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37년 출간
Henrietta Temple
헨리에타 템플
몰락해 가는 가문의 젊은 장교가 빚과 약혼을 숨긴 채 이웃집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고, 비밀이 터진 뒤 두 사람이 이별과 위기를 지나 다시 만나는 사랑 이야기
There is no love but love at first sight.
첫눈에 반한 사랑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다.
The magic of first love is our ignorance that it can ever end.
첫사랑의 마법은 그것이 끝날 수 있음을 모른다는 데 있다.
한눈에 보기
정복왕 윌리엄 때부터 이어진 아르민 가문의 외아들 페르디난드는 파산 직전의 영지를 살리려고 부유한 사촌 캐서린 그랜디슨과 약혼한다. 그러나 고향 아르민의 삼나무 아래에서 이웃 아가씨 헨리에타 템플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3권은 몰래 나눈 사랑의 한때이고, 4권은 편지와 불안, 벨레어 부인의 입에서 터진 약혼 소문, 폭풍 속의 열병과 파혼으로 이어진다. 5권에서 상처 입은 헨리에타는 로마의 몽포르 경과 약혼하고, 6권은 런던에서 재회한 옛 연인들 사이에 빚쟁이와 도박장 주인, 쾌활한 미라벨 백작, 그리고 캐서린의 너그러운 결단이 얽히는 이야기다. 열일곱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 『허영의 시장』 (Vanity Fair)
한 권 요점
Henrietta Temple
『헨리에타 템플』은 영국 작가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쓴 소설로, 1837년에 나왔습니다. 디즈레일리는 1804년에 태어나 188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소설가이자 정치인으로서 훗날 영국 총리를 지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모두 여섯 권, 75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권은 10장, 2권은 14장, 3권은 5장, 4권은 15장, 5권은 6장, 6권은 25장이며,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을 스스로 '사랑 이야기'라고 부릅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가문의 영광과 빚에 눌린 청년이 신의와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고, 사랑받은 아가씨는 속았다는 사실 앞에서 자존심과 마음을 지키려 애쓰며, 주변 사람들이 두 사람을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놓는가입니다. 서술자는 사랑의 황홀과 돈의 속물성을 오가며 수시로 끼어들어 논평하고, 아흔 살 벨레어 부인이나 쾌활한 미라벨 백작 같은 희극적 인물이 감상에 균형을 잡습니다.
줄거리
제1권 제1~3장: 아르민 가문과 글래스턴베리의 도착
아르민 가문은 정복왕 윌리엄과 함께 영국에 들어온 오랜 가톨릭 가문입니다. 마지막 페르디난드 경은 오스트리아와 튀르크 군대를 오가고 파리에서 자코뱅이 되는 등 세상을 놀라게 하다가 단두대에서 죽었습니다. 그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 랫클리프 경은 빚투성이 영지를 팔지 않고 지키려 하고, 스페인 군에 복무하다 어머니의 죽음 뒤 귀국해 콘스턴스 그랜디슨과 결혼합니다. 부부는 선대가 짓다 만 거대한 아르민 성 옆, 옛 저택 아르민 플레이스의 남은 부분에서 살기로 합니다. 성은 홀과 계단, 회랑만 완성된 채 담쟁이와 이끼에 덮여 있고, 오래 방치된 정원은 오히려 숲속 낙원처럼 아름답습니다. 쾌활하고 교양 있는 콘스턴스가 집을 꾸미며 신혼의 두 사람은 이웃도 없이 행복하게 지냅니다.
6월의 어느 오후, 먼지투성이로 아르민에 도착한 사람은 충직한 가정교사 아드리안 글래스턴베리입니다. 그는 예수회 학교에서 교육받은 몰락한 가문의 둘째 아들로, 독실하고 온화하며 건축과 그림과 문장학에 밝은 학자입니다. 어린 랫클리프의 교육을 맡았던 인연이 있고, 바바라 부인이 죽은 뒤 수도원에 들어가려던 참에 초대 편지를 받았습니다. 랫클리프는 달려가 그를 껴안고, 콘스턴스도 그를 반깁니다.
제1권 제4~6장: 꼬마 왕자와 기우는 영지
글래스턴베리는 정원 가꾸기와 음악으로 콘스턴스를 돕고 랫클리프의 유일한 옛 친구가 되어, 부부의 청에 따라 정원 끝 문루의 방에 평생 머물게 됩니다. 결혼 이듬해 아들 페르디난드가 태어나고, 영지는 기울지만 아이는 글래스턴베리의 학문, 어머니의 예술, 아버지의 사냥술을 배우며 '꼬마 왕자'로 자랍니다. 열 살의 소년은 가끔 할아버지의 초상 앞에 서서 닮은 모습을 바라봅니다. 소년은 해마다 외할아버지 그랜디슨 경을 찾아가 칭찬과 용돈을 받아 오고, 콘스턴스는 이를 큰 희망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랫클리프는 노인이 선량하지만 이기적이고 집안 사정을 모르니 유산을 기대하지 말라고 일러 주고, 열다섯이 된 아들에게 군직을 사 줄 힘이 없다고 말했던 굴욕도 털어놓습니다. 곁에서 불편해하던 글래스턴베리를 붙들어 두 사람이 화해하며 장이 끝납니다.
랫클리프는 근래 우울하고 말이 없어졌고 사냥도 그만두었습니다. 콘스턴스는 잠자리에서 영지를 팔고 외국에서 조용히 살자고 설득하지만, 랫클리프는 변호사 바그스터 같은 자에게 아르민을 넘기느니 폐허 속에 묻히겠다고 합니다. 작은 영지를 사는 것도, 런던 교외나 친정 근처에서 사는 것도 체면 때문에 거부합니다. 콘스턴스는 그에게 아들이 상속녀와 결혼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합니다.
제1권 제7~10장: 런던, 유언장, 작별
글래스턴베리는 어린 페르디난드를 데리고 처음으로 런던에 갑니다. 소년은 마차 지붕에 앉아 들뜨고, 여관 식사와 거리 풍경 모두에 감탄합니다. 글래스턴베리가 젊은 시절 인연이 있던 공작의 세인트제임스 광장 저택을 찾아가자 공작 가족은 소년을 아주 예뻐하고, 사정을 들은 공작이 힘을 써 몰타로 가는 연대의 소위 자리가 마련됩니다. 글래스턴베리는 재산의 4분의 1을 들여 임관 비용과 채비를 조용히 마련합니다. 돌아온 뒤 랫클리프가 이를 알아채고 어색하게 따지자, 글래스턴베리는 말없이 그를 문루의 자기 방으로 데려가 바바라 부인의 초상 아래에서 유언장을 보여 줍니다. 모든 것을 '우리 아이' 페르디난드에게 남기며 자신은 관리인일 뿐이라는 내용입니다. 랫클리프는 평생을 바치게 했다고 괴로워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기쁨이라는 설득에 사랑의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출발 전날 페르디난드는 폐허가 된 성을 거닐며 가문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꿈과 행복했던 집에 대한 애착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저녁 식탁에서는 모두 일부러 명랑하게 굴고 어머니는 "오늘 밤은 작별 인사 없다"고 하지만, 밤이 깊자 콘스턴스가 아들의 침실에 몰래 들어와 껴안고 웁니다. 아들은 가지 않겠다고 하다 곧 마음을 가다듬고, 그녀는 자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노(老) 페르디난드 경의 칼을 잘 간직하라고 당부하고 나갑니다. 새벽에 영지를 마지막으로 둘러본 아들은 글래스턴베리에게서 바바라 부인의 작은 금 십자가를 받고, 어머니는 창가에서 흰 손수건을 흔듭니다. 런던을 거쳐 그랜디슨에 들른 자리에서 외할아버지는 손님들 앞에서 "내가 아끼는 손자"를 거듭 자랑하며 100파운드 지폐를 쥐여 줍니다. 팔머스에서 출항이 미뤄진 동안 랫클리프가 집안 사정을 털어놓자 페르디난드는 아버지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눈물의 작별을 합니다.
