈 성에 머무는 오르탕스 다니엘은 창가에서 구애자 로시니에게 짐을 내려보냅니다. 남편이 재산을 날리고 정신이 온전하지 않아 갇혀 지내는 탓에 이혼도 못 하고 남편의 삼촌인 아이글레로슈 백작의 집에 얹혀사는 처지입니다. 그녀는 지루함에 이끌려 로시니와 달아나기로 합니다. 성에 손님으로 와 있는 레닌 왕자는 모든 것을 엿들었고, 말을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하던 오르탕스의 길목에서 자동차 타이어 세 개를 총으로 터뜨려 달아남을 막습니다. 화가 난 오르탕스가 쫓아간 곳은 이십 년 넘게 판자로 막혀 있던 할링그르 영지입니다. 레닌은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응접실에서 멈춰 있어야 할 괘종시계가 똑딱이는 소리를 듣습니다. 시계는 여덟 번 울립니다. 시계 상자 속에서 나온 망원경 한 대와 9월 5일에 멈춘 달력이 단서가 되어, 두 사람은 지붕 위 전망대의 막힌 총안에서 멀리 담쟁이 덮인 탑을 들여다봅니다. 탑 위에는 옷을 입은 해골 남녀 한 쌍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돌아온 레닌은 백작을 서재로 불러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영지는 백작의 먼 친척이라 했던 인물, 곧 백작 자신의 것이며, 이십 년 전 그가 아내와 친구를 탑으로 유인해 멀리서 쏴서 죽이고 둘이 달아났다고 소문을 냈다는 것입니다. 시계 상자에 망원경을 던져 넣은 바람에 시계가 멎었고, 레닌이 문을 부수다가 추를 흔들어 다시 움직이게 했다는 추리입니다. 백작이 해마다 같은 날 술을 마시는 것이 증거로 제시됩니다. 레닌은 경찰에 알리지 않는 대신 조카며느리의 재산을 돌려주는 서류에 서명하게 합니다. 오르탕스는 로시니에게서 풀려난 채 자유를 얻고, 레닌은 그녀에게 계약을 제안합니다. 지금부터 석 달 안에 일곱 건의 모험을 더 함께하고, 12월 5일 시계가 여덟 번째로 울리는 순간 여덟 번째 모험을 완결하면 그 보상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오르탕스는 웃으며 조건을 겁니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가 칠팔 년 전 사라진 홍옥수 걸쇠를 되찾아 달라는 것입니다.

제2화 「물병」: 사형 전날의 가짜 증거

파리에서 레닌과 오르탕스가 불로뉴 숲의 식당에 앉아 있을 때, 옆자리 청년 가스통 뒤트뢰유가 신문 기사를 보고 놀라 뛰쳐나갑니다. 친구 자크 오브리외가 사촌 기욤을 살해한 죄로 다음 날 아침 사형을 당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레닌과 오르탕스가 오브리외 부인 마들렌의 집을 찾아가 사정을 듣습니다. 현장에는 오브리외의 오토바이 바퀴 자국과 그의 손수건, 권총이 남았고 이웃이 그를 보았다 하며, 범인이 마신 포도주병에는 그의 지문이 찍혀 있었습니다. 도난된 지폐 육만 프랑의 번호도 알려져 있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레닌은 식당 사설실에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지폐 있는 곳을 알려 줄 수 있다고 말하고, 모리소 경감이 찾아옵니다. 레닌은 증거가 하나도 없는 채로 뒤트뢰유를 범인으로 몰아세웁니다. 마들렌의 어머니에게서 뒤트뢰유가 영화 중간에 보이지 않은 시간이 있음을 확인했지만, 지폐는 그의 집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뒤트뢰유의 집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레닌은 모자 상자 안에 넣어 둔 지폐가 타 버렸다고 짚고, 창가에 놓인 둥근 물병이 햇빛을 모아 불을 일으킨 장치였음을 알아챕니다. 이어 그는 같은 모양의 모자 상자에 자기 지폐 몇 장을 일부러 태워 반쯤 타다 남은 모양을 만들고, 뒤트뢰유를 데려와 "지폐가 다 타지 않았다"고 외칩니다. 놀란 뒤트뢰유는 그 자리에서 무너져 자백서를 쓰고 증인들 앞에서 서명합니다. 레닌은 그것이 속임수였음을 털어놓고, 자백서는 수사국으로 넘어갑니다. 오르탕스는 사형을 눈앞에 두었던 오브리외 부인에게 소식을 전하러 먼저 떠납니다. 오르탕스는 감탄했지만 그는 선행의 기쁨은 금방 시든다며 싸움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제3화 「장 루이의 경우」: 두 어머니를 가진 청년

