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95년 출간
Master and Man
주인과 하인
축제 다음 날 숲을 사러 길을 나선 욕심 많은 상인과 그의 늙은 일꾼이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한 번의 밤이 두 사람의 삶과 죽음을 갈라놓는 이야기
Take pains and God gives.
애써 일하면 하느님이 주신다.
Nikita is alive, so I too am alive!
니키타가 살아 있으니 나도 살아 있다!
한눈에 보기
여관과 가게, 방앗간을 거느린 상인 바실리 안드레예비치 브레후노프는 값이 오르기 전에 고랴치킨 숲을 싸게 사려고 축제 다음 날 오후 썰매를 몰고 나선다. 곁에는 술을 끊은 지 두 달 된 쉰 살 안팎의 일꾼 니키타가 앉아 있다. 두 사람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같은 마을 그리슈키노로 두 번이나 돌아오며, 세 번째 출발 끝에 협곡 근처에서 밤을 맞는다. 니키타는 체념한 채 눈 속에 웅크리고, 바실리는 돈 계산과 공포 사이에서 일꾼을 버려두고 말을 타고 달아난다. 그러나 맴돌다 제자리로 돌아온 그는 얼어 가는 니키타 위에 몸을 덮고 처음으로 낯선 기쁨을 느낀다. 열 개의 짧은 장에 담긴 하룻밤의 이야기를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 레프 톨스토이 『부활』 (Resurrection)
-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The Death of Ivan Ilyich)
한 권 요점
Master and Man
『주인과 하인』은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가 쓴 중편소설로, 1895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1828년에 태어나 1910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작가로 널리 기억됩니다. 이 작품은 그 두 대작보다 훨씬 짧습니다. 열 개의 장이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따라가며, 배경은 본문이 밝히듯 1870년대 겨울 성 니콜라스 축일 다음 날입니다. 등장인물은 사실상 두 사람과 말 한 마리입니다. 돈을 모으는 일을 삶의 유일한 목적이자 자랑으로 삼는 상인과, 평생 남의 일을 하며 살아온 일꾼입니다. 둘이 같은 썰매에 앉아 같은 눈보라를 맞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과 죽음을 맞는 방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릅니다. 짧은 분량 안에서 길 찾기의 긴장과 사람의 내면이 바뀌는 순간이 함께 그려지는 책입니다.
줄거리
제1장: 축제 다음 날, 썰매 앞의 두 사람
크레스티('십자가들'이라는 뜻의 마을로 여섯 집뿐입니다)에 사는 여관 주인 바실리 안드레예비치 브레후노프는 제2 길드 상인이자 교회 장로입니다. 축제 손님들이 떠나자마자 그는 오래 흥정해 온 고랴치킨 숲을 사러 이웃 지주에게 가려고 서두릅니다. 젊은 지주는 1만 루블을 부르고 바실리는 7천 루블을 내세우는데, 숲의 실제 값은 그 세 배쯤이라고 합니다. 읍내 목재상들이 입찰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실리는 금고에서 칠백 루블을 꺼내고 맡아 둔 교회 돈 이천삼백 루블을 보태 삼천 루블을 지갑에 챙깁니다.
말에 마구를 매는 사람은 그날 술에 취하지 않은 유일한 일꾼 니키타입니다. 니키타는 쉰 살쯤 된 이웃 마을 농부로, 부지런하고 솜씨 좋고 심성이 곱지만 일 년에 두어 번 술을 퍼마시고 난폭해지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 외투와 장화까지 술값으로 날린 뒤 금주를 맹세해 두 달째 지키고 있습니다. 바실리는 그를 몇 번이나 쫓아냈다가 다시 불러들였는데, 정직하고 동물을 아끼는 데다 무엇보다 값이 싸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팔십 루블 값어치의 일을 시키면서 사십 루블쯤을 그것도 자기 가게 물건으로 쪼개어 주는 식입니다. 아내 마르타는 이십 년 가까이 통장이를 집에 들여 살고 있습니다. 바실리는 자신이 니키타의 은인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니키타는 속는 줄 알면서도 달리 갈 곳이 없어 받아들입니다. 일곱 살짜리 아들이 따라나서려다 아버지에게 쫓겨나고, 임신한 아내는 돈을 가졌으니 니키타를 데려가라고 거듭 애원합니다. 바실리는 마지못해 허락하고, 니키타는 해진 양가죽 옷 위에 낡은 외투를 걸치고 구멍 난 장화를 신은 채 썰매에 오릅니다.
