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9년 출간
Prince Prigio
프리기오 왕자
요정을 믿지 않는 나라에서 너무 영리하게 태어난 왕자가 다락방의 요정 선물과 사랑을 만나 불용을 물리치고, 끝내 영리함을 숨기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
You cannot think how clever he was.
그가 얼마나 영리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Every man has one secret from his wife, and this shall be mine.
모든 남자에게는 아내에게 감추는 비밀이 하나 있는 법이고, 이것이 내 비밀이 될 것이다.
한눈에 보기
판투플리아의 왕과 왕비는 아들 프리기오의 세례식에 요정을 초대하지 않았고, 불청객으로 나타난 요정들은 마법의 선물을 주었으나 마지막 요정은 "너무 영리해질 것"이라는 저주를 남긴다. 어른이 된 프리기오는 아는 것이 너무 많아 모두에게 미움을 사고, 나라가 불용이라는 괴물에 시달리자 왕은 세 아들을 차례로 보낸다. 동생 알폰소와 엔리코는 돌아오지 않고, 요정 따위는 없다고 믿는 프리기오는 비겁자로 내쫓긴다. 빈 성의 다락에서 마법의 장화와 모자를 찾은 그는 영국 대사의 딸 로잘린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레모라라는 얼음 괴물과 불용을 맞붙여 싸우게 한다. 하인 벤슨의 소동과 왕의 수표, 교수대와 결혼이라는 억지 약속을 지나 프리기오는 생명의 물로 동생들과 기사들을 되살리고, 마지막에는 영리함을 감추는 소원을 빈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The Prince and the Pauper)
-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 (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한 권 요점
Prince Prigio
『프리기오 왕자』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앤드루 랭이 쓴 동화로, 1889년에 나왔습니다. 랭은 1844년에 태어나 1912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이자 민속학자, 문필가로 활동하며 여러 나라의 요정 이야기를 모아 엮은 일로 이름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요정 이야기들을 능청스럽게 비트는 이야기입니다. 신데렐라와 장화 신은 고양이의 주인,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모두 왕실 조상의 초상화로 걸려 있는 나라에서, 정작 왕비는 요정이 없다고 우깁니다. 전체는 18장이고, 화자는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어른의 목소리로 중간중간 농담과 훈수를 끼워 넣습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이기는 소년이, 믿지 않던 것을 믿게 되는 순간 비로소 사람이 되는 과정입니다. 옛이야기의 틀, 곧 "맏이는 실패하고 막내가 성공한다"는 규칙이 이 책에서는 비틀리며 웃음과 교훈이 동시에 나옵니다.
줄거리
제1~2장: 요정 없는 세례식, 너무 영리한 아이
판투플리아의 왕과 왕비에게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아이가 없었습니다. 왕은 요정과 상의하자고 하지만, 책을 많이 읽은 총명한 왕비는 요정은 존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마침내 아들이 태어나고 세례식 준비가 한창일 때 왕이 요정을 초대했느냐고 조심스레 묻자 왕비는 버럭 화를 내고, 결국 요정은 초대받지 못합니다. 이상하게도 귀족들도 요정이 빠졌다는 말을 듣고 하나둘 핑계를 대며 오지 않아, 왕과 왕비는 백 명분이 차려진 긴 식탁 양 끝에 둘이 앉게 됩니다. 그때 새의 날갯짓 같은 소리와 함께 초록 옷을 입은 요정들이 의자마다 나타납니다. 왕은 정중하게 대하지만 왕비는 눈앞의 요정들을 끝까지 못 본 척합니다. 요정들은 아기에게 마르지 않는 지갑, 일곱 리그 장화, 투명해지는 어둠의 모자, 소원의 모자, 날아다니는 양탄자를 선물하고, 아름다움과 용기와 행운도 줍니다. 그러나 마지막의 심술궂은 요정은 "너는 너무 영리해질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왕비는 이 선물들을 쓰레기라며 어두운 잡동사니 방에 내던집니다.
