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0~1881년 출간
Heidi
하이디
알프스 산 위 할아버지 곁에서 자란 여덟 살 소녀가 프랑크푸르트의 도시 생활에서 향수병을 앓다 산으로 돌아오고, 이번에는 병약한 친구 클라라를 산으로 불러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
Everything, everything is on fire!
모든 게, 모든 게 불타고 있어요!
But no one is sad up here, only in Frankfurt
하지만 여기 산 위에는 슬픈 사람이 없어요. 프랑크푸르트에만 있어요.
한눈에 보기
마을 사람들이 피하는 알름 할아버지에게 다섯 살 남짓한 하이디가 맡겨지고, 아이는 염소지기 페터와 눈먼 할머니와 함께 산에서 한 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다 이모 데테의 손에 이끌려 프랑크푸르트의 부잣집으로 가 클라라의 동무가 되지만, 로텐마이어 선생님의 규칙 속에서 향수병과 몽유병을 앓습니다. 산으로 돌아온 하이디는 눈먼 할머니와 할아버지, 마을에 빛을 가져오고, 이듬해 여름 산으로 찾아온 클라라는 염소젖과 산 공기 속에서 처음으로 걸음을 뗍니다. 열다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L. M.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 (Anne of Green Gables)
- 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비밀의 화원』 (The Secret Garden)
한 권 요점
Heidi
『하이디』는 스위스 작가 요한나 슈피리가 쓴 소설로, 1880년과 1881년에 두 권으로 나뉘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슈피리는 1827년에 태어나 1901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어린 시절 여름마다 산골 친척 마을에서 본 목초지와 전나무가 훗날 작품의 풍경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책의 뼈대는 산에서 도시로, 다시 산으로 돌아오는 세 걸음입니다. 하이디가 산에서 얻은 것이 도시에서 시들고, 산으로 돌아와 다시 피어나며, 마지막에는 그 힘이 다른 사람에게 건네집니다. 하이디는 설교하는 아이가 아니라 자기 그리움에 정직한 아이이고, 그 정직함이 완고한 노인과 눈먼 할머니와 병약한 소녀를 차례로 바꿔 놓습니다.
줄거리
제1~3장: 알름 위의 첫 사흘, 곰과 백조
6월의 맑은 아침, 키 큰 처녀 데테가 다섯 살쯤 된 아이 하이디를 데리고 마이엔펠트에서 알프스 산으로 올라갑니다. 아이는 더운 날씨에도 옷을 겹겹이 껴입고 있습니다. 이웃 바르벨은 아이를 "알름 할아버지"에게 맡긴다는 말에 기겁하고, 데테는 그의 내력을 들려줍니다. 한때 돔레슈크에서 손꼽히는 농장 주인이었으나 술과 도박으로 재산을 날렸고, 부모는 슬퍼하다 죽었으며, 나폴리에서 군인으로 지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아들 토비아스는 목수가 되어 데테의 언니 아델라이데와 결혼했지만 사고로 죽고 아내도 뒤따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노인의 죄의 벌이라 했고, 노인은 더 완고해져 산 위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이디는 염소지기 소년 페터를 따라가다 덥다며 옷을 모두 벗어 두고 속옷 차림으로 뛰어오릅니다. 데테는 화를 내며 페터에게 동전을 주고 옷을 가져오게 합니다. 오두막 앞에서 하이디는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하고 인사하지만, 데테가 아이를 두고 가겠다고 하자 노인은 호통을 쳐 쫓아냅니다.
데테가 도망치듯 가고 난 뒤 할아버지는 말없이 파이프를 뭅니다. 집은 방 하나뿐이고 탁자와 의자 하나, 침대, 난로, 찬장이 전부입니다. 하이디는 옷 꾸러미를 찬장 깊숙이 밀어 넣으며 염소처럼 가벼운 다리로 다니고 싶다고 말해 할아버지를 속으로 놀라게 합니다. 잠자리로 사다리 위 건초 다락을 골라 둥근 창으로 골짜기가 내다보이는 곳에 스스로 침대를 만들고, 할아버지는 거친 천을 시트로 가져다줍니다. 저녁에 할아버지는 치즈를 불에 구워 주고 염소젖을 두 그릇 주며, 하이디를 위해 높은 세발 의자를 순식간에 만듭니다. 할아버지의 염소는 흰 '작은 백조'와 갈색 '작은 곰'이고, 하이디는 건초 침대에서 공주처럼 곤히 잠듭니다. 다음 날 아침 하이디는 페터와 염소들을 따라 산으로 갑니다. 꽃을 앞치마 가득 따 모으고, 점심에는 자기 빵과 치즈를 페터에게 나눠 줘 그를 놀라게 합니다. 어미를 잃어 우는 '눈송이'를 달래고, 절벽으로 뛰던 방울새 염소를 구한 페터가 때리려 하자 막아섭니다. 해 질 녘 산이 불붙듯 붉어지자 하이디는 감격하고, 할아버지는 집에서 시든 꽃을 보고 햇빛 아래 있어야 하는 꽃이라고 말해 줍니다.