제2~3장: 길을 잃고 그리슈키노로 돌아오다
마을을 벗어나자 바람이 훨씬 거세 길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바실리는 표지 말뚝이 줄지어 선 카라미셰보 길 대신 더 가깝지만 말뚝이 없는 지름길을 택합니다. 얼마 못 가 말뚝이 사라지고, 니키타가 눈 위를 더듬으며 길을 찾는 사이 둘은 자하로프 공장 밭과 도랑을 지나 버드나무 줄을 만나 겨우 길로 돌아옵니다. 도착한 곳은 목적지와 다른 그리슈키노 마을입니다. 마을 어귀에는 얼어붙은 빨래가 바람에 미친 듯 펄럭입니다. 말 도둑으로 이름난 이사이를 만나 길을 묻고 하룻밤 묵으라는 권유를 뿌리친 뒤, 둘은 숲까지 약 육 킬로미터 남았다는 말에 다시 출발합니다.
눈보라는 더 거세지고, 술에 취한 농부들이 탄 썰매가 작은 말을 때려 가며 스쳐 지나갑니다. 이 만남에 기운을 얻은 바실리는 말뚝을 살피지 않고 달리다가 다시 길을 잃습니다. 니키타가 고삐를 넘겨받아 말 무호르티가 가는 대로 맡기자 말은 방향을 바꾸어 한참 만에 되돌아오는데, 바로 그 그리슈키노의 같은 헛간과 빨래 앞입니다. 이번에는 바실리가 큰 벽돌집 앞에 말을 세웁니다. 몸이나 녹이고 가자는 것입니다.
제4~5장: 타라스의 집, 그리고 협곡
집주인 노인 타라스의 가족은 스물두 명이 한 지붕 아래 사는 마을의 부잣집입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이 분가를 요구해 집안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화를 안고 있습니다. 바실리는 보드카를 받아 마시고, 니키타는 잔을 눈앞에 두고 한참 망설이다 맹세와 팔아 버린 장화와 봄에 사 주기로 한 아들의 말을 떠올리며 거절한 뒤 차만 다섯 잔을 비웁니다. 집주인 부부와 이웃은 하룻밤 묵고 가라고 거듭 권하지만 바실리는 "한 시간 놓치면 일 년을 놓친다"며 사양합니다. 노인의 손자 페트루슈카가 갈림길까지 길을 안내하겠다고 나서고, 폴슨의 교본에서 읽은 시구를 읊으며 앞장섭니다.
페트루슈카는 갈림길 덤불에서 돌아가고, 바실리와 니키타는 다시 눈보라 속으로 들어갑니다. 곧 말뚝이 끊기고 숲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니키타가 내려 길을 더듬다 가파른 비탈에서 굴러 떨어지고, 올라와 보니 협곡이 앞길을 막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길을 찾아 헤매던 니키타는 지쳐 눈더미에 말을 끌고 들어가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바실리는 이제 지시하지 않고 니키타를 따라 움직입니다. 협곡 가장자리 조금 바람막이가 되는 곳에서 니키타는 말에서 마구를 풀며 말합니다. 더는 갈 수 없고 여기서 밤을 지내야 한다고.
제6장: 바실리의 밤
니키타는 지친 말의 마구를 풀어 매어 두고 썰매 채를 세워 끈으로 묶어 눈에 묻혀도 사람들이 찾도록 표지를 만듭니다. 바실리는 손수건을 묶어 깃발을 달고 대견해합니다. 니키타는 땀에 젖은 무호르티에게 깔개를 덮어 주고, 자기는 썰매 뒤쪽 눈을 파 짚을 깔고 자루를 덮어쓴 채 웅크립니다. 바실리는 두 겹 모피 속에서 숲 값을 셈하고, 측량기사에게 뇌물을 주어 면적을 깎게 하리라 궁리하며, 자신이 아버지 때의 방앗간과 여관에서 가게와 선술집 둘, 제분소, 곡물 창고까지 일궜다고 자랑스러워합니다. 부자가 된 미로노프를 떠올리며 "애쓰면 하느님이 주신다"고 되뇝니다.
