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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89년 출간

In the Year 2889

2889년에

신문 왕 프리츠 나폴레옹 스미스의 하루를 따라가며, 천 년 뒤의 세계가 누리는 경이와 그 경이에 무뎌진 사람들을 그린 짧은 미래 소설

the people of this twenty-ninth century live continually in fairyland.

이 29세기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동화의 나라에 살고 있다.

the bath will come to me.

욕조가 내게로 올 것입니다.

한눈에 보기

2889년 9월 25일, 『지구 연대기』의 소유주 프리츠 나폴레옹 스미스는 파리에 가 있는 아내와 영상 전화로 아침을 맞는다. 그는 소설가와 기자, 천문학자들을 호출해 일을 점검하고, 대사들의 청을 들어주고, 나이아가라의 축전지 공장을 둘러보고, 네 명의 발명가를 만난다. 밤에는 100년 전 스스로 동면에 든 페이스번 박사를 깨우는 실험을 지켜보지만 박사는 이미 죽어 있었고, 지친 스미스 앞에 욕조가 제 발로 찾아온다. 열세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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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In the Year 2889

『2889년에』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이름으로 알려진 단편으로, 1889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쥘 베른은 1828년에 태어나 1905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은 아들 미셸이 큰 몫을 맡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은 장 구분 없이 하나로 이어지고, 앞부분은 29세기 문명을 자랑하는 해설 투의 서문, 뒷부분은 9월 25일 하루를 시간순으로 따라가는 일과 기록입니다. 화자는 천 년 뒤의 시점에서 "우리 시대"를 자랑하며 말하지만, 그 말투 자체가 작품의 장치입니다. 놀라운 기술이 일상이 되면 사람은 그것을 놀라워하지 않게 된다는 생각이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흐릅니다. 영상 전화, 전화로 듣는 신문, 관으로 오는 식사, 하늘에 비추는 광고가 낡은 풍경처럼 지나가고,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아내가 그리운 피곤한 일꾼으로 그려집니다.

줄거리

서문: 동화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

화자는 29세기 사람들이 동화의 나라에 살면서도 새로운 경이에 무관심하다고 탄식합니다. 도시에는 1천만 명이 살고, 거리 폭은 300피트, 건물 높이는 1000피트이며, 사철 기온이 같고 하늘에는 공중 교통선이 오갑니다. 시속 1000마일로 달리는 공기 튜브가 옛 철도를 대신했고, 말이 끄는 바퀴 달린 상자는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의 뿌리는 2792년 오스왈드 니어가 여러 힘을 서로에게서 직접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발견한 데 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조셉 잭슨이 태양광과 지구의 전기, 폭포와 바람의 힘을 모아 두는 축전지와, 단추 하나로 그 힘을 열이든 빛이든 동력이든 원하는 형태로 꺼내 주는 변압기를 발명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겨울의 혹한은 여름에 저장한 열로 누그러지고, 농업과 항공과 산업이 모두 달라졌습니다.

『지구 연대기』와 스미스 왕국

이 기술의 가장 새로운 성과로 소개되는 것이 253번가에 문을 연 『지구 연대기』 신사옥입니다. 맨해튼 『크로니클』을 세운 조지 워싱턴 스미스의 30대 후손 프리츠 나폴레옹 스미스가 지금의 소유주입니다. 신문은 200년 전 미국 정치의 중심이 워싱턴에서 센트로폴리스로 옮겨 갈 때 정부를 따라 이름을 바꾸었고, 스미스가 20년 전 헐값에 사들여 "전화 신문"으로 되살렸습니다. 종이로 찍는 대신 매일 아침 기자와 정치가, 과학자와의 대화로 소식을 들려주는 방식입니다. 구독자는 8천5백만 명, 재산은 100억 달러에 이르렀고, 스미스는 각국 대사들이 문 앞에 모여드는 신문계의 왕이 되었습니다. 평균 수명이 37세에서 52세로 늘어난 덕에 사람이 튼튼해졌지만, 그래도 그의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고됩니다. 화자는 9월 25일을 아무 날이나 고른 하루로 삼아 그를 따라가 보자고 합니다.