이름이 프리기오인 아기는 말을 배우자마자 유모와 논쟁을 벌이고, 비누가 눈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씻기를 거부하다 피부 모공 이야기를 듣고 곧 납득할 만큼 합리적입니다. 왕에게는 왜 왕은 부자이고 거지는 가난하냐고 따졌다가 따귀를 맞고, "힘은 논거가 아니다"라고 응수해 왕을 더 화나게 합니다. 그는 부엌에서 요리사에게 수프 끓이는 법을, 가난한 집에서 이부자리 펴는 법을, 펜싱 사범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치고 천문대장에게는 태양이 지구를 돌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궁정의 아가씨들은 "그 책 읽으셨어요?" 하고 캐묻는 그와 춤추기를 싫어합니다. 그에게는 모두가 좋아하는 두 동생이 있는데, 셋째 알폰소는 뚱뚱하고 사자처럼 용감하며 둘째 엔리코는 키가 크고 조금 슬픈 사람이지만 둘 다 "너무 영리하지" 않아 사랑받습니다. 둘은 각각 사촌 몰린다와 캐슬리나와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제3~4장: 불용, 버려진 왕자
왕은 누구보다 프리기오를 싫어합니다. 자신이 영리하지 못한 줄 아는 왕은 계산을 틀릴 때마다 프리기오가 곁에서 정답을 속삭이는 것이 견딜 수 없고, 아들이 음모를 꾸며 왕위를 빼앗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던 중 유난히 더운 여름이 닥칩니다. 강이 마르고 온도계가 터지는 와중에 학자들은 근처에 불용(파이어드레이크)이 있을 거라고 진단합니다. 불용은 코끼리만 한 몸이 늘 시뻘겋게 달아오른 쇠로 된 괴물입니다. 왕은 옛이야기 책에서 본 대로 세 아들을 차례로 보내면 맏이와 둘째는 죽고 막내가 이겨 왕관을 얻을 것이라 믿고, 속으로는 프리기오를 치울 기회라 좋아합니다. 왕이 뿔과 꼬리를 가져오는 자에게 왕관을 주겠다고 하자 프리기오는 소파에 누워 나눗셈을 풀며, 불용은 사이렌이나 요정처럼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며 이런 일에서는 늘 셋째가 성공하니 알폰소를 보내라고 응수합니다. 알폰소는 몰린다에게 입 맞추고 정원용 물뿌리개까지 챙겨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엔리코는 유언장을 쓰고 요절을 찬미하는 시를 지은 뒤 떠나 역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슬퍼하는 왕 앞에서 프리기오는 "이제 왕가의 유일한 희망은 저이므로 저를 보내는 것은 위험하고 불필요하다"고 논리를 펴고, 말문이 막힌 왕은 혼자 화를 풀러 외딴 곳으로 물러납니다.
궁정은 그를 겁쟁이라 부르며 외면합니다. 몰린다는 "당신이 동생을 무덤으로 보냈다"고 쏘아붙이고 캐슬리나는 말없이 지나갑니다. 해먹에서 이집트 상형문자를 프랑스 시로 옮기던 프리기오를 본 왕은 격노해, 궁정 전체를 먼 도시 팔켄슈타인으로 옮기고 그만 빈 성에 남겨 둡니다. 신하들은 떠나면서 그의 옷과 칼과 모자를 훔치거나 태워 버리고, 왕은 한 달에 오만 파운드이던 용돈도 끊습니다. 화자는 영리하게 태어난 것이 그의 잘못이 아니며, 영리하다면 사람들이 알게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아이들에게 귀띔합니다.
제5~7장: 다락의 보물, 글룩슈타인의 무도회
입을 옷이 없던 프리기오는 성에서 가장 오래된 탑의 꼭대기 다락방으로 올라가, 쌓인 물건 사이에서 낡은 회색 모자와 장화, 금화 세 닢이 든 지갑, 칼을 챙깁니다. 배가 고파 "글룩슈타인의 곰 여관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세 걸음 만에 육십삼 마일 밖 여관 앞에 서 있습니다. 투명해지는 모자를 쓴 탓에 누구도 그를 보지 못합니다. 칠면조를 먹고 있자 근위 장교 마터호른 백작이 그의 무릎에 털썩 앉았다가, 프리기오가 밀치다 모자가 벗겨지자 무릎 꿇고 사죄합니다. 프리기오는 음모라며 화를 내고 금화 세 닢을 던져 놓고 나오는데, 지갑에는 다시 금화 세 닢이 들어 있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마법사가 나타났다 사라진다며 달아납니다. 그래도 그는 "소화불량이야" 하고 믿으려 들지 않고, 마차에 매달려 한 저택의 무도회에 따라 들어갑니다.
