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22년 출간
Tales of Terror and Mystery
공포와 미스터리 이야기
구름 위의 괴물, 지하 묘지의 어둠, 사라진 열차와 기차 칸의 시체까지, 코난 도일이 공포 여섯 편과 미스터리 여섯 편에 담아 낸 열두 개의 수수께끼
I have seen the beauty and I have seen the horror of the heights
나는 높은 곳의 아름다움도, 높은 곳의 공포도 보았다.
Does a train vanish into thin air in England in broad daylight?
영국에서 대낮에 열차 한 대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일이 있단 말인가?
한눈에 보기
1부 「공포 이야기」는 여섯 편이다. 고도 4만 피트의 하늘에서 공기 속 괴물과 마주친 비행사의 피 묻은 수첩(고공의 공포), 가죽 깔때기가 불러낸 17세기 파리의 꿈(가죽 깔때기), 지하 묘지에서 친구를 어둠에 가둔 학자(새로운 지하 묘지), 한 번의 수술로 끝난 정사(레이디 산녹스 사건), 더비셔 동굴에 사는 눈 먼 거수(블루 존 갭의 공포), 사촌의 저택에서 벌어진 밤의 함정(브라질 고양이)이 이어진다. 2부 「미스터리 이야기」도 여섯 편이다. 사라진 특별 열차(잃어버린 특별편), 광기를 숨긴 매제를 붙잡는 일(딱정벌레 사냥꾼), 시계 여섯 개를 지닌 시체(시계를 가진 남자), 방 안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칠해진 상자), 죽은 의사의 재판정 등장(검은 의사), 보석을 훔친 자가 아니라 되돌리는 자(유대인의 흉갑)가 차례로 풀린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의 모험』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Dracula)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한 권 요점
Tales of Terror and Mystery
『공포와 미스터리 이야기』는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단편집으로, 1922년에 책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도일은 1859년에 태어나 193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탐정 셜록 홈즈를 만든 작가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 책에는 홈즈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앞뒤 절반씩 모두 열두 편이 실려 있습니다. 1부 「공포 이야기」에는 「고공의 공포」 「가죽 깔때기」 「새로운 지하 묘지」 「레이디 산녹스 사건」 「블루 존 갭의 공포」 「브라질 고양이」가, 2부 「미스터리 이야기」에는 「잃어버린 특별편」 「딱정벌레 사냥꾼」 「시계를 가진 남자」 「칠해진 상자」 「검은 의사」 「유대인의 흉갑」이 들어 있습니다. 각 편은 1890년대부터 1910년대에 걸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발견된 수기, 신문 기사, 편지, 일기, 법정 기록처럼 증거 문서를 곁들인 틀 안에서 이야기됩니다. 공포 쪽은 인간이 만든 함정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자연 사이를 오가고, 미스터리 쪽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 하나의 설명으로 풀리는 순간을 향해 달려갑니다. 대부분의 편이 마지막 문단이나 마지막 한 줄에 반전을 준비해 둔 짧은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1부 공포 이야기 · 제1편 고공의 공포(The Horror of the Heights): 피 묻은 수첩
화자는 먼저 '조이스-암스트롱 단편'이라 불리는 문서가 누군가의 장난이라는 의심은 이제 버려졌다고 알립니다. 9월 15일 위디엄 근처 로어 헤이콕 밭에서 농장 일꾼 제임스 플린이 파이프와 깨진 쌍안경, 그리고 풀밭 도랑에 떨어진 수첩을 주웠고, 수첩은 런던의 항공 클럽으로 보내졌습니다. 앞의 두 쪽은 없고 몇 군데에는 피 얼룩이 있습니다. 조이스-암스트롱은 부유한 비행사이자 발명가, 시인이며 몽상가였습니다. 비행기에 엽총을 싣고 다니는 별난 습관이 있었고, 고도 기록에 도전하다 추락해 머리가 사라진 머틀 중위의 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수첩 속의 그는 하늘 높은 곳에 '공기의 정글'이 있다고 믿습니다. 실종된 비행사들, 그리고 고공에서 내려와 "괴물 같다"는 말만 남기고 숨진 헤이 코너의 일이 그 증거입니다. 그는 엽총과 산탄 탄약, 산소 주머니를 싣고 폴 베로네 단엽기로 이륙합니다. 비와 우박, 두 겹의 구름층,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 천 피트를 추락하는 위기를 지나 4만 1,300피트에 이릅니다. 그곳에서 기름기 있는 연기 같은 물질을 만나고, 이어 세인트폴 대성당 지붕보다 큰 해파리 같은 존재들과 소용돌이치는 공기뱀, 그리고 부리와 눈 같은 것이 달린 보라색 거대한 괴물이 나타납니다. 괴물은 20마일 넘게 비행기를 따라오다 촉수를 뻗어 그를 끌어내리려 하고, 그가 쏜 산탄이 괴물 등의 거대한 기포를 터뜨리자 몸이 기울어 그는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그는 증거를 얻기 위해 다시 올라가겠다고 쓰고, 수첩의 마지막 쪽에는 "4만 3천 피트, 땅을 다시는 못 볼 것이다, 셋이 내 아래에 있다"는 휘갈긴 글씨가 남습니다. 비행기 조각은 수첩이 발견된 곳 가까이에서 나왔고 그는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제2편 가죽 깔때기(The Leather Funnel): 물건이 기억하는 장면
화자는 1882년 이른 봄, 파리 바그람 가에 사는 친구 라이오넬 데이커를 찾아갑니다. 데이커는 오컬트 서적과 기이한 수집품을 모은 부유한 학자로, 화자는 거실 소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탁자 위에는 놋쇠 테를 두른 낡은 가죽 깔때기가 있는데, 좁은 쪽 목이 무언가로 찢긴 듯 거칠게 상해 있습니다. 놋쇠 테에는 글자 몇 개와 후작의 관 모양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데이커는 큰 감정이 걸렸던 물건은 감수성 있는 마음에 그 분위기를 전한다는 이론을 들려주며 화자에게 깔때기를 베개 곁에 두고 자 보라고 청합니다.