그러나 잠이 깬 뒤 시간은 좀처럼 가지 않습니다. 성냥으로 시계를 보니 겨우 열두 시 십 분이고, 곧 멀리서 늑대 울음이 들려옵니다. 그는 묵고 가지 않은 일을 후회하고, 몸이 떨리는 것이 추위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알지 못합니다. 불안을 견디지 못한 그는 "누워서 죽음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니키타를 두고 말에 올라 숲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쪽으로 달려갑니다. 니키타는 깨어 무슨 말을 건네는 듯하지만, 바실리는 듣지 않습니다.
제7장: 니키타, 남겨진 사람
니키타는 바실리가 부르는 소리에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연 가까이에서 가난을 겪어 온 사람답게 기다리는 데 익숙하고, 자신이 그날 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쾌하지도 두렵지도 않습니다. 평생이 쉼 없는 노동이었고, 세상의 주인들 위에 자신을 이 세상에 보내신 '최고 주인'이 있어 죽어서도 그분의 손 안에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술과 아내에 대한 잘못을 떠올리지만 "내가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인가, 하느님이 이렇게 만드셨다"고 생각하며 갈 곳을 묻습니다. 바실리가 말에 오르며 썰매를 흔드는 바람에 눈을 뜬 니키타는 깔개를 달라고 외치지만, 주인은 눈발 속으로 사라집니다. 니키타는 두려움에 "주님, 하늘의 아버지"를 부르고,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 속에서 주인이 누웠던 자리에 몸을 눕힙니다. 떨림이 멎고 의식이 흐려지지만 죽는지 잠드는지 알지 못한 채 어느 쪽에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제8장: 맴도는 말, 쑥대의 공포
바실리는 숲과 산지기 오두막이 있으리라 짐작하는 방향으로 말을 몰지만, 눈앞에 나타나는 어두운 덩어리는 마을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쑥대입니다. 쑥대를 보고 까닭 모를 전율을 느낀 그는 서둘러 말을 다그쳐 가다가, 곧 같은 쑥대와 눈에 반쯤 덮인 말발굽 자국을 다시 마주칩니다. 자신이 작은 원을 그리고 있었음을 알아차린 그는 "이대로 죽겠구나" 하고 공포에 질립니다. 말이 갑자기 크게 우는 소리에 비명을 들은 듯 놀라고, 눈구덩이에서 말이 쓰러지는 틈에 뛰어내렸다가 말을 놓칩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에서 그는 가게와 선술집과 철제 지붕 집과 후계자를 떠올리며 "이 모두를 어떻게 두고 간단 말인가" 하고 외칩니다. 성 니콜라이에게 기도하며 약속을 하지만 촛불과 예배가 지금 처지와 아무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깨닫습니다. 그래도 절망하지 않으려 말발굽 자국을 따라 달리고, 마침내 말과 썰매와 깃발을 발견합니다. 그곳은 그가 출발한 자리에서 오십 걸음쯤 떨어진 같은 협곡 근처입니다. 말이 그를 데리고 돌아온 것입니다.
제9장: 몸을 덮은 주인, 꿈, 죽음
썰매로 돌아온 바실리는 두려움이 다시 올까 겁나 일부터 합니다. 장갑의 눈을 털고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말의 고삐를 풀어 줍니다. 그때 눈에 덮인 썰매 바닥에서 니키타가 일어나 파리를 쫓듯 손을 휘저으며 힘겹게 말합니다. 자기가 죽어 가니 받을 돈은 아들이나 아내에게 주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해 달라고. 바실리는 삼십 초쯤 말없이 서 있다가, 흥정이 성사될 때와 같은 결단으로 소매를 걷어붙입니다. 니키타 위의 눈을 쓸어 내고 모피 외투를 활짝 열어 일꾼 위에 몸을 포개고 자기 체온으로 덮습니다. "죽는다더니 누워서 몸이나 녹여, 그게 우리 방식이야" 하고 말하려다 눈물이 차올라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는 이상하고 엄숙한 애정을 느끼고, 지금껏 모르던 기쁨이 가슴을 채웁니다. 손발이 얼어 가는 것도 말 등이 드러난 것도 잊은 채 그는 세 시간이 넘도록 움직이지 않습니다.
