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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930년 출간

The Mysterious Mr. Quin

신비로운 퀸 씨

인생을 구경만 해 온 노신사 새터스웨이트 씨가, 폭풍 속에서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는 할리 퀸 씨 덕에 열두 번의 사건에서 무대에 올라 사랑과 질투와 죽음의 진상을 읽어 내는 이야기

A problem is not necessarily unsolvable because it has remained unsolved.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풀 수 없는 문제인 것은 아니다.

I come and go, you know.

저는 오고 가는 사람이지요.

한눈에 보기

예순이 넘도록 객석 맨 앞줄에서 남의 인생을 지켜보기만 한 새터스웨이트 씨는, 새해 전날 밤 폭풍을 뚫고 찾아온 신비한 손님 할리 퀸 씨를 만난다. 퀸은 직접 사건을 풀지 않고 질문 하나와 한마디로 새터스웨이트가 눈앞의 사실을 다시 보게 만든다. 열두 편의 단편은 십 년 전 자살의 이유, 정원의 총성, 신혼 첫날 사라진 신랑, 시계가 거짓말한 살인, 카지노의 연민, 세상의 끝 마을, 귀신 소동, 얼굴이 너무 아름다운 처녀, 그림 속 창밖의 사내, 부러진 날개를 가진 새, 절벽 위의 죽음 직전, 연인들의 샛길까지 이어지며, 새터스웨이트가 점점 구경꾼에서 배우로 바뀌어 간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한 권 요점

The Mysterious Mr. Quin

『신비로운 퀸 씨』는 영국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연작 단편집으로, 1930년에 나왔습니다. 크리스티는 1890년에 태어나 197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책의 단편 가운데 일부는 먼저 잡지에 실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에는 열두 편이 실려 있으며, 편마다 새터스웨이트 씨와 할리 퀸 씨가 등장합니다. 새터스웨이트는 남의 인생을 구경하는 데서 낙을 찾는 마르고 작은 노신사이고, 퀸은 어두운 얼굴에 색유리의 빛이 어룽지면 광대 옷처럼 보이는 키 큰 사내입니다. 사건은 대개 사랑과 질투, 돈과 죽음을 둘러싼 것이지만 이 책의 관심은 범인을 가려내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같은 사실도 다시 보면 전혀 다르게 읽힌다는 것, 그리고 구경꾼이던 사람이 무대에 오르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가 책의 줄기입니다.

줄거리

제1편 퀸 씨의 등장: 열어 보지 않은 편지

새해 전날 밤, 로이스턴 저택의 별장 모임에서 예순두 살의 새터스웨이트 씨는 호주 출신의 엘리너 포털과 술에 절은 남편 알렉 포털에게 눈길을 줍니다. 집주인 이브샴이 이 집의 옛 주인 데릭 카펠이 십 년 전 이유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꺼내자, 자정에 폭풍을 뚫고 낯선 손님 할리 퀸 씨가 찾아옵니다. 남은 사람들이 그날의 정황을 털어놓는 동안 퀸은 몇 가지만 묻습니다. 카펠은 약혼을 발표하고 들떠 있었고, 우편물을 가지러 나가 신문을 펼쳤으며, 뜯지 않은 편지를 남겼고, 창밖에는 경관이 와 있었습니다. 퀸은 그 신문에 애플턴 노인의 시신을 발굴하라는 허가 기사가 있었으리라고 짚습니다. 카펠이 사랑한 여인은 남편을 독살한 혐의로 재판받고 무죄가 된 애플턴 부인이었고, 카펠은 창밖의 경관을 자기를 잡으러 온 사람으로 오해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위층 난간에서 엿듣던 엘리너 포털이 바로 그 애플턴 부인이었습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자신의 대사를 맡아 그녀가 카펠을 지키려 증거를 없앴을 것이라고 말하고, 퀸이 떠난 뒤 알렉은 아내에게 용서를 구해 부부가 화해합니다.