화자는 꿈속에서 둥근 천장의 방을 봅니다. 검은 옷의 재판관 셋이 물러나고, 금발에 어린아이 같은 푸른 눈을 한 작은 여인이 차분히 서 있으며, 신부가 십자가를 들이밉니다. 기름때 묻은 옷의 사내가 밧줄을 들고 들어와 고문이 준비되고, 하인이 깔때기를 쥐고 다가서는 순간 화자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납니다. 데이커는 17세기 파리의 재판 기록을 읽어 줍니다. 아버지와 두 오빠를 살해한 죄로 '특별 심문'을 받는 여인의 모습이 꿈과 하나하나 맞습니다. 놋쇠 테의 글자는 마리 마들렌 도브레, 브린빌리에 후작부인의 이름이었고, 깔때기는 경찰 수장 라 레이니가 사건의 기념품으로 간직하며 이름을 새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깔때기의 찢긴 자국을 가리킨 화자에게 데이커는 그녀가 사나운 암호랑이였고 이빨이 강하고 날카로웠을 것이라고 대답하며 돌아섭니다. 화자는 이 데이커가 불로장생약을 찾았다고 믿던 바로 그 무렵에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입니다.
제3편 새로운 지하 묘지(The New Catacomb): 두 학자와 한 여인
로마의 겨울 밤, 부유한 영국 고고학자 케네디와 가난하게 올라선 독일 학자 줄리어스 버거가 케네디의 방에 마주 앉습니다. 버거는 새 카타콤을 발견했지만 위치를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케네디가 신뢰를 약속하자 버거는 교환 조건을 제시합니다. 로마를 떠들썩하게 했던 메리 손더슨 양과의 일을 직접 들려 달라는 것입니다. 케네디는 마지못해 털어놓습니다. 그녀가 약혼한 몸이라는 점이 모험에 매력을 더했고, 3주를 같이 지낸 뒤 로마가 필요해서 떼어 냈으며, 그녀의 아버지가 런던 호텔에 나타나 소동이 나자 홀가분했다는 것입니다. 약혼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자정에 둘은 아피아 가도 문에서 만나 들판을 걸어 외딴 외양간에 닿습니다. 바닥 판자 아래 계단을 내려가면 2천 개의 갈림길이 있는 지하 묘지가 열립니다. 버거는 줄을 풀며 케네디를 이끌어 초기 교황과 주교의 유해, 제단이 있는 둥근 방까지 안내합니다. 그곳에서 버거가 등불을 끄고 완벽한 어둠이 내립니다. 버거는 메리 손더슨이 약혼한 상대가 자신, 줄리어스 버거였다고 밝히고 줄을 쥔 채 멀어집니다. 두 달 뒤 유럽 신문에는 버거의 발견이 보도됩니다. 케네디는 그보다 앞서 새 카타콤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건 보도에는 케네디가 초와 성냥도 없이 무모하게 들어갔고, 버거는 친구를 잃어 슬퍼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제4편 레이디 산녹스 사건(The Case of Lady Sannox): 마지막 수술
이야기는 결과부터 보여 줍니다. 사교계의 이름난 레이디 산녹스가 수녀원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고, 같은 무렵 런던 최고의 외과의 더글러스 스톤이 아침에 하인에게 발견됩니다. 그는 침대 모서리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한 다리에 바지 양쪽을 다 끼워 넣은 채였고, 두뇌는 죽처럼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서른아홉의 스톤은 대담하고 쾌락에 약했으며, 레이디 산녹스와의 관계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남편 산녹스 경은 서른여섯인데도 쉰 살처럼 보이는 말수 적은 사람으로, 난초 가꾸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어느 폭풍 부는 밤, 레이디 산녹스를 만나러 갈 참이던 스톤에게 스미르나에서 온 골동품 상인 하밀 알리가 찾아옵니다. 아내가 독 묻은 단검에 아랫입술을 베였으니 입술을 도려내야 한다며 100파운드를 내밉니다. 스톤은 약속을 미루고 마차에 오르고, 유스턴 길 뒤편의 먼지 낀 빈집 같은 방에서 얼굴 가리개를 쓴 여인을 마주합니다. 그는 환자를 '증례'로만 보고 서둘러 상처를 도려내는데, 여인이 비명을 지르며 베일을 벗자 드러난 얼굴은 그가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상인은 수염과 머리를 벗은 산녹스 경이었고, 반지에 긁힌 정도의 상처를 베어 낸 이 수술은 아내에게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필요했다고 조용히 웃으며 말합니다. 스톤은 소리 내어 길게 웃기 시작하고, 산녹스 경은 두려움 섞인 얼굴로 방을 나가 마부에게 의사를 먼저 집에 데려다 주라고 이르고 자신은 베네치아로 떠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지시는 월요일 전시회에 보라색 국화를 모두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제5편 블루 존 갭의 공포(The Terror of Blue John Gap): 동굴 일기
1908년 2월에 폐결핵으로 숨진 제임스 하드캐슬 박사의 서류 속에서 일기가 발견됩니다. 4월, 요양차 더비셔의 앨러튼 자매 농장에 온 그는 석회암 언덕이 속이 텅 빈 지대임을 알아봅니다. 로마인이 보라색 광물 '블루 존'을 캐려고 판 갱도 '블루 존 갭'에 마을 청년 아미티지가 "동굴에 사는 공포"를 이야기하며 양들이 사라진다고 전합니다. 박사는 웃어넘기지만 직후 갱도에서 말 울음 비슷한 먼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며칠 뒤 그는 촛불을 들고 갱도를 내려가 로마 터널 끝의 큰 동굴에서 진흙 위의 거대한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개울을 건너다 미끄러져 촛불이 꺼지고 성냥도 젖어, 완전한 어둠 속에서 몇 시간을 겨드랑이에 성냥을 말리며 버팁니다. 그때 스펀지 같은 발로 지면을 누르는 묵직한 발소리가 개울가로 다가와 물을 마시고 코를 킁킁거리다 돌아갑니다. 그는 성냥이 마르자 도망쳐 나옵니다. 의사 존슨을 찾아가 털어놓았다가 소개받은 픽턴 씨가 정신병원 의사라는 것을 알고 크게 낙담합니다. 대신 아세틸렌 등과 사냥용 소총을 구하고, 양이 사라진 데 이어 아미티지마저 실종되자 경찰에 알려 보지만 웃음거리가 됩니다. 5월 3일 달 없는 밤, 갱도 입구에서 기다리다 거대한 그림자가 나갔다 돌아오는 것을 쏘고, 곧 소총과 등을 들고 따라 들어갑니다. 동굴에서 그는 곰처럼 뒷다리로 일어선 거대한 털북숭이와 마주칩니다. 눈은 하얗게 튀어나온 시력 없는 구슬이었습니다. 그는 의식을 잃고, 이틀 뒤 농장에서 깨어납니다. 마을 사람들은 수백 명이 모여 큰 바위로 갱도 입구를 막아 버립니다. 하드캐슬 박사는 지하에 거대한 호수가 있고 그곳에서 동굴곰이 변형된 눈 먼 생물이 살아 올라왔다는 자기 가설을 남기며, 믿든 의심하든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맺습니다.
