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602년경 집필
Twelfth Night
십이야
난파로 헤어진 쌍둥이 남매 가운데 누이가 남자 시종으로 변장해 공작을 사랑하고, 그 공작의 청혼을 전하러 간 집에서 백작 부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오해와 장난과 해후의 희극
If music be the food of love, play on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 연주하라.
Then think you right; I am not what I am.
그렇다면 바로 보셨습니다. 저는 제가 아닙니다.
한눈에 보기
일리리아의 오르시노 공작은 상복을 입고 칩거하는 올리비아 백작 부인에게 구애하며 음악에 젖어 있다.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비올라는 오빠 세바스찬이 죽었다고 믿은 채 남자아이 세사리오로 변장해 공작을 섬기게 되고, 공작의 사랑 전령이 되어 올리비아를 찾아갔다가 도리어 올리비아의 사랑을 받는다. 한편 올리비아의 집에서는 삼촌 토비 경과 우스꽝스러운 앤드류 경, 시녀 마리아, 광대가 밤새 술판을 벌이다 엄격한 집사 말볼리오를 골탕 먹일 위조 편지를 꾸미고, 말볼리오는 노란 양말에 십자 대님 차림으로 웃다가 미치광이로 몰려 어두운 방에 갇힌다. 살아 있던 세바스찬이 나타나 오해가 겹치고, 마지막 막에서 쌍둥이가 마주 서면서 모든 것이 풀린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 윌리엄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한 권 요점
Twelfth Night
『십이야』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극으로, 1602년 무렵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1602년 초 법학원의 연회에서 공연된 기록이 남아 있다고 전해집니다. 제목의 '십이야'는 성탄절 뒤의 열두 번째 밤, 곧 축제 시즌의 마지막 밤을 가리키는 말로 알려져 있고, 원제 뒤에는 '또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희곡은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대는 일리리아의 한 도시와 바닷가입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마음이 만든 환상을 쫓다가, 변장과 오해와 장난이 한꺼번에 터지는 자리에서 누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웃음이 큰 작품이지만 음악은 대체로 쓸쓸하고, 마지막 노래는 결혼식 대신 비바람으로 끝납니다.
줄거리
제1막 제1~2장: 음악에 젖은 공작, 난파한 소녀
막은 오르시노 공작이 악사들에게 연주를 계속하라고 명하며 열릴 때입니다. 사랑에 푹 빠졌다고 자부하는 그는 선율이 달콤해 보이다가도 금세 시들해진다며 사랑의 변덕스러움을 한탄합니다. 올리비아를 처음 본 순간 사슴으로 변했고 자신의 욕망이 사냥개처럼 뒤쫓는다는 그의 말은 근사하지만, 정작 올리비아에게 보낸 전령은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옵니다. 올리비아는 오빠의 죽음을 애도하며 7년 동안 베일을 쓰고 하루에 한 번 소금물 같은 눈물로 방을 적시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장면이 바뀌면 바닷가에서 난파선의 생존자 비올라가 선장과 선원들 앞에서 이곳이 어디냐고 묻습니다. 일리리아라는 답에 비올라는 오빠가 익사했을지 모른다며 슬퍼하지만, 선장은 오빠가 튼튼한 돛대에 몸을 묶고 파도 위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합니다. 비올라는 아버지에게서 이름을 들은 적이 있는 오르시노가 독신이며 올리비아에게 구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올리비아를 섬기고 싶지만 어렵다는 것을 알자 계획을 바꿔 선장에게 부탁합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남자 옷을 마련해 달라는 것, 그리고 공작에게 노래와 여러 음악으로 시중드는 환관으로 소개해 달라는 것입니다. 선장은 말을 아끼겠다고 약속합니다.