새벽 무렵 그는 촛불 상자 앞에서 발이 돌바닥에 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꿈을 꿉니다. 상자가 침대로 바뀌고, 그는 집 침대에 누워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으스스하면서도 기쁩니다. 마침내 기다리던 이가 와서 그를 부르고, 일꾼 위에 누우라고 했던 이도 그였음을 알게 됩니다. 바실리는 "갑니다!" 하고 기쁘게 외치며 깨어나지만 이미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죽음임을 알고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과 니키타가 하나인 듯, 자신의 생명이 니키타 안에 있는 듯 느끼고, 한때 자신을 괴롭혔던 돈과 장사가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그저 진짜가 무엇인지 몰랐을 뿐이며 이제는 분명히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유로워졌다고 느낀 채 숨을 거둡니다.
제10장: 니키타의 아침과 그 뒤
새벽에 깬 니키타는 방앗간에서 밀가루를 싣고 오다 수레가 빠져 등으로 그것을 들어 올리려는 꿈을 꾸다, 차가운 수레가 사실은 죽어 굳은 주인의 몸임을 깨닫습니다. 무호르티가 앞발로 썰매를 두어 번 두드린 것은 쓰러지기 전 마지막 힘이었고, 말도 죽었습니다. 니키타는 자신도 곧 죽으리라 믿고 눈을 감지만, 정오가 되어서야 농부들이 삽으로 눈을 파고 두 사람을 꺼냅니다. 그곳은 길에서 칠십 미터쯤, 마을에서 팔백 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입니다. 바실리는 얼어붙은 시신이었고, 니키타는 살아 있었습니다. 깨어난 그는 저승에서도 농부들이 같은 소리로 외치는 줄 알고 놀라다가, 아직 이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기쁘기보다 서운해합니다. 그는 두 달 동안 병원에 누워 발가락 세 개를 잃었지만 이십 년을 더 살며 농장 일꾼으로, 늙어서는 야경꾼으로 일했습니다. 소망대로 집에서 성상 아래 촛불을 손에 쥐고 숨을 거두었고, 죽기 전에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도 통장이의 일을 용서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그가 죽어 깨어난 그곳에서 형편이 나은지 못한지는 우리도 곧 알게 되리라는 말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축제 다음 날의 흥정
책은 사건의 동기를 숲 한 덩이의 값으로 시작합니다. 서두르는 이유는 사랑도 도덕도 아니고 읍내 상인들보다 먼저 이익을 챙기는 것입니다.
Seven thousand was, however, only a third of its real value.
그러나 칠천은 그 실제 가치의 삼분의 일에 불과했다.
바실리는 흥정 자금 일부로 교회 돈을 지갑에 넣습니다. 장로로서 맡은 공공의 돈이 개인의 투기에 섞이는 이 작은 대목에서 인물의 도덕이 이미 드러납니다.
two thousand three hundred rubles of church money he had in his keeping
그가 맡아 두고 있던 교회 돈 이천삼백 루블.
2. 은인이라는 확신
바실리는 니키타에게 약속된 품삯을 반만 주면서도 자신을 후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톨스토이는 그의 위선을 악의가 아니라 확신으로 그립니다.
We deal straight-forwardly.
우리는 솔직하게 거래하는 사이지.
Vasili Andreevich was honestly convinced that he was Nikita’s benefactor
바실리 안드레예비치는 자신이 니키타의 은인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이에 대한 니키타의 대응은 침묵하는 수용입니다.
He was quite aware that Vasili Andreevich was cheating him
그는 바실리 안드레예비치가 자신을 속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받아들이는 쪽이 오히려 눈이 밝다는 점이 이후 전개의 씨앗입니다.
3. 말에게 말을 거는 사람
니키타는 사람과 짐승을 구별하지 않고 말을 겁니다. 말 무호르티와의 대화는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이자, 뒤에 이어질 선택의 복선입니다.
If you don’t want any more, you needn’t.
더 마시기 싫으면 안 마셔도 돼.
길을 잃은 뒤에도 니키타는 말의 감각을 믿습니다.
The one thing he can’t do is to talk
저 녀석이 못 하는 건 말하는 것뿐이지.