제6편 브라질 고양이(The Brazilian Cat): 폭풍 부는 밤의 초대
화자 마셜 킹은 큰 기대를 걸 만한 상속자이면서도 돈이 없는 젊은 신사입니다. 부자 백부 서더튼 경이 죽어야 재산이 오는데 빚쟁이는 코앞이고, 브라질에서 막대한 재산을 모아 서퍽에 정착한 사촌 에버라드 킹이 그를 저택 그레이랜즈로 초대합니다. 에버라드는 둥글둥글 인자한 얼굴로 맞이하지만 브라질 출신 아내는 첫날부터 마셜을 싸늘하게 대하고 아침 식사 자리에서 기차 시간을 일러 주며 떠나라고 노골적으로 재촉하고, 남편의 사과를 전하러 와서는 "바보"라고 쏘아붙입니다. 에버라드는 아내가 지나치게 질투한다고 변명합니다. 그는 외국에서 들여온 동물을 모은 동물원을 자랑하며, 가장 귀한 수집품인 '브라질 고양이'를 보여 줍니다. 호랑이만 한 검은 고양이 토미는 길이가 11피트에 가깝고, 아직 살아 있는 사냥감의 피 맛을 보지 못했다고 에버라드는 자랑합니다.
여섯 날 동안 에버라드는 하루에 서너 통, 많게는 여덟 통씩 전보를 받습니다. 마지막 날 밤 폭풍 속에서 그는 고양이를 보러 가자며 마셜에게 등을 들려 두고 밖으로 나가 문을 잠급니다. 이어 철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셜은 우리 위쪽 쇠창살 선반으로 올라가 몸을 웅크리고, 등불은 꺼집니다. 새벽까지 버티다 우리 앞쪽 창살을 끌어당겨 막아 보려 하지만 고양이가 덮쳐 오고, 그는 다리를 크게 다친 채 창살 안으로 굴러 들어갑니다. 아침에 에버라드가 죽었는지 확인하러 들어와 문을 닫고 다가서다가, 피 맛을 본 고양이에게 오히려 변을 당합니다. 마셜은 몇 달 만에 회복하지만 평생 지팡이를 짚게 됩니다. 병상에 찾아온 에버라드의 아내는 처음부터 마셜을 쫓아내려 했다며, 자신을 자유롭게 해 준 것에 대한 짧은 고마움을 남기고 떠나 고향에서 수녀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변호사 서머스는 마셜이 이제 서더튼 경이라고 알려 줍니다. 백부는 사고 당일 숨졌고, 에버라드가 백부의 시종에게 돈을 주고 수시로 전보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곁들입니다.
2부 미스터리 이야기 · 제7편 잃어버린 특별편(The Lost Special): 선로 위에서 사라진 열차
마르세유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에르베르 드 레르낙의 자백이 8년 묵은 사건을 되살립니다. 1890년 6월 3일, 루이 카라탈이라는 작은 몸집의 신사가 건장한 동행인과 함께 리버풀 중앙역에서 파리까지 서둘러 가야 한다며 특별 열차를 청합니다. 같은 시간에 호레이스 무어라는 군인풍 신사도 아내의 병을 이유로 특별 열차를 청하지만, 카라탈은 객실을 나누어 쓰기를 거부합니다. 4시 31분에 기관차와 객차 둘, 승무원 칸으로 이루어진 열차가 출발합니다. 세인트헬렌스와 켄욘 분기점까지는 통과가 확인되는데, 다음 역 바턴 모스에는 도착하지 않습니다. 선로를 따라 수색하자 켄욘 분기점에서 2마일 남짓 떨어진 덤불에서 기관사 존 슬레이터가 숨진 채 발견되지만, 열차는 흔적도 없습니다.
갱도 지선을 살피는 조사가 이어지고, 신문에는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남은 것이 아무리 개연성이 낮아도 진실'이라는 원칙을 내세운 독자 편지가 실립니다. 한 달 뒤 승무원 맥퍼슨이 뉴욕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가 도착하지만 아내가 뉴욕에 가도 그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8년 뒤 드 레르낙의 자백이 모든 것을 밝힙니다. 파리의 정치·금융 스캔들에 연루된 거물들이 카라탈이 가져오는 증거를 막으려고 조직을 만들었고, 그가 영국인 협력자와 함께 철도 직원 둘을 매수했다는 것입니다. 무어는 협력자의 가명이었습니다. 폐쇄된 하트시즈 탄광으로 이어지는 옛 지선에 몇 개의 선로를 잠시 다시 깔아 열차를 틀어 넣었고, 열차는 폐갱도 입구를 넘지 못한 채 구덩이로 떨어졌습니다. 흔적은 전부 치워졌습니다. 유일한 흠은 매수하지 못한 기관사 슬레이터였고, 편지를 쓴 맥퍼슨은 그가 아내를 만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추신으로 암시됩니다.
