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홈 / 한 권 요점 / 80일간의 세계일주

ReadGem · 한 권 요점

1872년 출간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80일간의 세계일주

시계처럼 살던 런던의 신사가 2만 파운드를 걸고 80일 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은행 강도로 오해한 형사에게 쫓기고 폭풍과 습격을 지나 마지막 5분의 반전에 이르는 이야기

The unforeseen does not exist,

뜻밖의 일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A real machine; well, I don't mind serving a machine.

진짜 기계다. 그래, 기계를 모시는 거라면 상관없지.

한눈에 보기

1872년 런던 새빌 로우에 사는 과묵한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개혁 클럽에서 80일 만에 세계를 일주할 수 있다고 말하고, 2만 파운드가 걸린 내기에 서명합니다. 프랑스인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그날 밤 떠난 여행은 수에즈에서 포그를 은행 강도로 확신한 픽스 형사의 추적을 받고, 인도의 숲에서는 사티로 희생될 위기의 아우다를 구하며, 홍콩의 폭풍, 일본의 곡예단, 미국 대륙횡단철도의 들소 떼와 습격, 대서양을 건너는 화물선 헨리에타호를 거쳐 이어집니다. 리버풀에서 체포되어 5분 늦었다고 믿었던 포그에게, 마지막 날 시간의 계산이 뜻밖의 결말을 안겨 줍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보물섬』 (Treasure Island)
  • 쥘 베른 『해저 2만 리』 (Twenty Thousand Leagues Under the Seas)
  • 쥘 베른 『지구 속 여행』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

한 권 요점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80일간의 세계일주』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쓴 모험 소설로, 1872년에 나왔습니다. 베른은 1828년에 태어나 1905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과학과 지리를 이야기에 녹인 '경이의 여행' 연작으로 유명합니다. 이 책은 37장으로, 철도와 증기선이 세계를 좁혔다는 당대의 자신감을 한 편의 경주로 만든 작품입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모든 것을 시계와 일정표로 처리하는 주인공이 사고, 폭풍, 추적, 구출을 모두 "계획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고, 곁에서는 하인 파스파르투가 허둥대고 형사 픽스가 쫓습니다. 이 책이 그리는 인도, 중국, 일본, 미국 서부는 19세기 유럽 작가의 눈에 비친 모습이어서, 오늘의 눈으로는 과장과 편견이 섞여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줄거리

제1~2장: 정확한 주인과 새 하인

1872년 런던 새빌 로우 7번지에 사는 필리어스 포그는 개혁 클럽의 눈에 띄는 회원이지만, 출신도 재산의 출처도 아무도 모르는 과묵한 신사입니다. 직업도 가족도 없이 신문 읽기와 휘스트만 즐기고, 카드로 딴 돈은 전부 자선에 씁니다. 식사 시각부터 귀가 시각까지 수학적으로 정해 두고 살아서, 10월 2일 아침 면도물이 화씨 84도였다는 이유로 하인 제임스 포스터를 해고했습니다. 후임으로 온 서른 살의 프랑스인 장 파스파르투는 가수, 곡마사, 체조 교사, 파리 소방 하사관 등 여러 직업을 거쳤고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포그는 그의 큰 은시계가 4분 느리다고 지적한 뒤 "11시 29분부터 내 하인"이라고 선언하고 클럽으로 나갑니다.

파스파르투는 새 주인이 밀랍 인형처럼 무표정하다고 생각하며 관찰합니다. 쓸데없는 걸음도 몸짓도 없고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는 정확함의 화신입니다. 전에 열 집을 거쳤지만 주인들은 모두 변덕스럽고 밤놀이에 빠져 있었습니다. 방에는 전기 시계와 하루 일과표가 있고 옷에는 계절별 번호가 붙어 있으며 책도 무기도 없습니다. 질서 정연한 집에 흡족해진 파스파르투는 이곳이 자기의 이상이라고 확신합니다.

제3~5장: 2만 파운드의 내기

포그는 개혁 클럽에서 평소처럼 식사하고 휘스트 동료 스튜어트, 설리번, 팔렌틴, 플래너건, 영국은행 이사 랄프와 마주 앉습니다. 화제는 사흘 전 은행에서 5만 5천 파운드가 사라진 사건입니다. 용의자는 점잖은 신사 차림이었고 형사들이 여러 항구로 파견되었습니다. 랄프는 세상이 좁아져 도망치기도 잡기도 쉬워졌다고 하고, 포그가 80일이면 일주할 수 있다고 끼어듭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일정표가 근거로 오르내리고, 연착과 사고를 지적받아도 포그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스튜어트가 4천 파운드를 걸자 포그는 베어링 은행 예금 2만 파운드를 걸고 12월 21일 밤 8시 45분까지 클럽에 돌아오겠다고 서명합니다.

포그는 휘스트로 20기니를 따고 7시 25분에 귀가해 파스파르투를 부릅니다. 10분 뒤 도버와 칼레로 떠나 80일 안에 세계를 돈다고 알리고, 짐은 가방 하나뿐이며 옷은 가는 길에 사면 된다고 합니다. 파스파르투가 방의 가스를 끄지 않았다고 외치자 포그는 "네 부담으로 타겠지"라고 답합니다. 내기 소식은 클럽에서 신문으로 번져 영국 전체의 화제가 됩니다. 대부분의 신문은 포그를 미치광이로 몰았고, 왕립지리학회 회보는 기차 사고와 연착 한 번이면 계획이 무너진다고 썼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경주마처럼 내기판에 올렸고 '포그 채권'까지 거래소에 나왔다가 폭락했으며, 끝까지 편든 사람은 몸이 불편한 귀족 한 명뿐이었습니다. 출발 일주일 뒤 수에즈의 픽스 형사가 경찰청장에게 전보를 쳐서 포그를 은행 강도라고 보고합니다.