제1막 제3~5장: 술 취한 기사들, 변장한 사자, 베일 뒤의 눈
올리비아의 집에서는 삼촌 토비 벨치 경이 조카의 애도를 못마땅해하며 밤마다 퍼마십니다. 시녀 마리아가 늦게 들어오는 버릇을 나무라자 그는 이 옷과 장화가 마시기에 충분히 좋다고 받아칩니다. 토비 경은 연 3천 두카트를 가졌다며 앤드류 아구치크 경을 올리비아의 구혼자로 데려와 놓았지만, 앤드류 경은 겁 많고 어리석으며 말솜씨도 없습니다. 마리아에게 건넨 '어코스트'라는 말의 뜻도 몰라 면박을 당한 앤드류 경은 내일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지만, 토비 경이 춤 자랑을 부추기자 한 달 더 머물기로 합니다. 공작의 궁전에서는 비올라가 세사리오라는 이름으로 사흘 만에 공작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공작은 "내 영혼의 책을 펼쳐 보였다"며 세사리오에게 올리비아의 문 앞에서 버티며 구애를 전하라고 명합니다. 비올라는 속으로 이 일이 괴롭다고 중얼거립니다. 누구에게 구애하든 자신이 그의 아내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올리비아의 집에서는 광대가 마리아의 경고를 무릅쓰고 나타나, 오빠가 천국에 있는데 슬퍼하는 건 바보짓이라는 논리로 올리비아를 제압합니다. 올리비아는 웃으며 집사 말볼리오에게 이 광대가 나아지지 않았느냐고 묻지만, 말볼리오는 이런 어릿광대를 즐기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웃고, 올리비아는 "자기애에 병들었다"고 일침을 놓습니다. 손님이 문 앞에서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다는 보고가 오자 올리비아는 베일을 쓰고 맞이합니다. 외워 온 찬사를 읊는 변장한 비올라와, 부인의 얼굴을 보여 달라는 청에 베일을 걷고 자기 미모의 재산 목록을 읊는 올리비아가 한참 말을 주고받습니다. 비올라가 "제가 공작님처럼 사랑한다면 당신 문 앞에 버드나무 오두막을 짓고 밤새 당신 이름을 부르겠다"고 하자, 올리비아는 그 말에 마음이 기웁니다. 그녀는 비올라를 돌려보내고는 반지를 핑계 삼아 말볼리오를 뒤따르게 합니다. "벌써 병이 옮았나" 하고 스스로 놀라면서도, 올리비아는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제2막: 쌍둥이의 행방, 한밤의 노래, 위조 편지
해안에서는 세바스찬이 안토니오 선장과 헤어지려 합니다. 세바스찬은 불운이 안토니오에게 옮을까 두렵다며 혼자 오르시노의 궁정으로 가겠다고 하고, 자신이 메살리노의 세바스찬의 아들이며 쌍둥이 누이가 파도에 삼켜졌다고 털어놓습니다. 안토니오는 오르시노 궁정에 적이 많지만 "위험도 놀이처럼 여기며" 따라가기로 합니다. 거리에서 말볼리오는 비올라에게 반지를 돌려주며 올리비아의 거절을 전합니다. 반지를 준 적이 없는 비올라는 올리비아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 매듭은 시간이 풀 것이라며 탄식합니다. 한편 밤늦게 토비 경과 앤드류 경과 광대가 노래를 부르며 떠들자 말볼리오가 나타나 올리비아의 이름으로 집에서 내쫓겠다고 경고하고, 토비 경은 "네가 덕스럽다고 케이크와 맥주가 없어질 줄 아느냐"며 맞섭니다. 마리아는 말볼리오가 잘난 체하는 인물임을 이용해 올리비아의 필적을 흉내 낸 사랑 편지를 그의 길에 떨어뜨려 속이자는 계획을 밝히고, 토비 경은 "장난의 냄새가 난다"며 반깁니다.