제2권 제1~3장: 몰타의 빚과 사촌 캐서린
5년이 흐르는 동안 외사촌 오거스터스가 죽어 페르디난드가 외조부의 상속인이라는 기대가 커집니다. 몰타의 대위로서 그는 사교계와 총독, 대령 모두의 인기를 얻지만 분수를 모르고 빚을 지기 시작하고, 화자는 빚의 해악을 길게 논합니다. 그랜디슨 경이 죽자 전 재산이 손녀 캐서린에게 돌아간 것이 밝혀지고, 콘스턴스는 아들이 사촌 캐서린과 결혼해야 한다고 암시합니다. 거울을 보던 그는 마음을 정합니다.
연대가 영국으로 소환되자 페르디난드는 상속 사실이 널리 알려지기 전에 귀국해 바스에서 부모와 이모 그랜디슨 양, 사촌 캐서린을 만납니다. 캐서린은 온화하고 우아하지만 영리하다기보다 남에게 쉽게 영향받는 사람이고, 이모와 어머니 덕에 이미 그에게 호감을 품고 있습니다. 하루 만에 사랑에 빠질 수 없음을 아는 그는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쪽을 택해 성공하고, 석양 속 승마길에서 청혼해 승낙을 받은 뒤 혼자 샴페인을 들며 자축합니다. 결혼은 그랜디슨 경 사후 1년이 지난 뒤로 정해지고, 군을 떠나기로 한 그는 약혼녀보다 먼저 아르민으로 가서 글래스턴베리를 만납니다. 가문을 구했다고 자부하며 노인을 "아버지"라 부르고 성을 짓게 될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쏟아 내는 그 앞에서, 글래스턴베리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포도주로 두 가문의 건강을 축배합니다.
제2권 제4~8장: 삼나무 아래의 첫눈, 듀시의 하룻밤
고향으로 돌아온 페르디난드는 순수를 잃었다고 느끼며 글래스턴베리와 성 완공 계획을 세우지만, 홀로 정원에서 사랑 없는 삶의 허무를 토로합니다. 그때 삼나무 아래에서 말을 탄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집니다. 외교관 출신 템플 씨의 딸 헨리에타임을 알게 된 그는 성과 화랑을 안내하다 자신이 위대한 페르디난드 경의 후손임을 밝히고, 듀시 바워 초대를 받습니다. 그녀는 가문의 위대한 조상에게 깊은 관심을 보입니다.
템플 부녀를 배웅한 그는 이튿날 사냥과 만찬, 숙박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혼자 남자 약혼자에 대한 의무와 새 사랑 사이에서 격하게 흔들려 도망까지 생각하고, 저녁상에서는 넋이 나가 있다가 캐서린 그랜디슨의 이름이 나오자 움찔합니다. 며칠 뒤 듀시로 말을 달려 솔직하고 매혹적인 헨리에타와 온실과 정원에서 농담을 주고받고, 만찬 뒤에는 이중창을 부릅니다. 헨리에타가 쓸쓸한 노래 「버림받은 여인」을 부르고 가사는 카나리아 새장에서 찾았다고 농담하자, 템플 씨는 곡이 딸의 작곡이라고 밝힙니다. 듀시에서 하룻밤 묵게 된 페르디난드는 낮에 받은 꽃을 꽃병에 꽂아 두고 한 시간 동안 몽상에 잠겨 의무와 과거를 모두 잊습니다. 그러나 곧 이상한 꿈을 꿉니다. 정원에서 입을 맞추려는 순간 풍경이 제단의 불꽃이 타는 신전으로 바뀌고, 헨리에타의 스카프를 벗기자 슬프고 원망스러운 캐서린의 얼굴이 나타납니다. 놀라 깬 그는 그녀에게도 자신과 캐서린 같은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운 의심을 처음 품습니다.
제2권 제9~14장: 사랑 고백
어머니와 캐서린의 편지로 가족이 곧 도착한다는 것을 안 페르디난드는 빚과 약혼, 파멸의 위험에 괴로워하지만 헨리에타를 보면 근심이 걷힙니다. 그녀와 오두막들을 도는 길에 가문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 놀라고, 돌아오는 길에 "방법이 하나 있다"는 말을 얼버무려 그녀를 당황시킵니다. 마지막 저녁에 두 사람은 함께 노래하고, 그는 몰래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며, 달빛 아래 잔디밭 산책에서 헨리에타의 팔을 가슴에 눌러 안습니다. 그날 밤 그는 한숨도 못 자고 『코린나』를 읽으며 새벽을 맞고, 집을 빠져나와 공유지의 물에서 수영한 뒤 야회복 차림 그대로 헨리에타와 마주칩니다. 그녀는 그가 준 장미를 우정의 기념이라고 하고, 그가 고백에 가까운 말을 꺼내려는 순간 창가의 템플 씨가 손을 흔들어 대화가 끊깁니다.
아르민으로 돌아와 글래스턴베리에게 거짓 사연을 둘러대며 죄책감을 느끼던 그는, 삼나무 아래에서 장미 꽃송이를 떨어뜨리고 불길함을 느끼며, 혼자 포도주를 마시다 해적이나 용병이 되어 세계를 누빌 허황한 계획을 세우고는 다시 빚과 약혼이라는 현실에 의기소침해집니다. 캐서린의 편지로 이모의 사고 때문에 그랜디슨 일행의 방문이 미뤄졌음을 알자 크게 안도합니다. 듀시 숲으로 가 헨리에타의 창가를 밤새 엿보다 아침 농가에서 잠들었다 깨어 보니 누군가 놓아 둔 꽃다발이 있습니다. 오후에 용기를 내 듀시를 찾으니 템플 씨는 삼촌 일로 스코틀랜드로 떠나고 헨리에타만 남아 있습니다. 어색한 대화와 실 감기를 지나 해 질 녘 테라스에서 그는 마침내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뺨을 기대 답합니다. 열 시 종이 울리자 그녀가 "집에 가요, 나의 페르디난드"라고 말합니다.
