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959년 출간
I Am a Woman
나는 여자입니다
폭압적인 아버지를 피해 뉴욕으로 온 스무 살 로라가 이혼녀 룸메이트에게 끌리고, 셀러라는 술집에서 자기 같은 사람들과 첫사랑의 그림자를 만나며 사랑과 자기 이름을 찾아가는 이야기
Tell your father to go to hell. Try it.
네 아버지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말해 봐. 한번 해 봐.
There’s nothing left but love.
이제 남은 건 사랑뿐이야.
한눈에 보기
시카고의 아버지 메릴 랜던에게서 도망쳐 뉴욕에 온 로라는 병원 비서 일을 구하고, 옥탑 아파트에서 이혼녀 마시 프로핏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 마시와 전남편 버의 끝없는 다툼 속에서 로라는 마시를 향한 감정이 우정이 아님을 깨닫는다. 버의 친구 잭 덕분에 그리니치빌리지의 술집 셀러를 알게 되고, 잭은 로라의 비밀을 한눈에 알아본 첫 친구가 된다. 로라는 첫사랑 베스를 닮은 거친 여인 비보와 얽히고, 마시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가 가슴 아픈 진실을 듣는다. 뉴욕에 온 아버지와 호텔에서 마주한 밤을 지나, 소설은 가로등 아래에서 로라가 비보에게 사랑을 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Jane Eyre)
- 래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 (The Well of Loneliness)
한 권 요점
I Am a Woman
『나는 여자입니다』는 미국 작가 앤 배넌이 쓴 장편소설로, 1959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넌은 1932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1950~60년대에 문고판으로 나온 연작 소설들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작품은 그 연작의 두 번째 권으로 알려져 있으며, 앞선 이야기에서 첫사랑 베스를 잃은 로라 랜던이 이번에는 뉴욕에서 홀로 서려 합니다. 책은 17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건은 1월 비 오는 밤의 도착에서 이듬해 가로등 아래의 입맞춤까지 몇 달에 걸쳐 흐릅니다. 줄기는 세 갈래입니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쳤지만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지 못한 딸, 마시를 사랑하면서도 자기를 말하지 못하는 룸메이트, 그리고 로라를 품고 밀어내는 비보와 그녀의 세계입니다. 사회 전체가 이성애를 전제로 돌아가던 시대에 자기 이름을 가질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곁에 서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제1~3장: 뉴욕, 옥탑 아파트, 마시
로라 랜던은 독재적인 아버지 메릴 랜던을 피해 1월의 비 오는 밤 시카고를 떠나 뉴욕에 도착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남동생이 익사한 사고를 들먹이며 딸을 몰아세웠고, 로라는 학교를 그만둔 진짜 이유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 버그만의 소개로 방사선과 홀링스워스 박사의 임시 비서 자리를 얻은 로라는 방을 구하러 간 옥탑 아파트에서 이혼녀 마시 프로핏을 만나 함께 살기로 합니다. 로라는 이 집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고, 자신이 왜 끌리는지는 애써 외면합니다.
몇 달 뒤 4월에 진이 유럽으로 떠나고, 로라는 사라와 함께 사무실을 지킵니다. 로라가 이사 온 첫 밤 전남편 버가 찾아와 마시와 다투다 입을 맞추자 로라는 혐오감에 침실로 피합니다. 새벽 세 시 마시가 사랑해 본 적이 있느냐고 속삭이자 로라는 그 사랑이 낙원이자 지옥이었다고 털어놓고, 마시는 로라가 이상적인 청취자라고 느끼지만 로라는 밤새 잠들지 못합니다. 버와 마시는 늘 말다툼과 키스를 오가고, 마시는 로라가 남자를 만나지 않는다며 버의 친구 잭 만과 만나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가슴을 드러낸 마시가 곁에 앉자 로라는 욕실로 달아나 스스로를 달래고, 마시를 향한 마음이 우정이 아님을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마시의 얼굴은 대학 시절 연인 베스와 닮았고, 로라는 베스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그녀가 가르쳐 준 자존감을 함께 떠올립니다. 아침이 오면 평범하게 마시를 마주하며 스스로를 경계하기로 다짐합니다.
