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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29년 출간

The Seven Dials Mystery

세븐 다이얼스의 비밀

늦잠꾸러기 청년의 수상한 죽음과 길 위에서 총에 맞은 남자의 마지막 말에서 시작해, 호기심 많은 영국 아가씨 번들이 시계 가면을 쓴 비밀 결사의 정체를 쫓는 이야기

The car never touched him. This man was shot.

차는 그에게 닿지도 않았소. 이 사람은 총에 맞았소.

Nobody tells everything

누구도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한눈에 보기

철강 재벌 코트 경이 빌린 침니스 저택에서 젊은 손님들이 늦잠꾸러기 게리 웨이드를 깨우려고 알람 시계 여덟 개를 사 오고, 이튿날 게리는 깨어나지 못합니다. 벽난로 위에는 시계가 일곱 개만 놓여 있습니다. 케이터햄 후작의 딸 번들은 게리가 남긴 미완성 편지를 발견하고, 길에서 쓰러진 로니 데버루의 마지막 말 "세븐 다이얼스, 지미 테시거에게 전해라"를 듣습니다. 번들은 지미 테시거, 게리의 의붓동생 로레인과 손을 잡고 런던의 세븐 다이얼스 클럽 비밀방에 숨어 시계 가면을 쓴 결사의 모임을 엿듣습니다. 이어 와이번 수도원의 정치 파티에서 신무기 공식이 도난당하고, 배틀 경감은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다뭅니다. 마지막에 가면 아래에서 드러나는 7번의 얼굴, 그리고 지미와 로레인의 진짜 모습이 모든 판을 뒤집습니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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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요점

The Seven Dials Mystery

『세븐 다이얼스의 비밀』은 영국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추리소설로, 1929년에 나왔습니다. 크리스티는 1890년에 태어나 197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의 침니스 저택과 배틀 경감은 그가 앞서 쓴 소설에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침니스에서 네 해 전에 벌어진 소동이 여러 번 언급됩니다. 책은 34장으로, 시작은 소풍 같은 장난입니다. 늦게 일어나는 친구를 놀려 주려던 젊은이들의 알람 시계 소동이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고, 그 죽음의 뒤를 캐는 아가씨 번들이 탐정 역을 맡습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비밀 결사와 국제 음모를 젊은이들이 놀이처럼 쫓다가, 놀이가 목숨을 건 일이 되고 세상이 보이는 대로가 아님을 알게 되는 과정입니다. 문체는 가볍고 재치 있어서, 심각한 사건 사이에 케이터햄 후작의 게으른 투덜거림과 정치가 로맥스의 장광설이 끊임없이 웃음을 끼워 넣습니다.

줄거리

제1~3장: 여덟 개의 알람 시계와 게리의 죽음

침니스 저택의 아침, 젊은 지미 테시거가 11시 15분에야 식당에 내려와 코트 부인의 원망 어린 눈길을 받습니다. 저택은 철강 재벌 오스왈드 코트 경이 케이터햄 후작에게서 2년 기한으로 빌린 곳이고, 아내인 코트 부인은 하인들과 정원사 맥도널드의 위세 속에서 외로이 지내는 사람입니다. 손님 가운데 가장 늦게 일어나는 이는 외무부 직원 게리 웨이드입니다. 코트 경의 비서 루퍼트 베이트먼은 학교 때 별명이 퐁고인 진지한 청년인데, 그가 알람 시계를 쓰자고 한마디 하자 젊은이들은 마켓 베이싱으로 몰려가 머가트로이드 상점에서 시계를 사 옵니다. 여섯 개를 고르고 퐁고와 코트 부인의 몫까지 더해 모두 여덟 개입니다. 저녁에는 코트 경이 브리지를 청해 코트 부부와 게리가 한 판에 묶여 있고, 그사이 나머지는 게리의 침실 문 앞에서 소곤거립니다. 시계는 6시 30분부터 차례로 울리도록 맞춰지고, 한밤중에 퐁고가 소리 없이 침실에 들어가 침대 곁에 시계들을 놓아 둡니다.

이튿날 낮 12시가 되도록 게리는 내려오지 않습니다. 장난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던 순간 집사 트레드웰이 "가엾은 젊은 신사께서 잠든 채 숨을 거두신 것 같습니다"라고 전합니다. 카트라이트 박사는 수면제를 과다하게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게리의 가장 가까운 친구 로니 데버루는 사고가 아니라고 느끼는 듯 묘하게 굳은 태도를 보입니다. 로니와 지미는 게리의 의붓동생 로레인 웨이드에게 소식을 전하러 딘 수도원으로 차를 몰고 갑니다. 가는 길에 로니는 지미에게 무언가를 털어놓으려다 "약속에 묶여 있다"며 입을 닫습니다. 돌아와 게리의 방에 들른 지미는 벽난로 선반 위에 시계가 일곱 개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하나가 모자란다는 사실에 걸려 넘어집니다.