오르탕스의 친구 제네비에브 아이마르가 레닌을 찾아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싫은 사람과의 혼인을 강요하는데, 약혼자 장 루이가 갑자기 이별 편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고 호소합니다. 그는 임블레발이라는 성도, 보루아라는 성도 쓰고 있었습니다. 브르타뉴의 엘세븐 저택에 간 레닌과 오르탕스는 임블레발 부인과 보루아 부인이 서로 욕을 퍼붓고, 청년이 두 사람을 "어머니"라 부르는 광경을 봅니다. 이십칠 년 전 같은 날 밤 두 부인이 아들을 낳았는데, 간호사가 서로 구분되지 않게 같은 요에 눕혔고 아기 하나가 죽어 버렸다는 것이 장 루이가 믿어 온 사연이었습니다. 레닌은 이 사연을 거부합니다. 현실 한가운데에는 늘 고정된 점이 있다고 단언하며 간호사 부시뇰을 불러오게 합니다. 부시뇰은 겁에 질려 새로운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그날 밤 신사 한 명이 갓난아기를 안고 와, 죽은 두 아이를 대신해 자기 아들을 맡겼다는 것입니다. 세 사람은 혼란에서 풀려나 손을 맞잡고, 장 루이는 레닌과 함께 제네비에브에게 가기로 합니다.

기차에서 레닌은 오르탕스에게 고백합니다. 부시뇰의 증언은 자신이 아침에 미리 찾아가 대본을 짜 주고 만 프랑을 건넨 즉석 연극이라는 것입니다. 스물일곱 해 동안 굳은 "진실"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 위해 쓴 수법입니다. 세 사람은 지옥에서 풀려난 자유를 다시 놓지 않을 것이므로 의심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그의 계산입니다. 오르탕스는 마음이 개운치 않지만 웃음을 터뜨립니다.

제4화 「텔테일 필름」: 영화가 알려 준 광기

극장에서 오르탕스는 옛 피아노 선생의 딸 로즈 앙드레가 나온 영화 「행복한 공주」를 봅니다. 레닌은 영화 속 집사를 연기한 배우가 공주를 바라보는 눈빛이 지나치게 뜨겁다고 지적하고, 후반부의 나무꾼으로 같은 배우가 나와 공주를 납치하는 장면에서 그 정열이 연기를 넘어섰다고 짚습니다. 다음 날 영화사에서 알아낸 사실은, 배우 달브레크가 9월 18일 영화사 차고에서 차와 사만 프랑을 훔쳤고, 이튿날 르아브르에서 한 여인이 납치되었는데 그날 로즈 앙드레가 예약한 배의 선실이 비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달브레크는 앞서 보석상 부르게를 죽인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레닌은 영화에서 공주가 갇힌 동굴이 있는 브로톤 숲을 찾아가 나뭇가지가 꺾인 흔적을 확인하고, 숲의 나무꾼들 사이에서 수염을 염색한 달브레크를 알아봅니다. 인근 루토의 여관에 묵으며 지켜보다가, 형사들이 달브레크를 에워싼 날 그와 비밀 거래를 하고 탈출을 돕지만 달브레크는 총에 맞아 붙잡힙니다. 그가 자전거에 싣고 있던 낡은 냄비가 열쇠입니다. 레닌은 이 냄비로 물이 새는 나룻배의 물을 퍼내며 센 강을 건너고, 영화 속 오두막과 똑같은 집에서 로즈 앙드레를 찾아냅니다. 그녀는 갇혀 있기는커녕 자유로웠고, 달브레크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레닌은 영화에 속았다며 웃고, 이튿날 형사들 몰래 달브레크를 자동차 안에 숨겨 빼냅니다. 레닌은 두 달 뒤 달브레크의 결백을 입증하는 대로 미국으로 가서 결혼하겠다는 로즈의 맹세를 받습니다.