제4~5장: 눈먼 할머니, 기차를 타다
하이디는 여름 내내 햇볕에 그을려 튼튼하게 자라고, 가을과 겨울에는 목수일과 치즈 만들기, 전나무 소리를 즐깁니다. 눈이 쌓여 오두막이 갇히자 눈을 헤치고 온 페터가 "할머니가 놀러 오라고 했다"고 전합니다. 나흘째 할아버지는 하이디를 이불 자루로 싸서 썰매에 태워 눈 덮인 산을 순식간에 내려가 페터네 집 앞에 내려 줍니다. 눈먼 할머니는 하이디의 손이 따뜻하다고 놀라고, 하이디는 덜컹거리는 덧문을 걱정하다 할머니가 다시는 밝아질 수 없다는 말에 목놓아 웁니다. 집에 돌아온 하이디가 못과 망치를 청하자 할아버지는 이튿날 페터네 오두막 벽과 지붕을 고치고, 감사 인사는 "그만하라"며 막습니다. 겨울 동안 하이디는 날마다 할머니를 찾아갑니다.
여덟 살이 된 하이디는 염소를 잘 돌보지만 학교에는 가지 않았고, 3월에 마을 목사가 찾아와 학교에 보내라고 설득합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염소와 새 곁에서 안전하게 자라게 하겠다고 거절합니다. 목사가 도르플리로 내려와 이웃과 화해하라고 하자 "사람들은 나를 경멸하고 나도 그렇다"고 답합니다. 다음 날 깃털 모자를 쓴 데테가 나타나 프랑크푸르트의 부잣집에서 몸이 불편한 외동딸의 동무를 찾는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거절하자 데테는 법정에서 들출 이야기를 암시하고, 화가 난 노인이 나가 버린 틈에 하이디의 옷을 꾸려 "싫으면 돌아오면 된다"며 데리고 내려갑니다. 하이디가 할머니에게 들르려 하자 데테는 흰 빵을 사다 드리겠다는 약속으로 달랩니다.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창가에서 "데려가지 마라" 하고 외칩니다. 이후 알름 아저씨는 더 사나워졌고, 오직 할머니만 그를 변호했습니다.
제6~8장: 프랑크푸르트의 제제만 씨 집
프랑크푸르트의 제제만 씨 집에서 병약한 딸 클라라는 긴 의자에 누워 지내며 로텐마이어 선생님에게 시간을 묻습니다. 로텐마이어 선생님은 클라라의 어머니가 죽은 뒤 집안일을 맡아 온 인물입니다. 하이디의 이름이 세례명이 아니라며 따지고, 여덟 살인데 글을 못 읽는다는 대답에 열두 살이 넘은 클라라의 동무로는 부적합하다고 화를 내지만, 데테는 서둘러 도망쳐 버립니다. 클라라는 하이디라는 이름이 어울린다며 그대로 부릅니다. 식탁에서 하이디는 집사 제바스티안에게 "페터를 닮았다"고 하여 선생님을 경악시키고 흰 롤빵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새벽부터 이어진 여행에 지쳐 식탁에서 곯아떨어지고 맙니다.
첫 아침 하이디는 무거운 커튼이 달린 방에서 창밖의 풀밭을 찾지만 벽과 창문뿐이어서 갇힌 새 같은 기분이 듭니다. 공부방에서 마차 소리를 전나무 소리로 착각해 달려 나가다 식탁보를 끌어 잉크를 쏟고, 선생님은 한 번은 용서하되 다시 그러면 의자에 묶겠다고 경고합니다. 오후에 하이디는 탑에 오르면 골짜기가 보인다는 말에 오르간 소년에게 5센트를 약속하고 교회 탑에 오르지만 지붕의 바다뿐이라 실망합니다. 탑지기의 방에서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얻어 주머니에 넣어 오고, 저녁 식탁에서 야옹 소리가 나자 선생님은 도망쳐 방문을 잠급니다. 제바스티안이 고양이를 숨겨 줍니다. 다음 날 오르간 소년이 길 안내 값을 받으러 오자 제바스티안은 소년을 공부방으로 들여 연주를 시키고, 선생님이 호통치는 순간 바닥에서 거북이가 기어 나와 그녀를 펄쩍 뛰게 합니다. 이어 큰 바구니에서 새끼 고양이들이 쏟아져 방이 난장판이 되고, 선생님은 하이디를 "어두운 지하실에 쥐와 바퀴벌레와 함께" 가두겠다고 하지만 클라라가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막습니다. 하이디는 글자를 염소나 맹금류로 보며 도무지 익히지 못하고 매일 "내일은 집에 가야 해"라고 합니다. 롤빵을 빨간 숄에 싸 몰래 떠나려다 들켜 꾸중을 듣고, 옷장의 롤빵 더미가 발견되자 "할머니께 드릴 것"이라며 울부짖습니다. 클라라가 새 빵을 약속하고, 제바스티안은 낡은 밀짚모자를 몰래 숨겨 줍니다.