제4~5장: 셀러의 밤과 울린 전화벨
로라는 지하철에서 치근대는 남자를 쫓아 보내고 돌아왔다가 마시와 버가 침대에 함께 있는 것을 봅니다. 금요일 밤 작고 냉소적인 제도사 잭과 넷이 연극을 본 뒤, 그리니치빌리지의 술집 셀러에 갑니다. 그곳이 동성애자들의 가게임을 알게 된 로라는 그들을 조롱하는 잭과 버에게 발끈하고, 화장실에서 짧은 머리에 검은 바지를 입은 여자와 마주쳐 설렙니다. 택시 문제로 다투다 만취한 잭을 태워 돌아오는 길에 마시가 동성애자를 아무 생각 없이 입에 올리자 로라는 진실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릅니다.
그날 밤 침대에서 마시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이상하지 않았느냐고 로라에게 묻고, 중학교 때 친구와 혀를 맞대 본 일을 털어놓습니다. 어린 시절의 그 기분을 다시 느끼겠다며 마시가 로라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립니다. 취한 잭이 마시에게 키스해 주라고 말하고 끊고, 로라는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칩니다. 로라는 베스라면 어떻게 했을지 떠올리며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아쉬워합니다.
제6~7장: 잭이 알아본 사람
월요일 사무실로 전화한 잭은 사과하며 저녁 약속을 밀어붙이고, 밤에 로라를 술집에 데려가 그녀가 동성애자이고 마시에게 반했다고 짚어 냅니다. 자신도 같다고 밝힌 잭은 룸메이트 조를 사랑했다가 떠나보낸 일과 한때 버에게 끌렸던 일을 들려주고, 마시는 이성애자이니 이사 나가라고 충고합니다. 로라는 거절하면서도 어머니와 동생이 익사한 사고를 처음으로 털어놓고, 둘은 서로의 비밀을 나눈 뒤 진짜 친구가 되어 헤어집니다.
숙취와 피로로 일이 밀리는 로라에게 잭이 다시 전화해 저녁을 우깁니다. 집에서 예쁜 마시를 본 로라는 마음이 흔들린 채 잭에게 이끌려 셀러에 갑니다. 잭은 베스에 대해 캐묻고, 접시의 버섯 두 개로 마시와 로라의 관계가 어떻게 끝날지 연출해 보입니다. 취한 로라 앞에 베스를 닮은 비보가 나타나 10센트를 던져 주며 전화하라고 하고 사라집니다. 로라는 새벽 네 시 잭의 집에서 잠들었다 깨어 화를 냅니다.
제8~10장: 비보, 마시의 부탁, 호텔의 아버지
출근한 로라는 마시에게 잭과 밤을 보냈다고 둘러대고, 마시는 그녀가 예쁘다고 말합니다. 퇴근길 로라는 거리의 여자들에게 끌리는 마음을 처음으로 온전히 느끼고, 밤에는 잠옷 차림의 마시를 끌어안았다가 놀라 뛰쳐나가 더 셀러로 갑니다. 그곳에서 비보를 마주치고, 비보는 동성 사랑의 덧없음을 말하며 술값 10센트를 대신 내줍니다. 잭이 다른 사람과 있어 로라를 거절하자 로라는 비보의 집에서 새벽을 보냅니다. 아침의 말다툼 뒤 돌아와 잭에게 고백하자 잭은 마시에게 신경증이라 둘러댔다고 하더니 비보의 이름까지 버에게 말해 버립니다.
마시는 다 이해한다며 속을 털어놓으라고 하지만 로라는 거절하고 괴로워합니다. 마시는 울다가 자신이 수다로 버를 질리게 했다고 하고, 말수 적고 절제하는 로라를 존경한다며 책을 달라, 변하고 싶으니 도와 달라고 청합니다. 로라는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채 밤을 새우고, 아침 식탁에서 마시가 마르쿼트 씨의 저녁 모임에 간다고 하자 치 델타 시그마라는 이름이 나오고 로라는 새파랗게 질려 집을 뛰쳐나갑니다. 로라는 아버지가 컨벤션 때문에 뉴욕에 왔음을 신문에서 확인하고 하루 종일 불안해하다가, 퇴근 뒤 맥앨튼 호텔로 찾아가 딸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이 없다고 답합니다. 로라는 울며 전화한 잭과 술을 마시며 어린 시절 기억을 털어놓고, 잭은 연인 테리 플레밍을 말하며 사라의 소개팅을 돕겠다고 하면서 마시가 게이는 아니라고 경고합니다. 로라는 비보에게 빚을 갚으러 셀러에 갔다가 콜로폰에 갔다는 말만 듣습니다.