제6~9장: 수에즈의 여권, 몽골리아호

10월 9일 수에즈 부두에서 픽스는 영사와 함께 몽골리아호를 초조하게 기다립니다. 그가 가진 것은 강도의 인상착의뿐이고, 직감으로 범인을 알아본다고 자신합니다. 배에서 내린 승객의 하인이 여권에 사증을 받으러 오자, 픽스가 여권을 훑어보니 설명이 런던에서 받은 인상착의와 똑같습니다. 곧 포그와 파스파르투가 영사관에 들어오고, 포그는 수에즈를 거쳐 왔음을 증명하고 싶다며 수수료를 내고 나갑니다. 픽스는 영사가 정직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해도 개의치 않고 하인에게서 정보를 캐 보려 따라갑니다. 포그는 선실에서 수첩에 일정을 적습니다. 런던에서 수에즈까지 158시간 반이 걸렸고 아직 득실은 없습니다.

파리를 아침에 스쳐 지나가기만 했는데 벌써 아프리카에 와 있다며 정신없어하는 파스파르투에게 픽스는 친절하게 접근합니다. 파스파르투는 시계를 런던 시간에 맞춘 채 고치지 않으며, 주인이 새 지폐를 잔뜩 갖고 기관장에게 상금까지 내걸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이 말들은 픽스의 의심을 굳혀 줍니다. 픽스는 봄베이에서 체포하겠다며 런던으로 영장 요청 전보를 치고 몽골리아호에 오릅니다. 배는 기관장의 노력으로 예정보다 빠르게 홍해를 지나고, 포그는 풍경에는 무관심한 채 하루 네 끼를 먹으며 휘스트만 즐깁니다. 픽스는 반도동양기선 대리인이라 자신을 소개하며 파스파르투와 친해집니다. 10월 20일 일요일 봄베이에 닿으니 예정보다 이틀을 앞선 셈이고, 포그는 이를 일정표의 이득 칸에 적습니다.

제10~11장: 사원의 신발, 코끼리 키우니

저녁 8시 캘커타행 열차가 출발하기 전, 파스파르투는 쇼핑 중에 파르시 축제를 구경하다 말라바르 힐 사원이 눈에 띄어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규칙을 모르고 들어갑니다. 사제 세 명에게 맞고 신발을 빼앗기자 그는 둘을 때려눕히고 도망쳐, 8시 5분 전에야 모자도 신발도 없이 역으로 뛰어옵니다. 포그는 "다시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만 말합니다. 픽스는 경찰서에서 영장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만 듣고, 이 사건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열차를 타지 않고 남습니다.

열차에는 휘스트 동료 크로마티 경이 함께합니다. 열차는 콜비에서 멈추는데, 철도가 알라하바드까지 50마일이 못 미쳐 끊겨 있었던 것입니다. 포그는 이 장애를 예상했고 벌어 둔 이틀이 있다며 침착합니다. 파스파르투가 이웃에서 코끼리 키우니를 찾아내고, 주인은 시간당 10파운드에서 값을 계속 올려 끝내 2천 파운드에 사 버립니다. 젊은 파르시 안내인이 합류하고 일행은 코끼리를 타고 숲으로 출발합니다.

제12~15장: 인도의 숲, 아우다, 캘커타 법정

코끼리는 철도 공사 구간을 피해 숲을 곧장 가로지르고, 파스파르투는 코끼리 등에서 튀면서도 웃으며 설탕을 건넵니다. 분델쿤드는 광신적인 주민과 라자들이 사는 위험한 지역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튿날 숲길에서 코끼리가 갑자기 멈추고 브라만 행렬이 지나갑니다. 칼리 여신상 수레, 피 흘리는 고행자들, 약에 취한 젊고 하얀 여인, 가마에 실린 늙은 라자의 시체가 보입니다. 크로마티는 이것이 남편의 시신과 함께 아내를 태우는 풍습 사티라고 설명하고, 안내인은 이 희생이 강요된 것이며 이튿날 새벽 필라지 사원에서 치러진다고 알려 줍니다. 포그가 "그 여인을 구합시다"라고 말합니다.

여인의 이름은 아우다로, 영국식 교육을 받은 봄베이 상인의 딸입니다. 고아가 되어 늙은 라자와 강제로 결혼했고, 도망쳤다가 잡혀 제물이 된 것입니다. 일행은 사원 근처를 정찰하지만 경비가 많아 정면 돌파가 불가능하고, 자정 무렵 사원 뒷벽의 벽돌을 빼려다 안에서 비명이 들려 중단합니다. 새벽에 의식이 시작되어 아우다가 불길 가까이 눕혀지는 순간, 죽었던 라자가 일어나 아내를 안고 내려옵니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엎드린 사이 연기를 틈타 파스파르투가 라자의 자리에 서서 아우다를 구해 낸 것입니다. 일행은 코끼리를 타고 달아납니다.