제4~6장: 끝나지 않은 편지와 길 위의 남자

침니스는 다시 주인에게 돌아옵니다. 케이터햄 후작은 "남의 집에서 죽는 것은 배려가 없다"고 투덜거리고, 딸 번들은 사고사로 끝난 검시 이야기를 듣습니다. 번들은 시계 이야기에도 걸립니다. 일곱 개는 선반 위에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잔디밭에서 발견되었는데, 창밖으로 던져진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게리가 죽은 방은 바로 번들의 방이었습니다. 번들은 책상 서랍 틈에서 9월 21일자 미완성 편지를 찾아냅니다. 게리가 로레인에게 쓴 글로, "세븐 다이얼스 이야기는 잊어 달라, 농담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내용과 "너무 졸려서 눈을 뜰 수가 없다"는 마지막 줄이 들어 있습니다.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쓴 사람이 같은 편지 끝에서 졸려 한다는 어긋남이 번들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번들은 편지를 로레인에게 보냅니다.

이튿날쯤 번들이 런던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한 청년이 울타리에서 비틀거리며 나와 차 앞에 쓰러집니다. 청년은 "세븐 다이얼스… 지미 테시거에게 전해라"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둡니다. 자기가 쳐 죽였다고 믿은 번들이 가까운 카셀 박사를 찾아가자, 박사는 오히려 차는 닿지도 않았고 이 남자는 총에 맞았다고 알려 줍니다. 신분증으로 신원은 로널드, 곧 로니 데버루로 드러납니다. 경찰 조사관은 동네 청년들의 사격 연습 탓이라고 얼버무립니다. 번들은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서, 정치가 조지 로맥스가 최근 "세븐 다이얼스"라는 주소가 적힌 협박 편지를 받고 스코틀랜드 야드에 간다던 이야기를 듣고, 로레인이 사실 웨이드 집안의 피를 받은 딸이 아니라는 사정도 알게 됩니다.

제7~9장: 번들, 지미, 로레인이 손을 잡다

번들은 런던에서 친구 빌 에버스레이에게 전화로 지미 테시거의 주소를 알아내 그의 방으로 찾아갑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지미를 기다리는 응접실에서 번들은 상복을 입은 작은 금발 아가씨와 마주치고, 그가 로레인 웨이드임을 알아봅니다. 로레인은 게리가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죽임을 당했다고 믿고 있고, 로니까지 죽었다는 말에 두려움에 질립니다. 하인 스티븐스의 점잖은 채근으로 일어난 지미는 두 아가씨를 맞습니다. 지미는 로니가 마차 안에서 입을 열려다 닫은 일을 털어놓고, 로레인은 게리 앞으로 온 싸구려 종이의 편지를 실수로 열어 보았을 때 거기에 세븐 다이얼스 주소와 이름, 날짜의 목록이 있었으며 게리가 마피아 같은 결사 이야기를 농담처럼 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세 사람은 이 일에서 손을 떼지 않기로 합니다.

지미는 먼저 용의자를 좁힙니다. 게리가 죽은 밤 침니스 안에 있던 사람은 하인들과 손님들뿐이니, 최근에 들어온 하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시계를 두고 번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어둠 속에서 시계 눈금이 빛나는 "일곱 개의 문자반"이 곧 세븐 다이얼스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지미는 게리가 1915년부터 1918년까지 영국을 떠나 있었던 사실로 보아 비밀 첩보에 관여한 인물일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다음 주 로맥스가 와이번 수도원에서 정치 파티를 연다는 말에, 지미는 빌의 소개로 부유한 정치 지망생 행세를 하며 잠입하기로 하고, 번들도 방법을 찾겠다고 합니다. 로레인은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에 아주 순순히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대답하는데, 번들은 그 순함이 오히려 수상합니다.

제10~11장: 스코틀랜드 야드와 빌과의 저녁

번들은 곧바로 스코틀랜드 야드로 가 배틀 경감을 찾습니다. 나무토막 같은 얼굴의 이 경감은 네 해 전 침니스 사건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번들이 세븐 다이얼스에 본부를 둔 비밀 결사 목록을 달라고 하자 경감은 "이제 그런 동네는 없다"고 하다가도 군말 없이 목록을 내줍니다. 번들은 그것이 쓸모없는 목록임을 눈치채고, 경감은 "전문가에게 맡기시라"고 권하면서도 마지막에 "빌 에버스레이에게 물어보시오"라는 힌트를 던집니다. 이튿날 번들은 빌과 저녁을 먹습니다. 빌은 뮤지컬 배우 베이브 세인트 모어를 둘러싼 불평을 끝없이 늘어놓다가, 로맥스의 파티 손님 명단을 들려줍니다. 마카타 부인, 헝가리 백작부인, 공군 장관 스탠리 디그비 경과 비서 테렌스 오루크, 독일인 발명가 에버하르트, 코트 부부입니다. 번들이 세븐 다이얼스를 묻자 빌은 허둥대며 "튀긴 생선과 감자튀김을 파는 옛 느낌의 야간 클럽"이라고만 합니다. 번들은 억지로 끌고 가, 헌스턴 가 14번지의 클럽에서 침니스의 전직 둘째 하인 알프레드가 문지기를 서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제12~14장: 침니스 조사와 벽장 속의 밤

번들은 침니스로 가서 가정부 하웰 부인과 집사 트레드웰에게서 정보를 모읍니다. 알프레드는 한 달쯤 전에 스스로 그만두었고, 그 자리에는 존 바우어라는 새 하인이 들어왔는데, 영국 성이 아니고 걸음이 군인 같습니다. 번들은 이 사람이 독일계임을 알아챕니다. 이어 번들은 일부러 정치에 열성인 숙모 케이터햄 후작부인 마르시아를 찾아가 자신도 정치에 관심이 있는 척하여 로맥스의 파티에 초대받을 길을 엽니다. 지미는 파란 책과 흰 서류를 외우며 "산타페 국경 분쟁" 전문가가 될 채비를 합니다. 그날 저녁 번들은 하녀의 평범한 옷을 빌려 입고 몰래 세븐 다이얼스 클럽으로 향합니다.