제8편 딱정벌레 사냥꾼(The Beetle-Hunter): 이십 파운드의 일당
이야기를 시작하는 의사의 회고입니다. 갓 의사가 된 해밀턴은 가난한 하숙에서 신문 광고를 봅니다. 건강하고 침착하며 딱정벌레를 아는 의사를 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광고주는 린치미어 경이었고, 그의 누이 로시터 부인은 눈썹 위에 최근 입은 듯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린치미어 경은 하루 20파운드를 제시하며 이유를 밝히지 않고 시키는 대로 곁에 있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두 사람은 패딩턴에서 팽본으로 떠나 델라미어 코트에 닿습니다. 저택의 주인은 딱정벌레 연구의 대가 토머스 로시터 경으로, 처음에는 낯선 손님을 달가워하지 않다가 해밀턴이 그의 저서를 안다는 것을 확인하고 풀립니다. 이마 근육이 쉴 새 없이 꿈틀거리는 것이 눈에 띕니다.
밤이 되자 린치미어 경은 해밀턴에게 자기 침실에서 번갈아 불침번을 서자고 합니다. 문을 잠그지 않는 이유를 묻자 "어쩌면 습격받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새벽, 복도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다가오고 문이 열리더니 웅크린 사내가 침대를 향해 세 번 내리칩니다. 린치미어 경이 그의 목에 매달리고 해밀턴이 달려들어 제압합니다. 바닥에는 짧고 묵직한 망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제야 린치미어 경은 설명합니다. 토머스 경은 평소에는 온화한 사람이지만 정신이상의 혈통을 이어받아 발작 때 가장 가까운 사람을 노린다는 것, 아내가 이미 한 번 다쳤다는 것, 그래서 의사의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 입원 서류에 서명을 받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해밀턴은 서명하고, 이 일이 그의 출세의 첫걸음이 됩니다. 토머스 경은 치료되어 나왔다고 하지만, 해밀턴은 그 집에서 다시 하룻밤을 지낸다면 문을 안에서 잠글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9편 시계를 가진 남자(The Man with the Watches): 럭비 미스터리
1892년 3월 18일, 유스턴을 5시에 출발해 맨체스터로 가던 급행에 두 사람이 서둘러 올라탑니다. 아스트라한 칼라의 키 큰 중년 신사와 면사포를 쓴 키 큰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차장 존 팔머는 옆 칸의 흡연실에 앉은 수염 난 사내를 눈여겨봅니다. 럭비역에서 보니 흡연실은 비어 있고 반쯤 피운 시가만 남았으며, 다음 칸에는 신사와 여인이 사라진 자리에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숨져 있습니다. 호주머니에는 미국제 금시계 여섯 개와 작은 둥근 거울, 현금이 있었습니다. 강도 목적은 아닙니다. 세 승객이 윌즈던과 럭비 사이에서 내렸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고, 선로 옆에서 낡은 신약성서 한 권이 나옵니다.
5년 동안 여러 추론이 오가고, 한 범죄 연구가는 지선의 완행열차가 나란히 달렸다는 상상까지 제시하지만 경찰은 이를 기각합니다. 그 뒤 뉴욕에서 같은 연구가에게 한 통의 편지가 옵니다. 편지를 쓴 제임스(흡연실의 수염 난 사내가 바로 그입니다)는 로체스터의 상점 집안에서 열 살 아래 동생 에드워드와 자랐고, 동생은 사기꾼 스패로우 맥코이와 어울려 카드 사기를 일삼았습니다. 형은 동생을 시계 수출업자의 런던 대리인으로 보냈지만 맥코이가 영국까지 따라오자 뒤를 쫓습니다. 키 큰 신사는 맥코이였고 면사포의 여인은 여장한 에드워드였습니다. 제임스는 같은 급행에 올라 윌즈던에서 옆 칸으로 옮겨 가 여장한 동생을 몰아세우고 변장 가방을 창밖으로 던진 순간 다툼이 터져, 맥코이가 쏜 총알이 형이 아니라 동생을 맞혀 숨지게 합니다. 서로 몸을 날려 기차에서 굴러 떨어진 두 사람은 형제의 죽음이 어머니와 가족에게 가져올 불명예를 막으려 일을 덮기로 합니다. 시계는 동생이 영업용으로 맡은 견본이었고, 거울은 카드 사기꾼의 소품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끝까지 사실을 모르고 세상을 떠났고, 편지는 신약성서만 돌려 달라는 부탁으로 끝납니다.
제10편 칠해진 상자(The Japanned Box): 방 안의 여자 목소리
가정교사였던 프랭크 콜모어가 회고합니다. 에이번 강변의 옛 저택 소프 플레이스에서 그는 존 볼라모어 경의 두 아들을 가르치고, 일곱 살 딸의 가정교사 위더튼 양과 가까워집니다. 볼라모어 경은 키가 크고 침울하며 말수가 적고, 하루에 두 번 동쪽 탑의 작은 방에 올라가는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영지 관리인 리처즈는 그가 한때 '악마 볼라모어'로 불리던 방탕한 술꾼이었고, 아내 베릴이 사랑으로 그를 구했으나 3년 전 숨졌다고 알려 줍니다. 탑방의 책상에는 아내의 사진과 검은 칠을 한 상자가 놓여 있고, 그는 외출할 때마다 상자를 가져갑니다.
어느 밤 콜모어와 위더튼 양은 탑 창문 아래에서 낮게 흐느끼는 여자 목소리를 듣습니다. 집 안에는 다른 여자가 있을 수 없습니다. 집안 사람들은 비밀 애인이나 유령을 두고 수군거리고, 콜모어는 경을 위선자로 여기게 됩니다. 상자에 손을 댔다가 쫓겨난 청소부의 일도 이어집니다. 탑방의 서까래가 무너져 상자는 서재로 옮겨지고, 어느 날 콜모어는 신경통약을 먹고 서재 한구석에서 잠이 듭니다. 한밤에 깨어 보니 볼라모어 경이 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놓았고, 금속성 소리와 함께 임종 직전의 여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나는 정말로 간 것이 아니에요, 존. 당신 곁에 있어요.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강해지세요." 경은 아내가 임종 직전 축음기에 남긴 목소리가 자신을 술에서 지켜 주고 있다고 털어놓고, 자신이 죽기 전까지는 비밀을 지켜 달라고 청합니다. 콜모어는 그 뒤 위더튼 양과 결혼해 자신이 그 집에서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말합니다.