아침: 영상 전화와 작가들의 방

스미스는 아내 에디스가 일주일 넘게 프랑스에 가 있어서 기분이 나쁜 채로 눈을 뜹니다. 결혼 10년 동안 이렇게 오래 떨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그는 파리 저택과 이어진 포노텔레포트를 켜서 정오가 가까운데도 레이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자는 아내를 보고, 아내가 잠결에 "프리츠"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기분을 풉니다. 기계 옷방에 들어가면 2분 뒤 완전히 차려입은 채 사무실 문턱에 놓입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거대한 투명 돔 아래 소설가들의 방으로, 백 명의 작가가 전화기 앞에서 순서대로 매일 연재 소설을 읽어 줍니다. 스미스는 아치볼드에게는 구독자가 5천 명 늘었다고 칭찬하고, 존 라스트에게는 인물을 분석하지 않고 줄거리만 몰아간다고 꾸짖으며 최면으로 자기 마음을 관찰해 보라고 권합니다.

기자실과 과학부: 목성과 달

기자실에서는 1500명의 기자가 같은 수의 전화기 앞에서 밤새 모인 소식을 전합니다. 각자 앞의 전환기로 영상 회선을 연결하기 때문에 구독자는 소식을 듣는 동시에 현장을 봅니다. 천문부의 캐시는 수성과 금성, 화성에서 온 사진 전보를 보고하는데, 화성에서는 중앙 제국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목성에서는 아무 응답이 없습니다. 스미스는 20년째 문제를 붙잡고 있는 쿨리와 피어를 몰아세우고, 달에는 거주자가 없는 것 같다는 답을 듣습니다. 달의 보이지 않는 뒷면에는 누가 있는지 모른다는 말에 스미스는 달을 돌려 앞뒤를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고, 두 과학자는 그럴듯하다는 듯 맞장구칩니다. 소식 하나는 확정됩니다. 해왕성 너머의 행성 올림푸스의 궤도가 정해져 공전에 1311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며 당일 신문에 싣게 합니다. 하늘 광고실에서는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 때문에 투사기가 멈춰 있어서, 스미스는 기상 담당 사무엘 마크에게 인공 구름을 진지하게 연구시키라고 지시합니다.

정오: 대사들과 영국의 청

접견실에서는 프랑스 대사가 러시아 대사에게 유럽 지도에 고칠 곳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미스는 러시아 대사에게 광대한 제국이 왜 더 바라느냐고 묻고, 요즘 무기로는 전쟁이 어렵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러시아 대사는 동쪽에서 중국에 눌려 서쪽으로 힘을 뻗어야 한다고 답하고, 스미스는 국무장관에게 말해 중국 정부의 관심을 환기시키겠다고 하여 문제를 정리합니다. 이어 영국 대표 존 경은 영국 제도를 미국에 병합한 의회 법을 없애 달라는 캠페인을 부탁합니다. 병합은 150년 전의 일이고 영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되어 있지만 영국 사람들은 아직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스미스는 거절하며, 프랑스에 아프리카를 내놓으라고 청하는 것과 같다고 받아칩니다. 존 경이 인도는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는 독립이라며 남은 게 없다고 한숨짓자 스미스는 웃으며 "지브롤터가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하고 접견을 끝냅니다.