이른 저녁 번들은 알프레드를 붙잡아 클럽 주인인 러시아인 모스고로프스키가 백 파운드를 주고 알프레드를 침니스에서 빼내 후임으로 바우어를 소개했다는 사실을 캐냅니다. 이어 게임방 안쪽의 방음문 너머에서 의자 일곱 개가 놓인 긴 탁자의 비밀방을 찾고, 알프레드에게 선반을 치우게 해 벽장 안에 몸을 숨깁니다. 네 시간쯤 기다린 끝에 문이 열리고, 시계 문자반을 그린 가면을 쓴 사람들이 모입니다. 주인 모스고로프스키가 6번, 미국식 말투의 사내가 4번, 말씨가 외국풍인 젊은 남자가 5번, 목소리가 점잖은 영국인이 3번, 오른쪽 어깨뼈 아래에 점이 있는 아름다운 여자가 1번 안나입니다. 2번은 바우어로 보이며 보고가 오지 않고, 7번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들은 와이번 수도원의 평면도를 돌려 보고, 손님 목록에서 지미의 이름을 "평범한 멍청이"로 넘기고, 에버하르트의 발명이 "수백만 파운드의 값"이라 말하고, 번들이 게리의 편지를 찾았다는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두 시간 뒤 알프레드가 하얗게 질린 채 번들을 풀어 줍니다.

제15~17장: 검시, 와이번 수도원의 파티

이튿날 번들은 지미의 차로 로니의 검시장에 갑니다. 가는 길에 번들이 비밀방 이야기를 하자 지미는 "책에서 백 번도 읽은 이야기"라며 놀라지만 곧 받아들이고, 에버하르트가 강철을 가볍고 질기게 만드는 비법을 만든 독일인임을 떠올립니다. 두 사람은 목표가 그 공식이고, 바우어가 게리의 죽음에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검시는 "우발적 사고사"로 끝나고 지미는 불안한 마음에 로레인에게 전화하며, 하인 스티븐스에게 권총 한 자루를 사 오라고 시킵니다.

금요일 오후 번들은 와이번 수도원에 도착합니다. 주인 로맥스는 후작부인 마르시아의 말을 듣고 번들을 반갑게 맞습니다. 손님은 공군 장관 디그비 경, 쾌활한 아일랜드인 비서 오루크, 코트 부부, 퐁고, 에버하르트, 그리고 헝가리 지도자라는 라츠키 백작부인입니다. 가장 큰 놀라움은 하인 차림으로 복도를 지키고 있는 배틀 경감이었고, 그는 "불상사가 없게 하려는 것"이라고만 합니다. 지미는 빌에게 이미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마카타 부인은 아이들이 볼거리에 걸려 오지 못합니다. 저녁 식사 뒤 응접실에서 백작부인은 헝가리 아기들의 비참함을 잘 외운 이야기처럼 늘어놓지만 "볼거리가 뭐냐"고 묻는 모습에 번들은 의심을 품습니다. 지미와 빌은 서재에서 번들에게 "너는 자라"고 하며 밤을 둘로 나누어 디그비 경의 방을 지키기로 합니다. 번들은 얌전히 침대로 가겠다는 시늉을 합니다.

제18~22장: 공식이 사라진 밤

제18~20장은 한 밤을 세 사람의 시점으로 번갈아 보여 줍니다. 지미는 밤 열두 시를 넘겨 복도의 어둠 속에서 "블루 노즈 자동권총 레오폴드"를 무릎에 얹고 지킵니다. 두 시 가까이 되어 아래층에서 삐걱이는 소리를 듣고 쫓아 서재에 가서 불을 켜 보지만 아무도 없고, 문을 잠근 채 어둠 속 창가에서 기다립니다. 번들은 옷을 갈아입고 담쟁이를 타고 창밖으로 내려가지만 배틀 경감에게 막혀 돌려보내집니다. 다시 올라가 복도를 살피니 지미의 초소가 비어 있고, 오루크의 방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갑니다. 빌의 방인 줄 알고 들어간 곳은 백작부인의 빈방이었는데, 곧 서재에서 몸싸움과 두 발의 총성이 들립니다. 로레인은 한밤중 집에서 몰래 차를 몰고 와 권총을 하나 지닌 채 테라스에 서 있다가 위에서 떨어진 갈색 종이 꾸러미를 줍고, 담쟁이를 타고 내려오는 남자를 보고 도망치다 배틀 경감의 품에 뛰어듭니다. 서재 창가에는 오른팔에 총을 맞은 지미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지미는 "담쟁이를 타고 내려온 도둑과 맞붙었다"고 말하지만, 디그비 경이 달려가 보니 약에 취해 잠든 오루크의 방에서 서류가 없어졌습니다.