손님들은 모두 그를 헐뜯고 있었는데, 오직 한 아가씨만 두둔합니다. 갓 판투플리아에 온 그 아가씨는 영리한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불행이라고 말하고, 그가 가난한 소년의 시험지를 대신 풀어 주었다는 소문을 들려줍니다. 프리기오는 붉어진 얼굴로 생전 처음 사랑에 빠지고, 바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윙"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을 이해합니다. 요정도 요정의 선물도 진짜이고, 자신의 모자와 장화와 지갑이 바로 그것이었던 것입니다. 사냥복 차림이 부끄러웠던 그는 성으로 돌아가 다락에서 소원의 모자를 찾아 흰색과 금색 예복을 얻고, 낡은 페르시아 양탄자를 타고 무도회장으로 돌아옵니다. 아가씨는 영국 대사의 딸 로잘린드였고, 그는 평소의 어려운 질문 대신 그녀 자신에 대해서만 묻고 그녀가 사냥을 좋아한다는 말에 "내일 저녁 불용의 뿔과 꼬리를 홀에 걸어 드리겠다"고 장담합니다. 무도회는 새소리가 들릴 때까지 이어지고, 그는 하룻밤 사이에 왕가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 됩니다.
제8~11장: 상아 망원경과 레모라, 불과 얼음의 싸움
잠도 못 잔 프리기오는 큰소리를 쳐 놓고 불용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다락에서 찾은 상아 망원경으로 보니 불용은 화산 꼭대기의 용암 바다에서 헤엄치며 불을 뿜고 있고, 자신이 투명해져도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도서관에서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달 여행기를 뒤져 불용만큼 차가운 짐승 레모라가 있다는 대목을 찾아냅니다. 책 읽기가 쓸모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두 괴물을 싸우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 그는 빵과 차가운 혀 고기를 챙겨 날아가, 불용에게는 "레모라가 네가 겁쟁이라고 한다"며 장갑을 던져 결투를 신청하게 하고 레모라에게는 불용이 오고 있다고 외칩니다. 얼어붙은 산에서 평평한 머리를 내민 레모라는 기사들을 돌로 만들어 놓은 얼음의 괴물입니다.
둘의 싸움은 안개와 증기 속에서 벌어지고, 프리기오는 건너편 언덕에서 점심을 먹으며 "힘내라, 레모라! 힘내라, 불용!" 하고 응원합니다. 레모라는 얼음 몸으로 불용의 다리를 기어올라 심장을 감싸고, 불용은 마지막 힘으로 등에 뛰어내리지만 두 괴물은 거의 동시에 숨을 거둡니다. 프리기오는 날카로운 검으로 불용의 머리와 꼬리를 베어 성으로 돌아와 샴페인과 목욕, 검은 벨벳 예복을 소원의 모자로 얻고, 여덟 시 정각에 대사관 문을 두드립니다.