제5화 「테레즈와 제르맹」: 열쇠 없는 오두막

10월 12일 에트르타의 해변. 레닌은 보름 전 기차 식당칸에서 한 남매의 속삭임을 엿들었다며 오르탕스를 데려옵니다. 남매는 이날 낮 열한 시 사십오 분에 트루아 마틸드라는 곳에서, 결혼한 한 사람과 만나 배우자를 없앨 계획을 매듭짓는다고 했습니다. 해변에서 말을 나눈 도르메발 부부는 오후에 절벽을 산책하자고 이야기합니다. 남편 자크가 열쇠를 떨어뜨려 아내 테레즈와 함께 찾는 사이 두 사람은 잠깐 시야에서 사라지고, 자크는 혼자 해변 오두막에 들어가 문을 닫습니다. 카드놀이 친구들이 판정을 청하러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자 레닌이 서둘러 문을 열고, 자크는 등에 치명상을 입고 죽어 있습니다. 오두막에 들어간 사람도 나온 사람도 없었고 흉기도 없었습니다.

레닌은 오르탕스와 함께 남매가 해변에 나타나길 기다립니다. 곧 프레데릭 아스테인과 제르맹 아스테인이 도착해 도르메발의 죽음을 알고 소란을 피우고, 프레데릭은 테레즈의 가방을 슬쩍 뒤집니다. 제르맹은 테레즈를 범인으로 몰아세웁니다. 레닌은 그 자리에서 둘의 이기심과 증오를 충돌시켜 진실을 끌어냅니다. 제르맹은 사 년째 자크의 정부였고, 테레즈의 죽음을 암시하는 편지들을 보냈습니다. 테레즈는 전날 밤 그 편지들을 읽었고, 아침 해변에서 남편의 지갑에서 떨어진 사진 속 자기 얼굴이 제르맹의 얼굴로 바뀐 것을 보고 이성을 잃어 남편에게 치명상을 입혔다고 고백합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위해 자기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끝까지 말하지 않고 걸어가 쓰러졌습니다. 레닌은 다섯 장은 남매가 가져갔지만 한 장이 자크의 윗옷 주머니에서 나왔음을 밝히고, 제르맹이 노린 십만 프랑 수표도 막아 두었다고 알립니다. 제르맹은 침묵을 약속하고 물러납니다. 레닌은 오르탕스에게 "한 사람이 오두막에 들어가 잠겼는데 죽어 있었다면, 살인은 이미 벌어진 뒤"라고 설명하고, 오르탕스는 자신이 위험에 빠지더라도 그를 신뢰하겠다고 속삭입니다.

제6화 「도끼를 든 여인」: 오르탕스가 납치되다

전쟁 전 파리를 떨게 한 연쇄 살인이 있었습니다. 열여덟 달 동안 다섯 여성이 실종되었다가 일주일 뒤 머리에 도끼를 맞은 시신으로 파리 서쪽 교외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거리에서 주운 수첩에는 피해자 이름과 숫자가 적혀 있었고, 여섯 번째 이름 윌리엄슨이 더해져 있었습니다. 숫자는 범행과 범행 사이의 날수였고, 계산하면 다음 범행일은 10월 18일이 됩니다. 그날 오르탕스는 우체국에 간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습니다. 레닌은 일주일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서재에 틀어박혀 나흘을 보냅니다. 오르탕스를 향한 마음이 사랑으로 변했음을 그는 이때 절감합니다.