제9~11장: 제제만 씨와 할머니, 향수병
며칠 뒤 선물을 가득 안고 돌아온 제제만 씨 앞에서 로텐마이어 선생님은 "심하게 속았다"며 하이디가 사람과 동물을 집에 끌어들였다고 호소하지만 장황할 뿐 요점이 없습니다. 제제만 씨는 이를 끊고 클라라에게 직접 묻고, 거북이와 새끼 고양이 이야기를 들으며 크게 웃습니다. 클라라가 하이디를 돌려보내지 말라고 간청하자 그는 하이디를 계속 두겠다고 하고, 아이의 별난 점을 잘못으로 보지 말고 다정히 대하라고 당부합니다. 그는 2주도 못 되어 다시 파리로 떠나고, 선생님은 하이디가 클라라를 따라 "할머니"라고 부르자 앞으로 "마님"이라 부르라고 엄하게 시킵니다.
제제만 부인이 도착하는 날 하이디는 시킨 대로 "안녕하세요, 부인 마님"이라 인사해 할머니를 웃게 하고, 할머니는 아이들 곁에서는 늘 '할머니'라고 불러 달라며 하이디라는 익숙한 이름으로 부르게 합니다. 부인은 로텐마이어 선생님을 성으로 부르며 자기 뜻대로 하는 노부인입니다. 하이디는 목장 그림을 보고 고향이 떠올라 울음을 터뜨리고, 페터의 말을 믿어 읽기를 못 배운다고 여겼다는 말에 할머니는 페터의 말을 다 믿지 말라고 합니다. 집에 못 간다는 것을 깨닫고 점점 야위어 몰래 우는 하이디에게 부인은 슬픔을 하느님께 기도로 털어놓으라고 가르칩니다. 일주일쯤 뒤 선생님은 하이디가 갑자기 읽게 되었다고 알리고, 그날 저녁 부인은 그림책을 하이디의 것이라며 선물합니다. 그러나 부인이 떠나는 마지막 주에 하이디는 기도했지만 응답이 없어 그만두었다고 털어놓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는 기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하느님이 다 들으실 수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할머니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무엇이 좋은지 더 잘 아시고 다 들으신다고 타이르고, 하이디는 용서를 구하러 가서 다시 기도합니다. 부인이 떠난 뒤 집은 텅 비고, 하이디는 가을과 겨울이 가고 봄 햇살이 맞은편 흰 벽에 비치자 페터가 염소를 몰고 나갈 때임을 생각하며 구석에서 눈을 가리고 향수병과 말없이 싸웁니다.
제12~13장: 유령 소동과 귀향
로텐마이어 선생님은 어둑해지면 뒤를 흘끔거리며 티네테를 데리고 다닙니다. 제제만 씨 저택에서 매일 아침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는데도 없어진 물건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바스티안과 요한이 밤샘을 하다 새벽 1시에 요한이 홀에서 열린 현관과 계단 위의 하얀 형체를 보고 질겁합니다. 선생님이 편지를 써 주인을 부르고, 간질 발작까지 들먹인 두 번째 편지에 제제만 씨가 이틀 뒤 도착합니다. 그는 의사 친구를 불러 밤을 새우고, 새벽 1시 넘어 빗장이 풀리자 등불과 권총을 들고 나갔다가 달빛 속에 하얀 잠옷 차림의 맨발 하이디가 떨고 서 있는 것을 봅니다. 하이디는 매일 밤 할아버지 꿈을 꾸고 깨면 프랑크푸르트라며, 울면 안 된다고 해서 가슴에 큰 돌이 얹힌 것 같다고 터뜨리듯 웁니다. 의사는 몽유병과 심한 향수병이라 진단하고 산 공기가 유일한 처방이라고 합니다.
동틀 녘 제제만 씨는 로텐마이어 선생님에게 당장 여행 채비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클라라는 처음엔 붙잡으려 하다가 내년 여름 스위스에 가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에 수긍합니다. 제바스티안은 바젤까지 동행하며 호텔 창을 잠그고 방문을 밖에서 잠그라는 당부를 받고 유령의 정체를 깨닫습니다. 짐에는 할머니께 드릴 흰 롤빵 열두 개가 든 바구니가 있고, 선생님이 낡은 빨간 숄 꾸러미를 내던지자 제제만 씨는 무엇이든 가져가게 하라고 막습니다. 하이디는 방앗간 주인의 수레를 얻어 타고 도르플리에 도착해 롤빵을 쏟아놓으며 할머니와 재회합니다. 새 옷의 깃털 모자를 사양하고 낡은 모자와 빨간 숄 차림으로 달려간 오두막에서 할아버지는 눈물을 닦으며 맞이하고, 그날 밤 새로 깐 건초 침대의 하이디를 열 번 넘게 올라와 살핍니다.