제12~14장: 포고령, 집사 벤슨, 날아온 왕과 왕비
저녁 식사 후 대사 켈소 경은 시내에 붙은 두 장의 포고문을 보여 줍니다. 하나는 프리기오가 위험을 피해 동생들을 죽게 했고 무도회에서 소란을 피웠다며 그를 산 채로 잡아 오면 오천 지갑을 주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용의 뿔과 꼬리를 가져오는 자에게 같은 상금과 왕세자의 자리, 사촌 몰린다의 손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프리기오는 "내가 나를 잡아서 바치고 상금을 받겠다"고 농담하며 선물을 가져오지만 양탄자도 불용의 머리와 꼬리도 사라진 뒤입니다. 하인 윌리엄이 더듬더듬 설명한 사정은 이렇습니다. 집사 벤슨이 양탄자에 앉아 "왕의 궁정에서 집사였으면 좋겠다"고 투덜대자 양탄자와 꾸러미와 함께 하늘로 날아가 북쪽으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벤슨은 팔켄슈타인 궁정 앞에 나타나 "내가 불용을 죽였다"며 상금을 요구합니다. 왕비가 "글룩슈타인은 백 리그나 먼데 몇 시간 만에 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자 벤슨은 양탄자에 앉아 소원을 빌었다고 태연히 답합니다. 왕비는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이야기는 현대 대중에게 맞지 않는다"며 직접 실험하겠다고 왕과 함께 양탄자에 앉아 "글룩슈타인에 가고 싶다"고 소원을 빌고, 정말로 날아 대사관 응접실로 곤두박질쳐 들어옵니다. 벤슨은 "커피를 드시겠습니까?" 하고 위엄 있게 물러나고, 왕비는 이건 꿈이라며 팔을 꼬집고 돌아서 버립니다. 왕은 자초지종을 털어놓으며 약속은 신성하니 벤슨을 왕세자로 삼고 프리기오를 치워야 한다며 한탄하고 야식을 청합니다. 발코니에서 프리기오는 로잘린드에게 청혼하고, 그녀는 왕과 아버지가 허락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그는 밤중에 몰래 양탄자로 죽은 불용의 시체가 있는 곳에 가서 네 개의 발굽을 잘라 철 상자에 감춰 둡니다.
제15~16장: 왕의 수표, 교수대냐 몰린다냐
다음 날 왕과 벤슨과 프리기오는 양탄자로 팔켄슈타인에 돌아가 재판을 엽니다. 벤슨은 포고문이 "죽인 자"가 아니라 "뿔과 꼬리를 가져온 자"에게 상을 약속했다는 법 조항을 내세워 신하들의 박수를 받습니다. 몰린다는 프리기오를 몹시 미워하면서도 집사와 결혼하는 것은 끔찍해 울기만 합니다. 프리기오는 왕이 한 말과 속뜻이 다를 수 있다는 왕의 특권을 들어 반박하고, 괴물을 죽인 사람이라면 발굽도 가져올 수 있다며 주머니에서 발굽을 꺼냅니다. 소송은 끝나고 벤슨은 셰리주와 샌드위치를 대접받은 뒤 주인에게 돌려보내집니다. 프리기오는 지위를 되찾았으나 왕의 총애는 얻지 못합니다. 왕은 "그렇게 영리했다면 왜 불쌍한 동생들이 구워지게 내버려 뒀느냐"고 소리친 뒤 약속대로 백만 파운드의 수표를 써 주고는, 도망치듯 나가는 그를 불러 세워 몰린다와 결혼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몰린다는 무릎을 꿇고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고, 프리기오도 사촌과의 결혼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왕이 집안 사형 집행인에게 교수대가 쓸 만하냐고 묻자 집행인은 "더없이 좋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왕은 "교수대냐 몰린다냐"고 선택을 강요하고, 프리기오는 몰린다에게 정중히 사과한 뒤 "프리기오는 준비되었다"는 가문의 좌우명을 외치며 교수대를 택합니다. 몰린다는 상처받지만 그의 용기에 마음이 누그러지고, 둘 다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으니 행복과 명예를 값으로 목숨을 사지 말자고 말합니다. 프리기오가 수표를 찢어 약속을 무효로 하자고 하자 왕은 돈은 가지라면서도 자기 약속은 지키겠다며 거절하고, 끝내 "알폰소와 엔리코를 무사히 데려오라, 아니면 신부는 상복을 입는다"고 조건을 제시합니다. 프리기오는 사흘 안에 동생들을 데려오지 못하면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겠다고 약속하고, 왕은 "명예를 걸고?" 하고 확인한 뒤 오랜만에 아들과 악수합니다. 그는 몰린다에게 "결혼식이 끝나면 우리는 사촌에서 남매가 될 것"이라고 수수께끼처럼 말하고 양탄자로 떠납니다.