말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길도 이해합니다. 바실리가 고삐로 말을 몰아세울 때와 니키타가 맡길 때의 차이가 뒤에서 결과로 돌아옵니다.
4. 아내의 간청
떠나기 전, 임신한 아내는 돈을 가졌으니 일꾼을 데려가라고 두 번 세 번 빕니다. 바실리의 반응은 짜증입니다.
I beg you in God’s name!
하느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려요!
There, she sticks to it like a leech!
저것 보라지, 거머리처럼 달라붙는군!
It seems I must humour my old woman.
아내 비위를 맞춰 줄 수밖에 없겠군.
그가 니키타를 데려가는 것은 선의가 아니라 귀찮음을 덜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 귀찮음이 결과적으로 그의 영혼을 구합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책 전체의 구조를 이룹니다.
5. 길을 잃다
지름길을 택한 순간부터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실리의 초조와 니키타의 침착이 처음으로 대비됩니다.
There are no stakes to be seen!
말뚝이 하나도 안 보여!
It seems, Vasili Andreevich, that we have gone quite astray
바실리 안드레예비치, 아무래도 우리가 완전히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니키타는 마치 즐거운 일인 양 한다고 서술자는 덧붙입니다. 마을 어귀에서 얼어붙은 빨래가 미친 듯 흔들리는 장면은 이 이야기의 기분을 정확히 요약합니다.
The white shirt in particular struggled desperately, waving its sleeves about.
특히 흰 셔츠는 소매를 휘저으며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6. 두 번째 그리슈키노
이사이는 묵고 가라고 권하지만 바실리는 서두릅니다. 이 권유는 책에서 반복되며, 따르지 않을 때마다 값이 커집니다.
Why not stay the night?
왜 하룻밤 묵고 가지 않으시오?
빙 돌아 같은 마을로 돌아온 뒤에도 타라스의 아내와 노인이 거듭 말립니다.
Where will you go in the night?
밤에 어디로 가려고 그러시오?
바실리의 대답은 하나입니다.
Lose an hour and you can’t catch it up in a year
한 시간을 놓치면 일 년이 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그가 지키려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이익입니다. 시간이 이익으로 번역되는 세계관이 그의 눈을 멀게 합니다.
7. 타라스의 집: 술잔, 분가, 시 한 구절
니키타는 보드카 앞에서 짧은 내적 싸움을 벌입니다. 그는 맹세와 팔아 버린 장화, 통장이와 봄에 사야 할 말을 하나씩 떠올립니다.
remembered his oath and the boots that he had sold for drink
술에 팔아 버린 장화와 자신의 맹세를 떠올렸다.
I don’t drink, thank you kindly
저는 술을 안 마십니다, 고맙습니다만.
한편 집안에서는 분가를 둘러싼 말다툼이 이어집니다. 노인은 아들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탄식하고, 페트루슈카는 폴슨의 교본에서 아버지가 빗자루를 아들들에게 꺾어 보게 한 우화를 꺼냅니다.
The young people are getting out of hand
요즘 젊은 것들은 제멋대로야.
A father gave his sons a broom to break.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빗자루를 꺾어 보라고 주었다.
떠나는 마당에서 페트루슈카가 읊는 시구는 곧 닥칠 눈보라를 노래한 듯합니다.
Storms with mist the sky conceal, Snowy circles wheeling wild.
폭풍이 안개로 하늘을 가리고, 눈이 사납게 빙글빙글 돈다.
흩어지면 약해지고 묶이면 강하다는 우화와 이어져 두 주인공이 뒤에 겪을 일을 미리 비추는 것처럼 읽힙니다.
8. 길잡이가 뒤바뀌다
떠나는 순간에도 니키타는 내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의 뜻에 따르는 데 익숙해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Nikita did not wish to go at all
니키타는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협곡 앞에서 방향을 찾는 것은 어느새 니키타입니다.
We must go to the right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Vasili Andreevich no longer gave orders but implicitly did what Nikita told him.
바실리 안드레예비치는 더 이상 명령하지 않고 니키타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돈 앞에서의 위계가 자연 앞에서 뒤집힙니다. 그리고 니키타가 내리는 판단은 간단합니다.
We shall have to stay the night here
여기서 하룻밤 지내야겠습니다.