제11~13장: 비보의 요구, 버의 방문, 옥상의 고백
로라는 귀가하지 않는 마시를 기다리다 비보의 전화를 받고, 내일 밤 여덟 시에 만나자는 협박 섞인 요구에 시달립니다. 새벽에 취한 낯선 남자를 쫓아내며 이 힘을 아버지에게도 쓰고 싶다고 느낍니다. 다음 날 마시의 만류에도 로라는 셀러로 가 비보와 거리를 달려 그녀의 집에서 밤을 보냅니다. 늦은 아침 일터에 가려는 로라를 비보가 붙잡아 옷째 샤워로 적시고, 마시는 잭에게 확인하고 오해하며 화를 냅니다. 비보는 게이로 사는 고통을 털어놓고 머물러 달라고 합니다.
로라는 잭과 잔 게 아니라며 아버지가 점원에게 딸이 없다고 했던 일을 마시에게 털어놓고, 둘은 눈물로 화해합니다. 야근하던 로라를 버가 찾아와 마시를 되찾게 도와 달라 하다가 언쟁 끝에 로라를 변태라 몰고, 마시가 그렇게 말했다고 쏘아붙입니다. 맥앨튼 로비에서 메릴 랜던과 눈이 마주친 로라는 지하철 화장실로 달아나 낯선 여인의 품에서 웁니다. 이튿날 잭은 버에게 들은 일로 로라를 질책하고 비보의 마음을 전합니다. 칼 젠슨과 사라의 저녁 뒤 잭은 테리를 잃어 간다며 로라의 저금을 빌립니다. 더 셀러에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난 비보는 엘리베이터 안내원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취한 로라는 그녀를 모욕합니다. 호텔에서 아버지가 월말까지 머문다는 쪽지를 받은 로라는 지옥에나 가라고 답합니다. 사라가 일이 들쭉날쭉하다고 경고한 뒤, 일요일 옥상에서 로라가 마시에게 베스와의 과거와 사랑을 고백합니다. 입을 맞추자 마시는 밀쳐 내고, 알면서도 버와 내기를 걸었다고 자백합니다.
제14장: 1402호
마시와 어색하게 아침을 맞은 로라는 직장도 못 가고 온종일 뉴욕을 헤매다 해 질 녘 맥앨튼 호텔 앞에 섭니다. 저녁 여덟 시, 겁에 질린 채 14층 1402호의 문을 두드립니다. 메릴 랜던은 놀라지 않고 비꼬며 맞이하고, 부녀는 서로 미워한다고 다툽니다. 아버지는 갑자기 때린 적이 없다, 다시는 체벌하지 않을 테니 시카고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로라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털어놓자 그는 충격 속에 "내가 그렇게 만들었느냐"고 묻고, 그녀는 그렇다고 답합니다. 그는 죽은 아내 엘리를 닮은 딸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아내의 이름을 부르고, 질겁한 로라는 유리 재떨이로 그의 머리를 내리친 뒤 도망칩니다.
제15~16장: 찾아 나선 사람들, 잭의 집
그날 밤 마시가 잭에게 전화해 로라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자, 잭은 다툼의 이유가 사랑이었음을 눈치챕니다. 잭은 로라가 아버지에게 갔을 것이라며 마지못해하는 비보를 설득하고, 비보는 밤새 빌리지의 술집을 뒤집니다. 새벽에 잭은 호텔 엘리베이터 기사에게서 로라가 아버지를 재떨이로 쳤다는 말을 듣습니다. 잭이 로라를 사랑한다며 날카롭게 대하자 애인 테리는 오히려 이 새로운 모습에 끌립니다. 이튿날 저녁 천둥 속에 잭, 마시, 비보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잭이 직접 호텔로 가려 하자 테리는 집을 지키기로 합니다.