제14장: 은단추 달린 외투
토요일 오후 할아버지와 함께 내려온 하이디는 할머니가 흰 빵으로 기운을 얻었다는 말을 듣고, 가진 돈으로 매일 흰 롤빵을 사 오게 하겠다고 합니다. 글을 읽을 수 있다며 먼지 쌓인 찬송가집에서 해에 관한 찬송을 읽어 드리자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에 빛이 든다고 합니다. 저녁에 탕자 이야기를 읽어 드리면 할아버지는 진지해지고, 밤에 잠든 하이디를 보며 "아버지, 제가 죄를 지었나이다" 하고 기도합니다. 이튿날 은단추 달린 일요일 외투를 입은 할아버지가 하이디와 함께 교회에 가 마을을 놀라게 하고, 목사관에서 지난 일을 사과하며 겨울을 도르플리에서 나겠다고 말합니다. 목사는 기뻐하고 교인들도 다투어 악수합니다. 클라라의 편지가 도착해 가을에 라가츠로 오겠다는 소식과 커피 선물을 전합니다.
제15~17장: 의사의 산행
가을이 되자 클라라의 몸이 나빠져 의사는 하이디 방문을 이듬해 봄으로 미루라고 권합니다. 얼마 전 외동딸을 잃은 의사가 쓸쓸함을 털어놓자 제제만 씨는 대신 하이디를 찾아가 달라고 청합니다. 클라라는 실망의 눈물을 삼키고 "가서 모든 것을 보고 와 달라"며 간유를 얼마든지 먹겠다고 약속합니다. 선물은 클라라가 고안한 두건 달린 따뜻한 외투, 할머니의 두꺼운 숄과 과자 상자, 브리기타에게 보낼 큰 소시지, 할아버지의 담배 같은 것입니다. 하이디는 장밋빛 아침에 산에서 일어나 프랑크푸르트에서 올 사람들을 기다리다 길 아래에서 의사를 발견하고, 클라라가 아파 못 왔다는 말에 풀 죽은 의사를 위로합니다. 할아버지가 마련한 야외 식탁에서 따끈한 우유, 구운 치즈, 말린 고기로 식사하며 의사는 오랜만에 맛있게 먹습니다.
다음 날 의사는 페터와 염소들과 함께 방목지에 오릅니다. 슬픈 마음은 어떻게 낫느냐는 물음에 하이디는 하느님께 모두 말씀드리라고 하고, 눈먼 할머니의 찬송을 외워 들려줍니다. 의사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같은 시를 읊어주던 기억에 손으로 눈을 가립니다. 하이디를 빼앗겨 화가 난 페터는 의사 뒤에서 주먹질을 하다 점심 가방을 넘겨받고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9월 내내 의사는 매일 올라와 할아버지의 식물과 동물 이야기를 즐기고, 떠나는 날 하이디가 눈물로 쫓아와 같이 가겠다고 하자 병들면 와 달라며 달랩니다. 홀로 내려가는 의사는 이곳이 몸과 영혼에 좋다고 되뇝니다.
제18~19장: 되르플리의 겨울, 페터의 글공부
첫눈이 오자 할아버지는 약속대로 오두막을 닫고 하이디와 염소들을 데리고 도르플리로 내려갑니다. 교회 근처 한때 군인의 집이었던 반쯤 무너진 건물을 세내어 가을 동안 손보았고, 푸른 그림의 흰 타일 난로가 있는 방 뒤에는 건초 침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눈이 깊어 며칠간 할머니께 가지 못하다가 하이디가 찾아가 찬송을 읽어 드리자 추위로 누워 계시던 할머니는 기운을 되찾습니다. 하이디는 베개가 낮은 할머니의 침대를 안타까워하고, 매일 읽어 드릴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하이디는 페터에게 글을 제대로 배워 할머니께 찬송을 읽어 드리라고 하지만 페터는 싫다고 하고, 하이디는 프랑크푸르트의 검은 모자를 쓴 신사들이 가는 학교 이야기로 겁을 줘 결심하게 만듭니다. 클라라가 보낸 운율 달린 ABC 책으로 매일 저녁 공부하는데 글자마다 판사, 막대기, 굶음, 호텐토트 같은 협박이 붙어 있어 페터는 질겁하며 배우고, 할아버지는 파이프를 문 채 웃음을 참습니다. 3주간 눈 때문에 할머니를 못 가는 사이 페터는 "이제 읽을 수 있다"고 선언하고 찬송을 읽습니다. 다음 날 수업에서 세 줄을 거침없이 읽자 선생님은 기적이라며 놀랍니다. 그러나 페터는 매일 찬송 하나만 읽고 어려운 단어는 빼먹어서, 할머니는 하이디가 읽어 줄 때와 다르다며 봄을 기다립니다.