공작의 궁전에서는 공작이 오래된 노래를 청해 듣습니다. 세사리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며 여자는 장미처럼 피자마자 시들 테니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사랑하라고 충고하던 공작에게, 비올라는 아버지의 딸 하나가 한 남자를 사랑하고도 끝내 말하지 못한 채 시들어 간 이야기를 자기 일처럼 들려줍니다. 정원에서는 말볼리오가 "올리비아와 결혼해 높은 자리에 앉아 친척 토비를 불러 꾸짖는" 공상에 취해 걷다가, 숨어서 듣는 토비 경과 앤드류 경과 파비안의 비웃음 속에서 떨어진 편지를 줍습니다. 편지에는 "M.O.A.I."라는 수수께끼와 함께 노란 양말을 신고 십자 대님을 하고 웃으라는 지시가 적혀 있고, 말볼리오는 이를 올리비아의 고백으로 읽고 한껏 들뜹니다. 몰래 지켜본 토비 경은 "이 장난이라면 마리아와 결혼하고 싶다"고 환호합니다.
제3막: 올리비아의 고백, 결투의 장난, 안토니오의 체포
올리비아의 정원에서 광대가 북을 치며 비올라와 말장난을 주고받고, 곧 올리비아와 비올라가 단둘이 마주합니다. 올리비아는 전날 반지를 보낸 부끄러움을 사과하다가 마침내 사랑을 털어놓고, 비올라는 단호하게 "내겐 한 가슴과 한 진실이 있을 뿐이며 어느 여자도 주인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거절합니다. 한편 올리비아가 세사리오에게 더 정을 주는 것을 보고 상심한 앤드류 경이 짐을 싸려 하자, 토비 경과 파비안은 그를 부추겨 세사리오에게 결투를 청하는 서한을 쓰게 합니다. 마리아는 말볼리오가 노란 양말에 십자 대님을 하고 연신 웃으며 올리비아 앞에 나타나 곤욕을 치르게 될 거라고 전합니다.
거리에서는 세바스찬이 안토니오와 다시 만납니다. 안토니오는 과거 오르시노의 갤리선과의 해전에서 활약한 탓에 이 도시에서 위험하다며 지갑을 건네고 엘리펀트 여관에서 보자고 합니다. 올리비아의 정원에서는 말볼리오가 미소를 지으며 편지의 구절을 인용하고, 올리비아는 이를 미치광이의 말로 받아들입니다. 토비 경 일행은 "악마가 들렸다"는 구실로 말볼리오를 어둠침침한 방에 가두기로 합니다. 이어 토비 경은 비올라에게는 앤드류 경이 무서운 검객이라고, 앤드류 경에게는 세사리오가 무서운 검객이라고 겁주어 마지못해 서로 칼을 뽑게 만듭니다. 그 순간 안토니오가 나타나 세사리오를 세바스찬으로 알고 편을 들다가, 마침 도착한 오르시노의 관리들에게 체포됩니다. 안토니오는 맡겼던 지갑을 돌려 달라고 하지만 세사리오는 그를 모른다고 하고, 안토니오는 "이 신이 얼마나 비열한 우상인가" 하고 절망하며 끌려갑니다. 안토니오가 '세바스찬'을 부르는 것을 들은 비올라는 오빠가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습니다.
제4막: 착각한 사랑, 어두운 방, 서둘러 맺은 서약
올리비아 집 앞에서 세바스찬은 광대가 "당신이 세사리오 아니냐"고 우기자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며 돈을 던져 쫓습니다. 곧 앤드류 경이 달려들어 때리자 세바스찬은 몇 배로 갚아 주고, 토비 경과 칼을 맞대는 순간 올리비아가 나타나 토비 경을 호통쳐 쫓아냅니다. 올리비아는 세바스찬을 세사리오로 알고 자기 집으로 이끌며 매달리고, 세바스찬은 "내가 미친 것이거나 이것이 꿈이거나"라며 얼떨떨해하다 이 꿈이라면 계속 자겠다고 응합니다. 한편 마리아는 광대에게 사제 토파스 경의 가운과 수염을 입혀 어둠 속에 갇힌 말볼리오를 찾아가게 합니다. 광대는 사제 흉내로 말볼리오를 조롱하고, 자기 목소리로 돌아와서는 불쌍한 척 말을 건네다 말볼리오가 간청하는 것을 듣고 불과 종이와 펜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토비 경은 일이 너무 커졌다며 걱정합니다. 이어 정원에서 세바스찬은 이 불가해한 행운이 꿈은 아님을 되새기고, 올리비아가 사제를 데려와 가까운 예배당에서 영원한 서약을 청하자 기꺼이 따릅니다.