비 내리는 밤 열 시, 흠뻑 젖은 로라가 잭의 집에 나타나 테리와 처음 만납니다. 테리가 수프와 훈제 굴을 내밀자 로라는 수프를 먹고 잠이 듭니다. 아침에 잭에게서 아버지가 살아 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는 말을 듣고 안도하며 눈물짓습니다. 로라는 아버지와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지만, 아버지가 자신보다 더 두려워했음을 이제 이해한다고 합니다. 잭은 로라가 마시도 비보도 아닌 첫사랑 베스를 계속 찾고 있었다고 짚습니다. 로라는 비보를 만나기로 하고 잭에게 고마워합니다.
제17장: 가로등 아래 (결말)
저녁 여덟 시, 로라는 셀러에서 비보가 오기를 기다리며 거절당할까 두려워 멀리서 지켜봅니다. 화가 더튼이 건넨 풍자화를 비보가 받고, 로라가 마음에 안 들면 찢어도 된다고 속삭이자 비보는 말없이 그림을 찢어 버리고 술집을 나섭니다. 로라는 스무 걸음쯤 떨어져 뒤따르고, 비보는 몇 블록을 걷다 멈춰 돌아섭니다. 로라가 사랑한다고 속삭이자 비보는 더는 미워할 수 없다며 입을 맞춥니다. 두 사람은 팔을 두르고 가로등 아래 서 있다가 코델리아 거리로 함께 걸어갑니다. 소설은 여기서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아버지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말하는 일
소설의 첫마디는 명령형입니다. 독자는 곧 이 말이 로라가 끝내 하지 못한 말임을 알게 됩니다.
Tell your father to go to hell. Try it.
네 아버지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말해 봐. 한번 해 봐.
메릴 랜던은 자기가 좋은 아버지라고 믿는 사람이고, 이 믿음은 딸의 저항마저 삼킵니다.
He took her opposition for a sign that he was right
그는 딸의 반대를 자신이 옳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로라는 반박하지 못하고 도망쳤습니다. 뉴욕행은 해방이라기보다 대답을 미룬 퇴각이며, 이 미룸이 책 전체의 긴장을 이끕니다.
2. 이혼했지, 죽은 건 아니야
마시와 버의 관계는 이 집의 소음입니다. 마시는 전남편 이야기를 가볍게 던지지만 그 가벼움 속에 미련이 있습니다.
He’s divorced, not dead.
이혼했을 뿐 죽은 건 아니야.
마시가 밤중에 로라에게 건네는 질문은 그 모순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did you ever love a man and hate him at the same time?
남자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워해 본 적 있어?
싸움의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We fight because we’re ashamed of what we want from each other.
우리는 서로에게서 원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싸워.
버도 항변합니다. 12장에서 그는 싸움과 사랑을 따로 떼어 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I’d rather live with Marcie and fight than live without her
마시 없이 사느니 마시와 싸우며 사는 게 낫다.
이 부부는 로라에게 사랑이 얼마나 시끄럽고 서툰 것인지 보여 주는 거울이면서, 사랑받지 못하는 쪽의 외로움을 미리 비추는 장치입니다.
3. 사랑받아 본 사람의 자기 다짐
로라는 자신이 아름답지 않다고 믿으면서도 사랑을 받아 본 기억을 붙들고 있습니다.
And yet I have been loved. I have loved.
그래도 나는 사랑받았다. 나는 사랑했다.
그러나 바로 곁에서 이런 체념도 하게 됩니다.
Some people aren’t made for love.
사랑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3장에서 로라가 짊어진 압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규칙으로 서술됩니다.
This is a heterosexual society and everybody plays the game one way or another.
이것은 이성애자의 사회이고,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그 게임을 한다.
로라의 불안은 감정 때문만이 아니라 그 감정을 들키면 설 자리가 없다는 계산에서 옵니다. 자기 이름을 숨기는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배우느냐가 이 책의 질문입니다.
4. 셀러의 첫 밤
그리니치빌리지의 술집에서 로라는 처음으로 자기 같은 사람들을 눈앞에서 봅니다. 그녀의 속말은 간절합니다.
I’m one of you. Help me.
나도 당신들 중 한 사람이에요. 도와줘요.
그러나 곁에서 잭과 버는 그들을 조롱하고, 로라는 용기를 내어 항의합니다.
We have no right to sit here and laugh at them
우리에게는 여기 앉아서 그들을 비웃을 권리가 없어요.