수요일 오후 다섯 시, 그는 피해자 이름들이 모두 H로 시작하고 여덟 글자라는 공통점을 알아냅니다. 곧 H는 알파벳의 여덟 번째 글자이고 프랑스어로 여덟은 huit입니다. 그는 "에르미니"라는 이름으로 요리사 구직 광고를 내고, 유혹될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립니다. 급행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은퇴한 식민지 총독 루르티에-바노의 부인이었고, 레닌은 총독을 압박해 숨은 진실을 끌어냅니다. 총독의 법적 아내 에르망스가 쌍둥이 아이를 마차에 잃은 뒤 정신이 무너졌고, 빌다브레의 시설에서 늙은 유모 펠리시엔의 보호를 받으며 지내 왔다는 것입니다. 레닌은 그녀가 동물을 해친 뒤에야 잠들 수 있었으며, 같은 이름의 여성을 죽이면 오랫동안 잠을 잔다는 망상에 빠졌다고 추리합니다. 두 사람이 차로 달려가 유리를 도려내고 창문으로 들어가자, 묶여 쇠약해진 오르탕스가 살아 있었습니다. 에르망스는 도주했다가 얼마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됩니다. 오르탕스는 자신이 처했던 위험을 끝내 모른 채 회복하고, 며칠 뒤 시설에 갇혀 있던 그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오르탕스는 요양을 위해 바시쿠르 근처 친척 집으로 갑니다.

제7화 「눈 위의 발자국」: 거꾸로 걸은 사내

바시쿠르 근처 사촌 에르멜린의 집에서 쉬던 오르탕스가 레닌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제 모험은 지긋지긋하다는 말 뒤에, 시장 여관에서 본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거칠고 술을 좋아하는 드 고르네 남작과 아들 마티아스, 그리고 아들에게 갇히다시피 사는 가냘픈 며느리 나탈리,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청년 제롬 비날이 한 방에서 마주쳤다는 이야기입니다. 레닌은 편지에서 그녀의 마음을 읽고 그날 밤 기차에 오릅니다. 새벽의 마을에서는 간밤에 총성이 세 번 울렸고, 마티아스의 저택 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돕니다. 저택 거실은 부서져 있었고 시계는 열한 시 이십 분에 멈춰 있었으며, 눈 쌓인 마당에는 우물 쪽으로 끌려간 흔적과 비날의 권총이 있었습니다. 우물은 바닥이 없다고 알려져 있어 헌병 하사는 마티아스가 우물에 던져졌고 나탈리는 납치되었다고 판단합니다. 비날과 나탈리는 기차를 타려다 체포됩니다.

지방 검사 대리가 저택에서 두 사람을 신문하는 자리에서, 비날은 격투 끝에 마티아스를 제압해 묶어 두고 기절한 나탈리를 데리고 나왔을 뿐 총성은 모른다고 진술합니다. 그러자 천장의 작은 창에서 레닌이 뛰어내려 발언을 청합니다. 그는 "뒤로 걸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마티아스는 비날이 떠난 뒤 눈 위에 자기가 살해된 듯한 흔적을 남기고, 뒷걸음으로 아버지 집까지 걸어가 아버지의 수레 포장 아래 숨어 파리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부자가 서로를 수익자로 한 생명보험을 들어 두었다는 사실도 그의 추리를 뒷받침합니다. 눈 위의 서툴게 비틀거린 발자국은 취한 걸음이 아니라 뒤로 걷는 어색함이었습니다. 노인은 곧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발자국을 밟아 지워 버립니다. 사건이 끝난 뒤 오르탕스는 레닌을 피해 방에 누워 있다고 전하고, 레닌은 "나를 피한다는 건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중얼거립니다.

제8화 「수성의 표시에서」: 마지막 종소리

11월 30일 레닌은 편지를 보냅니다. 12월 5일은 계약의 마지막 날이고, 오르탕스는 걸쇠를 되찾아 달라고 했지만 자신이 이루지 못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며, 자신의 지시를 따르라는 것입니다. 골풀 세 가닥을 엮은 채찍, 검은 구슬 일흔다섯 알의 목걸이, 푸른 모직 드레스, 붉은 잎 모자, 깃털 보아를 갖춰 생테티엔뒤몽 교회로 가면 검은 옷의 노파가 구슬을 세어 보고 길을 안내할 것이라고 합니다. 길 끝의 집에서 안색이 창백한 사내를 만나 "내 걸쇠를 찾으러 왔다"고 말하라는 지시입니다. 오르탕스는 처음엔 거절하다가 12월 4일 아침 정원에서 골풀을 베어 길을 나섭니다. 교회에서 노파가 "일흔다섯, 맞네요" 하고 그녀를 이끌어 간 곳은 생루이 섬의 골동품 가게 「수성」, 주인은 판칼디입니다. 오르탕스가 요구를 되풀이하자 판칼디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비밀을 쓰겠다더니 권총으로 자살하는 시늉을 하고, 그녀가 흔들리는 틈에 기세를 되찾아 가게 문을 내립니다.