제21~22장에서 배틀 경감은 로레인이 쥐고 있던 꾸러미가 바로 도난당한 서류임을 밝힙니다. 모두 안도하지만 경감은 한밤에 정원을 걸어 돌아온 코트 경의 몸에서 담쟁이 잎을 떼 주며 "이 집에 담쟁이가 너무 많다"는 말만 합니다. 코트 경은 잔디밭에서 주웠다며 마우저 권총을 건네고, 로레인은 몰래 따라왔음을 실토합니다. 경감은 꾸러미가 "로레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던져진 것 같다고 말하고, 병풍 뒤에서 기절해 쓰러진 라츠키 백작부인을 찾아냅니다. 백작부인은 책을 찾으러 내려왔다가 두 남자의 싸움을 보고 기절했다고 설명하지만, 번들은 계단을 오르는 그녀의 얇은 가운 아래 오른쪽 어깨뼈 아래의 작은 점을 봅니다. 번들은 백작부인이 1번 안나라고 확신해 배틀 경감에게 말하지만, 경감은 "백작부인은 그냥 두라. 나는 백작부인에 대해 다 알고 있다"며 가로막습니다.

제23~26장: 배틀의 재구성, 로맥스의 편지, 지미의 계획

아침 열 시에 배틀 경감은 서재에서 코트 경, 로맥스, 지미를 앉혀 놓고 현장을 재구성합니다. 마우저의 탄환은 지미의 팔을 뚫고 안락의자에 박혔고, 마우저에는 장갑 낀 손이라 지문이 남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경감은 코트 경에게 권총을 던져 보게 하고, 던진 자리가 잔디밭의 자국과 거리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난로에서는 이빨 자국이 난 반쯤 탄 장갑 한 짝이 나옵니다. 코트 부인이 약을 들고 들어와 남편을 어린애 다루듯 합니다. 그때 번들이 침니스에서 하인 바우어가 사라졌다고 알려 주고, 코트 경은 바우어가 도둑이라고 단언하지만 경감은 자기 부하를 조롱받고도 "내 어깨는 넓습니다"라며 웃습니다. 번들은 정원에서 지미에게 전날 밤 일을 설명하고, 2번 바우어와 1번 백작부인이 짠 계획이라는 지미의 풀이를 "너무 매끄럽다"며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곧이어 로맥스가 번들에게 "싹트는 정신을 빚어 주겠다"며 손을 잡고 장광설을 늘어놓고, 그 모습을 본 빌이 발끈합니다. 골프채 보관실에서는 배틀 경감이 골프채를 하나하나 살피고 있습니다.

점심 뒤 지미는 정원에서 로레인에게 "특별 허가를 받아 결혼하자"고 청하지만 로레인은 "7번을 찾기 전에는 안 된다"고 거절합니다. 지미는 코트 부인의 마음을 얻어 다음 주말 레더베리 저택에 초대받습니다. 코트 경은 몹시 싫어하지만 부인의 부드러운 고집에 밀립니다. 제26장에서는 침니스로 돌아온 번들과 로레인이 골프에 빠진 케이터햄 후작의 곁에서 지내고, 지미가 전화로 열쇠 모양 도구를 구할 방법과 레더베리 근처에서 "차 고장"을 연출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코트 경의 서재를 뒤질 계획입니다.

제27~28장: 레더베리의 밤과 왼손의 장갑

레더베리에서 지미는 코트 부인의 환대와 코트 경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삭스 다벤트리 곁에서 시간을 보내고, 도착한 오루크는 수도원 사건을 허풍으로 부풀려 이야기합니다. 저녁 식탁에서는 코트 경이 양손잡이임이 화제가 되고, 퐁고는 오루크가 카드를 왼손으로 돌린다고 지적합니다. 밤에 지미는 구부러진 철사로 코트 경 서랍을 모조리 뒤지지만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하고, 홀에서 고무창 신발에 권총을 쥔 퐁고와 마주칩니다. 지미는 "배가 고파서 비스킷을 찾으러 왔다"는 거짓말을 위해 식당에서 비스킷을 한 줌 쥐어 와 위기를 넘기고, 퐁고가 떠난 뒤 그 비스킷을 억지로 다 먹습니다.

이튿날 번들과 로레인은 "차가 고장 났다"며 찾아와 오루크와 퐁고를 클락 골프로 붙들어 놓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미는 아침 산책 중에 얻었다며 흰 가루가 든 작은 병을 보여 주지만 어디서 찾았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습니다. 이어 번들이 중요한 점을 지적합니다. 배틀 경감이 반쯤 탄 장갑을 맞춰 보게 한 사람은 오른팔이 팔걸이 붕대에 매인 지미였는데, 그것은 왼손 장갑이었다는 것입니다. 경감이 골프채를 뒤진 것도 왼손잡이의 채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지미는 코트 경이 양손잡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세 사람은 코트 경이 7번일지 모른다고 의심합니다. 번들은 경감이 코트 경의 외투에서 담쟁이 잎을 떼 주던 장면을 떠올립니다.

제29~30장: 로맥스의 청혼과 긴급 호출

침니스에서 케이터햄 후작은 골프에 몰두하던 중 로맥스의 방문을 받습니다. 로맥스는 "번들의 총명함에 감탄했다"며 청혼의 허락을 구하고, 후작은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때마침 찾아온 빌은 소식을 듣고 격분해 런던의 지미를 찾아갑니다. 한편 번들은 정원에서 로맥스에게 청혼을 받아 그 자리에서 거절하고 창문으로 뛰어 도망치며, 이튿날 로맥스는 "수줍음이 매력적이다"라는 편지를 남깁니다. 그 사이 지미는 빌이 받은 편지가 로니의 유언 집행인에게서 온 것임을 알게 되고, 곧바로 번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빌이 놀랄 만한 이야기를 가져왔으니 로레인과 함께 세븐 다이얼스 클럽으로 와서 알프레드를 먼저 쫓아내라는 것입니다.