그리고 마시 앞에서는 입을 다뭅니다. 진실을 말하고 싶은 충동과 그것을 막는 입술의 괴로움이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so agonizing to have your lips sealed when you wanted to shout the truth
진실을 외치고 싶은데 입술이 봉해져 있다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술집은 위험한 곳이면서 처음으로 숨을 쉴 수 있는 곳으로 그려집니다. 이 이중성이 셀러라는 공간의 성격입니다.
5. 전화벨과 잭의 눈
5장의 입맞춤은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마시는 울리는 전화를 이렇게 받아넘깁니다.
Saved by the bell. Saved from a life of sin.
종소리가 구해 줬네. 죄 많은 삶에서 구해 줬어.
마시의 농담은 가볍지만, 로라에게는 한 번뿐일지 모르는 문이 닫힌 순간입니다. 이어 6장에서 잭은 로라가 숨겨 온 것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Takes one to know one
같은 사람이라야 알아보는 법이지.
잭은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짝사랑 습성을 냉소 섞인 유머로 설명합니다.
We’re hopeless optimists. Otherwise we’d all commit suicide.
우리는 구제불능의 낙천가야. 그렇지 않으면 다들 목숨을 끊었을 테니까.
이 문장은 농담이면서 시대의 비용을 가리킵니다. 로라가 이 말을 듣고 처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의 익사를 털어놓으며 친구가 된다는 점에서, 잭은 이 소설에서 처음으로 로라의 비밀을 받아 준 사람입니다.
6. 동전 한 닢과 비보의 껍질
7장에서 로라는 취해 있고, 잭의 놀림에 이렇게 받아칩니다.
I’m not soused, I’m in love.
나는 취한 게 아니라 사랑에 빠진 거야.
그 앞에 베스를 닮은 비보가 나타나 10센트를 던집니다. 호의와 모욕이 섞인 도발입니다.
Here’s a dime, sweetheart.
여기 10센트야, 자기.
8장에서 비보는 동성 사랑이 얽히고설킨 모양을 노래처럼 읊습니다.
Mary loves Jane loves Joan loves Jean loves Beebo loves Laura.
메리는 제인을, 제인은 존을, 존은 진을, 진은 비보를, 비보는 로라를 사랑한다.
그녀의 거친 말투도 타고난 성정이 아니라 쌓은 껍질임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You develop it after a while, like a turtle grows a shell.
시간이 지나면 거북이가 등딱지를 키우듯 그렇게 생겨.
떠나는 로라에게 던지는 확신은 이렇습니다.
You’ll be back, Little Bo-peep.
너는 돌아올 거야, 꼬마 보핍.
7. 몸이 있는 사랑
8장 아침에 로라는 마시에게 가장 평범한 거짓말을 합니다.
“I spent the night with Jack,” she blurted.
"잭이랑 밤을 보냈어." 그녀가 불쑥 말했다.
잭은 로라가 말하는 정신적인 사랑 앞에서 현실을 들이밉니다.
Love has a body, Laura.
사랑에는 몸이 있어, 로라.
Love is no bigger and better than the people who feel it,
사랑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보다 더 크거나 더 나을 수 없다.
그리고 충고합니다.
Don’t starve yourself anymore.
더는 스스로를 굶기지 마.
잭의 사랑론은 낭만을 걷어낸 쪽입니다. 로라가 이상화된 사랑으로 현실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며, 이 지적이 책 후반 베스를 향한 그리움의 정체를 밝히는 복선이 됩니다.
8. 변하고 싶다는 마시
9장에서 마시는 자신의 수다를 되돌아봅니다.
I talk all the time and say nothing.
나는 늘 말하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
그리고 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I’m not going to be just another pretty idiot.
나는 그저 예쁘기만 한 바보로 남지 않을 거야.
Give me a book to read, Laur.
읽을 책 좀 줘, 로라.
로라에게 이 부탁은 희망이면서 불안입니다. 마시가 자기 때문에 변하려는 것인지, 마시가 가까워질수록 로라의 비밀이 더 위험해지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장은 로라가 마시를 완전히 다르게 보게 되는 계기입니다.
9. 딸이 없다는 아버지
맥앨튼 호텔의 직원이 전한 아버지의 대답은 한 줄입니다.
He says he has no daughter, Miss,
따님이 없다고 하십니다, 아가씨.
로라는 전화부스에서 분노를 터뜨립니다.
Merrill Landon, go to hell, go to hell,
메릴 랜던, 지옥에나 가라, 지옥에나 가라.