그때 위층 세입자라며 레닌이 철제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판칼디의 아내는 옛날 오르탕스의 하녀였던 뤼시엔이고, 둘은 코르시카 출신으로 미신을 믿어 아홉 해 전 걸쇠를 훔쳤으며, 그 뒤로 사업이 번성하자 걸쇠를 행운의 부적으로 섬겨 왔다는 것이 레닌의 설명입니다. 레닌은 두 달 동안 가게를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며, 아들을 납치하겠다는 협박과 경찰 신고 위협, 심지어 십만 프랑의 제안까지 던져 판칼디를 흥분시킵니다. 판칼디는 흥분한 끝에 "행운은 걸쇠에 붙어 있고, 수성이 내 수호신"이라고 떠들고 레닌에게 수성 조각상 하나를 선물하며 가게 밖으로 내몹니다. 레닌은 순순히 물러납니다.

위층 식당에서 레닌은 오르탕스에게 저녁을 대접하며 조각상을 살핍니다. 간판 위 수성 신이 한쪽 다리에 지나치게 몸을 기울여 있는데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가 반대추라고 추리한 그는, 판칼디가 선물한 조각상이 아니라 방금 창밖에서 바꿔 온 간판의 조각상을 내밉니다. 걸쇠는 그 받침대 뒤의 납 껍질 속에 있었습니다. 오르탕스는 깨뜨릴 필요가 없다고 말립니다. 시각은 여덟 시 십오 분 전입니다. 그녀는 계약의 여덟 번째 종은 할링그르의 시계가 쳐야 한다는 조건에 기대려 합니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낯익은 소리와 함께 시계가 울립니다. 할링그르의 그 시계가 바로 이 집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종이 여덟 번 울리는 동안 오르탕스는 저항하지 않고, 마지막 종소리와 함께 레닌의 품에 안겨 입술을 내줍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멈춘 시계가 다시 가다

첫 이야기의 무대는 이십 년 동안 닫혀 있던 집입니다. 시계가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먼저 나오는 단서입니다.

The clock struck eight with a serious note

시계는 묵직한 소리로 여덟 번을 쳤다.

레닌이 문을 어깨로 밀어 열다가 추를 풀어 놓은 것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이 책의 제목이 가리키는 모든 종소리는 이 한 순간에서 시작합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같은 소리가 되돌아오는 구성이 수미쌍관을 이룹니다. 해골이 있는 탑은 눈이 아니라 망원경이 아니면 보이지 않습니다. 단서를 보는 방법도 이 한 장면에서 정해집니다.

It's really very strange.

정말 이상하군요.

2. 사슬의 첫 고리

레닌은 사건을 해결할 때 증거를 모으기보다 처음부터 이야기 전체를 상상합니다. 그의 설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When you hold the first link of a chain

사슬의 첫 고리를 쥐고 있으면.

이어서 그는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재미"라고 말합니다.

It's the greatest fun in the world.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입니다.

탑, 망원경, 달력, 총기 선반이라는 흩어진 사물이 한 편의 범죄로 모이는 것을 레닌은 놀이처럼 즐깁니다. 다만 그는 같은 장면에서 두 번째 가설을 일부러 더 어둡게 만들어 백작을 압박합니다. 추리가 정의의 도구이기 전에 협상의 도구라는 점이 이 연작의 특징입니다.

3. 모험가의 계약

첫 사건이 끝난 저녁, 레닌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An adventurer. Nothing more.

모험가일 뿐입니다. 그 이상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험이 인생의 이유라고 말합니다.

Life is not worth living except in moments of adventure

삶은 모험의 순간이 아니면 살 가치가 없다.

오르탕스가 내건 조건은 걸쇠입니다.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한 번 사라진 행운의 증표를 돌려받는 일입니다.

"I will find it," Renine declared, "and you shall be happy."