번들은 알프레드에게 "모스고로프스키에게 체포영장이 나왔다"고 속여 십 파운드를 쥐여 내보냅니다. 지미와 빌이 차로 도착하자 지미는 번들을 비밀방으로 데려가 빌의 "참모 작업"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그때 로레인이 새파랗게 질려 뛰어오릅니다. 차 안의 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셋은 빌을 클럽 뒷방 소파에 눕히고, 지미는 의사를 부르러 가면서 권총을 두고 갑니다. 번들은 로레인의 가방을 가지러 위층 비밀방에 올라갔다가 문 뒤에 숨어 있던 사내에게 모래주머니로 머리를 맞고 쓰러집니다.

제31~34장: 7번의 가면과 배틀의 설명, 그 후

번들이 정신을 차리자 빌이 품에 안고 "죽었다, 내가 죽였다" 하며 사랑한다고 되뇌고 있습니다. 번들이 "그래, 이 멍청아, 살아 있어"라고 눈을 뜨자 빌은 말을 잇지 못하고, 십 분쯤 둘의 대화는 사랑 고백으로 이어져 번들은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받아들입니다. 둘이 갇힌 방에 모스고로프스키가 나타나 번들만 데리고 올라가 한 시간 이상 기다리게 합니다. 이윽고 "긴급 회의에 참석하라"는 말에 번들은 비밀방의 탁자에 서고, 이번에는 7번의 자리가 차 있습니다. 모스고로프스키가 비어 있는 2번 자리를 권하자 번들은 단호히 거절하고, 그러자 7번이 "그렇습니까?" 하고 입을 엽니다. 어디서 들어 본 목소리입니다. 7번이 천천히 가면을 벗자 안에서 나온 것은 나무토막 같은 배틀 경감의 얼굴이었습니다.

제32~33장에서 경감은 세븐 다이얼스가 범죄 결사가 아니라 게리 웨이드가 만든 아마추어 첩보 모임이며, 자기 부서를 위해 일해 온 사람들이라고 밝힙니다. 모스고로프스키는 비밀 반볼셰비키 요원, 5번은 헝가리 대사관의 안드라스 백작, 4번은 미국 기자 헤이워드 펠프스, 3번은 빌 에버스레이입니다. 2번 자리는 목숨을 잃은 로니, 1번은 역시 목숨을 잃은 게리가 맡았다가 이제 라츠키 백작부인으로 위장해 온 배우 베이브 세인트 모어가 이어받았습니다. 목표는 나라 안에서 기밀 발명을 훔쳐 온 범인이었고, 그 범인은 지미 테시거였습니다. 경감은 로니의 마지막 말이 "지미에게 세븐 다이얼스를 전해라"가 아니라 "세븐 다이얼스에게 지미에 대해 전해라"였음을 풀어 줍니다. 게리의 죽음, 사건 현장의 시계, 서재의 싸움까지 모든 장면이 이 눈으로 다시 읽힙니다. 게리는 지미를 쫓다가 그의 손에 죽었고, 로니도 같은 길을 걷다 입이 막혔으며, 로레인은 오래전부터 지미와 한패였습니다. 로니가 시계 일곱 개를 늘어놓고 하나를 던져 버린 것은 세븐 다이얼스가 동료의 복수를 하리라는 신호를 보내 누가 흔들리는지 보려던 시험이었습니다. 경감은 한때 퐁고 베이트먼도 의심했으나, 오른손이 다친 사람만이 왼손 장갑을 이로 벗어야 했다는 점에서 퐁고가 제외되었다고 밝힙니다. 와이번 수도원 밤에 지미는 스스로 팔을 쏘고, 밖으로 나가 서류를 훔쳐 로레인에게 던진 뒤 연극 같은 싸움을 꾸몄습니다. 빌은 이 모든 것을 확인하려고 거짓 서류를 들고 지미를 찾아갔고, 지미가 건넨 약 탄 술을 몰래 쏟아 버린 뒤 약에 취한 시늉을 했던 것입니다. 지미와 로레인은 그날 오후 체포되었고, 경감은 지미가 중한 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봅니다. 번들은 경감에게 "당신이 결혼한 몸이라 아쉽다"며 빌로 만족하겠다고 농담합니다.

마지막 제34장에서 번들은 아버지 케이터햄 후작에게 곧 결혼한다고 알립니다. 후작은 로맥스일까 봐 놀라지만 상대가 빌이라는 말에 "이제 함께 가을 대회 포섬 경기에 나갈 수 있겠다"며 흡족해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지각생을 깨우려던 장난

모든 일은 정말 가벼운 장난에서 시작됩니다. 시계 사 오기를 제안하는 빌의 말은 소풍 가자는 말처럼 들립니다.

Let's all go into Market Basing and buy an alarum clock each.

다 같이 마켓 베이싱에 가서 알람 시계를 하나씩 사 오자.