제5막: 마지막 해후와 풀리는 매듭
올리비아의 집 앞에서 오르시노 공작은 세사리오와 함께 도착해 광대에게 돈을 주며 올리비아를 불러 오라 합니다. 그때 관리들이 안토니오를 끌고 오고, 공작은 한때 해전에서 맞붙었던 그를 알아봅니다. 안토니오는 '도둑이나 해적'이 아니라며, 바다에서 건져 내 사랑을 바친 소년이 위기에 처한 자신을 모른 척했다고 호소합니다. 공작은 "이 소년은 석 달 동안 내 곁에서 시중들었다"며 그의 말을 미친 소리로 치부합니다. 올리비아가 나타나 공작의 구애를 다시 거절하자 공작은 분노해 올리비아의 총애를 받는 '그 아이'를 데려가 상처를 주겠다고 위협하고, 비올라는 "기꺼이 죽겠다"고 따라나섭니다.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편"이라 부르며 붙잡고, 사제가 두 시간 전에 이들의 약혼을 증언했다고 확인하자 공작은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비올라에게 사라지라고 합니다. 이때 앤드류 경과 토비 경이 머리가 깨진 채 나타나 세사리오를 탓합니다. 그 직후 세바스찬이 들어오고, 공작은 "한 얼굴, 한 목소리, 한 옷에 두 사람"이라고 외칩니다.
세바스찬은 안토니오를 반갑게 부르고, 비올라와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정체를 묻습니다. 메살리노의 세바스찬이 아버지였다는 것, 이마에 있던 점, 아버지가 비올라가 열세 살 되던 날 죽었다는 것까지 확인한 뒤 세바스찬은 "어서 오너라, 익사한 비올라야" 하고 부르려 합니다. 비올라는 선장에게 맡긴 여자 옷을 가지고 오기 전까지 안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세바스찬이 올리비아에게 "당신은 처녀와 남자 둘 다와 약혼한 것"이라고 농담하자 오르시노는 이 행복한 난파의 몫을 받겠다며, 비올라에게 "이제부터 네 주인의 주인아씨가 되어라"고 손을 내밉니다. 선장이 말볼리오의 고발로 갇혀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올리비아는 풀어 주라 하고 말볼리오를 불러오게 합니다.
광대가 가져온 말볼리오의 편지는 파비안이 대신 읽는데, 올리비아의 편지에 속아 이런 꼴이 되었으니 세상이 알게 하겠다는 항의입니다. 곧 불려 나온 말볼리오가 직접 따지자 올리비아는 그 글씨가 마리아의 필적이라고 밝히고, 파비안은 장난의 전모를 자백하며 토비 경이 그 공로로 마리아와 결혼했다고 전합니다. 올리비아는 말볼리오를 "원고이자 재판관"으로 삼겠다 하고, 광대는 "시간의 팽이가 복수를 불러온다"고 말합니다. 말볼리오는 "너희 패거리 전부에게 복수하겠다"고 소리치고 퇴장하며, 공작은 그를 쫓아가 달래라고 합니다. 두 쌍의 혼례가 약속되고, 마지막에 광대 혼자 남아 바람과 비 속에서 인생이 늘 한결같이 비를 맞는다는 노래를 부르고 막이 내립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극은 사랑에 지친 사람의 대사로 열립니다. 오르시노 공작은 음악을 더 달라고 하지만, 곧 이제 됐다고 말합니다. 사랑이 생겨나는 속도와 식는 속도가 같기 때문입니다.
If music be the food of love, play on
음악이 사랑의 양식이라면, 계속 연주하라.
그는 사랑을 사냥으로 비유합니다. 사슴이 된 자신을 욕망이 사냥개처럼 쫓아다닌다는 것입니다.
my desires, like fell and cruel hounds, E’er since pursue me
내 욕망은 사납고 잔인한 사냥개처럼 그때부터 줄곧 나를 쫓는다.