제20~21장: 클라라가 산에 오다
5월, 산은 다시 초록빛입니다. 할아버지는 프랑크푸르트 손님들을 위해 새 의자를 만들고, 페터가 점심 가방 바닥에서 잊고 있던 클라라의 편지를 꺼내 줍니다. 의사가 매일 들러 "산에는 누구도 낫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는 것, 클라라가 라가츠에서 6주 요양한 뒤 할머니와 함께 온다는 것, 제바스티안이 산길을 겁나게 묘사한 탓에 로텐마이어 선생님과 티네테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 적혀 있습니다. 6월 말 가마에 탄 클라라와 말 탄 할머니, 휠체어와 짐꾼의 행렬이 올라옵니다. 할아버지는 시칠리아 전투에서 부상당한 대위를 간호했던 기억 덕에 클라라를 익숙하게 휠체어에 눕히고, 클라라가 이곳에 머물며 기력을 찾도록 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할머니는 감사하며 허락하고 라가츠로 내려갑니다.
다음 날 클라라는 백조 염소의 젖을 마시고 계피와 설탕을 섞은 듯 맛있다고 느끼며, 평생 억지로 먹었는데 이제는 우유가 기다려진다고 놀랍니다. 아이들은 할머니께 매일 편지를 쓰기로 하지만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글이 잘 나아가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보낸 새 침대가 도착하자 할아버지는 두 침대를 창가에 나란히 놓고, 매일 높은 곳에서 향긋한 풀을 따와 염소에게 먹입니다. 3주가 지나자 클라라에게 잠깐씩 서 보게 하지만 아프다며 매달립니다. 하이디가 꽃밭에 가자고 조르자, 할아버지는 클라라가 저녁에 다시 서 보려 애쓴다면 데려가겠다고 약속합니다.
제22장: 못된 페터와 불운한 의자
몇 주째 하이디를 독차지하지 못한 페터는 아무도 없는 틈에 휠체어를 비탈로 밀어 버리고, 의자가 굴러 산산조각 나는 것을 보며 기뻐 날뜁니다. 의자가 없으면 클라라가 떠날 것이라 계산한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바람 탓일 수도 있다며 계획대로 클라라를 산에 데려가 담요 위에 앉힙니다. 하이디가 꽃밭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클라라는 눈송이 염소와 남아 있으면서 처음으로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느낍니다. 돌아온 하이디가 페터를 불러 위협하고, 겁먹은 페터와 둘이 부축하자 클라라는 "발을 한 번 단단히 디뎌 보라"는 말에 걸음을 떼고 "걸을 수 있어, 하이디!"라고 외칩니다. 아이들은 꽃밭에 앉고 페터는 잠듭니다. 저녁에 부서진 의자를 본 빵집 주인이 의심받을 사람이 생길 거라 하자 페터는 순경이 올까 두려워 앓아눕습니다. 밤에 하이디는 기도하고도 바로 응답받지 못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을 위한 것일 수 있음을 클라라에게 말하고, 둘은 함께 감사 기도를 올립니다. 일주일간 걷기를 연습해 할머니를 놀라게 하기로 합니다.
제23장: 아름다운 산이여, 안녕
할머니의 두 번째 방문 날, 편지를 전한 페터는 겁에 질려 달아납니다. 아이들은 단장하고 벤치에 나란히 앉아 기다리고, 할머니는 "왜 의자에 눕지 않았니?" 하다가 하이디의 어깨를 짚고 걷는 클라라를 보고 웃다 울며 두 아이를 끌어안습니다. 할아버지는 "하느님의 해와 산 공기 덕"이라 답합니다. 할머니가 파리의 아들에게 전보를 치려 하는데, 전보를 들고 내려가던 페터는 길을 묻는 제제만 씨를 순경으로 착각해 굴러 떨어지며 전보를 찢어 버립니다. 제제만 씨는 몰래 올라와 하이디에게 기대어 선 딸을 보고 눈물짓습니다. 할머니는 전나무 뒤 용담꽃 다발을 보고 나타난 페터에게 "네가 한 거니?"라 묻고, 페터는 의자를 부순 일로 알고 "예"라고 고백합니다. 할아버지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양심이라는 작은 파수꾼의 비유로 타이르고 용서하며 평생 매주 10센트를 약속합니다. 제제만 씨는 하이디가 낯선 곳에서 생계를 꾸리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의사도 근처에 정착한다고 전합니다. 하이디는 소원으로 프랑크푸르트의 침대를 할머니께 보내 달라고 청해 승낙을 받습니다. 이튿날 클라라는 작별하고 떠나고, 침대와 따뜻한 옷이 도착하며 의사는 집을 지으며 하이디의 후견을 청합니다. 책은 할머니가 "하늘의 아버지께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며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옷을 벗어 던진 아이
하이디의 첫 행동은 옷을 벗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아이의 철없음이기 이전에 이 책의 가치 순서를 보여 줍니다. 거추장스러운 것을 걷어 내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 먼저입니다.