알라하바드에서 포그는 안내인에게 약속한 삯을 치르고 코끼리 키우니를 선물로 줍니다. 정신을 되찾은 아우다는 영어가 유창하고, 포그는 그녀를 홍콩까지 데려가겠다고 제안합니다. 홍콩에 파르시 친척이 있기 때문입니다. 크로마티는 베나레스에서 부대로 떠나고, 일행은 갠지스 계곡을 달려 10월 25일 아침 캘커타에 닿습니다. 그동안 벌어 둔 이틀은 인도를 건너며 모두 써 버렸지만 포그는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역을 나서던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경찰에 붙잡혀 법정으로 끌려갑니다. 고소인은 사제 세 명이고 죄목은 사원을 더럽힌 신성 모독이며, 증거는 파스파르투가 두고 온 신발입니다. 픽스가 사제들에게 손해 배상을 약속하고 먼저 캘커타로 보낸 결과입니다. 판사는 파스파르투에게 징역 15일과 벌금 300파운드, 포그에게 징역 일주일과 벌금 150파운드를 선고하지만, 포그는 보석금을 1인당 1천 파운드씩 내고 풀려나 정오에 떠나는 랑군호에 오릅니다.

제16~19장: 랑군호, 홍콩의 아편굴

항해 내내 아우다는 은인인 포그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하지만, 포그는 정중하면서도 자동기계처럼 감정을 내비치지 않습니다. 아우다는 홍콩에 사는 사촌 제지를 찾아가려 하고, 포그는 모든 일이 "수학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안심시킵니다. 픽스는 파스파르투를 피해 같은 배에 몰래 탔는데, 영장이 홍콩에서 오지 않으면 영국령을 벗어나 추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조합니다. 10월 30일 갑판에서 우연인 척 만난 파스파르투는 사원, 코끼리, 구출, 재판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주고, 픽스는 처음 듣는 척합니다. 파스파르투는 픽스가 수에즈부터 줄곧 따라오는 것이 수상쩍지만 "개혁 클럽 회원들이 포그를 감시하려고 보낸 스파이"라고 제멋대로 결론짓고 주인에게는 말하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포그는 아우다와 마차로 섬을 구경하고, 픽스는 몰래 뒤를 밟습니다.

11월 3일 폭풍이 몰아쳐 홍콩 도착이 스무 시간 넘게 늦어질 전망이 되지만 포그는 폭풍도 계획의 일부인 듯 태연합니다. 픽스는 지연이 반가워 뱃멀미도 잊고, 파스파르투는 분통이 터져 기압계까지 흔들어 봅니다. 6일 새벽 육지가 보이고, 도선사에게서 요코하마행 카르나틱호가 보일러 수리로 이튿날 새벽까지 출항이 미뤄졌다는 말을 들은 파스파르투는 달려가 악수합니다. 홍콩에서 포그는 사촌 제지를 찾아가지만, 그는 2년 전 재산을 정리하고 유럽으로 떠난 뒤였습니다. 포그는 아우다에게 유럽까지 함께 가자고 하고 파스파르투에게 선실 세 개를 예약시킵니다.

그러나 부두에서 영장이 오지 않아 낙담한 픽스를 만난 파스파르투는, 카르나틱호가 수리를 마쳐 그날 저녁에 출항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픽스는 그를 아편굴로 데려가 포트와인을 먹이며 마침내 정체를 밝힙니다. 런던 경시청 형사이며 9월 28일 영국은행에서 5만 5천 파운드를 훔친 도둑의 인상착의가 포그와 같고 내기는 핑계라는 것입니다. 파스파르투는 거세게 부정하고, 사례금 2천 파운드 중 500파운드를 주겠다는 제안도 거절합니다. 하지만 취한 파스파르투는 픽스가 쥐여 준 아편 파이프를 물고 쓰러집니다.

제20~22장: 놓친 배, 탕카데레호

다음 날 아침 파스파르투가 나타나지 않자 포그는 짐을 챙겨 부두로 가지만 카르나틱호는 이미 전날 저녁에 떠났고, 포그는 "사고일 뿐"이라고 담담히 말합니다. 픽스는 우연을 가장해 다가와 자기도 배를 놓쳤다고 하며 속으로 기뻐하지만, 포그는 다른 배를 찾겠다며 부두를 세 시간 돌아다닙니다. 선원이 20톤짜리 도선 탕카데레호를 소개하고, 선장 존 번스비는 요코하마는 무리지만 미국행 기선이 상하이에서 11일 저녁 7시에 출발하니 800마일을 가면 된다고 합니다. 포그는 하루 100파운드에 성공하면 200파운드를 주기로 하고 픽스에게도 자리를 내줍니다.

탕카데레호는 늦가을 중국해를 달리기에는 위험한 작은 배지만 순풍을 타고 잘 나갑니다. 출항 이틀 뒤 새벽 태풍 징조가 보이자 번스비가 걱정하지만 포그는 남쪽 태풍이면 우리를 앞으로 밀어 준다고 답합니다. 일행은 하룻밤 낮을 폭풍에 시달리고, 가까운 항구로 가자는 번스비에게 포그는 "상하이"라고 답해 뱃머리를 유지합니다. 폭풍이 지나고 상하이 10마일 앞에서 바람이 죽었을 때 요코하마행 기선이 출항하는 연기가 보이자 포그는 조난 신호 깃발을 올리고 대포를 쏘게 합니다. 한편 아편굴에서 세 시간 만에 깨어난 파스파르투는 "카르나틱!"을 외치며 출항 직전 배에 오르지만, 승객 명단에 포그의 이름이 없어 모든 것이 픽스의 계략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주머니에 한 푼도 없는 채로 13일 새벽 요코하마에 도착해, 일본인 구역 벤텐에서 사원과 행렬을 구경하며 굶주린 하루를 보냅니다.