제3권 제1~5장: 숨겨진 사랑의 한때
페르디난드는 한밤에 템플 양의 말을 타고 아르민 공원으로 돌아와, 헨리에타의 머리카락 이니셜이 수놓인 손수건에 입 맞추며 잠듭니다. 아침이 오면 그랜디슨 양과도 약혼한 몸이라는 사실이 다시 그를 짓누릅니다. 그는 군 업무를 핑계로 바스행을 미루겠다고 답장하고, 글래스턴베리에게는 런던에 다녀온다고 알린 뒤 이탈리아인 하인에게 편지를 농가 은신처로 가져오게 합니다. 헨리에타는 음악도 그림도 잊은 채 그만 생각하며, 아버지마저 뒷전이 된 자신의 변화에 놀랍니다. 그가 창가로 찾아오자 두 사람은 손수건을 주고받고, 숲과 정원을 거닐며 첫 만남의 순간을 하나하나 되짚습니다. 페르디난드는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다 이 행복을 깨뜨릴 용기가 없어 입을 다뭅니다. 농가에서 그는 사실을 털어놓으면 그녀의 사랑도 템플 씨의 허락도 잃을까 괴로워하지만, 조랑말 수레를 몰고 나타난 그녀는 아르민 가문의 이름에 걸맞은 아내가 되어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하고 그는 칼로 운명을 개척하겠다고 화답합니다.
글래스턴베리가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에 그는 헨리에타를 아르민으로 데려가고, 두 사람은 일주일 가까이 성과 정원에서 행복하게 보내며 그녀는 위대한 페르디난드 경의 초상화를 모사합니다. 어느 날 갤러리로 돌아온 글래스턴베리를 헨리에타가 먼저 만나지만, 허둥대는 페르디난드 덕에 신분은 들통나지 않고 노인은 그녀를 약혼녀로 짐작합니다. 듀시에 돌아오자 헨리에타가 창백한 얼굴로 아버지가 내일 돌아온다고 알리고, 아버지를 속인 죄책감에 그를 물러가라 했다가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 그는 먼저 랫클리프 경과 정리해야 한다며 며칠간 바스에 다녀올 동안 아버지에게 비밀로 하자고 설득하고, 편지는 하녀를 통해 주고받기로 한 뒤 침묵의 포옹으로 작별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그는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사랑의 끝을 걱정합니다.
제4권 제1~5장: 편지와 벨레어 부인의 도착
폭풍우 이튿날 아침 헨리에타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안부를 묻는 편지를 하인 편에 보내고, 페르디난드는 젖은 옷 말고는 멀쩡하다고 답합니다. 그녀는 다시 만나면 이별을 못 견디니 오지 말라 하면서도, 비밀이 아버지께 부담스럽다고 털어놓고 빨리 돌아오라 청합니다. 이어지는 편지 모음에서 그녀는 그의 다정함을 찬미하고, 돌아온 아버지가 그를 좋아한다며 안심시키고, 농가와 그의 방, 베개에 입 맞춘 일까지 적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소식도 끊기자 그녀는 불안과 외로움을 호소하며 사정을 숨기지 말라고 간청하고, 마지막 편지에서 그의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했으리라 짐작하며 즉시 듀시로 돌아와 모든 것을 밝히라고 눈물로 호소합니다.
페르디난드가 떠난 지 3주쯤 지난 아침, 템플 씨는 오랜 친구 벨레어 부인이 북쪽으로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러 온다고 알립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몽고메리 플로이드 부인과 함께 아흔 살에 어린애만 한 키의 벨레어 부인이 앵무새와 시동까지 데리고 도착해, 집사와 하인들에게 이름을 헷갈려 가며 연이어 지시를 쏟아냅니다. 서술자는 그녀를 두 세기를 잇는 마지막 고리로 소개합니다. 미모와 재치로 유명했고 존슨 박사와 폭스, 바이런 시대의 인물들과 교유했으며, 아흔에도 호기심과 활력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무정하다 하지만 실은 충동적이고 감정이 깊습니다. 그녀는 헨리에타를 가장 사랑하는 총애 대상이라며 공작들과 피츠워린 경을 들먹여 중매를 늘어놓고, 자기 손주들과 셀리나가 백작 부인이 된 이야기를 하며 헨리에타도 백작 부인이 되길 바랍니다.
제4권 제6~7장: 흘러나온 소문
저녁에 헨리에타가 손님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자리에서 벨레어 부인과 플로이드 부인은 "바스에서 만난 매력적인 남자"가 아르민 대위라고 밝히고, 그가 부자 상속녀 그랜디슨 양과 다음 달 결혼한다고 말합니다. 헨리에타는 비밀 약혼이 알려진 줄 알고 놀라 창백해지다가 진실을 깨닫고 방을 떠나, 몸이 좋지 않다는 전갈만 보냅니다. 부인들은 그 혼담이 이미 선물까지 오갔다고 떠벌립니다. 어두운 방 침대에 쓰러져 배신감과 절망에 빠진 그녀를 템플 씨가 조용히 찾아와 위로하고, 그녀는 은밀한 약혼과 비밀 편지를 인정하며 그가 아버지를 설득하러 떠났다고 고백합니다. 템플 씨는 그를 비난하지 않고 내일을 맡기라며 방을 나와 자기 방에서 홀로 흐느낍니다.
제4권 제8~15장: 폭풍 속의 방문, 열병, 파혼
폭풍우 치는 밤, 글래스턴베리의 탑에 흠뻑 젖은 페르디난드가 찾아옵니다. 그는 헨리에타의 행방을 애타게 묻고, 빚 때문에 상속녀와의 결혼을 택했으며 채권자에게 쫓겨 바스에 묶여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듀시로 달려가 봤지만 가족은 이미 떠난 뒤였고, 품속에는 검은 머리카락 한 줌이 있습니다. 이튿날 아침 그는 고열에 헛소리를 하고, 의사는 뇌가 걱정된다며 피를 뽑고 부모를 급히 부르라 합니다. 글래스턴베리는 편지를 쓰며 그랜디슨 양은 데려오지 말라는 은근한 추신을 덧붙이지만, 캐서린은 랫클리프 경 부부와 함께 달려옵니다. 아르민 부인은 방문 밖에서 십자가를 쥐고 기도하고, 나흘째 저녁 의사가 위험이 지났다고 알리자 캐서린은 기쁨에 기절합니다.