점심과 나이아가라, 오후의 알현

정오에 스미스의 방에서는 아침에 침대가 있던 자리에 차려진 식탁이 바닥에서 올라옵니다. 부엌을 없앤 부자들처럼 그도 거대한 식품 회사의 구독자이고, 요리는 관을 타고 집으로 들어옵니다. 영상 전화로 보이는 파리의 식탁에는 에디스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3000마일 떨어진 곳과 마주 앉아 식사하자는 약속이었는데, 그는 혼자 후식까지 먹은 뒤에야 모자 가게에 다녀왔다며 나타난 아내에게 "여성의 시간관념, 진보는 어디에나 있어도 그곳만은 예외"라고 투덜대다 자리를 뜹니다. 그는 공중 마차를 타고 자신이 임대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축전지 공장으로 가서, 폭포의 에너지를 모아 빌려주고 팔기도 하는 사업을 둘러봅니다. 오후 4시에는 두 시간 동안 찾아온 사람들을 만납니다. 열두 명 가운데 여덟은 그림 예술을 되살리자거나 코감기 치료제를 찾았다는 식의 쓸모없는 제안이었고, 네 명이 받아들여집니다. 첫째는 마지막 남은 세 원소마저 합성물임을 밝히겠다는 젊은 화학자로, 사람까지 만들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안 될 것 없지요"라고 답해 스미스에게서 10만 달러를 받고 연구소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내륙 15마일의 도시 그랜턴을 철로에 실어 온천 휴양지로 옮기겠다는 사람으로, 스미스는 지분 절반을 삽니다. 셋째는 남는 에너지를 열로 바꿔 극지의 눈을 녹여 인간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사람이고, 스미스는 계획서를 맡기고 일주일 뒤에 오라고 합니다. 넷째는 100년 전의 실험을 마무리하자는 제안입니다.

밤: 윌킨스 박사와 페이스번의 소생

나다니엘 페이스번 박사는 사람이 생명 기능을 멈췄다가 다시 깨어날 수 있다고 믿고, 유언장과 깨우는 방법을 남긴 채 100년 동안 잠들기로 하여 스스로 미라 같은 상태로 관에 들어갔습니다. 소생 예정일이 바로 오늘 9월 25일이어서 스미스는 밤 10시에 자기 집에서 하자고 승낙합니다. 지친 스미스는 중앙 콘서트홀의 음악을 들으며 어둠 속에서 눕고, 찾아온 주치의 윌킨스 박사가 맥박과 혀를 살피며 과로라고 진단합니다. 두 사람은 식탁이 바닥에서 올라오는 식사를 같이 하고, 다시 연결된 영상 전화에서 에디스는 혼자 앉은 저녁상 앞에서 시무룩해 있다가 박사 이름을 듣고 얼굴이 환해지며 밤 11시쯤 튜브로 돌아오겠다고 말합니다. 스미스는 하루 80만 달러가 넘는 지출 장부를 전자 계산기로 두 시간 만에 정리합니다.

10시가 되자 윌킨스 박사와 함께 페이스번의 관이 과학자들에게 둘러싸여 도착하고, 텔레포트가 켜져 전 세계가 이 광경을 지켜봅니다. 기자는 고대 극의 합창단처럼 전화로 실황을 설명합니다. 노랗고 딱딱하게 마른 미라에 열을 가하고 전기를 흘려도 반응이 없자 윌킨스 박사는 죽었다고 선언하고, 얼마나 죽었느냐는 물음에 "100년"이라고 답합니다. 방법이 좀 더 개선되어야겠다고 말한 스미스는 최소한 그는 자고 있다고 덧붙이며 자신도 자고 싶다고 합니다. 목욕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에 박사가 복도로 나갈 때 추위를 조심하라고 하자, 스미스는 이 집에서는 욕조가 자기에게 온다고 하며 단추를 누르고, 점점 커지는 소리 끝에 문이 열리며 욕조가 들어옵니다. 화자는 이것이 2889년 『지구 연대기』 편집자의 하루이며, 이런 하루가 1년 365일 이어진다고 맺습니다. 지구의 1년을 늘릴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한 문장으로 글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동화의 나라와 무뎌진 눈

첫 문장부터 화자는 미래인을 꾸짖습니다. 그들이 사는 곳은 동화의 나라인데 자신들은 그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the people of this twenty-ninth century live continually in fairyland.