I don't want any clothes
저는 옷이 필요 없어요.
겁 없는 인사도 같은 결입니다. 마을이 피하는 노인 앞에서 아이는 소문이 아니라 눈앞의 사람을 봅니다.
Good-evening, Grandfather.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2. 건초 다락의 공주
하이디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자기 자리를 만듭니다. 집에는 방이 하나뿐인데 아이는 가장 불편해 보이는 다락을 고릅니다. 이유는 창에서 골짜기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Because I want to go about like the goats with their thin light legs.
염소들처럼 가늘고 가벼운 다리로 돌아다니고 싶으니까요.
할아버지는 말이 없지만 행동으로 대답합니다. 구운 치즈를 내놓고, 아이에게 맞는 세발 의자를 만들어 줍니다. 염소젖에 대한 하이디의 감탄이 그 첫 보답입니다.
I never drank any so good before
이렇게 맛있는 건 전에 마셔 본 적이 없어요.
3. 이름 없는 산, 불타는 저녁
페터에게 산은 날마다 걷는 길일 뿐입니다. 이름을 묻는 하이디에게 돌아온 대답이 그 무심함을 보여 줍니다.
Mountains have not any names
산에는 이름이 없어.
이름을 알려 주는 것은 나중에 할아버지입니다. 같은 풍경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지나치고 어떤 사람은 놀라는데, 해 질 녘 하이디의 외침은 이 책 전체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 줍니다.
Everything, everything is on fire!
모든 게, 모든 게 불타고 있어요!
노을이 사라져 슬퍼하는 아이를 달래는 페터의 한마디는 소박하지만 정확합니다. 이 책의 위로는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에서 나옵니다.
It will come again tomorrow
내일 또 올 거야.
4. 눈먼 할머니의 체념
하이디가 처음 우는 것은 자기 일이 아니라 남의 일 때문입니다. 눈먼 할머니는 자신의 어둠을 담담히 말하는데, 그 담담함이 오히려 아이를 울립니다.
It will never be light for me again on earth, never.
나는 이 땅에서 다시는 밝아질 수 없단다. 결코.
이 말에 대한 하이디의 응답이 이후 이야기의 큰 줄기를 만듭니다. 책을 읽어 주고, 빵을 가져다주고, 찬송으로 마음에 빛을 들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도 말없이 지붕을 고쳐서 이 일에 합류합니다.
5. 염소도 새도 아닌 아이
목사가 할아버지를 설득하는 장면은 이 책에서 산의 삶과 문명의 요구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곳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자연 속에서 안전하게 키우겠다고 하고, 목사의 반박은 짧습니다.
the child is not a goat or a bird
그 아이는 염소도 새도 아닙니다.
슈피리는 이 말을 틀렸다고 하지 않습니다. 하이디는 결국 글을 배우고 책을 읽게 되지만, 그 배움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가 이 책의 답입니다. 학교가 아니라 눈먼 할머니를 위한 마음이 하이디를 읽게 만듭니다.
6. 창밖에는 돌길뿐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디가 겪는 좌절은 모두 풍경의 부재로 요약됩니다. 창을 열어 달라고 해서 본 것은 기대와 달리 이렇습니다.
Why, there is nothing outside but the stony streets
아니, 바깥에는 돌길밖에 없잖아요.
마차 바퀴 소리를 전나무 소리로 착각해 달려 나가는 장면도 같은 그리움에서 나옵니다.
I heard the sound of the fir trees
전나무 소리가 들렸어요.
다만 이 대목들은 슬프기만 하지 않고 소동극의 재미가 있습니다. 새끼 고양이 사건에서 하이디가 밝히는 정체는 규칙으로 가득한 집에 어울리지 않는 천진함 그 자체입니다.
It isn't I, it's the kittens
저예요, 아니에요. 새끼 고양이들이에요.
로텐마이어 선생님의 위협은 하이디에게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지하실의 쥐와 바퀴벌레가 무엇인지 아이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you shall be put in a dark cellar with the rats and black beetles
쥐와 바퀴벌레와 함께 어두운 지하실에 갇히게 될 거야.