Well, if we are we can’t help it
얼어 죽는다면야 어쩔 수 없지요.
마치 여관에 드는 사람처럼 말하는 이 태도가 그의 성품을 보여 줍니다.
9. 신호와 잠자리
니키타는 눈에 묻혀도 발견되도록 썰매 채를 세워 신호를 만들고, 그것이 옛사람들이 가르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That’s what the old folk taught us!
옛 어른들이 가르쳐 준 방법이지요!
바실리는 거기에 손수건을 묶고 흡족해합니다.
Just see what a fine flag!
보라고, 멋진 깃발이지 않은가!
니키타가 자기 잠자리보다 먼저 챙기는 것은 땀에 젖은 말입니다.
I must cover up the horse first
먼저 말부터 덮어 줘야겠습니다.
두 사람의 잠자리는 대조적입니다. 니키타는 눈을 파고 짚을 깐 오목한 곳에 몸을 감추고, 바실리는 썰매 위 모피 속에서 낡은 방식을 못마땅해합니다. 이 눈구덩이가 뒤에 두 사람의 목숨을 가릅니다.
10. 밤새 도는 셈
눈 속에서도 바실리의 머릿속은 숲 값 계산으로 가득합니다. 그가 믿는 신조는 간명합니다.
Take pains and God gives.
애써 일하면 하느님이 주신다.
그는 자신의 자랑거리를 센 뒤 마을의 평판을 헤아립니다.
Because I stick to business.
내가 장사에 매달리기 때문이지.
They think money-making is a joke.
사람들은 돈 버는 일을 농담으로 여긴단 말이야.
자수성가한 사람의 자부는 정직한 면이 있지만, 그 열매는 곁에서 얼어 가는 사람의 몫을 가리지 못합니다. 그는 니키타를 걱정하면서도 책임을 질까 염려할 뿐입니다.
11. 두려움이 쌓이다
밤이 깊을수록 계산은 불안에 밀립니다. 시계를 확인했을 때 시간은 한참 모자랍니다.
It was only ten minutes past twelve.
겨우 열두 시 십 분이었다.
그때 늑대의 울음이 들립니다.
Beyond all doubt it was a wolf
분명 늑대였다.
두려움은 곧 이기심의 얼굴을 합니다. 바실리는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와 니키타가 살아야 할 이유를 저울질합니다.
What is his life worth?
저 사람의 목숨이 무슨 값어치가 있다고?
Am I to die like this for nothing?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야 한단 말인가?
자기 목숨을 아끼는 마음이 일꾼의 목숨을 가볍게 만드는 이 독백이 책에서 가장 어두운 대목입니다. 그러고는 말을 타고 떠납니다.
12. 니키타의 평온
같은 밤 니키타는 다른 풍경 속에 있습니다. 죽음이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은 그에게 무겁지 않습니다.
And it did not seem particularly dreadful
그리고 그것은 특별히 두려운 일처럼 보이지 않았다.
죄를 헤아릴 때도 그는 변명하지 않고, 판단을 하느님께 넘깁니다.
That’s evidently how God made me.
하느님이 나를 그렇게 만드신 모양이야.
Where am I to escape to?
내가 어디로 도망칠 수 있겠나?
주인이 떠난 뒤 두려움이 찾아오자 그는 기도합니다.
He did not know whether he was dying or falling asleep
그는 자신이 죽어 가는지 잠들어 가는지 알지 못했다.
니키타의 신앙은 교리가 아니라 믿음의 습관에 가깝습니다. 의지할 곳이 늘 있었기에 죽음 앞에서도 놀라지 않습니다.
13. 쑥대와 맴돌기
바실리가 마주치는 어두운 덩어리는 구원이 아니라 쑥대입니다. 서술자는 바람에 시달리는 그 풀을 한 사람의 처지와 겹쳐 놓습니다.
He had evidently gone round in a small circle.
그는 분명 작은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던 것이다.
I shall perish like that!
나도 저렇게 죽겠구나!
눈 속에 홀로 남은 그는 재산을 하나하나 헤아리며 부정합니다.
How can I leave all that?
그 모든 것을 어떻게 두고 간단 말인가?