이 29세기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동화의 나라에 살고 있다.

이유는 경이가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To them all seems natural.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화자는 오히려 과거를 알아야 지금의 가치를 안다고 말하며 옛 교통수단을 떠올립니다. 기술 소설의 서문이 감탄이 아니라 감탄하지 못하는 인간을 문제 삼는다는 점이 이 책의 방향을 정합니다.

Think of the railroads of the olden time

옛날의 철도를 생각해 보라.

2. 오래된 원리, 늦은 발견

화자에 따르면 29세기의 모든 변화는 먼 조상들이 알고도 무시한 원리에서 나왔습니다. 열은 인류만큼 오래되었고, 전기는 3000년 전에, 증기는 1100년 전에 알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진짜 돌파구는 2792년이었습니다.

the famous Oswald Nier made this great discovery.

유명한 오스왈드 니어가 이 위대한 발견을 했다.

니어에서 잭슨으로 이어지는 발명가들의 계보 끝에 놓이는 것이 축전지와 변압기입니다.

They have put into the hands of man a power that is almost infinite.

그것들은 인간의 손에 거의 무한한 힘을 쥐여 주었다.

이 단락의 놀이는 과거를 크게 압축하는 데 있습니다. 베른은 19세기의 독자가 알던 증기와 전기를 먼 옛일로 밀어내어, 독자 자신이 "먼 조상"의 자리에 서게 만듭니다.

3. 읽지 않고 듣는 신문

스미스의 사업은 인쇄를 없앤 신문입니다. 소식은 종이 대신 목소리로 전해집니다.

Instead of being printed, the Earth Chronicle is every morning spoken to subscribers

『지구 연대기』는 인쇄되지 않고 매일 아침 구독자에게 말로 전해진다.

기자실에서는 영상까지 더해집니다.

Thus the subscribers not only hear the news but see the occurrences.

그리하여 구독자는 소식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본다.

구독자가 8천5백만 명에 이르는 이 신문은 오늘날의 방송과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닮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스미스의 힘이 정보의 독점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he is to-day king of newspaperdom

그는 오늘날 신문계의 왕이다.

4. 왕의 고된 하루

스미스를 왕이라 부르면서도 화자는 그 왕관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Yes, a king is he.

그렇다, 그는 왕이다.

평균 수명이 늘고 위생이 좋아져 가능해진 노동이라는 해설이 붙습니다.

lifted the mean of human life from 37 up to 52 years

인간 수명의 평균을 37세에서 52세로 끌어올렸다.

화자는 "아무 날이나 고르자"고 하면서 바로 "어느 날이나 같다"고 덧붙입니다. 이 하루가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범한 날이라는 선언이 책 끝의 365일 문장과 맞물려 고리를 이룹니다. 기술이 시간을 줄여 준 만큼 그의 일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5. 3000마일 너머의 아침

영상 전화는 이 작품에서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장치입니다. 아내가 없어 심술이 난 스미스는 전화기 속에서 아내의 잠꼬대를 듣고 기분이 풀립니다.

The delightful vision gave a happier turn to Mr. Smith's thoughts.

그 즐거운 모습이 스미스 씨의 생각을 한결 밝은 쪽으로 돌려 놓았다.

점심에는 식사 시간을 맞추자던 약속이 어긋나, 먼저 먹은 남편이 느긋한 아내를 타박합니다. 기술이 두 사람을 어디서든 마주 보게 해 주어도 약속 시간과 사소한 서운함은 그대로입니다.

Progress everywhere except there!

어디나 진보하는데 그것만은 예외로군!

이 불평은 화자가 은근히 웃는 대목입니다. 장거리 연애에 가까운 부부 장면은 기술이 인간의 성격은 고치지 못한다는 이 책의 가장 소박한 증거입니다.

6. 소설가들과 최면

스미스는 소설가들에게 칭찬과 훈계를 번갈아 건넵니다. 그가 좋다고 말한 쪽은 관찰의 깊이입니다.