제23~25장: 긴 코 곡예단, 태평양, 샌프란시스코

이튿날 배고픈 파스파르투는 헌 일본 옷과 바꿔 입고 은화 몇 닢을 얻어 찻집에서 식사한 뒤, 길에서 '긴 코' 곡예단 광고를 봅니다. 단장 윌리엄 바툴카는 프랑스인이니 광대는 되겠다며 그를 즉석에서 채용하고, 파스파르투는 6피트 길이의 가짜 코를 달고 '인간 피라미드'의 맨 아래를 맡습니다. 그런데 피라미드가 쌓이던 순간 관람석의 포그를 발견하고 "주인님!" 하며 뛰쳐나가는 바람에 피라미드가 와르르 무너집니다. 포그는 지폐 한 줌으로 손해를 갚고, 일행은 날개와 코를 단 파스파르투와 함께 미국 기선에 오릅니다. 탕카데레호의 신호를 본 기선이 구조해 주어 포그는 번스비에게 뱃삯과 550파운드 보상을 치르고 상하이에서 배를 갈아탄 것이었습니다.

일행은 증기 외륜선 제너럴 그랜트호로 태평양을 건넙니다. 아우다는 포그에게 감사 이상의 감정을 키우고, 11월 23일 일행은 180도 자오선을 지납니다. 한편 픽스는 요코하마 영사관에서 영장을 받았으나 영국령을 벗어난 포그에게는 소용이 없어 같은 배에 탔고, 갑판에서 파스파르투에게 흠씬 맞은 뒤 영국까지 포그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12월 3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합니다. 영사관에 가던 포그는 우연인 척 나타난 픽스와 동행하다 몬트고메리 거리의 선거 집회가 난투극으로 번지는 것을 만납니다. 스탬프 프록터 대령이 포그를 치려 하자 픽스가 대신 맞고, 포그는 이 일을 반드시 갚겠다며 나중에 미국에 돌아와 대령을 찾겠다고 담담히 말합니다.

제26~27장: 대륙횡단철도와 몰몬교

작가는 센트럴 퍼시픽과 유니언 퍼시픽 두 노선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마하까지 이어지며, 뉴욕까지 3,786마일이던 길이 이제 7일이면 된다고 소개합니다. 포그 일행의 열차는 침대차와 식당차를 갖추었고 시속 약 20마일로 달립니다. 시에라네바다를 지나 네바다에 들어선 열차는 험볼트 강을 따라가다가 1만~1만2천 마리 들소 떼에 막혀 3시간 동안 멈춥니다. 파스파르투는 화가 나 리볼버를 쏘고 싶어 하지만 기관사는 들이받으면 탈선한다며 기다리는 쪽을 택하고, 포그는 철학자처럼 가만히 기다립니다.

12월 5일 아침, 몰몬 선교사 윌리엄 히치 장로가 117호 차에서 강연한다는 공고가 붙습니다. 일부다처제밖에 몰랐던 파스파르투는 호기심에 들으러 갑니다. 장로는 조지프 스미스가 계시로 경전을 받은 일부터 박해, 스미스의 피살, 브리검 영을 따라 솔트레이크로 이주한 이야기까지 격앙되어 설교하고, 청중은 하나둘 빠져나가 파스파르투만 남습니다. "형제여, 우리와 함께하겠는가"라는 물음에 파스파르투는 "아니오!"라며 나가 버립니다. 솔트레이크시티를 둘러본 그는 아내가 여럿인 남편이 가엾다고 느끼고, 출발 직전 열차에 뛰어오른 몰몬 신도는 아내가 몇이냐는 질문에 "하나였는데 그걸로 충분했소"라고 답합니다.

제28~29장: 낡은 다리, 결투와 수족의 습격

12월 7일 그린리버 역에서 아우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포그를 모욕했던 프록터 대령이 같은 열차에 탄 것을 보고 놀랍니다. 포그가 결투하러 미국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던 터라, 아우다는 포그가 객차 밖으로 나가 대령과 마주치지 않게 하자고 합니다. 픽스는 "그를 살려서 유럽으로 데려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고, 네 사람은 객차에서 휘스트를 시작합니다. 그러다 메디신 보 근처에서 붉은 신호에 열차가 멈춥니다. 앞의 현수교가 낡아 열차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구원 열차를 부르면 여섯 시간이 걸립니다. 기관사 포스터가 전속력으로 달려 건너자고 제안하고 승객들은 환호합니다. 파스파르투가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열차는 뒤따르게 하자는 말을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열차가 1마일을 후진했다가 질주해 강을 건너자마자 뒤에서 다리가 급류로 무너집니다.

열차는 에번스 고개에서 여정 중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나 네브래스카로 들어섭니다. 이튿날 포그 일행이 휘스트를 하는 동안 프록터가 뒤에서 "나라면 다이아몬드를 내겠다"고 참견하고, 포그가 스페이드를 내자 시비가 붙습니다. 포그는 영국에 돌아가야 하니 6개월 뒤에 만나자고 하지만 프록터는 "지금 아니면 안 한다"고 합니다. 둘은 달리는 열차 맨 뒤 칸에서 결투하기로 합니다. 그 순간 수족 약 백 명이 열차를 습격합니다. 그들은 기관차에 올라 기관사를 때려눕히고 증기 밸브를 잘못 열어 열차가 전속력으로 달립니다. 아우다는 권총으로 싸우고, 파스파르투는 객차 밑으로 기어 앞으로 가서 연결 장치를 풀어 객차를 분리합니다. 열차는 커니 요새역 앞 100피트 못 미쳐 멈추고 군인들이 달려오자 수족은 도망치지만, 파스파르투를 포함한 승객 셋이 사라진 것이 확인됩니다.