"찾아내겠습니다." 레닌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행복해질 겁니다."

여덟 편이 하나의 줄로 이어지는 장치가 이 계약이고, 독자는 마지막 편이 걸쇠와 여덟 번째 종이 만나는 자리가 되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압니다.

4. 아는 척하는 방법

두 번째 이야기에서 레닌은 증거가 하나도 없는 채로 경찰을 부릅니다. 오르탕스가 그것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Well, I'm acting as though I knew.

글쎄요, 저는 아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사형이 몇 시간 뒤로 다가온 상황에서 확인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그는 솔직히 밝힙니다. 뒤트뢰유를 몰아세운 근거도 결국 허세였음이 나중에 드러납니다.

Mere bluff.

그저 허세였지요.

레닌의 방식이 위험한 도박이라는 사실은 곳곳에서 인정됩니다. 그러나 사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사람 앞에서 정공법이 소용없다는 점이 이 방식의 정당화가 됩니다.

5. 물병과 모자 상자

뒤트뢰유가 지폐를 없애려고 쓴 방법은 오래된 과학 상식에서 나옵니다. 레닌이 불난 현장에서 복원한 장치는 이렇습니다.

You take a big, round-bellied water-bottle and stand it on the window-sill.

큼직하고 배가 둥근 물병을 창턱에 세워 놓지.

It acts as a burning-glass, concentrating the rays of the sun

그 병이 불붙이는 렌즈가 되어 햇빛을 모은다.

레닌이 모자 상자를 한동안 놓친 이유도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we always overlook that particular hiding-place

우리는 늘 그 특별한 은닉처를 지나치지.

숨긴 물건이 눈앞에 놓인 모자 상자였다는 구도는 "가장 잘 보이는 곳이 가장 안전하다"는 오래된 요령의 한 예입니다. 마지막 승부는 뒤트뢰유 자신이 가짜 증거에 속아 자백서를 쓰는 것으로 끝납니다.

The only pleasure that never flags is that of the fight itself.

식지 않는 즐거움은 싸움 그 자체뿐입니다.

6. 두 어머니와 현실의 고정점

세 번째 이야기의 장 루이는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쪽을 택할 수 없는 두 어머니 사이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One can't leave one's mother; and one of those two women was my mother.

어머니를 떠날 수는 없고, 그 두 여인 중 하나가 내 어머니였다.

레닌은 이 이야기가 너무 소설 같다고 거부합니다.

there is always a fixed point, a solid nucleus

언제나 변하지 않는 한 점, 단단한 핵이 있다.

그가 새로 쓴 간호사의 거짓 증언은 인물들이 진실이 아니라 해방을 원했다는 것을 알아본 위에서 짠 것입니다. 레닌은 그것을 숨기지 않고 오르탕스에게 털어놓으며 유머로 마무리합니다.

By Jingo, one can't do with two mothers in a life-time!

세상에, 평생 어머니가 둘이어서는 곤란하지!

이 편은 범인을 가려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의 오래된 구속을 풀어 주는 이야기입니다. 오르탕스가 결말에서 석연치 않아 하는 것도 추리의 쾌감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7. 영화 속 집사

네 번째 이야기는 영화관에서 시작합니다. 레닌은 줄거리보다 엑스트라를 봅니다.

Just note how he gazes at the princess

그가 공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보세요.

그는 영화의 연기 속에서 배우의 진짜 마음을 읽습니다. 연기라는 틀이 감정을 숨기는 동시에 드러낸다는 관찰은 꽤 현대적입니다. 오르탕스는 처음에는 좋은 연기일 뿐이라고 고개를 젓다가, 다음 날 영화사에서 나온 사실들을 듣고서야 믿기 시작합니다.

Because he's acting on his own account

그가 자기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 영화에 속은 사람들

그러나 실제로 로즈 앙드레를 찾아낸 뒤 레닌은 자신들이 영화가 만든 기대에 갇혀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It isn't a bit the way in which things happen in the pictures!

현실은 영화에서 일어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군요!

납치된 여성이 괴로워하며 갇혀 있으리라는 틀에 맞춰 두 사람은 숲을 뒤졌지만, 현실의 로즈는 자기 뜻으로 달브레크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But in real life ... oh, woman, woman!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 여자, 여자란!