제17장: 검은 고양이와 생명의 물
글룩슈타인으로 돌아온 그는 로잘린드에게 자신이 요정도 불용도 믿지 않았으며 그녀를 만나기 전에 불용을 마주쳤다면 한입거리였을 것이라고 털어놓습니다. 이튿날 새벽 그는 아무에게도 작별하지 않고 텅 빈 옛 성으로 날아가 마지막 남은 살아 있는 존재를 찾고, 햇볕 아래 누운 늙고 눈이 거의 먼 검은 고양이 프랭크를 발견합니다. 그는 앞날이 길지 않은 고양이를 아픔 없이 보내 주고 재를 모읍니다. 다락에서 찾아낸 가죽 물통 여섯 개에는 "사자의 샘의 물"이라는 라틴어 글귀가 새겨져 있었고, 그 물 몇 방울을 재에 뿌리자 하얀 불꽃이 솟더니 젊고 힘센 검은 고양이로 되살아납니다. 용기를 얻은 프리기오는 불용의 산으로 날아가 알폰소의 정원용 물뿌리개 옆 잿더미에 물을 뿌려 알폰소를, 언덕 오목한 곳의 엔리코의 칼 옆 재에 물을 뿌려 엔리코를 되살립니다. 둘은 자신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잠들었다 깬 줄 알고, 프리기오는 산이 마법에 걸려 있었다고 둘러댑니다.
레모라의 골짜기로 간 형제들은 돌로 얼어붙은 옛 기사들을 발견하고, 세계가 시작된 이래 레모라와 싸우려던 그리스와 로마의 전사들, 템플 기사단까지 물 몇 방울씩으로 하나하나 되살립니다. 기사들은 말과 함께 일어나 여섯 나라 말로 "프리기오 왕자 만세!"를 외치고, 프리기오는 그들을 먼저 팔켄슈타인으로 보내 알립니다. 깃발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기사단을 본 왕은 더는 프리기오를 교수대에 세울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제18장: 마지막 소원
왕은 알폰소와 엔리코의 어깨에서 엉엉 울지만, 곧 약속을 어기고 프리기오를 왕세자로 복위시키기를 거부합니다. 프리기오는 조용히 불용의 머리에 마법의 물을 부어 괴물을 되살리겠다고 말하고, 겁먹은 왕은 사과하며 공개적으로 악수하고 자랑스럽다고까지 합니다. 로잘린드에게 반한 왕은 신부 들러리도 웨딩케이크도 기다리지 않고 결혼식을 서두르고, 행렬이 교회로 들어서려는 순간 우편 마차로 여행하던 왕비가 도착합니다. 왕비는 동생들이 돌아온 것을 "내가 늘 말했듯 여행을 다녀왔을 뿐"이라고 가볍게 넘기고, 프리기오와 신하들은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하고 맞장구칩니다. 로잘린드를 소개받은 왕비는 "약혼 기간이 짧지만 젊은이들이 제일 잘 알겠지요" 하고, 세 쌍이 한꺼번에 결혼합니다. 왕비는 평생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신혼 이틀째 정원에서 로잘린드는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한다며, 소원의 모자로 남보다 영리하지 않게 되기를 빌어 보라고 조심스럽게 청합니다. 프리기오는 다락에 올라가 모자를 쓰고, 정말로 영리해지지 않기를 비는 대신 "영리하지 않아 보이기를" 빕니다. 그는 여전히 영리하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해 가장 인기 있는 왕자가 되고, 이윽고 판투플리아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왕이 됩니다. 이따금 로잘린드가 "당신은 여전히 영리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책은 짧게 답합니다. 실제로 그랬다고.
대목별로 읽기
1. 요정 없는 세례식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곧 뒤집힙니다. 왕비는 요정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으로, 가문의 역사책이 온통 요정 이야기라는 사실 앞에서도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Once upon a time there reigned in Pantouflia a king and a queen.
옛날 옛적에 판투플리아에는 왕과 왕비가 다스리고 있었다.
How often must I tell you that there are no fairies?
요정은 없다고 내가 얼마나 더 말해야 하나요?
왕비는 눈앞의 요정을 보고도 믿지 않습니다. 믿음은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것이 이 책의 밑바탕입니다.
she did not believe in fairies, nor in her own eyes
그녀는 요정을 믿지 않았고, 자기 눈도 믿지 않았다.
My child, you shall be too clever!
내 아이야, 너는 너무 영리해질 것이다!