회복하던 페르디난드는 정신이 돌아오자 살아난 것이 소원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헨리에타를 찾아 달라고 간청합니다. 글래스턴베리는 흠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비밀과 얼버무림에 얽힌 처지가 되어 괴로워하고, 캐서린은 앓는다며 방에 머물다 회복하지만 꽃과 그림에 흥미를 잃습니다. 아르민 부인이 그녀를 병실로 데려가자 야윈 페르디난드를 본 캐서린은 말을 잇지 못하고 히스테리를 일으킵니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온 어느 날 정원 의자에서 속였다고 고백하자, 캐서린은 글래스턴베리를 통해 이미 모두 알고 있었고 미워하지 않으며 가족을 위해 아무 일 없는 척했다고 답합니다. 두 사람은 파혼을 확인하고, 그는 오빠가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가족의 상심을 막으려 계속 침묵하겠다는 캐서린 덕에 집안은 평온하지만, 페르디난드는 지팡이를 짚고 처음 헨리에타를 본 삼나무 앞에 앉아 허공을 바라봅니다.
제5권 제1~6장: 로마의 몽포르 경
새 인물 몽포르 후작이 소개됩니다. 글래스턴베리의 옛 후원자의 손자이자 페르디난드의 런던 시절 친구 디그비로, 가톨릭 신자이며 본 대학에서 공부하고 로마에 사는 교양인입니다. 피사에서 그는 템플 씨와 친해지지만 병든 헨리에타는 방문을 꺼립니다. 캄포 산토에서 만난 그는 조용하고 세심한 배려로 그녀의 경계를 풉니다. 저녁마다 템플 씨의 집을 찾되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책과 판화와 신문을 보내며 필요를 먼저 챙기고, 교수와 조각가 등 지식인들을 데려와 작은 모임이 생기자 헨리에타는 소파를 벗어나 마차 나들이도 합니다. 아펜니노 산자락의 별장은 알고 보니 그의 것이었고, 영국식 정원 앞에서 헨리에타는 듀시의 꽃을 떠올리고 눈물짓습니다.
일주일 뒤 템플 부녀는 몽포르를 따라 로마의 그의 궁전에 도착해 방마다 준비된 편의와 책과 음악 속에서 점차 생기를 되찾습니다. 몽포르는 템플 씨에게 먼저 청혼 의사를 밝히고, 템플 씨는 딸이 가치 없는 남자와 약혼했었다고만 알립니다. 헨리에타는 상처 입은 자신이 그에게 걸맞지 않다며 거절하지만, 몽포르는 곁에 머물게만 해 달라고 청하며 그녀의 슬픔의 사연을 캐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는 시간의 힘을 믿으며 기다립니다. 서술자는 그를 '이성의 낭만'의 사람, 페르디난드를 '상상의 낭만'의 사람으로 대비합니다. 템플 씨의 은근한 편들기 속에서 헨리에타는 아버지의 행복과 자신을 아껴 주는 몽포르를 생각하고, 나폴리에서 돌아오던 날 약혼합니다.
제6권 제1~4장: 막대한 유산과 런던의 소식
약혼 뒤 몽포르는 가족에게 소개하고 영국에서 결혼하고자 귀국을 계획합니다. 그때 템플 씨가 먼 친척 데버루 경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요크셔 지주가 되고, 헨리에타는 영국 최고의 상속녀가 됩니다. 정작 헨리에타는 기뻐하지 못하고, 홀로 방에서 페르디난드를 떠올리며 그가 가문 때문에 희생됐을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런던에서 그랜디슨 양은 아르민 부부를 손님으로 맞고, 건강은 회복했으나 우울한 페르디난드는 빚쟁이에 쫓겨 호텔에 머뭅니다. 군 클럽에서 신문을 보던 그는 헨리에타가 막대한 재산의 상속녀로 영국에 돌아와 몽포르 경과 곧 결혼한다는 기사를 읽고, 충격과 질투 끝에 절망에 빠집니다.
글래스턴베리는 옛 후견인의 미망인인 노공작 부인의 만찬에서 몽포르 경이 어린 시절의 디그비임을 알고 반가워합니다. 뒤늦게 온 헨리에타와 서로를 알아보지만 모른 척하다가, 식후 그가 페르디난드의 광기와 우울을 전하자 그녀는 기절합니다. 공작 부인에게서 헨리에타가 다음 달 디그비와 결혼한다는 말을 들은 글래스턴베리는 혼란 속에 자리를 빠져나와, 호텔에서 잠든 페르디난드에게 그녀를 만났다고 알립니다. 아직 그를 사랑하는 듯하다는 말에 페르디난드는 기뻐하며 일어나려 하지만, 상대 청년이 훌륭하고 결혼이 다음 달이라는 말에 다시 절망하여 돌아누워 침묵합니다. 글래스턴베리는 자기 말이 정반대 효과를 낸 것에 당황합니다.
제6권 제5~9장: 뜻밖의 재회
변호사를 만나고 오던 페르디난드는 벨레어 부인의 마차에 붙들려 브룩 가의 아르민 부인과 캐서린을 방문하고, 부인은 수첩을 두고 갑니다. 이를 돌려주러 벨레어 저택에 간 그는 손님들 사이에서 다람쥐를 보러 여름 별채로 갔다가 헨리에타와 마주칩니다. 두 사람은 서로 원망과 해명을 주고받다가 몽포르 경 일행이 왔다는 전갈에 그가 뛰쳐나가고, 화해하지 못한 채 헤어집니다. 그날 저녁 벨레어 저택의 야회에서 헨리에타와 몽포르 경이 온실에서 공작 부인을 찾다가 아르민 부인과 그랜디슨 양을 소개받고, 공작 부인과 아르민 부인은 서로 크게 호감을 갖습니다. 헨리에타는 캐서린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핍니다.
아침의 재회 뒤 헨리에타는 몽포르 경에게 과거를 털어놓겠다며 옛 사랑의 이름이 아르민이라고 종이에 씁니다. 그는 조용히 받아들이며 글래스턴베리와 아르민 가의 관계도 안다고 말합니다. 헨리에타는 디그비와의 결혼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다짐하면서 페르디난드가 사촌 그랜디슨 양과 맺어지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몽포르 경은 글래스턴베리를 만나겠다고 약속합니다. 이튿날 벨레어 부인의 쪽지에 이끌려 브룩 가로 간 페르디난드는 헨리에타의 호의를 청하는 목소리에 흔들려 승마에 동행하고, 늦어져 세인트제임스 광장에서 승마복 차림으로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저녁 후 캐서린은 그가 변했다고 한탄하고, 몽포르 경은 글래스턴베리와 단둘이 사정을 들은 뒤 캐서린이 아르민에서 비밀을 들었을 때의 관대한 결심까지 전해 듣고 두 사람을 다시 맺어 주는 일에 협력을 청합니다. 페르디난드는 헨리에타의 낙관론에 반발하며 떠납니다.