공작은 사랑을 하는 자신을 사랑합니다.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자기 감정의 크기에 취해 있다는 점이 이후 그가 비올라의 마음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됩니다.
2. 난파선의 소녀와 변장의 계획
비올라는 슬퍼하는 데서 오래 머물지 않고 곧 살 길을 마련합니다. 올리비아를 섬기는 길이 막히자 공작을 섬기기로 하며 선장에게 요청합니다.
Conceal me what I am
내가 누구인지 숨겨 주세요.
그리고 선장의 침묵을 이렇게 부탁합니다.
Only shape thou thy silence to my wit.
다만 당신의 침묵을 내 꾀에 맞춰 주세요.
비올라는 구조되어 올라온 사람이면서 자기 운명을 직접 짜는 사람입니다. 변장은 속임수가 아니라 낯선 땅에서 몸을 지키는 방식으로 시작되고, 훗날 그 변장이 마음을 속이는 문제로 옮겨 갑니다.
3. 올리비아의 슬픔과 바보의 논증
올리비아는 오빠의 죽음을 7년 동안 애도하겠다고 했지만, 광대는 그 애도를 논리로 무너뜨립니다. 천국에 있는 사람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바보라는 것입니다.
The more fool you, madonna, to mourn for your brother’s soul being in heaven.
오빠의 영혼이 천국에 있는데 슬퍼하시니 아씨가 더 바보입니다.
광대는 자신의 처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Better a witty fool than a foolish wit.
어리석은 재사보다 재치 있는 바보가 낫다.
집사 말볼리오가 이 광대를 깎아내리자 올리비아가 한 말은 말볼리오의 성격을 처음부터 짚습니다.
you are sick of self-love, Malvolio
당신은 자기애에 병들었어요, 말볼리오.
이 한 줄이 나중의 모든 사건을 예고합니다. 광대는 공인된 바보이기에 진실을 말할 자유가 있고, 말볼리오는 진지한 사람이어서 가장 쉽게 속습니다.
4. 토비 경의 집과 앤드류 경
올리비아의 저택에는 슬픔과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삽니다. 토비 경은 조카의 애도를 이렇게 흘려듣습니다.
I am sure care’s an enemy to life.
근심은 삶의 적이라는 걸 나는 확신해.
앤드류 경은 자신이 어리석은 이유를 스스로 분석하는 인물입니다.
I am a great eater of beef
나는 쇠고기를 아주 많이 먹는 사람이야.
토비 경의 한밤 소동을 말볼리오가 나무라자 그가 되받는 말은 이 집의 철학입니다.
there shall be no more cakes and ale?
케이크와 맥주가 더는 없을 줄 아느냐?
축제의 밤을 대변하는 이들이 단지 방탕한 인물만은 아닙니다. 애도의 규율이 지나치게 무거운 집에서 이들은 웃음의 항의를 맡고, 말볼리오는 그 항의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5. 변장한 사자, 베일 뒤의 눈
비올라와 올리비아의 첫 대면은 연극 속의 연극입니다. 외워 온 대사를 읊는 사자 앞에서 올리비아가 "당신은 배우냐"고 묻자 비올라는 이렇게 답합니다.
I am not that I play.
저는 제가 연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녀가 공작의 사랑을 상상으로 옮길 때, 말은 자기도 모르게 비올라 자신의 고백이 됩니다.
Make me a willow cabin at your gate
당신 문 앞에 버드나무 오두막을 지어 주십시오.
And call upon my soul within the house
집 안에 있는 내 영혼을 부르겠습니다.
사랑을 거절하던 올리비아는 이 간절한 말에 흔들립니다. 비올라가 자기 입장에서 말하지 못하고 대신 말하기에 오히려 설득력이 커지는 구조가 이 극의 희극과 비애를 함께 낳습니다.