레닌의 마지막 말은 여성에 대한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지만, 이야기 구조로는 자기 추리가 틀렸음을 시인하는 순간입니다. 달브레크가 도망치는 대목에서 쓰이는 냄비는 사소한 도구가 열쇠가 되는 장면의 전형입니다.

9. 해변의 열쇠 없는 오두막

다섯 번째 이야기는 책에서 가장 고전적인 밀실입니다. 해변 한가운데, 스무 명의 눈앞에서 사람이 죽습니다. 레닌은 질문을 이렇게 바꿉니다.

I always put the question as it should be put

나는 언제나 질문을 있어야 할 방식으로 던집니다.

핵심은 간단한 시간 순서의 역전입니다.

As the murder was not committed in the cabin

살인이 오두막 안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면.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의심하는 것으로 밀실이 풀립니다. 이 편에서 레닌은 범인을 지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해자를 감싸는 쪽에 섭니다. 오르탕스가 끝내 테레즈 곁에 서서 위로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0. 테레즈의 고백

테레즈는 남편을 해친 뒤에도 곧바로 자백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남편의 마지막 선택에 있었습니다.

He had kept silent, for the sake of the children.

그는 아이들을 위해 침묵을 지켰다.

그녀를 무너뜨린 것은 편지가 아니라 사진이었습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제르맹의 얼굴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It was your face!

그건 당신 얼굴이었어!

사건 직후 레닌이 선택한 것은 침묵의 약속이었고, 제르맹은 법정 대신 사적인 합의 속에서 물러납니다. 이 책은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족 안의 폭력과 배신을 다룰 때 가장 어둡지만, 레닌의 판단은 늘 어린 두 딸의 앞날 쪽으로 기웁니다.

Because of his children.

아이들 때문에.

11. H와 여덟 글자의 이름

여섯 번째 이야기의 해답은 이 책의 제목이 가리키는 숫자와 맞물립니다.

Because their names begin with an H and consist of eight letters!

그 이름들이 H로 시작하고 여덟 글자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신문이 어떤 이름은 성만, 어떤 이름은 이름까지 적었다는 사소한 차이가 단서가 됩니다. 레닌은 피해자 목록을 스무 번 들여다본 뒤에야 보였다고 말합니다. 도끼(hatchet)도 H로 시작한다는 점까지 겹치는 이 말장난은 책 전체를 감싼 숫자 여덟의 장난과도 닮았습니다. 범인의 동기는 슬프도록 단순합니다.

She wanted sleep; and she steals the sleep of others!

그녀는 잠이 필요했고, 남의 잠을 훔쳤다!

12. 갇힌 오르탕스, 그리고 레닌

오르탕스가 사라진 뒤 레닌은 처음으로 무너집니다. 그가 서재에서 되뇌는 말은 이 책에서 가장 사적인 장면입니다.

Hortense is suffering....

오르탕스는 괴로워하고 있다....

재미로 시작한 모험에서 레닌이 비로소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입니다. 구출된 오르탕스는 신기하게도 아무 말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I was sure of you....

당신을 믿었어요....

그녀는 자신이 연쇄 살인의 일곱 번째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 채 회복합니다. 위험을 알지 못한 채 믿었다는 사실이 이 장면의 아이러니이자 두 사람의 관계를 한 단계 옮겨 놓는 계기입니다. 레닌은 사건 전에 오르탕스에게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습니다.

I have nothing to fear; he will save me.

나는 두려울 게 없다. 그가 나를 구해 줄 테니.

13. 눈이 말해 주는 것

일곱 번째 이야기에서 눈은 가장 믿을 만한 증인처럼 행세합니다. 검사 대리는 눈 위의 발자국 앞에서 끝까지 자신의 논리를 지킵니다.

That sheet of snow cannot speak false!

저 눈밭이 거짓을 말할 리 없소!

레닌의 답은 간단하고 명쾌합니다.

By walking backwards, Mr. Deputy.

뒤로 걸으면 되지요, 검사 대리님.