제6권 제10~13장: 석탄 상인, 본드 샤프, 캐서린의 발견
페르디난드는 헨리에타의 낙관론이 자신을 사촌과 짝지으려는 음모인가 분개합니다. 변호사의 편지로 채권자의 체포 위협을 알고 골든 광장의 석탄 상인 레비슨을 찾아가 1,500파운드를 청하지만, 레비슨은 엄살을 부리다 700파운드에 나머지는 석탄으로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놓고, 그는 화가 나 제안을 거절하고 나옵니다. 거리에서 옛 동료 캐침후캔 경의 마차를 만나 사정을 털어놓자, 경은 클리블랜드 로의 호화로운 저택으로 그를 데려가 본드 샤프를 소개합니다. 창백하고 품위 있는 샤프는 담보도 없이 1,500파운드를 선뜻 빌려주며 저녁 초대까지 하는데, 캐침후캔은 샤프가 십 년 전 권투 선수였고 도박장 주인이자 일류 고리대금업자라고 귀띔합니다.
한편 헨리에타와 캐서린은 몽포르 경, 글래스턴베리와 대영박물관을 찾습니다. 오후 규방에서 두 사람은 소설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캐서린은 자신과 사촌이 결혼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게는 헨리에타 같은 사람이 어울린다고 말합니다. 질문 끝에 그녀는 사촌이 사랑하는 여인이 헨리에타임을 알아챕니다. 샤프의 만찬에서 페르디난드는 캐슬피시 경, 블랜드포드, 미라벨 백작, 도리쿠르, 베빌 등을 만납니다. 쾌활한 미라벨은 영국과 삶을 찬양하며 따분함을 모른다고 큰소리치고, 사내들은 여자를 논하다 한목소리로 여자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는 바보라고 합니다. 이어 클럽에서 샤프는 자신이 쌓은 부와 출신의 한계를 고백합니다.
제6권 제14~17장: 미라벨의 작전과 아버지들
캐서린은 헨리에타가 페르디난드의 숨은 연인임을 알아채고 둘을 이어 주려 마음먹습니다. 뱃놀이 전날 몽포르 경을 떠보며, 자기와 페르디난드의 결혼 이야기는 허황되고 그가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한다고 흘립니다. 한편 페르디난드는 미라벨 백작에게 이끌려 리치먼드로 가고, 공원에서 공작 부인 일행과 마주쳐 함께 식사합니다. 귀갓길 배에서 백작은 세비야 세레나데를, 페르디난드는 버림받은 심정을 노래하고 헨리에타는 눈물을 감춥니다. 백작은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고 단언하고, 이튿날 하이드파크에서 비둘기 사격 내기에서 이긴 뒤 템플 양에게 다가가 페르디난드가 울적해서 오래 살지 못할 거라 말합니다. 친구 크리옹 공작이 사랑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까지 들려주자 헨리에타는 눈물을 흘리며 어서 가서 그를 행복하게 하라고 부탁하고 꽃 한 송이를 건넵니다.
미라벨은 세 가족 사이에 자리를 잡고 거의 매일 템플 양을 만나 페르디난드의 미덕과 괴로움을 그녀의 상상 속에 새깁니다. 헨리에타는 그를 벌준 자신이 냉정하고 이기적이라 자책하며 몽포르 경에 대한 의무와 페르디난드를 향한 마음 사이에서 소파에 엎드려 웁니다. 아버지 템플 씨가 이를 보고 캐묻다가 그를 다시 마음에 품으면 부녀의 연을 끊겠다고 위협하고, 그녀는 아버지 발치에 엎드려 무엇이든 따르겠다고 맹세하면서도 페르디난드는 신사답게 처신했으니 부디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애원합니다. 다른 한편 랫클리프 경은 아들이 브룩 가에 발길을 끊자 그로스베너 광장에서 붙잡아 결혼 시기를 묻습니다. 페르디난드가 캐서린과의 약혼은 오래전에 끝났고 다른 여인에게 묶여 있다고 털어놓자, 아버지는 애원하고 절규하다가 축복을 거두겠다고 퍼붓습니다. 아들은 가문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팔 수는 없다고 맞서며 글래스턴베리와 상의하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섭니다.
제6권 제18~21장: 체포와 위기의 아침
하인이 부자의 다툼을 엿들었고, 소식은 모리스와 레비슨의 사무원을 거쳐 채권자들에게 흘러갑니다. 며칠 뒤 페르디난드는 침대에서 집행관에게 체포되어 2,800파운드 빚으로 채무자 임시 구금소로 끌려갑니다. 그는 본드 샤프에게 진 신세와 부모의 파멸을 곱씹으며 절망하지만, 수다스러운 급사는 그를 귀족(NOB)으로 떠받들며 극진히 시중듭니다. 한편 헨리에타가 다시 시들자 캐서린은 몽포르 경을 닦달하며 모두에게 비밀이 있다고 말하고, 자신은 페르디난드와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힙니다. 벨레어 부인 저택에서 부인이 가장 아끼는 친구가 집행관에게 끌려갔다고 넋두리하는 것을 듣고, 그 친구가 페르디난드임을 안 헨리에타는 소파에서 흐느끼며 그를 구해 달라고 애원합니다. 몽포르 경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이튿날 아침 글래스턴베리가 찾아오지만 페르디난드는 도움을 마다하고, 아르민이 팔릴 것이라며 이 일을 헨리에타가 모르게 해 달라고 당부합니다. 저녁에는 미라벨 백작이 5백 파운드를 들고 나타나 구금소에서 샴페인 만찬을 벌이며 곧 풀려나고 헨리에타와 결혼하게 될 거라고 큰소리칩니다. 페르디난드는 아르민 정원에서 헨리에타를 만나는 꿈을 꾸다 깨어나고, 이른 아침 몽포르 경이 찾아와 가문과 부모, 글래스턴베리를 구하려면 3천 파운드를 받으라고 설득하지만 거절합니다. 그러자 몽포르는 헨리에타의 쪽지를 내밉니다. 그의 뜻을 따르라는 내용과 함께, 디그비가 캐서린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적혀 있습니다. 페르디난드는 기절했다 깨어나고, 몽포르는 웃으며 자신이 그가 거절한 여인과 결혼하게 될 운명이었다고 말합니다. 미라벨은 도박으로 큰돈을 땄다는 편지를, 익명의 꾸러미는 3천 파운드를 보내오고 캐서린의 소행으로 짐작되며, 빚은 청산됩니다.
제6권 제22~25장: 저녁 초대와 두 쌍의 결혼
풀려난 페르디난드는 공원과 다리를 거닐며 하루 만에 뒤바뀐 운명을 곱씹습니다. 아름다운 신부와 재산, 글래스턴베리와 캐서린, 몽포르와 미라벨의 우정을 떠올리며 변치 않은 자신의 정성이 보답받았다고 느끼고, 템플 씨만은 마음에 걸리지만 미라벨의 예견을 믿습니다. 지난 일을 전해 들은 미라벨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자기 말대로 된 가장 자연스러운 결말이라 합니다. 호텔에 닿으니 몽포르 경과 템플 씨의 명함, 그리고 템플 씨의 저녁 초대 쪽지가 와 있습니다. 가족 모임이며 벨레어 부인과 미라벨 백작도 청한다는 내용입니다.