6. 반지와 얽힌 매듭
올리비아는 비올라가 반지를 두고 갔다는 핑계로 말볼리오를 뒤쫓게 하고, 말볼리오는 그 반지를 거리에 던져 놓고 갑니다. 비올라는 그제야 사태를 알아차립니다.
Poor lady, she were better love a dream.
가엾은 부인, 차라리 꿈을 사랑하는 편이 낫겠구나.
비올라는 이 매듭을 자기 손으로 풀 수 없음을 알고 이렇게 맡깁니다.
O time, thou must untangle this, not I
오 시간이여, 이것을 푸는 일은 내가 아니라 네가 해야 한다.
삼각관계는 공작, 비올라, 올리비아 모두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마주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이 막힘은 쌍둥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풀리지 않는데, 비올라의 침착함이 그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입니다.
7. 숨겨진 사랑의 노래
2막 4장에서 공작이 노래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동안 비올라는 가장 진실한 대사를 합니다. 숨긴 사랑을 누이의 이야기로 돌려 말합니다.
She never told her love
그녀는 자기 사랑을 끝내 말하지 않았습니다.
She sat like patience on a monument, Smiling at grief.
그녀는 기념비 위의 인내처럼 앉아 슬픔을 향해 미소 지었습니다.
공작이 "여자의 사랑은 입맛일 뿐"이라고 말하자 비올라는 이렇게 맞섭니다.
Much in our vows, but little in our love.
우리는 맹세는 많아도 사랑은 적습니다.
공작이 그 누이가 사랑 때문에 죽었느냐고 묻자 비올라는 대답을 피합니다. 이 대목은 변장이 숨기는 것이 정체만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점을 가장 투명하게 보여 줍니다.
8. 세바스찬과 안토니오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은 누이를 잃었다고 믿고, 그를 구한 안토니오는 아무 대가 없이 곁에 머뭅니다. 세바스찬이 혼자 떠나려는 이유는 불운이 옮을까 두려워서입니다.
my stars shine darkly over me
내 별은 어둡게 내 위에서 빛납니다.
안토니오는 위험을 알면서도 뒤따릅니다.
That danger shall seem sport, and I will go.
위험도 놀이처럼 여기고 나는 가겠다.
이 사랑은 3막 4장에서 가장 크게 상처 입습니다. 비올라를 세바스찬으로 알고 편들다 체포된 안토니오가 외면당하며 외치는 말입니다.
But O how vile an idol proves this god!
오, 이 신이 얼마나 비열한 우상으로 드러나는가!
안토니오의 마음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독자들마다 해석이 갈리지만, 이 극에서 가장 대가 없는 헌신으로 그려집니다. 나머지 연애가 모두 짝사랑의 착각 위에 있을 때 그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끝까지 충성을 지킵니다.
9. 한밤의 소동과 가는 노래
2막 3장은 이 희극에서 가장 흥겨운 장면이면서 가장 서글픈 장면입니다. 광대의 노래는 즐기자는 권유입니다.
Journeys end in lovers meeting
여행은 연인들의 만남으로 끝난다.
Youth’s a stuff will not endure.
젊음은 오래가지 않는 재료이다.
술자리의 쾌락 주의와 곧 닥칠 시듦이 한 노래에 같이 담겨 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말볼리오가 나타나 꾸짖고, 마리아는 그를 골탕 먹일 계획을 짭니다. 토비 경과 일행의 웃음이 이 극에서 정의로운 웃음인지, 가해의 웃음인지 하는 물음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10. 위조 편지와 M.O.A.I.
2막 5장은 상상이 어떻게 사람을 속이는지를 한 장면에 담습니다. 말볼리오는 편지를 주워 읽기 전부터 이미 공상에 빠져 있습니다.
To be Count Malvolio.
말볼리오 백작이 되는 것.
편지의 수수께끼는 그의 이름 글자 몇 개를 억지로 끼워 맞추게 합니다.
M.O.A.I. doth sway my life.
M.O.A.I.가 내 삶을 좌우한다.
그리고 편지의 한 줄은 이 극의 가장 유명한 문장이 됩니다.