마지막 요정의 선물은 저주처럼 들리지만, 영리한 왕비가 가장 반길 선물이라는 화자의 말이 아이러니를 완성합니다.
2. 너무 영리한 아이
프리기오는 틀린 말을 하는 법이 없는데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의 영리함은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영리함이기 때문입니다.
You cannot think how clever he was.
그가 얼마나 영리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he knew everything better than anybody else
그는 모든 것을 다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궁정의 아가씨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질문 자체입니다. 그는 춤을 추면서 상대를 시험합니다.
Have you read this?
이 책 읽으셨어요?
왕에게 따귀를 맞은 뒤에도 그는 아는 것을 논증으로 되받고, 그 말은 모두 맞습니다. 랭은 옳은 말이 사랑받는 말은 아니라는 점을 웃음으로 보여 줍니다.
force was no argument
힘은 논거가 아니다.
3. 옛이야기의 규칙을 아는 왕
왕은 책에서 읽은 규칙을 현실에 적용합니다. 세 아들 중 맏이를 괴물에게 보내 없애고, 막내에게 왕관을 물려준다는 계획입니다.
it was always the youngest who did it, and got the crown
언제나 해내서 왕관을 얻는 쪽은 막내였다.
프리기오도 같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는 규칙을 알기에 오히려 자기가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it is always the third son that succeeds
성공하는 것은 언제나 셋째 아들이다.
두 사람의 논리는 같은 이야기 책에서 나왔지만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이 책은 옛이야기를 따르는 척하다 규칙이 실제 사람에게 닥칠 때의 비용, 곧 두 동생의 실종을 드러냅니다. 웃음 사이로 사실은 어두운 이야기가 흐릅니다.
4. 믿지 않는 사람의 논리
프리기오는 불용에 대해 학문적으로 반박합니다. 그에게 불용은 책에 없는 동물이니 존재하지 않습니다.
is a fabulous animal which does not exist
존재하지 않는 우화 속 동물이다.
이 확신은 그를 비겁자로 만들지만 그는 상처 입은 줄도 모릅니다. 나중에 불용의 정체를 눈으로 본 뒤에야 그는 뼈저린 후회를 내뱉습니다.
Poor little Alphonso! poor Enrico! what plucky fellows they were!
불쌍한 알폰소! 불쌍한 엔리코! 얼마나 용감한 녀석들이었나!
믿지 않는 태도는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의 결핍이었다는 자각이 이 대목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이후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이 후회의 만회입니다.
5. 쫓겨난 왕자
궁정이 떠난 뒤 그는 말 그대로 혼자가 됩니다. 신하들은 그를 겁쟁이로 몰고 옷까지 훔쳐 갑니다.
everybody shunned him for a coward
모두가 그를 겁쟁이라며 피했다.
화자는 아이들 편에서 항변하며 영리함이 개인의 죄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it was not the prince's fault that he was so clever
그가 그토록 영리한 것은 왕자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러나 곧바로 세상살이 조언이 이어집니다. 영리하면 숨기라는 말은 훗날 결말의 소원과 이어지는 복선입니다.
you will find it best not to let people know it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게 하는 편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6. 다락방의 선물
궁정이 버린 것은 왕자이고, 왕비가 버린 것은 요정의 선물이었는데, 두 버려진 것이 다락에서 만납니다. 그는 낡은 장화를 신고 소원을 말하자 세 걸음 만에 글룩슈타인에 도착합니다.
seven-league boots
일곱 리그 장화
마법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그는 주저하지 않고 현실적 설명을 찾습니다. 모자를 쓰고 투명해졌음에도 소화불량 탓으로 돌립니다.
he did not believe in fairies, nor in fairy gifts
그는 요정도, 요정의 선물도 믿지 않았다.
It is indigestion
소화불량이야.
이 웃음은 이성의 한계를 건드립니다. 증거가 눈앞에 있어도 틀에 맞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영리함의 함정이고, 그 틀을 깨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7. 사랑이 가르치는 믿음
무도회에서 프리기오는 자기를 변호하는 낯선 아가씨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녀는 영리함을 비난하지 않고 이해합니다.
she declared that it was his misfortune, not his fault, to be so clever
그녀는 그토록 영리한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불운이라고 단언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그는 평소 철학을 잊습니다.
women were so stupid!