그러나 곧이어 아버지와의 유일한 좋은 기억이 따라옵니다. 퍼레이드를 보던 어린 날입니다.
I felt like a queen on a throne.
나는 왕좌에 앉은 여왕 같았다.
미움 한가운데 남아 있는 이 기억이 로라가 끝까지 아버지를 놓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분노와 그리움이 한 사람을 향해 있다는 사실이 이 소설에서 가장 인간적인 부분입니다.
10. 잭의 짝사랑
잭은 남을 챙기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사랑은 불안합니다. 사라와의 소개팅 이야기 중 그는 내뱉습니다.
I wish to God I were straight.
제발 내가 이성애자였으면 좋겠어.
연인 테리에 대한 자조도 있습니다.
He sees dollar bills.
그 애가 나를 보면 달러 지폐만 보여.
13장에서는 이성애자 커플과의 저녁을 마치고 지친 농담을 하고, 곧이어 진심을 드러냅니다.
Straight people are so depressing.
이성애자들은 정말 우울하게 만들어.
I’m losing him, Laura.
그를 잃어 가고 있어, 로라.
잭은 로라에게 조언하는 사람인 동시에 같은 병을 앓는 사람입니다. 그의 유머가 방패라는 것을 로라는 이때 처음 알게 됩니다.
11. 비보의 요구와 고통
11장에서 마시는 로라 앞에서 운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간극을 말합니다.
I’m not lucky. I’m just normal.
나는 운이 좋은 게 아니야. 그냥 평범할 뿐이야.
비보는 로라를 붙잡으며 게이로 사는 고통을 털어놓습니다. 그녀의 소망은 놀랍도록 소박합니다.
Fade into the crowd like a normal nobody.
평범한 아무개처럼 군중 속에 섞여 사라지는 것.
그녀의 경고는 선명합니다.
Too many Marcies in your life, and you commit suicide.
네 삶에 마시가 너무 많으면 결국 목숨을 끊게 돼.
그리고 최후통첩이 이어집니다.
Or don’t come back at all.
아니면 아예 돌아오지 마.
비보는 로라를 소유하려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거절이 반복되는 삶에서 나온 방어가 그 아래 있습니다.
12. 지하철 화장실의 낯선 위로
12장에서 아버지와 눈이 마주쳐 지하철 화장실로 달아난 로라는 낯선 여인의 품에서 울며 말합니다.
I never had a mother.
나에게는 어머니가 없었어요.
I’m a stranger in this world.
저는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에요.
여인의 대답은 단순하고 깊습니다.
Everybody’s a stranger when you look at it that way.
그렇게 보면 모두가 이방인이야.
everybody got a chance to find a little love.
누구에게나 작은 사랑을 찾을 기회가 있단다.
이 장면은 줄거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짧은 일화처럼 보이지만, 처음 만난 사람의 한마디가 로라의 외로움을 보편의 자리로 옮겨 놓는 순간입니다.
13. 드레스, 모욕, 옥상의 참회
13장에서 비보는 일 년에 한 번 꺼내 입는 드레스를 입고 셀러에 나타납니다.
I get it out once a year and wear it.
일 년에 한 번 꺼내서 입는 거야.
로라는 엘리베이터 안내원이라는 비보의 직업을 알고 취해 그녀의 정체성을 찌르는 말을 던집니다.
Not all the elevators in the world can make a boy of you.
세상의 모든 엘리베이터를 다 합쳐도 너를 남자애로 만들 수는 없어.
자기 상처를 아는 사람이 남의 상처를 가장 정확히 겨냥합니다. 같은 장 끝 옥상에서 로라가 마시에게 고백하자 이번에는 마시가 참회합니다.
I played you for a fool, and all the while you were an angel.
나는 너를 바보로 가지고 놀았는데, 너는 내내 천사였어.
사랑 고백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마시가 알면서 판을 짰다는 사실만 남습니다. 이 순간 로라의 마시를 향한 환상이 무너집니다.
14. 1402호의 밤
14장은 이 책의 정점입니다. 도망치는 딸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비꼬며 맞이합니다.
“I never knew before,” he said slowly, savoring it, “how fast you could run.”
"네가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줄 몰랐구나." 그가 음미하듯 천천히 말했다.
로라는 오랜 응어리를 한꺼번에 쏟아냅니다.