Never have the ways of country folk been better portrayed.

시골 사람들의 모습이 이보다 더 잘 그려진 적은 없었다.

못마땅한 쪽에는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Your story is not a picture of life; it lacks the elements of truth.

당신의 이야기는 삶의 그림이 아니오. 진실의 요소가 빠져 있소.

처방은 최면으로 관찰하는 자아를 따로 세우는 것이고, 그의 결론은 짧습니다.

Let yourself be hypnotized.

최면을 받아 보시오.

소설은 구독자 수로 평가되고 작가는 전화기 앞에서 날마다 낭독합니다. 문학이 상품이 되었다는 풍자와 인물 심리를 분석하라는 비평이 한 장면에 같이 놓여 있습니다.

7. 달을 돌리자는 말

천문부는 화성과는 소식을 주고받지만 목성에는 닿지 못합니다. 신호가 가닿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보고는 우주 교신이 먼저 구상되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Perhaps ours do not reach them.

어쩌면 우리 신호가 그들에게 닿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달이 가까운데도 소통이 안 되는 이유를 묻는 스미스에게 과학자의 대답이 이어집니다.

Telescopes? O no, the trouble here is about--inhabitants!

망원경이요? 아니요, 문제는 주민입니다!

그리고 스미스의 해법이 나옵니다.

Why, turn the moon about-face.

그야, 달을 뒤로 돌려놓는 거지.

달의 방향을 바꾸자는 제안을 두 학자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장면은 이 세계가 불가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한 줄로 보여 줍니다. 과학이 모든 것을 해낸 세계에서는 제안이 우스꽝스러울수록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8. 맑은 하늘이라는 문제

하늘을 화면으로 쓰는 광고는 오늘의 시선에서도 익숙합니다. 그러나 이 부서가 겪는 문제는 광고주가 아니라 날씨입니다.

What we need is clouds, not rain.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가 아니라 구름이다.

비를 내리게 하는 일은 이미 가능하지만 소용이 없다는 대목은 기술이 자연을 부리는 수준과 그 목적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한꺼번에 비춥니다. 스미스는 해결을 인공 구름 연구로 넘깁니다. 문제가 생기면 기술로 풀면 된다는 태도는 이 세계의 상식입니다.

9. 전쟁이 불가능해진 세계

대사들의 대화는 정치 풍자의 중심입니다. 스미스는 전쟁이 이제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고 짚습니다.

Is war possible in view of modern inventions

현대의 발명을 생각하면 전쟁이 가능하기나 한가

그가 든 것은 먼 거리에 쏘는 질식탄과 한 방에 대대를 쓸어 버리는 전기 불꽃, 적군에 퍼뜨릴 수 있는 역병입니다. 그러나 러시아 대사의 대답에서 보이듯 강대국들의 욕심은 줄지 않았고, 스미스는 중재로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합니다. 신문 왕이 국무장관과 중국 정부를 움직이는 것으로 갈등을 정리하는 장면은 그의 권력을 보여 주는 동시에, 한 사업가가 국제 문제를 흥정거리로 다루는 모습을 은근히 비꼽니다.

10. 뒤집힌 세계 지도

영국의 청원은 가장 유머러스한 대목입니다. 이 세계에서 영국은 미국의 한 지방입니다.

Great Britain has become a colony of the United States

대영제국은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존 경이 독립 캠페인을 부탁하지만 스미스는 거절하며 프랑스가 아프리카를 내놓는 일에 빗댑니다. 인도는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는 독립이라는 말이 끝나고 남은 것을 묻자 스미스의 답은 이렇습니다.

Well, now, there's Gibraltar!

글쎄요, 지브롤터가 있지 않습니까!