Some are born great, some achieve greatness, and some have greatness thrust upon ’em.
어떤 이는 위대하게 태어나고, 어떤 이는 위대함을 이루며, 어떤 이는 위대함을 떠안는다.
말볼리오가 믿고 싶은 마지막 항목이 그에게 해당한다고 믿는 순간 속임수는 완성됩니다. 곁에서 숨어 듣는 이들의 웃음과 말볼리오의 진지한 공상이 한 장면에 포개지는 이 대목은 이 작품의 걸작으로 흔히 꼽힙니다.
11. 현명한 바보
3막 1장에서 광대는 말장난으로 비올라와 맞붙고, 비올라는 광대의 일을 간파합니다.
This fellow is wise enough to play the fool
이 사람은 바보 노릇을 할 만큼 영리하다.
He must observe their mood on whom he jests
그는 농담을 던질 상대의 기분을 살펴야 한다.
광대는 자신을 올리비아의 바보가 아니라 말을 비트는 사람이라고 부르며, 어릿광대 노릇이 어디에나 있다고 합니다.
Foolery, sir, does walk about the orb like the sun
어릿광대 노릇은 해처럼 온 세상을 돌아다닙니다.
광대는 이 극의 모든 집에 드나들며 모든 사람의 어리석음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비올라이고, 그가 이해받지 못하는 곳이 말볼리오의 세계입니다.
12. 나는 내가 아니다
3막 1장의 올리비아는 마침내 체면을 버리고 사랑을 털어놓습니다. 비올라와의 문답은 이 극의 정체성을 압축합니다.
That you do think you are not what you are.
당신은 당신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Then think you right; I am not what I am.
그렇다면 바로 보셨습니다. 저는 제가 아닙니다.
올리비아가 사랑을 고백하는 말은 사랑이 숨겨질 수 없음을 알려 줍니다.
Love sought is good, but given unsought is better.
구한 사랑도 좋지만 구하지 않았는데 주어진 사랑은 더 낫다.
비올라의 대답은 솔직하면서 이중적입니다.
I have one heart, one bosom, and one truth
저에게는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가슴과 하나의 진실이 있을 뿐입니다.
비올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진실을 숨기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올리비아의 사랑은 진심이지만 대상이 없고, 비올라의 말도 진심이지만 청중에게 닿지 않습니다.
13. 결투 소동
토비 경과 파비안이 꾸미는 결투는 겁쟁이 둘을 맞세우는 장난입니다. 비올라는 칼을 잡기 두려운 마음을 곁말로 흘립니다.
how much I lack of a man
내가 얼마나 남자가 아닌지.
토비 경은 두 사람에게 서로를 괴물로 소개해 놓고 자기는 이득만 봅니다.
I have persuaded him the youth’s a devil.
내가 그에게 저 젊은이가 악마라고 설득해 놓았다.
안토니오가 등장해 이 가짜 결투를 진짜 위험으로 바꿉니다. 체포된 그가 외면당하는 장면에서 비올라는 오빠의 흔적을 알아차립니다.
Prove true, imagination, O prove true
상상이여, 사실이 되어 다오. 부디 사실이 되어 다오.
Tempests are kind, and salt waves fresh in love!
폭풍은 자비롭고 짠 파도도 사랑 속에서는 신선하다!
웃음으로 가득했던 소동의 한가운데서 비올라의 희망이 처음으로 뚜렷한 방향을 찾습니다.
14. 노란 양말과 어두운 방
말볼리오는 편지의 지시대로 노란 양말과 십자 대님으로 올리비아 앞에 섭니다. 그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움을 모르고 이렇게 말합니다.
Not black in my mind, though yellow in my legs.
다리는 노랗지만 마음은 검지 않습니다.
올리비아가 놀라 내뱉는 말이 이 장면의 요약입니다.
Why, this is very midsummer madness.
정말이지 한여름의 광기로군.
어두운 방에 갇힌 말볼리오와 가짜 사제로 꾸민 광대의 대화는 장난이 어디서 잔혹이 되는지를 시험합니다.