여자들은 너무 어리석으니까!
그러다 문득 믿음이 찾아옵니다. 증명 없이, 한순간에, 머릿속에서 나는 소리와 함께입니다.
in one instant he knew all about it!
단 한순간에 그는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대목이 책의 전환점입니다. 요정을 믿게 하는 것은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8. 질문을 멈춘 왕자
같은 사람이 같은 무도회장에서 다른 사람이 됩니다. 로잘린드는 그의 악명을 알고 겁을 먹지만, 그는 질문 대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now he only talked to the young lady about herself
이제 그는 아가씨와 오직 아가씨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화자는 그의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even a clever person can be nice when he likes
영리한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상냥해질 수 있다.
이 사이에 수학 농담도 끼어 있습니다. 소원의 모자로 무도화를 얻은 그는 장화가 발에 없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투덜댑니다.
no man can be in two different pairs of boots
누구도 서로 다른 두 켤레의 장화 속에 동시에 있을 수는 없다.
마법의 세계에도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따지는 것이 그의 영리함이 가장 건강하게 쓰이는 순간입니다.
9. 불과 얼음의 싸움
프리기오의 해법은 힘이 아니라 책에서 나옵니다. 그는 도서관에서 읽은 것을 떠올려 불용의 반대인 레모라를 찾아냅니다.
if I can only make these two fight
이 둘을 싸우게만 할 수 있다면
싸움 전에 그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Never you fight, if you can help it, except with plenty of food
할 수 있다면 싸우지 말되, 싸운다면 먹을 것을 넉넉히 챙겨라.
그리고 괴물 둘이 맞붙는 동안 응원하는 모습은 영웅담의 패러디입니다.
Go it, Remora!
힘내라, 레모라!
Go it, Firedrake! you're gaining.
힘내라, 불용! 따라잡고 있어.
영웅이 괴물을 직접 베지 않고 구경하며 도시락을 먹는다는 설정은 이 책의 가장 기발한 반전입니다. 그가 이긴 방식은 힘이 아니라 머리라는 점에서, 저주받은 영리함이 한 번은 순수하게 이로웠다는 뜻입니다.
10. 하인 벤슨과 믿지 않는 왕비
양탄자는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가장 먼저 앉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벤슨의 소원은 단순합니다.
I wish I was at the king's court, and butler.
왕의 궁정에 가서 집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태가 터지자 벤슨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집사다운 위엄을 지킵니다.
Did your lordship ring for coffee?
나리, 커피를 부르셨습니까?
왕비는 그보다 더 완고합니다. 하늘을 날아 대사관에 떨어진 뒤에도 현실을 부정하고, 부정의 논리는 거의 철학적입니다.
miracles do not happen; therefore this has not happened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a story out of the Arabian Nights is not suited for a modern public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대 대중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왕비는 이 책에서 믿지 않는 이성의 극단입니다. 프리기오가 사랑으로 한 번 깨어난 반면 왕비는 끝까지 깨어나지 않고, 그래서 마지막까지 행복합니다.
11. 말과 속뜻, 왕의 수표
재판 장면에서 프리기오는 법 조항 대신 의도를 앞세웁니다. 벤슨은 뿔과 꼬리만 가져오면 된다고 우기지만 프리기오는 이렇게 맞섭니다.
Any fellow with a waggon could bring the horns and tail
수레만 있으면 누구라도 뿔과 꼬리는 가져올 수 있다.
왕의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약속의 속뜻은 왕이 정한다는 해석이 왕의 허영을 건드려 승리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이 신성한 약속이 곧 프리기오에게 칼날이 됩니다.
A king's word is his bond.
왕의 말은 곧 약속이다.
The word of a king of Pantouflia is sacred.
판투플리아 왕의 말은 신성하다.
왕은 자기 말을 신성하다고 하면서 프리기오의 기여를 제대로 인정하려 하지 않고, 말의 조항만 남깁니다. 법과 약속을 가지고 노는 이 대목은 어른 독자에게 더 쓰게 읽힙니다.