7. 그림책과 응답 없는 기도
제제만 부인이 하이디에게 그림책을 선물하는 장면에서 아이의 기쁨은 책이 아니라 가져갈 수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하이디가 처음 갖게 된 자기 물건이고, 그것은 집에 돌아갈 날과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Mine, to keep always? even when I go home?
제 거라고요, 언제까지나요? 집에 갈 때도요?
이어지는 장은 믿음에 대한 책의 가장 솔직한 대목입니다. 기도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포기하는 아이를 할머니는 꾸짖지 않고 타이릅니다. 하이디의 결론은 단순하지만 그 의심은 진지합니다.
It is of no use, God does not listen
소용없어요. 하느님은 들으시지 않아요.
이 의심은 22장에서 하이디 자신이 되돌려 줍니다. 응답이 늦는 것도 더 좋은 일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 결국 클라라의 걸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8. 유령의 정체
제12장은 코미디의 틀을 쓰지만 중심은 진단입니다. 하이디는 자기가 아래층으로 내려간 줄도 모릅니다. 몸이 먼저 산을 향해 걸어 나간 셈입니다.
I did not know I went downstairs, but all at once I was there.
제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새 거기 서 있었어요.
하이디가 의사에게 설명하는 가슴의 답답함은 향수병이라는 말이 얼마나 구체적인 감각인지 보여 줍니다.
something heavy as if I wanted to cry very much.
너무 울고 싶은 것처럼 뭔가 무거운 게 있어요.
그 원인은 슬픔이 아니라 슬픔의 금지입니다. 하이디는 울음을 삼킨 채 밤마다 걸어 다닌 것입니다.
Miss Rottermeyer forbade me to cry.
로텐마이어 선생님이 울지 말라고 하셨어요.
9. 빨간 숄과 돌아온 우유
제제만 씨의 결단은 빠르고 너그럽습니다. 로텐마이어 선생님이 낡은 숄 꾸러미를 내던지자, 아이에게 중요한 것을 건드리지 말라고 막습니다.
the child shall take home with her whatever she likes
아이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산에 돌아온 하이디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우유 맛입니다. 이 반복이 귀향의 감각을 만듭니다. 도시에서 잃은 것을 몸이 먼저 알아봅니다.
Our milk tastes nicer than anything else in the world, Grandfather.
우리 우유는 세상 그 무엇보다 맛있어요, 할아버지.
롤빵 열두 개를 받고도 할머니는 선물보다 아이를 앞세웁니다.
But you yourself are the greatest blessing.
하지만 네 자신이 가장 큰 축복이란다.
10. 찬송과 할아버지의 회개
하이디가 읽어 준 찬송이 할머니에게 가져오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빛입니다. 글을 배우는 목적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닿는 데 있다는 것을 이 한마디가 보여 줍니다.
Ah, Heidi, that brings light to the heart!
아, 하이디, 마음에 빛이 드는구나!
탕자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의 변화는 훈계 없이 일어납니다. 아이는 읽었을 뿐이고, 노인이 혼자 밤에 기도합니다. 교회에 다녀온 뒤의 소감은 길지 않습니다.
it is good to be at peace with God and man!
하느님과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구나!
마을이 노인을 먼저 용서했다고 하기보다, 노인이 먼저 마을로 내려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은단추 달린 외투는 그 결심의 겉모습입니다.
11. 의사의 산행
제15~17장의 주인공은 사실상 의사입니다. 딸을 잃은 사람이 하이디의 산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할아버지가 오두막을 가꾸자 이런 혼잣말이 나옵니다.
We look like Sunday every day now
이제 우리는 날마다 일요일 같구나.
하이디가 슬픈 마음의 치료법을 묻는 의사에게 건네는 대답은 어린이의 말이면서 책 전체의 신학입니다.
But no one is sad up here, only in Frankfurt
하지만 여기 산 위에는 슬픈 사람이 없어요. 프랑크푸르트에만 있어요.
only we must have patience and not run away.
다만 우리는 참을성을 갖고 도망치지 말아야 해요.
도망치지 말라는 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도망쳐 나온 아이가 하기엔 모순 같지만, 하이디가 말하는 것은 슬픔을 지고 기다리는 태도입니다. 의사는 산을 내려가며 그 처방을 되뇝니다.
It is good to be up there, good for body and soul
저 위에 있는 건 좋은 일이야. 몸에도 영혼에도 좋아.
12. 되르플리의 겨울과 페터의 글공부
찬송 속 본향 구절에 하이디가 공감하는 대목은 이 책이 향수병과 신앙을 하나로 묶는 지점입니다. 하늘의 집을 그리는 노랫말이 아이에게는 알름으로 돌아오던 길 그대로입니다.
Grandmother, I know exactly what it is like to go home.
할머니, 저는 집에 돌아가는 게 어떤 건지 정확히 알아요.