페르디난드는 떨리는 마음으로 템플 씨 집에 들어가 부모, 공작 내외, 벨레어 부인, 몽포르, 캐서린과 인사하고 헨리에타의 손을 잡습니다. 미라벨의 계략으로 헨리에타 옆에 앉은 그는 수프를 썰려 하고 생선을 숟가락으로 먹을 만큼 허둥댑니다. 몽포르와 캐서린은 이 어색한 만찬이 자신들이 꾸민 결과라고 속삭이고, 식후 어머니는 놀랍지만 기쁘다 하며, 벨레어 부인은 자기가 맺어 줬다고 우깁니다. 손님이 떠난 뒤 페르디난드와 헨리에타는 단둘이 남아 서로의 품에 안깁니다. 이후 템플 씨는 자기 재산으로 아르민의 저당을 갚고 이를 딸의 후손에게 한정 상속으로 묶습니다. 두 쌍은 같은 날 같은 곳에서 결혼하고 글래스턴베리가 식을 집전합니다. 페르디난드 부부는 아르민으로 돌아가고 몽포르 부부는 서식스로 가며, 미라벨, 캐침후캔, 본드 샤프는 후한 보답을 받고, 벨레어 부인은 끝까지 자신의 중매라고 우깁니다. 몽포르는 하원의원이 되고 두 집은 함께 지내며, 아이에게 글래스턴베리라는 이름이 붙으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놀라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가문
첫 장은 아르민 가문의 내력이자 병력입니다. 마지막 페르디난드 경을 요약하는 이 문장은 후손 페르디난드에게도 그대로 겹칩니다.
He was never content except when he was astonishing mankind
그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때가 아니면 결코 만족하지 못했다.
그의 아들 랫클리프는 정반대의 성품으로 그려집니다.
Limited in capacity, he was, however, firm in purpose.
재능은 모자랐으나 뜻은 굳은 사람이었다.
랫클리프는 아들에게 외조부의 유산을 기대하지 말라고 일러 주며 그랜디슨 경을 이렇게 평합니다.
He is a good-natured selfish man.
그는 선량하지만 이기적인 사람이다.
디즈레일리는 몰락하는 귀족 가문을 비웃지도 떠받들지도 않고 두 가지 기질을 나란히 놓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하려던 조상의 허영과 체면을 지키려던 아버지의 고집이 페르디난드 안에서 만나면서 이 소설의 갈등이 만들어집니다.
2. 말보다 행동으로: 글래스턴베리의 사랑
글래스턴베리는 이 집안의 눈에 띄지 않는 중심입니다. 은둔하는 그를 나무라는 공작의 핀잔은 정답지만, 그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곧 드러납니다.
Why, man, you bury yourself alive!
아니, 이 사람아, 자네는 산 채로 묻혀 사는군!
임관 비용을 대 준 그에게 콘스턴스는 감사를 이렇게 약속합니다.
Deeds, not words, must show our feelings,
우리의 감정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는 재산의 4분의 1을 조용히 쓰고 유언장에는 모든 것을 '우리 아이'에게 남깁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이타적인 인물이 가장 가난한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의 신앙과 단순함은 뒤의 장들에서 비밀을 짊어지고 쩔쩔매는 모습으로 되돌아와 웃음과 안타까움을 함께 만듭니다.
3. 어머니의 마지막 밤
작별 전날 밤 콘스턴스는 아들의 침실에 몰래 들어와 웁니다. 그녀의 고백은 소설 앞부분의 가장 사적인 대목입니다.
But I knew not the strength of a mother’s love.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사랑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다.
가문의 영광과 집에 대한 애착 사이에서 흔들리던 아들은 스스로에게 사명을 지웁니다.
I must restore our house.
우리 집안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눈물로 맹세합니다.
There is no mother loved as you are loved!
어머니만큼 사랑받는 어머니는 없어요!
페르디난드가 훗날 사촌과 약혼하고, 헨리에타를 속이고, 구금소에서 부모의 파멸을 곱씹는 모든 장면의 뿌리가 이 밤입니다. 그가 흔들리는 것은 변덕 때문이 아니라 이 사명 때문이라는 것을 책은 일찍 알려 줍니다.
4. 빚이라는 루비콘
제2권 첫 장에서 서술자는 몰타의 젊은 대위가 빚에 발을 들이는 과정을 길게 논평합니다. 경고는 격언의 형태로 옵니다.
Debt is the prolific mother of folly and of crime
빚은 어리석음과 범죄를 다산하는 어머니다.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은 순간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Ferdinand Armine had passed the Rubicon.
페르디난드 아르민은 루비콘을 건넜다.
사촌과의 결혼을 궁리하는 대목은 냉정하고 우스꽝스럽습니다. 거울 앞에서 그는 이렇게 속으로 묻습니다.
Will she dare to despise me?
그녀가 감히 나를 경멸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계산된 구애에 넘어가는 캐서린을 향해 서술자는 탄식합니다.
Poor inexperienced, innocent Katherine!
가엾고 경험 없고 순진한 캐서린!
주인공의 약점을 이렇게 일찍 드러내는 것이 이 소설의 정직함입니다. 약혼은 사랑이 아니라 영지를 살리기 위한 계산이었고, 이 약점이 곧 헨리에타 앞에서 시험대에 오릅니다.
5. 첫눈에 반한 사랑
제2권 제4장은 서술자가 사랑의 이론을 선언하며 시작합니다. 삼나무 아래의 만남이 오기 전에 이미 페르디난드의 마음은 비어 있었습니다.
There is no love but love at first sight.
첫눈에 반한 사랑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다.
사랑 없는 삶에 대한 그의 자각은 단호합니다.
life without love is worse than death!
사랑 없는 삶은 죽음보다 못하다!
부귀와 명예가 사랑 없이 무엇이냐는 탄식도 이어집니다.
jewels set in a coronet of lead!
납으로 된 관에 박힌 보석들!
순진함과 과장이 뒤섞인 낭만적 주장이지만, 디즈레일리는 이 과장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첫눈의 사랑을 믿는 서술자의 확신이 이 책의 전체 어조를 정하고, 독자는 이어지는 위기들을 이 확신의 시험으로 읽게 됩니다.
6. 듀시의 낙원
헨리에타는 소설 속에서 보기 드물게 솔직한 인물입니다. 듀시에서 그녀가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I am a very commonplace person, for I have been always happy.
저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에요. 늘 행복하게 살아왔으니까요.
페르디난드의 찬사는 곧바로 나옵니다.
Ducie is Paradise
듀시는 낙원이다.
그녀가 쓸쓸한 노래의 가사를 어디서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재치 있게 받아칩니다.
Were found in my canary’s cage
제 카나리아의 새장에서 찾았어요.
그리고 페르디난드가 준 장미를 두고는 이렇게 말을 고릅니다.
Of friendship and a friend.
우정과 친구의 기념이에요.
그녀의 유머는 감정을 감추는 방패이면서 상대를 편하게 하는 재주입니다. 행복했던 사람이 처음 겪는 배신이 이후 4권에서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는 이 대목의 밝음이 만들어 줍니다.