“I would have traded them all for love.”
"그 모든 것을 사랑과 바꿨을 거예요."
왜 때렸느냐는 물음에 아버지가 내놓은 대답은 이것뿐입니다.
“You needed it,” was all he would say.
"너에게 필요했다." 그가 한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아버지의 상처가 처음으로 드러납니다.
“Your mother,” he said painfully, “was my wife.
"네 어머니는," 그가 고통스럽게 말했다. "내 아내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죽은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딸에게 입을 맞추고, 로라는 재떨이로 그의 머리를 내리친 뒤 도망칩니다. 폭력적이면서 동시에 상처 입은 아버지, 그 앞에서 방어한 딸이라는 어둡고 복잡한 대결을 작가는 한 방 안에 가둡니다.
15. 밤새 찾는 사람들
15장에서는 로라의 실종에 모두가 움직입니다. 마시의 변명을 잭이 받아칩니다.
“I think all the time. It’s a congenital defect.”
"나는 늘 생각을 해. 타고난 결함이지."
잭이 테리에게 로라를 향한 자기 마음을 설명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It’s a kind of love you don’t know much about, Terry.”
"네가 잘 모르는 종류의 사랑이야, 테리."
그에게 테리는 이렇게 불립니다.
“A beautiful, unbearable, stuck-up, silly, irresistible brat.”
"아름답고, 참을 수 없고, 거만하고, 어리석고, 거부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
이 장에서 마시, 잭, 비보는 서로 얽힌 이유를 잠시 접고 한 사람을 찾으러 나섭니다. 사랑이 아니라 책임으로 모인 이들의 연대를 처음 보는 대목입니다.
16. 아버지보다, 마시보다, 베스
잭의 집에서 눈을 뜬 로라는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에 안도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He was more afraid of me than I was of him.”
"그는 내가 그를 두려워한 것보다 나를 더 두려워했어."
“I always loved him, even when I hated him the most.”
"가장 미워할 때조차 나는 늘 그를 사랑했어."
잭은 로라의 사랑의 정체를 짚어 줍니다.
“You loved love.
"너는 사랑 그 자체를 사랑했던 거야.
“Nobody looks like Beth but Beth.
"베스를 닮은 사람은 베스뿐이야.
그리고 비보를 대역으로 삼지 말라고 권합니다.
“She’s herself, and for all you know, that may be even better.”
"그 사람은 그 사람 자신이고,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몰라."
이 장은 소설 전체의 해석을 정리하는 곳입니다. 로라가 마시에게도 비보에게도 베스를 겹쳐 보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새 사랑이 가능해집니다.
17. 가로등 아래
마지막 장에서 로라는 멀리서 기다리다 말없이 술집을 떠나는 비보를 스무 걸음쯤 뒤에서 따라갑니다. 비보가 멈춰 돌아서고, 로라가 사랑한다고 속삭이자 비보가 분노를 내려놓습니다.
“I can’t hate you any more,” she said.
"더 이상 너를 미워할 수 없어." 그녀가 말했다.
There’s nothing left but love.”
이제 남은 건 사랑뿐이야."
첫 장의 명령형 문장이 아버지와 맞서지 못한 딸의 말이었다면, 마지막 장은 그 딸이 처음으로 먼저 걸음을 떼고 사랑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두 사람은 팔을 두르고 코델리아 거리로 걸어가며, 소설은 해결이 아니라 함께 걷기 시작하는 순간에서 멈춥니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나는 여자입니다』는 17장의 짧은 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몇 장씩 끊어 읽기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도착), 4장(셀러의 첫 밤), 6장(잭과의 대화)을 먼저 읽고, 이어서 10장(호텔의 아버지), 14장(1402호), 17장(가로등 아래)을 읽으면 책의 줄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소설은 1950년대 말 뉴욕을 배경으로 하며, 당시 사회가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가 대사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인물들의 말과 시선에는 오늘의 눈으로 불편한 대목도 있고, 그 불편함 자체가 시대의 기록입니다. 가족에게서 도망친 사람이 자기 이름을 찾아가는 성장담으로 읽어도, 서로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연대 이야기로 읽어도 좋습니다.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연작의 다른 책들과 함께 읽으면 로라와 비보의 이후도 이어서 따라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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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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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나는 여자입니다』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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