제11편 검은 의사(The Black Doctor): 죽음의 이중 해석
1870년대 초, 리버풀 남서쪽의 시골 마을 비숍스 크로싱에 피부가 거무스름한 의사 알로이시우스 라나가 정착해 '검은 의사'라는 별명으로 존경받습니다. 독신이던 그가 지주의 딸 프랜시스 모튼과 약혼하지만, 6월 3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온 편지를 받고, 다음 날 프랜시스를 찾아가 긴 이야기를 나눈 뒤 약혼이 깨지고, 오빠 아서 모튼은 라나를 채찍으로 때리겠다고 벼릅니다. 6월 21일 밤, 가정부는 서재에서 비명 소리를 듣지만 안에서는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라"는 대답만 옵니다. 식료품상의 아내는 밤 11시 넘어 대문 앞에서 사냥 채찍을 든 아서를 마주치고, 새벽 3시에 다시 와 보니 서재의 불이 켜진 채 의사가 바닥에 쓰러져 숨져 있습니다. 얼굴에는 멍이 있고 프랜시스의 초상이 사라져 있으며 처음 보는 초록색 안대가 떨어져 있습니다. 아서가 체포되고 정황 증거는 압도적입니다.
재판 첫날, 변론 측 첫 증인으로 프랜시스가 나와 "라나 박사는 죽지 않았다"고 말하며 사건 다음 날 리버풀 소인이 찍힌 그의 편지를 내밉니다. 이튿날 변호인은 "알로이시우스 라나 박사님을 증인으로 부르겠습니다"라고 선언하고, 살아 있는 라나가 법정에 나타납니다. 그는 쌍둥이 형제 에르네스트의 이야기를 합니다. 형제는 어릴 적부터 서로 똑 닮았으나 에르네스트의 행실 때문에 그는 고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빈털터리가 된 에르네스트가 그를 찾아왔다가 격분 끝에 지병인 심장이 멎어 숨졌고, 새 출발을 바란 라나는 시신과 옷을 맞바꿔 자신이 죽은 것처럼 꾸미고 리버풀에서 배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프랜시스에게만은 슬퍼하지 않도록 밀봉한 쪽지를 보냈습니다. 배의 의사가 에르네스트의 약한 심장을 증언해 진술이 뒷받침됩니다. 라나는 마을로 돌아오고 아서와 화해하며, 그해 9월 19일 프랜시스와 결혼식을 올립니다.
제12편 유대인의 흉갑(The Jew's Breastplate): 박물관의 한밤 방문객
동양학자 워드 모티머는 벨모어 가 박물관의 관장이 되어 은퇴한 안드레아스 교수의 뒤를 잇습니다. 교수의 딸 엘리제와 약혼자 윌슨 대위는 열두 개의 보석이 박힌 '우림과 둠밈'으로 알려진 유대 대제사장의 흉갑 앞에서 보석 이야기를 나눕니다. 보름 뒤 모티머는 익명의 경고 편지를 받습니다. 필체는 안드레아스 교수의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흉갑의 위쪽 보석 네 개의 테두리가 거칠게 긁혀 있지만 보석은 모두 진품입니다. 이튿날에는 가운데 줄 네 개도 같은 식으로 손상됩니다. 모티머와 친구 잭슨은 교수의 집을 찾아갔다가 스코틀랜드로 떠났다는 딸의 말을 듣습니다.
그날 밤 둘은 다락방 채광창으로 전시실을 내려다보며 잠복합니다. 큰 미라 상자의 뚜껑이 천천히 열리더니 안에서 안드레아스 교수가 기어 나와 흉갑에 작은 도구를 댑니다. 둘이 붙잡자 교수는 순순히 사정을 털어놓습니다. 윌슨 대위는 위조 소개장으로 접근한 도둑이었고, 교수가 정체를 알아채고 딸과의 교제를 끊으라 하자 오히려 진짜 보석을 이미 훔쳐 가짜로 바꿔 놓았다고 밝히며 보석을 책상 위에 쏟아 놓고 개과천선을 약속했다는 것입니다. 교수는 딸의 마음과 스캔들을 생각해 몰래 보석을 되돌려 놓으려고 열쇠를 지닌 채 미라 상자에 숨어 밤마다 네 개씩 끼워 넣고 있었습니다. 모티머는 모든 것이 잘 끝났으니 내일 금세공인에게 테두리를 손보게 하겠다고 말하며 교수와 악수합니다. 한 달 뒤 엘리제는 지금은 널리 존경받는 한 사람과 결혼하고, 화자는 그 존경은 그가 아니라 어둠의 길에서 그를 끌어올린 온화한 아가씨에게 돌려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발견된 수기, 하늘의 정글
「고공의 공포」는 사건을 먼저 수사 보고서처럼 포장합니다. 수첩이 발견된 장소와 날짜, 피 얼룩의 감정 결과까지 늘어놓은 뒤에야 조종사의 목소리가 시작됩니다. 이 순서 덕분에 독자는 괴물이 나오기 전에 이미 '실종'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게 됩니다. 조이스-암스트롱의 논리는 호랑이의 비유에서 힘을 얻습니다.
There are jungles of the upper air
상층의 공기에는 정글이 있다.
하늘이 비어 있다는 믿음을 뒤집는 문장입니다. 이어지는 상승 장면은 속도감 있는 실무 묘사로 가득합니다. 고도계와 기압계, 연료 레버와 오일 펌프를 번갈아 살피는 일에 몰두하는 조종사는 두려움보다 직업적 쾌감을 먼저 드러냅니다. 그러기에 외로움이 불쑥 찾아오는 대목이 더 서늘합니다.
It is deadly lonely in these cloud-spaces.
이 구름의 공간은 죽도록 외롭다.
그가 본 것은 아름다움과 공포가 같은 곳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I have seen the beauty and I have seen the horror of the heights
나는 높은 곳의 아름다움도, 높은 곳의 공포도 보았다.
수첩의 마지막 한 줄은 문학적 수식 없이 숫자와 짧은 문장이 전부입니다.