베른은 19세기 열강의 세력 구도를 천 년 뒤에 거꾸로 세워 놓고, 어느 시대에나 제국은 자기 몫을 놓지 않는다는 것을 웃음으로 전합니다. 지브롤터는 영국이 오래 지켜 온 거점으로 알려져 있어 마지막 농담이 되었습니다.

11. 한 방에 모인 삶

스미스의 거처는 침실, 식당, 서재를 하나로 합친 방입니다. 침대는 식탁으로 바뀌고 식사는 관을 타고 들어옵니다.

one room fitted with ingenious mechanical contrivances is enough.

정교한 기계 장치를 갖춘 방 하나면 충분하다.

이 방에서는 사람이 방을 옮기지 않고 방이 사람에게 맞춰 변합니다. 식사도, 목욕도, 이동도 그를 향해 옵니다. 편리함이 곧 고립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는 방 한가운데서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점심은 아내 없이 혼자 먹습니다.

Mr. Smith, being above all a practical man

스미스 씨는 무엇보다 실용적인 사람이었으므로

12. 네 가지 청탁

오후의 알현은 29세기가 어떤 꿈을 꾸는지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화학자는 마지막 원소까지 분해해 절대를 알아내겠다고 합니다.

Then, sir, I shall simply have determined the absolute.

그러면 선생님, 저는 절대를 규정한 것이 됩니다.

스미스가 사람까지 만들 수 있느냐고 묻자 화학자는 오히려 되묻습니다.

Do you pretend that you expect to manufacture a human being out and out?

정말로 사람을 통째로 만들어 낼 작정이란 말이오?

그 뒤에는 도시를 통째로 옮기는 계획이 따라옵니다.

removing an entire city all at once from one place to another

도시 하나를 한꺼번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

세 번째 제안은 극지의 눈을 녹이는 일입니다.

relieved of their snow-cap, will become a vast territory available for man's use

눈의 모자를 벗은 극지는 인간이 쓸 수 있는 광대한 땅이 될 것이다.

네 번째가 동면 실험이고, 이것이 밤의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네 계획은 모두 당대의 문명을 확장하려는 시도이며, 앞의 세 계획은 이 작품 안에서 결과를 알 수 없는 채 남고 마지막 계획만 바로 시험대에 오릅니다.

13. 100년의 잠과 욕조

전 세계가 지켜본 소생 실험은 실패로 끝납니다.

Faithburn was dead, quite certainly dead!

페이스번은 죽어 있었다. 틀림없이 죽어 있었다!

스미스는 슬퍼하기보다 방법을 평가합니다.

Here is a method that needs improvement

이 방법은 개선이 필요하군.

인간의 죽음마저 하나의 공정이 되어 버린 태도가 서늘합니다. 그러고 나서 하루가 욕조의 등장으로 끝나는 것은 의도된 낙차입니다.

the bath will come to me.

욕조가 내게로 올 것입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가져다주는 세계에서 스미스가 얻지 못한 것은 잠입니다. 끝 문장은 이 하루가 매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기술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을 가볍게 알려 줍니다.

no means has been found of increasing the length of the terrestrial year

지구의 1년을 늘릴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

14. 이 책을 읽는 방법

『2889년에』는 글이 하나로 이어진 짧은 작품이라 한 번에 읽기에 알맞습니다. 앞의 서문은 설명이 많으니 가볍게 넘기고, 스미스가 눈을 뜨는 장면부터 따라가면 하루의 흐름이 더 잘 잡힙니다. 읽을 때는 기술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점수를 매기기보다, 베른이 어떤 불편과 욕심을 그대로 남겨 두었는지를 눈여겨보세요. 영상 통화와 구독형 뉴스, 하늘 광고, 배달되는 식사처럼 지금 익숙한 것과 닮은 장치가 많고, 아내와의 어긋난 식사나 대사들의 영토 타령처럼 달라지지 않은 것들이 그 곁에서 더 선명해집니다. 베른의 다른 모험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이 짧은 하루 기록이 같은 작가의 낙관과 풍자를 한 장면에 압축한 것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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