그러나 그 장난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막을 내립니다. 집사 트레드웰이 사실을 전하는 목소리는 점잖고 짧습니다.

I am afraid, sir, the poor young gentleman must have died in his sleep.

송구하지만, 도련님, 가엾은 젊은 신사께서 잠든 사이에 돌아가신 듯합니다.

지미는 웃음이 얼어붙은 뒤에 이런 감상을 중얼거립니다.

why farce so often seems to get mixed up with tragedy

소극(笑劇)은 왜 그렇게 자주 비극과 뒤섞이는지.

크리스티는 첫 세 장을 코미디로 쌓아 올려 놓고 그 위에서 단번에 분위기를 꺾습니다. 독자는 웃던 입으로 시체를 맞이하게 되고, 이후 시계 소리가 나올 때마다 불편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2. 일곱 개의 시계

이 책의 첫 단서는 시계입니다. 여덟 개를 샀는데 방 안에 놓인 것은 일곱 개였습니다. 지미가 알아차린 것은 숫자였습니다.

there are seven of them, not eight

여덟 개가 아니라 일곱 개야.

번들이 같은 방에서 상상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시체와 시계, 그리고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소리입니다.

seven clocks ticking on the mantelpiece

벽난로 선반 위에서 똑딱거리는 일곱 개의 시계.

일곱이라는 숫자는 번들이 "어둠 속에서 보이려면 문자반이 빛나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세븐 다이얼스라는 이름과 맞물립니다. 이 연결은 우연에 가깝지만, 그 우연의 의미는 마지막 설명에 가서야 정리됩니다. 시계 하나가 모자란 이유와 누가 어떤 뜻으로 그 일곱을 늘어놓았는지가 이 책의 가장 단정한 설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3. 끝나지 않은 편지

번들이 서랍 틈에서 찾은 편지는 게리가 마지막 날 밤에 쓰다 만 글입니다. 앞부분은 이렇습니다.

do forget what I said about that Seven Dials business

세븐 다이얼스 건에 대해 내가 한 말은 잊어 줘.

그런데 편지의 끝은 졸음입니다.

I'm so sleepy I can't keep my eyes open.

너무 졸려서 눈을 뜰 수가 없어.

번들은 같은 편지 속의 "아주 컨디션이 좋다"는 구절과 이 졸음이 맞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사고사라는 결론에 금이 가는 순간이 바로 여기입니다. 크리스티는 기운 넘치던 청년이 한밤에 갑자기 졸려 했다는 한 줄로 독자의 의심을 키우고, 정답을 알려 주는 것은 마지막 장까지 미룹니다.

4. 길 위의 남자

제5장은 번들의 자동차 장면입니다. 속도를 즐기던 아가씨가 순식간에 살인자가 되었다고 믿는 대목이고, 의사 카셀은 놀라운 반전을 전합니다.

The car never touched him. This man was shot.

차는 그에게 닿지도 않았소. 이 사람은 총에 맞았소.

죽어 가던 청년의 마지막 부탁은 이 책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번들이 겨우 알아들은 말은 이렇습니다.

Tell ... Jimmy Thesiger

지미 테시거에게 전해라.

번들이 죄책감에서 놓여나 곧바로 냉정한 탐정으로 돌아오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사고였다고 믿고 무너지던 사람이 총상이라는 말에 바로 "누가 쏘았나"로 생각을 옮기는 속도는 이 책이 번들이라는 주인공에게 거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 마지막 말이 두 가지로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이 나중에 판을 뒤집습니다.

5. 케이터햄 후작과 번들

이 책의 웃음 대부분은 케이터햄 후작에게서 나옵니다. 그는 집에서 사람이 죽은 것조차 "배려 없는 일"로 여깁니다.

Everybody's damned inconsiderate nowadays.

요즘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독히도 배려가 없어.

딸이 모험을 찾아 나설 때도 후작은 철학적인 한마디로 말립니다.

people who go about looking for trouble usually find it

말썽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대개 찾고야 만다.

번들은 그런 아버지를 이렇게 다룹니다.

You curb your bloodthirsty instincts and stay quietly at home

피에 굶주린 본능은 누르시고 얌전히 집에 계세요.

후작의 말은 이야기의 감시자 구실도 합니다. 그는 모험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번들의 모험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짚어 내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부녀의 대화가 있어 이 책의 스릴러가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6. 배틀 경감

스코틀랜드 야드의 배틀 경감은 생김새부터 "탐정답지 않은" 사람입니다. 번들이 비밀 결사 이야기를 꺼내자 경감은 자기 경험칙을 내놓습니다.

The more they talk, the less they'll do.

떠드는 만큼 행동은 적은 법이지요.

그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싫어하고, 입버릇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No unpleasantness.

불쾌한 일은 없어야 합니다.

번들이 아마추어의 장점을 내세울 때 경감은 반박하지 않습니다.

I can work in the dark.

저는 어둠 속에서도 일할 수 있어요.

그는 겉으로는 번들을 말리면서 힌트를 던지고, 위험한 일을 막지 않으면서 곁에서 지켜봅니다. 어디까지가 우연이고 어디까지가 계산인지 끝까지 알 수 없는 인물입니다. 마지막 장에서 그가 번들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다며 부서의 오점이라고 인정하는 부분은 이 무뚝뚝한 사람의 책임감이 드러나는 몇 줄입니다.