7. 명예와 사랑 사이
듀시에 초대받은 날 홀로 남은 페르디난드는 약혼자에 대한 의무와 새 사랑 사이에서 격하게 흔들립니다. 그의 외침은 허세에 가깝습니다.
Honour and love! A contest! Pah!
명예와 사랑! 대결이라니! 흥!
가문의 운명을 한탄하는 그의 말은 헨리에타 앞에서 더 구체적입니다.
Birth without honour, estates without fortune, life without happiness, that is our lot.
명예 없는 혈통, 재산 없는 영지, 행복 없는 삶, 그것이 우리의 몫이다.
서술자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상태를 몽유병에 비깁니다.
A man in love wanders in the world as a somnambulist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몽유병자처럼 세상을 헤맨다.
페르디난드가 일부러 말하지 않는 것은 약혼 사실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얼마나 위태로운 처지에 있는지를 말하는 것은 사랑을 얻을 가능성을 깨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가 침묵을 택하는 이유는 비겁함과 절박함의 중간에 놓여 있고, 책은 그 사이를 오래 들여다봅니다.
8. 사랑의 오월
제3권은 두 사람이 비밀을 안고 보내는 짧은 낙원입니다. 서술자의 정의가 가장 환한 대목입니다.
Love is the May-day of the heart.
사랑은 마음의 오월제다.
페르디난드가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하는 사이, 비밀에 대해 서술자는 이렇게 변명 같은 일반론을 내놓습니다.
Our heart has no secrets, though our life may.
삶에는 비밀이 있을지 몰라도 마음에는 비밀이 없다.
헨리에타 역시 아버지를 속이는 일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Love makes us hypocrites, I fear, my Ferdinand
사랑은 우리를 위선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 페르디난드.
그리고 가문의 이름에 걸맞은 아내가 되겠다는 다짐에서 그녀의 기질이 드러납니다.
I can break, but I will not bend.
저는 부러질지언정 굽히지는 않아요.
이 말은 4권 이후의 헨리에타를 미리 비춥니다. 속은 것을 알고도 무너지지 않고, 상처 입은 채 로마에서 다시 일어서는 그녀의 태도가 이미 여기서 선언됩니다.
9. 첫사랑의 마법과 편지
제3권 끝에서 헨리에타는 아버지의 귀가를 앞두고 페르디난드에게 바스에 다녀올 동안 비밀로 하자는 설득을 듣습니다. 그녀의 항변은 소설의 핵심 대립을 압축합니다.
O Ferdinand! you reason, I only feel.
오, 페르디난드! 당신은 따지지만 저는 그저 느낄 뿐이에요.
그녀는 이어 세상 사람들의 방식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Men of the world are of the world, worldly.
세상 사람은 세상에 속해 있고, 세속적이다.
4권은 서술자의 논평으로 열립니다.
The magic of first love is our ignorance that it can ever end.
첫사랑의 마법은 그것이 끝날 수 있음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이어지는 편지 모음에서 헨리에타는 점점 불안해집니다.
Never conceal anything from your Henrietta.
당신의 헨리에타에게는 아무것도 숨기지 마세요.
This is captivity.
이건 감금이에요.
편지글은 이 소설에서 감정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형식입니다. 그의 침묵과 그녀의 간청이 한 장 안에서 대비되며, 독자는 편지에 답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됩니다.
10. 벨레어 부인의 사교계
벨레어 부인은 감상에 휩쓸리기 쉬운 이야기에 균형을 주는 인물입니다. 아흔 살의 그녀는 사람마다 이름을 헷갈리고,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놓고 불평합니다.
I hate a name that does not sound well.
나는 어감이 나쁜 이름은 질색이야.
총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런 원칙을 밝힙니다.
I always have two favourites: one for the moment
나는 늘 총애하는 사람이 둘이라오. 하나는 순간의 총애.
사교 철학은 엉뚱하기 짝이 없습니다.
Men should always be difficult.
남자는 언제나 까다로워야 해.
플로이드 부인에게는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냅니다.
I cannot bear people who leave bits of paper at my house.
우리 집에 종잇조각을 두고 가는 사람들은 못 참겠어.
그러나 그녀의 수다가 헨리에타에게 상처를 주는 방아쇠가 되는 아이러니도 놓칠 수 없습니다. 악의 없이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 인물의 역할이고, 훗날 그녀가 자기 중매라고 우기는 마지막 장면까지 같은 어조가 이어집니다.
11. 무너진 신뢰와 아버지의 위로
소문이 터진 날 밤 헨리에타는 어두운 방에 쓰러져 믿음이 끝났음을 절감합니다.
there was an end of faith, for he was faithless
그가 신의를 저버렸으니 믿음도 끝이었다.
삶 자체가 낯설어지는 순간의 비명은 이렇습니다.
It was not life; it was frenzy!
그것은 삶이 아니었다. 광란이었다!
그때 찾아온 아버지의 첫마디는 비난이 아닙니다.
I came to console, not to reproach
나는 꾸짖으러 온 것이 아니라 위로하러 왔다.
이 장면의 힘은 템플 씨가 방을 나와 홀로 흐느끼는 데 있습니다. 딸 앞에서는 단단하고 혼자 있을 때만 무너지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후 6권 16장에서 딸을 위협하는 같은 사람과 겹쳐 읽을 때 더 복합적으로 다가옵니다.
12. 폭풍 속의 페르디난드
같은 폭풍우 치는 밤, 글래스턴베리의 탑 문을 두드린 페르디난드는 흠뻑 젖은 채 이렇게 외칩니다.
Glastonbury, you see before you the most miserable of human beings.
글래스턴베리, 자네 앞에 있는 사람은 인간 중에 가장 비참한 사람일세.
열에 들뜬 그는 별을 보며 혼잣말을 합니다.
She loved the stars.
그녀는 별을 사랑했다.
가문을 원망하는 대목은 그의 변명이자 진심입니다.
I owe my ancestors nothing, nay, worse than nothing
나는 조상에게 빚진 것이 없다. 아니, 없는 것보다 더 나쁘다.
그의 처지는 동정과 질책을 함께 부릅니다. 빚 때문에 상속녀와의 결혼을 택했고, 채권자에게 쫓겨 바스에 묶여 있었다는 설명은 사실이지만 헨리에타의 편지에 답하지 못한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책은 그의 무기력을 그대로 보여 줄 뿐 면죄하지도 단죄하지도 않습니다.
13. 캐서린의 품위
캐서린은 이 소설에서 가장 조용한 영웅입니다. 정원 의자에서 페르디난드가 속였다고 고백하자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고 미워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그녀의 자존심 있는 결별 선언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it is better to be despised for a moment
잠깐 경멸받는 편이 더 낫다.
4권을 맺는 서술자의 탄식은 페르디난드의 마음을 겨냥합니다.
But the heart, the heart, the jealous and despotic heart!