I shall never see earth again.
나는 다시는 땅을 보지 못할 것이다.
2. 물건이 기억하는 것: 가죽 깔때기
「가죽 깔때기」는 괴담의 기본 설계를 학문의 말투로 감쌉니다. 데이커는 점성술에서 천문학이, 연금술에서 화학이 나왔다는 논리로 자신의 꿈 이론을 정당화합니다.
The charlatan is always the pioneer.
사기꾼은 언제나 선구자다.
핵심 가설은 강렬한 감정을 겪은 물건이 그 분위기를 남긴다는 것입니다.
any object which has been intimately associated with any supreme paroxysm of human emotion
인간 감정의 극단적 발작과 밀접히 연결된 모든 물건.
이 이야기는 꿈의 내용이 실제 재판 기록과 맞아떨어질 때 공포가 증명이 되는 구조입니다. 화자가 직접 본 것과 서재에서 읽는 17세기 문서가 한 장면씩 겹쳐지는 방식이 추리 소설의 해결과 닮았습니다. 마지막에 데이커가 남기는 평가는 짧고 냉정합니다.
She was a cruel tigress
그녀는 잔인한 암호랑이였다.
그렇게 문서의 객관성 위에 올려 둔 꿈의 공포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라는 질문까지 열어 둔 채 닫힙니다.
3. 어둠이라는 처벌: 새로운 지하 묘지
「새로운 지하 묘지」의 복수는 한 문장의 반전으로 완성됩니다. 버거는 케네디의 모험 취향을 정확히 알고 그 취향 자체로 처벌합니다. 케네디가 연애를 변명하는 말에는 이미 그의 윤리가 드러나 있습니다.
Where would the variety of life be without them?
모험이 없다면 삶의 다채로움은 어디에 있겠는가?
지하 묘지의 지형이 곧 형벌입니다. 어떤 길이든 갈림길이 끝없이 갈라진다는 설명이 어둠이 내리기 전에 이미 주어집니다.
The odds are two thousand to one against a man getting out
사람이 빠져나올 확률은 이천 대 일이다.
어둠이 내린 뒤 버거는 케네디가 소리의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정체를 밝힙니다.
Miss Saunderson was engaged to a poor ungainly devil of a student
손더슨 양은 볼품없는 가난한 학생과 약혼한 상태였다.
결말의 신문 기사가 버거의 발견만 칭송하는 점이 이 이야기의 마지막 가시입니다. 진실을 아는 사람은 한 명뿐이고, 세상은 두 학자의 '불운한 우정'만 읽습니다.
4. 증례가 된 사람: 레이디 산녹스 사건
외과의 스톤의 가장 큰 결함은 사람을 사건으로 보는 눈입니다. 환자의 아내를 보는 순간 서술은 그의 시선을 그대로 옮깁니다.
This was no longer a woman to him.
그에게 그 사람은 더 이상 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 직업적 무감각이 곧 함정의 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결말을 맨 앞에 두어 독자가 스톤의 몰락을 알고 읽게 한 뒤, 몰락에 이르는 과정을 한 단계씩 따라가게 합니다.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복수자의 말투는 놀랄 만큼 평온합니다.
It was really very necessary for Marion, this operation
이 수술은 마리온에게 정말로 필요했다.
산녹스 경은 꾸며 낸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유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You see you have kept your appointment after all
보시다시피 결국 약속은 지키신 셈입니다.
스톤이 터뜨리는 웃음은 그의 정신이 끊어지는 소리입니다. 소설이 오직 짧은 한 줄로 그것을 알려 주는 점이 효율적입니다.
And at that Douglas Stone began to laugh.
그러자 더글러스 스톤이 웃기 시작했다.
5. 합리적인 사람의 공포: 블루 존 갭의 공포
하드캐슬 박사는 처음에 미신을 비웃는 현대인입니다. 지하 호수와 석회암 지형에 대한 지식으로 모든 소문을 자연 현상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성이 설명하지 못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지형을 설명하는 첫 문장이 이미 불길한 암시입니다.
All this country is hollow.
이 지방은 온통 텅 비어 있다.
동굴에서 성냥이 젖는 장면은 그 합리성이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형체가 아니라 소리뿐입니다.
The darkness was opaque and horrible.
어둠은 불투명하고 끔찍했다.
It gave one the impression of enormous weight carried upon sponge-like feet
스펀지 같은 발에 실린 엄청난 무게의 인상을 주었다.
이 작품의 매력은 마지막의 가설입니다. 박사는 괴물을 신비가 아니라 진화의 문제로 풀어 보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Neither your belief nor your incredulity can alter them
당신의 믿음도 불신도 그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이 입구를 돌로 막아 버리는 결말은 과학적 해명보다 공동체의 직관이 먼저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6. 환대와 함정: 브라질 고양이
이 이야기는 빚에 쫓기는 화자의 이기심으로 시작해 환대의 가면 뒤에 숨은 살의를 드러냅니다. 첫 문장은 요즘 말로 '금수저의 빈털터리'를 정확히 짚습니다.
It is hard luck on a young fellow to have expensive tastes
젊은이가 값비싼 취향을 가졌다는 것은 불운한 일이다.
복선은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에버라드는 고양이가 아직 산 피 맛을 보지 못했다고 자랑하고, 아내는 처음부터 불친절한 말투로 위험을 알립니다. 함정이 닫히는 순간 그의 한마디는 조롱입니다.
Practical is the word
그래, '실제로' 벌어지는 장난이지.
이후의 긴 밤은 소설 속의 고요한 클라이맥스입니다. 불이 꺼지는 순간 화자는 이렇게 알립니다.
I was alone with the cat in the dark!
나는 어둠 속에서 고양이와 단둘이었다!
결말은 아이러니의 정확한 실현입니다. 에버라드가 고안한 조건 그대로 그가 대가를 치르고, 그 대가가 상속의 순서까지 바꿉니다.
You have been Lord Southerton for the last six weeks
당신은 지난 육 주 동안 서더튼 경이셨습니다.