7. 세븐 다이얼스 클럽과 벽장

번들은 클럽 한구석의 방음된 비밀방을 찾아내자 확신을 얻습니다.

She had found what she was looking for.

번들은 찾던 것을 찾아냈다.

알프레드가 숨을 곳은 없다고 우겨도 번들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There has got to be a place.

숨을 곳은 반드시 있어야 해.

이 벽장 장면은 번들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압축합니다. 꾀를 내고, 하인을 다루고, 작은 구멍을 뚫고, 네 시간을 비좁게 버팁니다. 잘 차려입고 춤추러 다니던 아가씨가 하녀의 옷을 빌려 입고 비밀 결사의 모임 한복판에 들어가는 이 대목이 책의 첫 번째 클라이맥스입니다.

8. 시계 가면의 모임

모임의 의식은 가면 위 시계의 시각으로 서열을 매기는 것입니다. 진행자는 형식적인 한마디로 회의를 엽니다.

Shall we begin proceedings?

회의를 시작할까요?

그들은 보이지 않는 우두머리 7번을 두려워하는 듯 말합니다.

I pity the man--or woman--who comes up against him.

그에게 맞서는 남자든 여자든, 나는 그가 가엾소.

그리고 이 구절은 책 내내 반복됩니다.

has his own ways of working

자기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다.

국제 범죄 조직이라는 설정은 현실 같지 않을 만큼 전형적이어서 독자가 속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 모임의 장면은 "진짜"로 보이도록 일부러 과장되어 있고, 훗날 배틀 경감이 멜로드라마 같은 장식을 골랐다 한들 안 될 것이 무엇이냐고 설명하면 모든 과장에 이유가 생깁니다.

9. 소설 같은 현실

번들의 이야기를 들은 지미의 첫 반응은 믿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ve read it all a hundred times in books.

그런 이야기는 책에서 백 번도 더 읽었어.

번들은 오히려 소설이 현실에서 나왔다고 대꾸합니다.

I suppose fiction is founded on the truth.

소설은 진실 위에 세워져 있는 거겠지.

지미는 결국 이렇게 인정합니다.

I can't help pinching myself to see if I'm awake.

내가 깨어 있는지 꼬집어 보지 않을 수가 없어.

크리스티는 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비밀 결사, 아름다운 외국인 스파이, 정체불명의 두목은 추리소설에서 너무 많이 본 도구입니다. 작가는 그 낡은 도구를 일부러 정면에 세워 놓고, 그것이 사실은 무엇이었는지를 결말에서 뒤집습니다.

10. 조지 로맥스, 코더스

외무부의 거물 로맥스는 크리스티가 가장 신나게 놀려 대는 인물입니다. 빌은 그 아래에서 일하는 고통을 이렇게 호소합니다.

Drive, drive, drive, from morning to night.

아침부터 밤까지 몰아치고, 몰아치고, 또 몰아쳐.

번들에게 청혼하러 오기 전에 그는 이미 번들의 정신을 가르칠 계획을 세웁니다.

form your budding mind

그대의 싹트는 정신을 빚는다.

손을 잡혔다고 화내는 빌에게 번들의 대답은 짧습니다.

It was my budding mind.

내 손이 아니라 내 싹트는 정신이었어.

로맥스의 장광설과 허영은 정치 풍자이면서 이야기의 속도 조절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는 끝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믿고, 그 맹목이 추리의 긴장을 풀어 줍니다. 청혼과 거절이 반복되는 두 장은 이 책에서 가장 가벼운 대목입니다.

11. 수도원의 밤

제18~20장은 한 밤을 세 사람의 눈으로 되풀이하는 구성입니다. 지미는 권총에 이름까지 붙입니다.

You press the button and Leopold does the rest.

버튼을 누르면 나머지는 레오폴드가 알아서 한다네.

번들이 초소가 빈 것을 보고 얼어붙는 장면은 이렇게 쓰였습니다.

The door handle of Terence O'Rourke's room was slowly turning.

테렌스 오루크의 방문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세 시점은 서로의 빈틈을 하나씩 메우면서 독자에게 완결된 한 장면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완결된 듯 보이는 그 그림에는 한 곳이 비어 있습니다. 누가 어디에서 누구를 기다렸는가 하는 점이고, 결말에서 배틀 경감이 이 장면을 처음부터 다시 쓰면 빈칸이 채워집니다.

12. 라츠키 백작부인과 점

번들은 벽장 속에서 본 여자의 등을 잊지 못합니다. 계단을 오르는 백작부인의 가운이 비치는 순간 그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a small black mole

작고 검은 점 하나.

백작부인은 병풍 뒤의 일을 그럴듯하게 설명합니다.

We Hungarians, we have nerves of steel.

우리 헝가리 사람은 신경이 강철이랍니다.

헝가리의 참상을 축음기처럼 늘어놓다가 볼거리가 무엇인지는 모르는 모습이 번들의 의심을 키웠지만, 배틀 경감은 "그냥 두라"고만 합니다. 정체가 드러난 뒤 번들이 내뱉는 말은 이 책 전체에 걸맞습니다.

Nothing is what it seems.

보이는 그대로인 것은 하나도 없어요.

번들의 의심은 맞았지만 방향은 틀렸습니다. 백작부인은 적이 아니라 동료의 변장이었고, 같은 점이 "범인의 증거"에서 "아군의 표지"로 읽히는 순간이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입니다.