그 뒤 이야기는 가볍게 풀립니다. 페터의 글공부는 협박 운율로 가득한 ABC 책과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장난스러운 대목입니다.
Make haste with Z, if you're too slow Off to the Hottentots you'll go.
Z를 서둘러 배워라, 너무 굼뜨면 호텐토트족에게로 가게 되리라.
겁에 질려 공부한 페터가 마침내 읽게 되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Peter, some miracle has been performed upon you!
페터, 너에게 기적이 일어났구나!
하지만 페터는 쉬운 길을 택해 매일 찬송 하나만 읽습니다. 배움이 반쯤만 완성되어 할머니의 마음에는 닿지 않는다는 결말은, 하이디의 정성이 읽기 기술과 다르다는 것을 조용히 짚습니다.
13. 클라라의 여름, 첫걸음
밤하늘 가득한 별을 창가에서 처음 본 클라라는 도시에서는 얻지 못한 감각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it's just as if we were in a high carriage
마치 높은 마차를 타고 있는 것 같아.
클라라의 회복을 이끄는 것은 우유와 풀, 아침 공기와 친구입니다. 클라라가 처음으로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느끼는 순간도 이 여름에 온 변화입니다. 그리고 걸음이 시작됩니다.
I can do it, Heidi! look! look!
나 할 수 있어, 하이디! 봐! 봐!
꽃밭에 처음 앉은 클라라의 감격은 휠체어가 부서진 날의 아이러니와 이어집니다. 페터의 못된 짓이 결과적으로 클라라를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됩니다.
Everything was so lovely! so lovely!
모든 게 너무 아름다웠어! 너무 아름다웠어!
밤에 하이디가 클라라에게 전한 기도론은 이 모든 일의 설명이 됩니다. 기도에 바로 응답이 없는 것은 더 좋은 응답을 위한 것이니 계속 기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We must go on praying for everything
우리는 모든 일을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해.
14. 페터의 고백과 할머니의 용서
제23장에서 페터는 의자를 부순 죄책감으로 전보를 찢기까지 합니다. 용서하는 쪽은 눈먼 할머니이고, 그 훈계는 처벌이 아니라 하느님이 지켜보신다는 말로 시작됩니다.
For God sees and hears everything
하느님은 모든 것을 보시고 들으시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페터의 잘못을 가볍게 보지 않으면서도 이해합니다. 질투와 분노에 휘둘린 아이를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는 대목입니다.
we all behave foolishly when we are angry.
화가 나면 우리 모두 어리석게 행동한단다.
핵심은 잘못을 숨기지 말라는 가르침이고, 이 책이 신앙을 말하는 방식은 언제나 일상의 윤리 안에 있습니다.
Never conceal anything you have done wrong, and then all will come right again.
잘못한 일을 결코 숨기지 마라. 그러면 모든 것이 다시 바로잡힌다.
페터에게 매주 10센트를 약속하는 용서가 벌보다 깊은 교정이라는 점이 이 장면의 요점입니다. 소년은 가해자로 남는 대신 이야기 안으로 되돌아옵니다.
15. 작별과 감사
클라라가 걷게 된 것을 두고 할아버지는 자기 공을 말하지 않습니다.
And God's good sun and mountain air,
그리고 하느님의 좋은 햇볕과 산 공기 덕이지요.
제제만 씨는 보답으로 하이디의 미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이디를 데려가 가르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하이디를 가고 싶은 곳에 두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이 데테의 일방적 결정과 대비됩니다.
Heidi shall never have to go and earn her living among strangers
하이디는 낯선 사람들 틈에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일이 결코 없을 것입니다.
작별하는 클라라를 달래는 하이디의 말은 슬픔을 오래 끌지 않고, 이 책이 늘 쓰던 순환의 문법으로 끝납니다.
Summer will be here again in no time
여름은 금세 다시 올 거야.
마지막 대사는 할머니의 감사입니다. 주인공이 아니라 눈먼 노인이 책을 닫는다는 점이 이 책이 누구의 이야기인지 보여 줍니다.
thank the Father in Heaven for all the mercies He has shown us!
하늘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모든 자비에 감사하자!
16. 이 책을 읽는 방법
『하이디』는 23장이 짧은 장면 단위로 끊어져 있어 어디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3장(산 위의 첫 사흘), 7~8장(프랑크푸르트의 소동), 12~13장(유령과 귀향)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후 14장(은단추 외투)과 22~23장(클라라의 걸음과 작별)이 책의 중심입니다. 슈피리는 신앙을 설교로 풀지 않고, 성미 급한 페터와 규칙에 사로잡힌 로텐마이어 선생님, 슬픔에 잠긴 의사 같은 사람들을 웃음과 연민으로 그립니다. 그 때문에 어린이책으로 읽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눈먼 할머니의 체념과 의사의 쓸쓸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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