그가 진짜 잡은 것은 발자국이 아니라 거짓말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이 술에 취했다고 말한 대목이 마티아스의 서툰 발걸음을 설명하기 위한 사전 연출이었음을 레닌은 나탈리의 한마디에서 알아챕니다. 또한 레닌은 이 사건에서 법이 아니라 눈앞의 두 사람을 먼저 생각합니다.

Breaking in is allowed, when there's a fellow-creature to be rescued.

동료 인간을 구해야 한다면 침입도 허용됩니다.

14. 편지로 건네는 마음

일곱 번째 이야기는 오르탕스의 편지로, 여덟 번째 이야기는 레닌의 편지로 열립니다. 오르탕스는 모험을 그만두겠다고 하면서도 그 편지에 모험을 담아 보냅니다. 레닌은 그것을 읽고 이렇게 풀이합니다.

She avoids me, therefore she loves me.

나를 피한다는 건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여덟 번째 이야기의 편지에서 레닌은 마지막 모험을 위한 지시를 내리면서 이렇게 적습니다.

inscribe in the book of our common life eight good stories

우리 공동의 삶이라는 책에 여덟 편의 좋은 이야기를 적어 넣어야 한다.

두 사람의 관계를 한 번도 직접 이름 붙이지 않고, 이야기와 계약이라는 말로만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 이 연작의 매력입니다.

15. 수성 신의 균형

마지막 사건은 판칼디가 훔친 걸쇠를 찾는 일입니다. 오르탕스가 첫 대결에서 쓴 말은 단순합니다.

I have come to fetch my clasp.

제 걸쇠를 찾으러 왔어요.

그러나 판칼디는 연기로 그녀를 꺾습니다. 협박과 흥정이 모두 실패하는 것처럼 보이던 순간 레닌은 판칼디가 입에 올린 두 말, 행운과 수성의 연결에서 단서를 얻습니다. 간판 위의 수성 신이 앞으로 쏠려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레닌은 첫날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What a beautiful thing is a harmonious line!

조화로운 선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A counterweight.

반대추지요.

레닌은 이 해답을 아름다움을 보는 눈과 물리 법칙을 보는 눈이 만났을 때 풀리는 문제로 설명하며, 자기가 미학의 잘못을 지나쳤고 물리의 잘못을 놓쳤다고 인정합니다. 판칼디를 속이는 방법이 도둑질이 아니라 조각상 바꿔치기라는 점도 유쾌합니다.

I took this one myself.

이건 내가 직접 가져왔지요.

16. 여덟 번째 종소리

결말은 이 책의 모든 숫자가 한 점에서 만나는 장면입니다. 오르탕스는 시계가 할링그르의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의지하려 하지만, 그 순간 등 뒤에서 소리가 납니다.

The clock struck eight.

시계가 여덟 번 쳤다.

그녀는 이미 마음의 저항을 접은 상태입니다. 서술자는 그 마지막 모험을 이렇게 부릅니다.

It was the adventure of love

그것은 사랑이라는 모험이었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she fell upon his breast and offered him her lips

그녀는 그의 가슴에 안겨 입술을 내주었다.

여덟 편에 걸쳐 쌓인 신뢰와 긴장과 농담이 한 문장으로 닫힙니다. 오르탕스의 선택은 레닌의 강요가 아니라 그녀 자신의 자각으로 그려지는데, 이 점이 이 책의 로맨스를 단순한 정복담과 구별 짓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는 여덟 편이 각각 독립된 사건이면서 하나의 계약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라서, 한 편씩 끊어 읽어도 좋지만 첫 편과 마지막 편은 짝을 이루므로 순서대로 읽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납니다. 짧게 맛보려면 제1화(시계와 탑)와 제2화(물병)를 먼저 읽고, 본격적인 변주를 보고 싶다면 제5화(해변 오두막)와 제7화(눈 위의 발자국)를 이어서 읽어 보세요. 책의 감정선을 따라가고 싶다면 제6화와 제8화가 핵심입니다. 레닌이 매번 사건을 풀어 가는 방식은 추리보다 연출에 가깝고, 그 연출이 때로는 도덕적으로 위태롭습니다. 가짜 증언과 허세를 서슴지 않는 그의 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생각하며 읽으면, 이 책이 보여 주는 낭만과 위험이 함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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