그러나 마음, 마음, 질투 많고 제멋대로인 그 마음!
캐서린은 상처를 내색하지 않고 가족의 평온을 지킵니다. 빚으로 계산한 약혼이 풀린 뒤 페르디난드는 그녀에게서 가장 큰 도움을 받으며, 6권에서 3천 파운드 꾸러미를 보낸 사람으로 짐작되는 것도 그녀입니다. 약혼을 지키려던 청년과 이를 놓아 준 아가씨의 대비가 이 소설의 도덕적 균형입니다.
14. 몽포르, 이성의 낭만
5권의 몽포르는 헨리에타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다가갑니다. 피사에서 그가 취향을 말하는 한마디부터 그의 성품이 보입니다.
Silence and art are two great charms
고요와 예술은 두 가지 큰 매력이다.
그의 인내를 요약하는 문장이 이어집니다.
His lordship was a devout believer in the influence of time.
그 경은 시간의 힘을 독실하게 믿는 사람이었다.
헨리에타가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이유를 서술자는 이렇게 짚습니다.
there is at least consolation in being cherished.
소중히 여겨진다는 데에는 적어도 위안이 있다.
마지막으로 두 남자를 대비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life was the romance of reason; with Ferdinand, the romance of imagination
그에게 삶은 이성의 낭만이었고, 페르디난드에게는 상상의 낭만이었다.
몽포르는 악당이 아닙니다. 헨리에타에게 필요한 존재였고,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 뒤에도 평정을 잃지 않습니다. 이 소설이 삼각관계를 선악 대결로 만들지 않는 것이 6권 후반의 반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15. 돈과 도박장의 런던
6권 중반은 런던의 돈 이야기입니다. 석탄 상인 레비슨은 입버릇이 엄살입니다.
Times is very bad, Captin.
요즘 경기가 아주 나쁘다니까요, 대위님.
반대로 도박장 주인이자 고리대금업자 본드 샤프는 담보도 없이 선뜻 돈을 내놓으며 이렇게 태연합니다.
Money is a drug now.
돈은 지금 흔해 빠졌소.
샤프를 평하는 서술은 한 줄로 끝납니다.
Capital was his deity.
자본이 그의 신이었다.
그가 쌓은 부에 대한 자기 관찰도 있습니다.
Many men make fortunes; few can keep them,
많은 사람이 재산을 모으지만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디즈레일리는 이 부분에서 귀족 가문의 체면과 신흥 부자의 계산을 맞세워 풍자합니다. 한때 권투 선수였다는 샤프가 신사 클럽의 주인이 된 이력은 이 시대의 사회적 이동을 보여 주는 단면이고, 돈은 품위와 상관없이 흘러가면서도 결국 페르디난드를 구속하는 끈이 됩니다.
16. 미라벨의 작전, 아버지들의 대결
미라벨 백작은 6권의 활력입니다. 그를 소개하는 문장은 한 사람을 요약하는 기술의 본보기입니다.
Care he knew nothing about; Time he defied; indisposition he could not comprehend.
근심은 알지 못했고, 시간에는 맞섰으며, 몸이 불편하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대뜸 페르디난드에게 단언합니다.
Because, my dear fellow, she is in love with you.
왜냐고, 이 친구야. 그녀가 자네를 사랑하니까.
그러나 아버지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헨리에타는 템플 씨 앞에서 선을 긋습니다.
My conduct is yours, but my feelings are my own.
제 행동은 아버지의 것이지만 제 감정은 제 것이에요.
템플 씨의 최후통첩은 단호합니다.
Falter one jot and I whistle you off for ever.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너를 영영 내치겠다.
랫클리프와 마주한 페르디난드는 이렇게 그려집니다.
Ferdinand stood still and silent, like a statue of Destiny, gloomy and inflexible.
페르디난드는 운명의 조각상처럼 어둡고 굽힐 줄 모르는 채 말없이 서 있었다.
미라벨의 쾌활함은 경박해 보이지만, 연민에 호소하는 작전으로 헨리에타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정확히 작용합니다. 한 쪽에는 가문과 재산을 이유로 사랑을 막는 아버지들, 다른 쪽에는 사랑을 위해 계략까지 쓰는 친구가 서 있습니다.
17. 체포의 굴욕, 그리고 모두를 위한 계산
제18장에서 페르디난드는 집행관에게 체포됩니다. 서술자는 이를 이렇게 평합니다.
There is something exceedingly ignoble in an arrest
체포에는 몹시 비천한 구석이 있다.
구금소의 급사가 신분을 가려 시중드는 풍자도 뒤따릅니다.
Captain Armine was a NOB, and the poor tradesman a SNOB.
아르민 대위는 귀족(NOB)이었고, 가난한 상인은 평민(SNOB)이었다.
그 와중에도 미라벨은 명랑합니다.
Laugh, my friend; laugh, my Armine: this is only a scene.
웃게, 친구. 웃게, 아르민. 이건 그저 한 장면일 뿐일세.
위기의 아침에 몽포르는 헨리에타의 쪽지를 내밀고 웃으며 말합니다.
It was fated that I should marry a lady you rejected.
내가 자네가 거절한 숙녀와 결혼하는 것이 운명이었네.
돈을 따서 보낸 미라벨은 자화자찬하고, 어색한 저녁 만찬 뒤 둘만 남은 두 사람의 재회는 짧게 서술됩니다.
Tis the best business that ever was!
이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이야!
they sprang into each other’s arms.
두 사람은 서로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벨레어 부인의 마지막 재담은 이 소설의 태도를 요약합니다.
because truth must in general be commonplace, or it would not be true.
진실은 대체로 평범해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진실이 아닐 테니까.
결말은 각자가 가장 어울리는 짝을 찾는 계산으로 정리됩니다. 몽포르와 캐서린은 서로를, 페르디난드와 헨리에타는 서로를 얻고, 템플 씨의 재산이 아르민의 저당을 갚으며 가문도 회복됩니다. 서술자의 마지막 한 줄은 이 모든 소란을 이렇게 맺습니다.
And thus ends our LOVE STORY.
이렇게 우리의 사랑 이야기는 끝난다.
18. 이 책을 읽는 방법
『헨리에타 템플』은 여섯 권 75장이지만 장이 짧고 사건이 선명해서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2권 4장(삼나무 아래의 첫눈), 14장(테라스의 고백), 4권 6~7장(벨레어 부인의 소문과 아버지의 위로), 4권 8장(폭풍 속의 페르디난드)을 먼저 읽어 보세요. 6권은 길지만 5~9장의 재회, 18~21장의 체포와 위기, 24~25장의 결말이 이 책의 중심입니다. 서술자가 끼어드는 논평과 지나치게 낭만적인 어조에 낯설다면 벨레어 부인과 미라벨의 장면을 오가며 읽기를 권합니다. 디즈레일리는 감상을 믿으면서도 웃음으로 거리를 두는 작가이고, 이 책은 연애 소설이면서 돈과 체면의 풍속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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