7. 사라진 열차와 제거의 논리: 잃어버린 특별편
이 이야기는 증거 서류, 전보, 신문 투고, 수사 보고, 범인의 고백이 차례로 쌓이는 구성입니다. 전보로 이어지는 중반부는 독자가 직접 지도를 그려 가며 읽을 만큼 정보가 정밀합니다. 블랜드 씨의 외침이 놀라움을 대신합니다.
Does a train vanish into thin air in England in broad daylight?
영국에서 대낮에 열차 한 대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일이 있단 말인가?
신문에 실린 아마추어 추리가의 원칙은 홈즈의 추리 원칙과 같은 것으로 읽혀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when the impossible has been eliminated the residuum, HOWEVER IMPROBABLE, must contain the truth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남은 것은 아무리 개연성이 낮아도 진실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논리는 현장에서 갈라집니다. 투고자는 후보를 일곱 개 지선 가운데 세 곳으로 좁히지만, 이미 철거되어 제외했던 폐선로를 누군가 임시로 되살렸을 가능성은 놓칩니다. 답은 제거했다고 믿은 쪽에 있었던 셈입니다. 범인은 담담하고 거만합니다.
but business is business
하지만 일은 일이니까.
그가 유일한 실수로 꼽는 기관사 슬레이터가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인간적인 흔적이 됩니다. 완전범죄를 자랑하는 말투 속에서도 매수에 응하지 않은 한 사람만은 흠으로 남는다는 점이 이 편의 윤리적 뒷맛입니다.
8. 고백이라는 틀: 범인이 쓰는 해설
「잃어버린 특별편」과 「시계를 가진 남자」는 같은 얼개를 씁니다. 수수께끼를 먼저 제시하고, 그럴듯한 가설을 하나 세운 뒤, 마지막에 당사자의 편지로 해답을 밝히는 방식입니다. 드 레르낙은 자신의 범행을 자랑합니다.
it is every man for himself in this world
이 세상에서는 누구나 제 한 몸 챙기는 법이다.
반면 제임스는 후회가 짙은 목소리로 동생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동생의 성격을 짚는 한마디가 편지의 정서를 요약합니다.
But there was always a soft spot in him
그러나 그에게는 언제나 무른 구석이 있었다.
같은 '고백'이라도 앞의 것은 위협의 도구이고 뒤의 것은 사죄에 가깝습니다. 도일은 이처럼 비슷한 틀에 반대 방향의 감정을 채우며 독자의 기대를 비틉니다.
9. 광기를 입증하는 법: 딱정벌레 사냥꾼
이 이야기의 재미는 미끼에 있습니다. 광고는 의사의 자격보다 딱정벌레 지식을 요구합니다. 광고 문구만으로도 독자가 궁금해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Wanted for one or more days the services of a medical man.
하루 또는 며칠 동안 의사의 도움이 필요함.
린치미어 경이 보인 열의는 사실 환자 가족의 간절함이었습니다. 해밀턴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키는 대로 하고, 저택에서는 손님이 지켜야 할 요령을 속삭임으로 전해 받습니다.
Please talk beetle all you can.
가능한 한 딱정벌레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십시오.
밤에 린치미어 경이 문을 잠그지 않는 이유는 기이한 대답으로 돌아옵니다.
Perhaps I WANT to be attacked.
어쩌면 나는 습격받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그 뒤 린치미어 경의 설명은 이야기의 뼈대를 알려 줍니다. 광기를 입증하려면 광기가 나오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게 해야 했다는 논리입니다. 매제를 보호하려는 마음과 아내를 위협에서 지키려는 마음이 같은 방에서 충돌하고, 그 결과가 한 의사의 출세로 이어지는 우아한 마무리가 이 편의 아이러니입니다.
10. 추리가 비껴가는 자리: 시계를 가진 남자
사건의 핵심은 '흔적 없는 승객 셋과 시체 하나'입니다. 호주머니의 물건 목록은 독자에게 끝까지 단서로 작용합니다.
In his pockets were found no fewer than six valuable gold watches
그의 주머니에서는 값비싼 금시계가 여섯 개나 나왔다.
도둑이라는 흔한 해석은 곧바로 사라집니다.
robbery was not among them
그 동기 가운데 강도는 없었다.
범죄 연구가의 가설은 나란히 달리는 열차라는 아이디어를 쓰지만, 사소한 사실(완행열차가 서 있었다)에 의해 무너집니다. 진실은 오히려 시시한 소품에 있었습니다.
a small, circular mirror, one inch in diameter
지름 일 인치의 작고 둥근 거울.
카드 사기꾼의 도구인 거울은 시체의 신원을 알려 줄 단서였지만 경찰은 그 의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편지 후반에서 제임스가 가족을 위해 사실을 덮은 이유를 설명합니다.
It was really as much our interest as his to cover the matter up
일을 덮는 것은 그의 이익이기도 했지만 우리 이익이기도 했다.
11. 목소리가 된 아내: 칠해진 상자
이 이야기는 공포 이야기의 분위기로 시작해 가장 따뜻한 결말에 도달합니다. 영국 중부의 풍경을 소개하는 첫머리가 이미 이 이야기의 정서를 정합니다.
It is the most English part of England.
그곳은 영국에서 가장 영국다운 곳이다.
볼라모어 경의 과거는 술이라는 괴물의 이미지로 설명됩니다. 집사 리처즈의 말은 간결합니다.
A drop of it would be like blood to a tiger even now.
한 방울만 마셔도 지금조차 호랑이에게 피 맛을 보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밤마다 탑방과 서재에서 새어 나오는 여자 목소리는 오해를 쌓게 하다가 한 번에 바로잡힙니다.
I am not really gone, John
나는 정말 떠난 게 아니에요, 존.
Oh, John, be strong, be strong, until we meet again.
오, 존, 강해지세요, 다시 만날 때까지 강해지세요.
당시 막 보급되던 축음기라는 신기술을 떠올리면, 사랑이 새로운 기계를 통해 이어지는 장면은 가장 근대적인 유령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경이 마지막으로 하는 말에는 동정을 거부하는 자존심이 담겨 있습니다.
pity is more than I can tolerate
동정은 내가 견딜 수 있는 것 이상이다.