제30~31장: 살아 있든 죽었든, 돛 달린 썰매

프록터는 크게 다쳐 실려 가고 픽스도 팔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며, 포그는 무사합니다. 파스파르투가 보이지 않자 아우다가 눈물을 흘리고, 포그는 "살아 있든 죽었든 찾겠다"고 조용히 말합니다. 하루만 지체해도 뉴욕에서 배를 놓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무라고 생각해 망설이지 않습니다. 요새 지휘관은 병력을 뺄 수 없다고 하지만, 포그가 혼자 가겠다고 하자 마음이 움직여 병사 서른 명을 지원합니다. 포그는 구출하면 병사들에게 5천 달러를 나누겠다고 약속하고, 픽스에게 아우다 곁에 남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픽스는 포그의 솔직한 눈빛 앞에 눈을 내리깔며 남습니다. 이튿날 아침 포그가 파스파르투와 다른 두 사람을 데리고 돌아오고, 파스파르투는 맨주먹으로 세 명을 쓰러뜨렸으며 "내가 주인에게 비싸게 먹혔다"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나 열차는 이미 떠난 뒤였습니다.

포그는 예정보다 20시간 늦어졌고 파스파르투는 자기가 주인을 망쳤다고 절망합니다. 이때 픽스가 먼저 다가와 뉴욕에 11일 저녁 9시 전에만 도착하면 되니 8시간만 만회하면 된다고 계산하며 돛을 단 썰매를 제안합니다. 포그는 미국인 머지의 썰매를 보고 그 자리에서 계약합니다. 오전 8시 출발한 썰매는 얼어붙은 초원을 시속 40마일로 달리고, 굶주린 늑대 떼를 따돌리며 오마하에 도착합니다. 일행은 열차로 시카고를 거쳐 뉴욕으로 가지만, 11일 밤 11시 15분 허드슨 강변 부두에 도착했을 때 리버풀행 차이나호는 45분 전에 떠난 뒤였습니다.

제32~33장: 헨리에타호와 리버풀

다른 배들도 모두 시간 안에 리버풀이나 런던에 닿지 못합니다. 파스파르투는 자기 탓이라며 자책하지만 포그는 질책하지 않고 "내일 의논하자"고만 합니다. 12월 12일 아침 포그는 홀로 항구를 돌아다니다 출항을 준비하는 증기 화물선 헨리에타호를 발견합니다. 선장 앤드류 스피디는 보르도로 갈 것이고 승객은 받지 않는다며 리버풀행은 돈으로도 안 된다고 거절하지만, 보르도까지 한 사람당 2천 달러를 내겠다는 말에 마음을 바꿔 네 사람을 태웁니다.

출항 이튿날 정오, 선교에 선 사람은 선장이 아니라 포그였습니다. 포그는 30시간 동안 지폐로 선원과 화부들을 매수해 배의 지휘권을 넘겨받았고, 스피디 선장은 선실에 갇혀 고함만 지릅니다. 배는 리버풀을 향합니다. 16일, 기관사가 석탄이 부족하다고 알리자 포그는 다 떨어질 때까지 불을 때라고 합니다. 18일, 포그는 선장을 풀어 주고 리버풀까지 707마일이 남았다며 배를 팔라고 합니다. 6만 달러를 내밀자 선장은 분노를 거두고 선체와 엔진은 자신이 갖는 조건으로 승낙합니다. 포그는 객실, 침대, 갑판, 돛대까지 뜯어 태우게 하고, 20일 밤 아일랜드 해안에 이르러 증기가 바닥나자 퀸스타운에서 내려 열차로 더블린을 거쳐 다시 배로 리버풀로 향합니다. 12월 21일 낮 11시 40분 리버풀 부두에 내리자 런던까지 6시간 거리였고, 그 순간 픽스가 영장을 보이며 "여왕의 이름으로 체포한다"고 말합니다.

제34~35장: 5분 늦은 세계일주, 청혼

포그는 리버풀 세관 건물에 갇힙니다. 파스파르투는 픽스에게 달려들려다 경찰에게 제지당하고, 아우다는 영문을 몰라 울며, 포그는 나무 의자에 앉아 시계를 지켜보며 일지에 "80일째, 오전 11시 40분"이라고 적습니다. 오후 2시 33분경 픽스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와 용서를 구합니다. 진짜 은행 강도가 사흘 전 체포되었고 포그는 닮았을 뿐이라 풀려난 것입니다. 포그는 평생 단 한 번의 빠른 동작으로 픽스를 주먹으로 쓰러뜨립니다. 일행은 특별열차로 런던에 향하지만 지연 끝에 종착역에 내렸을 때 시계는 9시 10분 전이었습니다. 세계 일주를 마쳤지만 5분 늦었고, 내기는 진 것입니다.

포그는 이튿날 새벽 새빌 로우 자택에 평소처럼 조용히 돌아갑니다. 파산했고 남은 것은 베어링 은행의 2만 파운드뿐인데 그것은 클럽 친구들에게 줘야 할 돈입니다. 파스파르투는 밤새 문 앞을 지키며 주인을 걱정하고, 80일간 켜 둔 가스등을 끄다 가스 요금 청구서를 발견합니다. 포그는 용서를 구하는 파스파르투에게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일요일 저녁 포그는 아우다에게 파산해서 도울 수 있는 것이 적다고 사과하고, 아우다는 오히려 자신이 짐이 되었다고 한 뒤 "나와 결혼해 주시겠어요?"라고 청합니다. 포그는 눈을 감았다 뜨고 "사랑합니다. 온전히 당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파스파르투가 불려 와 분위기를 알아채고, 결혼식은 이튿날 월요일로 정해집니다.