성 니콜라이에게 올리는 기도는 오래 쌓은 종교 생활이 위기 앞에서 아무 힘이 없음을 보여 줍니다.
though very important and necessary in church, could do nothing for him here
교회에서는 아무리 중요하고 필요하더라도 여기서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장사로 맺은 신앙의 한계가 여기서 처음 정직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를 돌려보낸 것은 사람이 아니라 말이었습니다.
14. 소매를 걷어붙인 상인
돌아온 바실리가 처음 한 일은 마음을 다스리려 바삐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니키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I’m dy... ing, that’s what
저는 죽어 가고 있어요, 그게 다예요.
Forgive me for Christ’s sake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십시오.
바실리의 행동은 흥정 때의 결단과 같은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이전에는 이익을 향하던 결단이 이번에는 일꾼을 향합니다.
Lie still and get warm, that’s our way
가만히 누워서 몸을 녹여, 그게 우리 방식이야.
a peculiar joy such as he had never felt before
전에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야릇한 기쁨.
서술자는 곧이어 그가 이 일마저 장사하듯 자랑한다고 덧붙입니다("이번엔 놓치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인물이 하루아침에 성자가 되지 않고, 낡은 말버릇을 지닌 채 새 감정을 겪도록 그립니다. 그럼에도 이 장면은 이 책의 전환점입니다.
15. 꿈, 그리고 눈 속의 아침
바실리의 마지막 꿈은 기다림과 기쁨이 겹친 장면입니다. 그를 부른 이가 일꾼 위에 누우라고 했던 이와 같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환영이 됩니다.
And Vasili Andreevich was glad that that one had come for him.
바실리 안드레예비치는 그분이 자신을 데리러 와서 기뻤다.
깨어난 그는 자신과 니키타가 하나라고 느낍니다.
it seemed to him that he was Nikita and Nikita was he
자신이 니키타이고 니키타가 곧 자신인 듯했다.
Nikita is alive, so I too am alive!
니키타가 살아 있으니 나도 살아 있다!
He felt himself free and that nothing could hold him back any longer.
그는 자신이 자유로워졌고 더는 아무것도 자신을 붙잡지 못한다고 느꼈다.
반면 아침의 니키타는 꿈속에서 수레를 짊어지려 애쓰다 깨어, 그 무게가 죽은 주인의 몸임을 압니다.
The cold cart was his dead and frozen master lying upon him.
차가운 수레는 그의 위에 누운, 죽어 얼어붙은 주인이었다.
이 장면에서 위의 사람이 곧 아래 사람을 살린 몸이라는 이중성이 서늘하게 드러납니다. 살아남은 니키타는 구조된 것을 기뻐하지 않고, 죽음을 한 번 각오한 사람의 담담함을 보입니다.
Still, a man can’t die twice and must die once.
그래도 사람은 두 번 죽을 수는 없고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이후 이십 년을 더 산 니키타의 마지막은 평화롭습니다.
died sincerely glad that he was relieving his son and daughter-in-law
아들 내외의 짐을 덜어 주는 것이 진심으로 기쁜 채 세상을 떠났다.
책은 죽음 뒤를 단정하지 않고 독자에게 열어 둔 채 끝납니다. 두 죽음의 대비는 설명되지 않고, 한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야 깨달음을 얻고 숨을 거두고, 다른 사람은 이십 년을 더 살다 평안히 눈을 감는 모습으로 나란히 놓입니다.
16. 이 책을 읽는 방법
『주인과 하인』은 열 개의 짧은 장으로 되어 있어 한 번에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바실리와 니키타의 관계), 3~4장(그리슈키노와 타라스의 집), 6장(바실리의 밤)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7장(니키타의 평온), 8장(쑥대의 공포), 9장(바실리의 마지막)이 책의 중심입니다. 사건은 길을 잃고 되돌아오는 것뿐이어서 줄거리 자체는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풍경(펄럭이는 빨래, 되풀이되는 마을, 쑥대)과 말의 시선이 심리의 변화를 조용히 따라갑니다. 읽을 때는 누가 길을 아는 사람이며 누구의 말이 실제로 맞는지를 장마다 지켜보세요. 처음엔 상인의 계산이 앞서는 듯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일꾼의 말이 더 믿을 만한 것이 되어 갑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바실리가 마지막에 외치는 "내가 안다"는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가 느낀 기쁨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다시 따라가 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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