12. 쌍둥이와 바꿔치기: 검은 의사
「검은 의사」는 법정극의 호흡으로 쓰였습니다. 증인석에 선 프랜시스의 한마디가 법정 전체를 뒤집습니다.
Because Dr. Lana is not dead.
라나 박사가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튿날 변호인의 선언은 이 소설에서 가장 짧고 가장 극적인 문장입니다.
I call Dr. Aloysius Lana.
알로이시우스 라나 박사님을 증인으로 부르겠습니다.
왜 비밀을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프랜시스는 단호하게 답합니다.
To save my brother.
오빠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쌍둥이의 사망 원인은 폭력이 아니라 병이었음이 밝혀집니다.
His own violence had killed him.
그 자신의 격분이 그를 죽였다.
이 작품의 아슬아슬한 윤리는 라나의 변명에 있습니다. 그는 선의로 사라졌지만 그 결과로 무고한 사람이 법정에 서게 됩니다. 도일은 라나를 단순한 악당으로도 영웅으로도 그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알린 비밀이 의도치 않게 죄 없는 사람의 목숨을 위협했다는 구조를 보여 줍니다.
13. 훔친 자와 되돌리는 자: 유대인의 흉갑
이 이야기의 수수께끼는 도둑이 없는 도난입니다. 보석은 진품이고, 테두리만 긁혀 있습니다. 모티머는 익명 편지의 필적이 교수의 것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잭슨은 필적을 같은 손의 것이라 단정합니다.
Look at the c in 'congratulate' and the c in 'committed.'
'congratulate'의 c와 'committed'의 c를 보게.
잠복 장면의 압권은 미라 상자입니다.
To our unutterable amazement it was slowly opening.
말로 다할 수 없는 놀라움 속에서, 그것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모티머의 첫 반응은 분노입니다.
The abominable Goth!
이 가증스러운 야만인 같으니!
그러나 교수의 설명을 들은 뒤 모티머는 이 일을 덮기로 합니다. 도일은 딸과 딸의 연인이 개과천선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선택을 윤리적 딜레마로 보여 주고, 판결을 모티머의 짧은 한마디에 맡깁니다.
all is well that ends well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다.
마지막 문단이 이 책 전체의 관점을 정리합니다. 이 편에서 구원을 만든 것은 법정이나 경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랑입니다.
the gentle girl who plucked him back
그를 다시 끌어당겨 준 온화한 아가씨.
14. 문서로 만든 현실감: 틀 이야기
열두 편 중 상당수가 누군가의 기록을 손에 든 서술자의 소개로 시작합니다. 발견된 수첩, 사망한 의사의 일기, 신문 합본, 법정 속기록, 뉴욕에서 온 편지가 그렇습니다. 이 장치는 독자가 믿을 만한 증거를 앞에 둔 기분으로 읽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블루 존 갭의 공포」의 서문이 대표적입니다.
The following narrative was found among the papers of Dr. James Hardcastle
다음 이야기는 제임스 하드캐슬 박사의 서류들 중에서 발견되었다.
「고공의 공포」의 서술자는 수첩을 전부 소개한 뒤 요약합니다.
Such in its entirety is the Joyce-Armstrong Statement.
이상이 조이스-암스트롱 진술의 전문이다.
「시계를 가진 남자」는 마지막 반전을 이렇게 알립니다.
It took the shape of a letter dated from New York
그것은 뉴욕에서 부친 편지의 모습으로 도착했다.
이런 틀은 괴물이든 범죄든 똑같이 '보고서'의 어조로 말하게 해서 비현실적인 사건을 현실의 문서 속에 단단히 못박습니다. 동시에 이 장치는 기록을 남긴 사람의 시선에만 기대고 있다는 한계도 드러냅니다. 하드캐슬 박사의 이야기에 대한 지역 신문의 엇갈린 반응이 그 예입니다. 기록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15. 벌을 받는 사람, 구원받는 사람
열두 편을 하나로 묶는 질문은 '누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가'입니다. 1부의 복수담은 가차 없습니다. 버거는 케네디가 그녀에게 옳게 처신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you did the right thing by that girl
자네가 그 여자에게 옳게 처신했다는 것을.
산녹스 경은 아내와 외과의에게 은밀한 벌을 내린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의 지시를 내립니다.
Attend to your mistress when she awakes
마님이 깨어나면 돌봐 드려라.
에버라드는 스스로 설치한 함정의 피해자가 됩니다.
My blood had done it, but he was to pay the price.
내 피가 그렇게 만들었지만, 대가를 치를 사람은 그였다.
그에 비해 2부는 속임수가 뜻밖의 구원으로 이어지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안드레아스 교수는 변명 대신 아버지로서의 곤란을 털어놓습니다.
My daughter, gentlemen, is all that I have left to love
여러분, 제 딸은 제게 남은 사랑의 전부입니다.
범죄를 다루는 방식이 앞뒤 두 부분에서 대조를 이루는 점이 이 책의 구성 미학입니다. 공포 쪽에서는 불의에 대한 응징이 극단으로 치닫고, 미스터리 쪽에서는 사정이 밝혀질수록 처벌이 아니라 이해가 따라옵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공포와 미스터리 이야기』는 열두 편이 서로 이어지지 않아서 어느 편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한 편이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길이라 하룻밤에 한두 편씩 읽기에 알맞습니다. 처음이라면 공포 쪽에서는 「새로운 지하 묘지」와 「브라질 고양이」, 미스터리 쪽에서는 「잃어버린 특별편」과 「검은 의사」를 먼저 읽어 보세요. 이 네 편은 설정이 단순하면서 반전이 선명합니다. 장르의 폭을 느끼고 싶다면 「고공의 공포」의 SF 같은 상상력과 「칠해진 상자」의 따뜻한 결말을 맨 나중에 읽어도 좋습니다. 읽을 때는 서술자가 누구인지, 누구의 문서를 믿고 있는지에 주목해 보세요. 열두 편 대부분에서 서술자나 문서의 신뢰도가 마지막 반전과 직결됩니다.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이미 읽었다면, 같은 작가가 추리의 논리와 공포의 상상력을 얼마나 자유롭게 오가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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