12. 교수대냐 몰린다냐
왕이 내놓은 선택지는 사촌과의 결혼 아니면 형벌입니다. 왕의 말투는 거의 광대극입니다.
Molly, or the gibbet!
몰리냐, 교수대냐!
프리기오는 가문의 좌우명을 걸고 죽음을 택하려 합니다.
Prigio est pret
프리기오는 준비되었다.
이 장면의 품위는 몰린다가 지켜 줍니다. 처음에는 프리기오를 미워했지만 그녀는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있는 사정을 이해하고 한 걸음 물러섭니다.
neither your heart nor mine is ours to give
당신의 마음도 내 마음도 우리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Do not let us buy life at the price of happiness and honour.
행복과 명예를 값으로 치르고 목숨을 사지는 말아요.
풍자극 속에서도 두 사촌이 서로의 진심을 존중하는 순간이 가장 인간적인 장면입니다. 몰린다는 끝까지 우스꽝스러운 악역이 아니라 슬픔을 아는 사람으로 남습니다.
13. 검은 고양이와 생명의 물
동생들을 찾는 길의 첫 단계는 이야기에서 가장 이상하고 가장 따뜻한 대목입니다. 프리기오는 빈 성에서 늙고 병든 고양이를 마주치고, 그가 행복해 보인다는 데 잠시 멈춰 섭니다.
even a sick old cat was, in some ways, happier than most men
늙고 병든 고양이도 어떤 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행복하다.
그러나 그는 실험을 위해 고양이를 보내고, 사자의 샘의 물로 되살려 낸 뒤에야 형제에게 같은 일을 시도합니다. 되살아난 형제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neither of them ever knew that they had been dead and done for
둘 다 자신들이 죽어서 끝장났었다는 사실을 끝내 알지 못했다.
프리기오는 얼어붙은 기사들까지 되살리며 영웅이 됩니다.
Long live Prince Prigio!
프리기오 왕자 만세!
그가 동생의 죽음을 당사자에게 숨기는 것은 다정함이며, 가장 먼저 되살아난 것이 빈 성의 늙은 고양이라는 점에서 책이 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하는지 엿보입니다. 영리함이 마침내 남을 위해 쓰이는 대목입니다.
14. 영리함을 숨기는 소원
결말의 반전은 왕비의 한마디에서 오는 웃음입니다. 동생들이 돌아오자 그녀는 모든 일을 간단히 정리해 버립니다.
Didn't I say so?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니?
프리기오의 오랜 입버릇이 그대로 신하들에게 돌아가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로잘린드의 청은 다정하면서도 핵심을 짚습니다.
I want everybody to love you as much as I do.
나만큼 모두가 당신을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프리기오는 생각 끝에 영리함을 없애지 않고 숨기는 소원을 선택합니다.
I WISH TO SEEM NO CLEVERER THAN OTHER PEOPLE.
나는 남들보다 더 영리해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이 소원은 타협이면서 성숙입니다. 모자란 척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상대의 눈높이에서 보이라는 요구이고, 내용은 그대로 두고 태도만 바꾼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책의 마지막 문장들은 이를 정리합니다.
I do believe, my dear, that you are really as clever as ever!
여보, 당신은 정말 예전만큼 영리한 게 틀림없어요!
화자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고, 웃음 속에 부부의 비밀 하나가 남습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프리기오 왕자』는 18장의 짧은 동화이고 장마다 완결된 장면이 있어 한 번에 읽기 좋습니다. 먼저 1장과 2장(요정 없는 세례식과 영리한 아이)을 읽으면 이 책의 농담 방식을 익힐 수 있습니다. 그다음 6장(다락의 선물)과 9~11장(불과 얼음의 싸움)이 모험의 중심이고, 14~16장(날아온 왕과 왕비, 수표와 교수대)은 소동극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17장(생명의 물)과 18장(마지막 소원)은 따뜻한 마무리입니다. 화자가 독자에게 말을 걸며 농담을 던지는 목소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크고, 옛이야기를 많이 알수록 신데렐라나 장화 신은 고양이 같은 인용이 더 크게 웃깁니다. 어린이는 모험과 마법으로, 어른은 영리함과 믿음, 사람과 어울리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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