I say there is no darkness but ignorance
내가 말하노니 무지 말고는 어둠이 없다.
I am no more mad than you are.
나는 당신들만큼도 미치지 않았소.
이 장면에서 관객은 웃으면서도 불편해지고, 장난을 계속하자는 토비 경조차 겁을 냅니다. 파비안의 말처럼 연극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불가능한 허구라고 비난했을 것이라는 자각이 극 안에 들어 있습니다.
I could condemn it as an improbable fiction
나라면 그것을 있을 법하지 않은 허구라고 비난했을 것이다.
15. 쌍둥이의 해후
5막에서 앞의 모든 오해가 한 문장에 모입니다. 공작이 두 사람을 보고 외치는 말은 이 극의 가장 시각적인 순간입니다.
One face, one voice, one habit, and two persons!
한 얼굴, 한 목소리, 한 옷에 두 사람이라니!
안토니오의 표현도 같은 놀라움을 담습니다.
An apple cleft in two is not more twin Than these two creatures.
반으로 쪼갠 사과도 이 두 사람만큼 쌍둥이일 수는 없다.
세바스찬과 비올라는 아버지의 신체적 특징을 맞춰 서로를 확인하고, 세바스찬은 올리비아의 착각을 이렇게 풀어 줍니다.
My father had a mole upon his brow.
우리 아버지는 이마에 점이 있으셨어요.
You are betroth’d both to a maid and man.
당신은 처녀와 남자 둘 다와 약혼한 겁니다.
공작이 비올라에게 건네는 말로 인물 관계도 정리됩니다. 사랑이 상대의 겉모습을 향하다가 마지막에 실제 사람에게 옮겨 가는 방식이 이 해후의 논리입니다.
you shall from this time be Your master’s mistress.
이제부터 너는 네 주인의 주인아씨가 되어라.
16. 말볼리오의 복수와 비의 노래
풀려난 말볼리오는 올리비아 앞에서 편지를 내밀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이 고발은 이 극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입니다.
Madam, you have done me wrong, Notorious wrong.
마님, 저에게 부당한 일을 하셨습니다. 지독히 부당한 일을요.
올리비아도 그의 상처를 알아봅니다.
Alas, poor fool, how have they baffled thee!
아, 가엾은 사람, 저들이 어찌 너를 놀려 먹었는가!
광대는 연극 안에서 자신이 한 역할을 상기시키며 정리합니다.
And thus the whirligig of time brings in his revenges.
이렇게 시간의 팽이는 복수를 불러온다.
그러나 말볼리오는 화해하지 않습니다.
I’ll be revenged on the whole pack of you.
너희 패거리 전부에게 복수하고 말 테다.
해피엔딩에서 한 사람만 웃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 희극에 쓴맛을 남깁니다. 마지막 노래는 이 쓴맛을 이어 받아 인생의 시기마다 비가 온다고 읊습니다.
For the rain it raineth every day.
비는 날마다 내리기 때문이다.
But that’s all one, our play is done
어쨌든 우리의 연극은 끝났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십이야』는 5막 18장 안팎의 길지 않은 희곡이고, 줄거리를 알고 읽어도 대사의 말장난과 노래가 읽는 맛을 줍니다. 처음이라면 1막 1장(오르시노의 음악), 1막 5장(올리비아와 변장한 비올라의 첫 대면), 2막 4장(비올라의 '누이 이야기'), 2막 5장(편지 장면), 3막 1장(올리비아의 고백)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4막 2장(어두운 방)과 5막(재회와 말볼리오의 퇴장)이 극의 무게를 정해 줍니다. 읽을 때는 화려한 시어와 말장난을 모두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착각하는지부터 따라가면 좋습니다. 같은 장면도 비올라의 눈으로 보면 비애가, 토비 경의 눈으로 보면 소동이, 말볼리오의 눈으로 보면 굴욕이 됩니다. 같은 극을 다른 인물의 자리에서 다시 읽는 일이 이 작품의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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