제36~37장: 마지막 60초, 하루를 번 이유

진짜 은행 강도 제임스 스트랜드가 12월 17일 에든버러에서 체포되자 여론이 바뀌어 포그는 범죄자에서 괴짜 신사로 평가가 뒤바뀌고, 내기와 '포그 채권' 거래가 되살아납니다. 12월 21일 토요일 저녁 팔말 거리에 군중이 모이고, 개혁 클럽 대연회실에는 내기 상대 다섯 명이 모입니다. 8시 20분이 되자 스튜어트는 이제 20분이면 시한이 끝난다고 하고, 마지막 리버풀발 열차에도 포그가 없었다고 확인합니다. 그들은 불안을 감추려 휘스트를 하고, 8시 44분 57초쯤 거리에서 환호가 터지며 연회실 문이 열립니다. 60초째가 오기 전에 포그가 군중을 뒤로하고 나타나 "여러분, 제가 왔습니다"라고 침착하게 말합니다.

사실 포그는 토요일 밤 8시 5분에 파스파르투를 목사에게 보냈고, 목사가 부재중이어서 8시 35분에 나온 파스파르투가 "내일은 일요일이다"라고 외치며 달려 돌아왔습니다. 포그가 "월요일"이라고 하자 파스파르투는 오늘이 토요일이며 하루를 착각했고 10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립니다. 마차로 클럽에 9시 15분 전에 도착한 포그는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마치고 2만 파운드 내기에 이깁니다. 오류의 이유는 동쪽으로만 여행해 태양을 80번 보는 동안 런던 사람들은 79번 보았기 때문, 즉 하루를 벌었기 때문입니다. 여정에 거의 1만 9천 파운드를 썼기에 금전적 이익은 작았고, 남은 1천 파운드를 파스파르투와 픽스에게 나누되 가스 비용을 파스파르투의 몫에서 뺍니다. 이틀 뒤 결혼식이 열리고 파스파르투가 신부를 인도합니다. 파스파르투가 인도를 거치지 않았다면 78일에 가능했다고 하자 포그는 그랬다면 아우다를 구하지 못했을 거라고 답하고, 서술자는 이 여정에서 얻은 것이 아내가 된 한 여인뿐이라는 물음으로 이야기를 닫습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기계를 닮은 주인

포그가 파스파르투를 받아들이는 첫 대답은 이름을 듣고 나온 한마디입니다.

Passepartout suits me,

파스파르투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다.

하인은 집을 둘러본 뒤 혼자 되뇝니다.

A real machine; well, I don't mind serving a machine.

진짜 기계다. 그래, 기계를 모시는 거라면 상관없지.

웃음의 출발점은 이 오해입니다. 파스파르투는 기계 같은 주인이 평온한 삶을 보장해 주리라 기대하지만, 그 기계가 바로 그날 밤 세계를 향해 출발합니다. 소설은 정확함이 무감정이 아니라 일종의 믿음이라는 것을 천천히 보여 줍니다.

2. 내기의 논리

은행 도난 사건 이야기에서 시작한 내기는 세상이 좁아졌다는 낙관 위에 서 있습니다. 스튜어트가 도망자가 갈 곳이 있느냐고 묻자 포그의 쪽이 받습니다.

The world is big enough.

세상은 충분히 넓습니다.

설리번은 철도가 개통되었다는 계산을 근거로 듭니다.

Only eighty days, now that the section between Rothal and Allahabad

로탈과 알라하바드 사이 구간이 (열렸으니) 이제 80일이면 충분합니다.

연착과 사고를 지적받자 포그는 변수를 계산 안에 넣어 버립니다.

The unforeseen does not exist,

뜻밖의 일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A well-used minimum suffices for everything.

잘 쓴 최소한이면 모든 일에 충분합니다.

이 소설의 낙관과 역설이 여기 있습니다. 포그가 옳아서가 아니라 그 믿음이 이야기를 끌고 가며, 뜻밖의 일은 결국 줄줄이 일어납니다. 다만 마지막에 뜻밖의 일을 구원하는 것도 포그의 계산이 아닌 우연한 사실입니다.

3. 수학적 정확함과 가스등

열차와 증기선을 갈아타라는 이야기에 포그는 이렇게 약속합니다.

I will jump—mathematically.

뛰어오르겠습니다. 수학적으로.

가스를 끄지 않았다는 하인의 걱정에는 감정 없이 값을 매깁니다.

it will burn—at your expense.

네 부담으로 탈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이 농담이 마지막 장까지 이어지는 복선이 됩니다. 80일간 켜 둔 가스등은 청구서가 되어 돌아오고, 포그는 승리의 순간에도 그 가스 비용을 파스파르투의 몫에서 뺍니다. 정확함은 포그의 성격이면서 소설의 유머 장치이기도 합니다.

4. 여권과 직감

픽스는 수에즈 부두에서 자기의 직업적 직감을 자랑합니다.

great robbers always resemble honest folks.

큰 도둑은 언제나 정직한 사람처럼 생겼습니다.

여권에 사증을 받으러 온 하인을 보고 그는 제도 자체를 탓합니다.

Passports are only good for annoying honest folks

여권은 정직한 사람을 괴롭히는 데나 쓸모가 있다.