13. 코트 부부

오스왈드 경은 철강 왕국의 주인이자 아내에게 약을 받아 마시는 남자입니다. 그는 아내를 이렇게 평합니다.

Maria is an incredibly foolish woman

마리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여자지.

코트 부인은 그런 평가를 수없이 들어 왔지만 남편의 끝없는 성공이 두렵습니다.

He's got on, and he's got on, till he can't stop getting on.

출세하고, 또 출세하더니 이제는 출세를 멈추지 못해요.

코트 부인이 남편의 출세를 두고 하는 비유도 있습니다.

It's like a runaway horse

고삐 풀린 말 같아요.

코트 부인은 크리스티가 이 책에서 가장 정이 가게 그린 인물입니다. 웃음거리처럼 보이다가도, 지미를 레더베리에 초대해 남편의 반대를 조용히 눌러 이기는 장면에서는 은근한 고집이 드러납니다. 또한 코트 경이 한밤에 정원을 거닌 이유가 추리 속에서 용의자로 떠오르게 되는 장면과도 맞물려, 가볍게 읽히는 부부 이야기가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방식도 능숙합니다.

14. 왼손의 단서

이 책의 단서는 장갑 한 짝에서 시작됩니다. 번들이 짚어낸 사실은 단순합니다.

Jimmy had his right hand in a sling.

지미는 오른손을 붕대에 걸고 있었어.

그래서 경감이 장갑을 맞춰 보게 한 것은 왼손 장갑이고, 그 의미는 이렇게 풀립니다.

the man who shot at you held the pistol in his left hand

당신을 쏜 사람은 왼손으로 권총을 쥐었다.

레더베리의 저녁 식탁에서는 코트 경이 이렇게 자랑합니다.

Every child should be brought up to be ambidextrous

모든 아이는 양손잡이로 길러야 합니다.

독자와 번들은 코트 경을 의심하지만, 결말에서는 똑같은 증거가 전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장갑에 남은 이빨 자국이 핵심이고, 오른손이 다친 사람만이 왼손 장갑을 이로 벗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의 단서는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으면서 다르게 읽히는 데 묘미가 있습니다.

15. 빌과 번들

빌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진하고 충직한 청년입니다. 번들은 빌의 장점을 이런 말로 평가합니다.

You're very like a dog

너는 개랑 아주 닮았어.

그리고 곧바로 덧붙입니다.

I like dogs.

나는 개를 좋아해.

고백하는 빌의 말은 정직하고 서툽니다.

I'd be your dog or your slave or your anything.

나는 네 개든, 노예든, 무엇이든 되겠어.

이 로맨스는 사건의 한복판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더 웃기고 더 진실합니다. 빌이 바보처럼 보이는 동안에도 사실은 가장 위험한 연기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 결말에서 드러나면, 이 청혼의 장면이 두 겹으로 읽힙니다. 정신을 잃은 척하던 남자가 곧이어 모래주머니에 맞고 쓰러진 여자를 끌어안고 "죽었다"고 흐느끼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낯선 로맨스입니다.

16. 7번의 가면, 지미의 정체

가면이 내려지는 순간은 세 문장으로 끝납니다.

The mask fell.

가면이 떨어졌다.

Bundle found herself looking into the expressionless, wooden face of Superintendent Battle.

번들은 배틀 경감의 무표정하고 나무토막 같은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

경감은 세븐 다이얼스의 정체를 설명하며 번들의 기대를 정리합니다.

You'll have to get rid of one or two preconceived ideas of yours

당신이 가진 선입견을 한두 개는 버리셔야 합니다.

그리고 진짜 범인을 알립니다.

His name is Mr. Jimmy Thesiger, and he was arrested this afternoon.

그의 이름은 지미 테시거 씨이고, 오늘 오후에 체포되었습니다.

이 결말은 독자가 가장 믿고 싶었던 사람을 범인으로 만듭니다. 첫 장부터 가벼운 말투와 천진한 얼굴로 독자의 호감을 사 온 지미가, 번들과 로레인을 곁에 두고 수사를 이끄는 자리까지 차지한 것이 돌아보면 모두 계산이었습니다. 앞에서 읽은 "나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바보는 아니다"라는 지미의 말은 농담이 아니라 고백이었던 셈이고, 같은 말을 게리 웨이드가 했다는 빌의 회상까지 겹쳐 두 겹의 아이러니가 생깁니다. 앞서의 "누구도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모토가 책 전체에 걸린 그림자였음을 마지막에 깨닫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세븐 다이얼스의 비밀』은 34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장이 짧고 대화 중심이어서 어디서나 가볍게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3장(시계 장난과 게리의 죽음), 5장(길 위의 남자), 13~14장(벽장과 시계 가면의 모임)을 먼저 읽어 보세요. 사건의 큰 전환점은 22장(백작부인의 점), 28장(왼손 장갑), 31장(7번의 가면)입니다. 추리의 정교함을 즐기려면 18~21장의 수도원의 밤과 33장 배틀의 설명을 나란히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크리스티는 무겁지 않은 말투로 속임수를 놓는 사람이고, 번들의 모험은 웃음과 긴장이 번갈아 오는 모험담으로도 읽힙니다. 그래서 가볍게 한 번 읽고 나서 다시 읽으면, 지미의 대사와 배틀의 눈짓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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