픽스의 논리는 반증이 불가능합니다. 정직해 보이면 큰 도둑이라는 말이니 포그가 무슨 행동을 해도 의심은 굳어질 뿐입니다. 소설이 이 형사를 악당이 아니라 희극적 추적자로 그리는 이유도 여기서 드러납니다. 그는 끝까지 증거 아닌 확신으로 움직입니다.

5. 해를 탓하는 시계

파스파르투는 런던 시간에 맞춘 시계를 끝까지 고치지 않습니다.

So much the worse for the sun, monsieur.

그렇다면 해가 틀린 겁니다, 나리.

태평양에서 180도 자오선을 지나는 날, 시계가 우연히 선박 시계와 맞자 그는 자오선 이야기를 비웃습니다.

Moon, indeed! moonshine more likely!

달이라니! 헛소리겠지!

이 고집스러운 시계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닙니다. 시간대를 넘나드는 여행의 주제를 가장 먼저 눈에 보이게 하는 소품이고, 마지막의 하루 차이를 미리 심어 두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시계가 맞는지 해가 맞는지에 대한 이 농담이 결말의 열쇠가 됩니다.

6. 끊어진 철도

콜비에서 열차가 멈추고 철도가 다 이어졌다던 보도가 틀렸음이 밝혀집니다.

The papers were mistaken.

신문이 틀렸던 겁니다.

그러나 포그는 이 장애도 예상해 이틀을 벌어 두었습니다.

Nothing, therefore, is lost.

그러므로 잃은 것은 없다.

이 침착함은 이야기의 첫 번째 시험입니다. 포그는 장애를 돈으로 푸는데, 그 해법이 2천 파운드를 주고 코끼리를 사는 것입니다. 이후 소설은 이 패턴을 되풀이합니다. 장애가 생기고, 포그는 값을 올리며, 일정은 이어집니다.

7. 사티의 불길 앞에서

숲길의 브라만 행렬을 본 크로마티가 사티라는 풍습을 설명하고, 안내인이 이 희생은 강요된 것이라고 말한 뒤 포그가 제안합니다.

Suppose we save this woman.

이 여인을 구하면 어떻겠소.

일정 때문에 가던 길을 멈추는 선택에 포그는 값을 매기지 않습니다. 안내인에게 코끼리를 선물하며 한 말도 같은 태도입니다.

I have paid for your service, but not for your devotion.

나는 당신의 일에는 값을 치렀지만, 당신의 헌신에는 치르지 않았소.

이 장면은 19세기 유럽인이 인도를 어떻게 보았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인도를 구해야 할 광신의 땅으로, 서양인을 구원자로 놓는 구도를 취하고 있어서, 오늘의 독자는 이 시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당대의 편견으로 읽는 편이 좋습니다.

8. 충성의 시험

픽스가 아편굴에서 사례금 500파운드를 내밀자 파스파르투는 이렇게 맞섭니다.

I come from a village where they don’t eat that kind of bread!

내가 나온 마을에서는 그런 빵을 먹지 않소!

그러나 이 충성은 술과 아편 앞에서 무너집니다. 요코하마에서 일본 옷을 입고 곡예단에 들어간 그를 바툴카 단장이 알아봅니다.

You are no more a Japanese than I am a monkey!

당신이 일본인이면 나는 원숭이일 거요!

두 대사 모두 파스파르투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보여 줍니다. 돈의 유혹은 이기지만 술과 배고픔에는 약합니다. 포그가 기계처럼 일관된 사람이라면, 이 하인은 그 기계에 인간적인 실수를 불어넣는 사람입니다. 곡예단의 무너진 피라미드는 그 실수가 주인과 재회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9. 사고일 뿐

배를 놓친 것이 알려졌을 때 포그는 아우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It is an accident, madam; nothing more.

사고일 뿐입니다, 부인. 그 이상은 아닙니다.

아우다의 옷을 사 주면서 하는 설명은 늘 같습니다.

It is in the interest of my journey—a part of my programme.

내 여행을 위한 것이오. 계획의 일부입니다.

위험한 항해가 두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우다의 대답은 짧습니다.

Not with you, Mr. Fogg

당신과 함께라면 아닙니다, 포그 씨.

포그의 '계획의 일부'는 이 소설에서 감정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그는 사랑이나 걱정을 말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계획의 이름으로 처리하며, 아우다가 그 틈에서 포그의 마음을 읽어 가는 과정이 두 번째 줄거리를 이룹니다.

10. 태풍은 계획의 일부

탕카데레호 위에서 번스비가 태풍을 걱정하자 포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Glad it’s a typhoon from the south, for it will carry us forward.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이라 다행이오. 우리를 앞으로 실어다 줄 테니.

폭풍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it seemed just as if the typhoon were a part of his programme

마치 태풍마저 그의 계획의 일부인 것 같았다.

상하이 앞바다에서 기선의 연기가 보이는 순간의 긴박감은 100마일, 하루라는 숫자로 압축됩니다.

A hundred miles, and only one day to traverse them!

100마일, 그리고 건널 시간은 단 하루!

Signal her!

저 배에 신호를 보내라!

태풍을 적이 아닌 동력으로 보는 이 장면이 포그의 철학을 가장 압축해 보여 줍니다. 그는 낙관한다기보다, 변수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11. 기차 위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선거 집회는 난투극으로 번지고, 포그는 군중을 피하자는 말에 이렇게 대꾸합니다.

and blows, even if they are political, are still blows.

정치적인 주먹이라 해도 주먹은 주먹입니다.

대륙횡단철도에서 몰몬 신도가 올라타고, 서술자는 달리는 열차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Trains, like time and tide, stop for no one.

열차는 시간과 조수처럼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내가 몇이냐는 질문에 신도의 답은 이 소설 특유의 농담으로 읽힙니다.

one, and that was enough!

하나요, 그걸로 충분했소!

들소 떼, 선거, 강연, 습격이 줄지어 지나가는 미국 장면은 기차 안에서 본 풍경의 모음집입니다. 몰몬교와 수족에 대한 묘사는 풍자와 편견이 섞인 당대 유럽인의 시선이므로, 소설이 보는 대로가 아니라 그렇게 보았다는 기록으로 읽는 편이 좋습니다.

12. 갚을 빚과 찾을 사람

프록터 대령에게 모욕당한 포그는 나중에 되갚겠다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I will come back to America to find him

그를 찾으러 미국에 다시 오겠습니다.

수족에게 납치된 파스파르투를 찾으러 나서는 대목에서는 일정과 의무가 부딪칩니다.

I will find him, living or dead,

살아 있든 죽었든 그를 찾겠습니다.

구출된 파스파르투는 자조합니다.

It must certainly be confessed that I cost my master dear!

내가 주인에게 비싸게 먹힌 것은 분명히 인정해야겠군!

픽스와의 사이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but allies, perhaps.

하지만 동맹이라면, 어쩌면.

일정을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 하루를 포기하며 하인을 찾으러 가는 선택이 이 책에서 포그의 인물됨을 가장 분명히 드러냅니다. 계산이 의무를 이기지 못하는 순간입니다.

13. 돈이 통하지 않는 날

뉴욕에서 배를 놓친 순간 서술자는 이전까지의 방식이 끝났다고 말합니다.

Up to this time money had smoothed away every obstacle.

이때까지 돈은 모든 장애물을 치워 주었다.

그러나 그는 선장 스피디와 협상한 끝에 배를 사 버립니다. 6만 달러를 내밀자 선장의 분노는 가라앉습니다.

The bomb would not go off after all.

결국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선장은 포그에게 이런 찬사를 보냅니다.

Captain Fogg, you've got something of the Yankee about you.

포그 선장, 당신에게는 양키 같은 데가 있군요.

돈으로 배의 객실과 갑판까지 태워 동력으로 쓰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과감한 상상입니다. 그것은 낭비가 아니라 정확한 계산의 극단이며, 포그가 가진 것은 오직 시간 안에 닿는 일에만 쓰입니다.

14. 5분의 패배

리버풀 부두에서 픽스는 마침내 영장을 내보입니다.

I arrest you in the Queen's name!

여왕의 이름으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풀려난 뒤 런던 종착역에 닿았을 때 서술자는 결과를 냉정하게 말합니다.

Having made the tour of the world, he was behind-hand five minutes.

세계를 일주하고도 그는 5분 늦었다.

용서를 비는 파스파르투에게 포그의 답은 변하지 않습니다.

I blame no one

나는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그가 졌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졌을 때의 태도입니다. 주먹 한 번으로 픽스를 쓰러뜨리는 것을 빼면 포그는 파산 앞에서도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15. 청혼

이 책에서 감정이 가장 분명히 드러나는 순간은 패배 뒤에 옵니다. 아우다가 먼저 청합니다.

Will you have me for your wife?

저를 아내로 맞아 주시겠어요?

포그의 대답은 그의 말버릇만큼 간결합니다.

"I love you!" he said, simply.

"사랑합니다!" 그는 간단히 말했다.

돈도 일정도 사라진 순간에야 포그가 계획의 언어를 내려놓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앞선 장들에서 쌓인 "계획의 일부"라는 말이 비로소 감정으로 바뀌는 대목입니다. 아우다의 청혼이 먼저 나온다는 구성도 당대 소설로서는 눈에 띄는 선택입니다.

16. 하루를 번 사람

마지막 60초 전, 포그는 클럽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Here I am, gentlemen!

여러분, 제가 왔습니다!

반전의 이유는 지구의 자전과 날짜 계산에 있습니다.

Phileas Fogg had, without suspecting it, gained one day on his journey

필리어스 포그는 자기도 모르게 여행에서 하루를 벌었던 것이다.

파스파르투가 인도를 거치지 않았다면 78일에 가능했다고 하자 포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But if I had not crossed India, I should not have saved Aouda

하지만 인도를 건너지 않았다면 아우다를 구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소설은 이 물음으로 닫힙니다.

Truly, would you not for less than that make the tour around the world?

정말이지, 이보다 못한 대가라도 세계를 한 바퀴 돌지 않겠는가?

내기에서 이긴 것은 시간 계산이 아니라 우연이지만, 그가 얻은 것은 계산이 아닌 선택의 결과입니다. 시간을 지키려던 사람이 시간 밖의 선물을 받는다는 역설이 이 책의 마지막 맛입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80일간의 세계일주』는 37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마다 새 도시나 새 사고가 나옵니다. 처음이라면 1~3장(포그와 파스파르투, 내기), 12~13장(사티와 아우다 구출), 21장(태풍 속 탕카데레호), 29장(수족의 습격)을 먼저 읽고, 마지막 33~37장(헨리에타호, 리버풀, 마지막 60초)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닫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이 책은 인물의 내면보다 장소와 속도, 숫자로 이야기를 끌고 가며, 포그의 무표정과 파스파르투의 소동이 서로를 돋보이게 합니다. 인도, 일본, 미국 서부에 대한 묘사는 19세기 유럽 작가의 시선이므로, 당대 여행기 같은 시대의 기록으로 읽으면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은 Android와 i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