제2편 유리 위의 그림자: 유령의 창

그린웨이즈 저택의 주말 파티에서 신시아 부인과 새터스웨이트는 불안한 조합을 눈치챕니다. 사냥꾼 리처드 스콧의 젊은 아내 모이라와 스콧의 옛 연인이었던 아이리스 스태버튼이 함께 초대된 것입니다. 친구 존 포터 소령은 재앙을 예감하고, 저택에는 창유리에 기사의 얼굴이 비친다는 유령담이 전해 옵니다. 정원에서 총성이 울려 모이라와 앨런슨 대위가 숨지고, 권총을 쥐고 있던 스태버튼이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때마침 찾아온 퀸은 새터스웨이트에게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순간을 묻고, 그가 시신 곁에서 본 모이라의 귀에 묻은 핏자국이 총알에 날아간 귀고리에서 나왔음을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이 한 총알로 쓰러질 만큼 가까이 안겨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집주인이 새로 갈아 끼운 유령 창문 뒤 벽판의 비밀 장치와 깃털 조각을 단서로, 퀸은 아내를 의심한 스콧이 모이라의 모자를 쓰고 '기사의 얼굴'로 가장해 창에서 쏘았다고 추리합니다. 그리고 스태버튼이 오래전 스콧이 아니라 포터를 택했다는 사정을 짚으며 포터에게 그녀에게 가 보라고 권합니다.

제3편 벨스와 모틀리에서: 사라진 신랑

차가 고장 나 커틀링턴 맬릿 마을 여관 벨스 앤드 모틀리에 묶인 새터스웨이트는 그곳에서 다시 퀸을 만납니다. 마을은 석 달 전 신혼 첫날 아침에 사라진 하웰 대위의 일로 떠들썩합니다. 부자 아가씨 엘리너 르 쿠토와 결혼한 신랑이 자취를 감췄고, 정원사 마티아스 부부가 오갔으며, 마부 스티븐 그랜트가 억울하게 의심받고 있습니다. 퀸은 풀이를 거들지 않고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만 합니다. 새터스웨이트는 곧 실종이 눈속임이라고 깨닫습니다. 프랑스의 성에서 훔친 골동품을 미국 부호 브래드번에게 팔아넘기려던 일당이 있었고, 하웰이 곧 정원사 마티아스였다는 추리입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의기양양해하고, 퀸은 자신은 오고 가는 사람이라는 말만 남기고 떠납니다.

제4편 하늘의 징조: 거짓말한 시계

살인 재판에서 청년 마틴 와일드의 유죄 평결이 나온 날, 새터스웨이트는 소호의 식당 아를레키노에서 퀸을 만납니다. 죽은 사람은 조지 바너비 경의 젊은 아내 비비언이고, 피고에게 불리한 증거는 하인들이 입을 모은 총성의 시각과 사건 당일 아침 그녀가 피고에게 보낸 편지였습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이 사건이 '한 여자에게서 벗어나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는 사내'라는 흔한 틀에 끼워져 판단되었다는 퀸의 말에 사건을 처음부터 짚어 봅니다. 그는 데어링 힐의 바너비 가를 알고 있었고, 캐나다로 떠난 가정부 루이자의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퀸의 부추김으로 캐나다 밴프까지 가서 그녀를 만난 그는 별 소득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그녀가 하늘에서 본 '흰 손'이 6시 28분 열차의 연기였다는 사실에 이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시계태엽을 감던 조지 경이 시계를 10분 늦춰 놓았다는 것이 드러나며 총성의 시각이 무너지고, 실비아 데일이 조지 경을 몰아붙여 자백서에 서명을 받아 냅니다.

제5편 크루피어의 영혼: 몬테카를로의 연민

몬테카를로에서 새터스웨이트는 나이를 속이고 진주를 뽐내는 차르노바 백작부인이 순진한 미국 청년 프랭클린 러지를 사로잡는 것을 걱정합니다. 러지의 동료 엘리자베스 마틴도 속을 태웁니다. 카지노 안에서 백작부인은 새터스웨이트가 딴 상금을 크루피어의 판정으로 가로챕니다. 퀸이 마련한 한밤의 야식 자리에서 그 크루피어 피에르 보셰가 옛 아내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가 백작부인에게 판돈을 넘긴 이유가 드러납니다. 백작부인은 그의 동정을 거절한 채 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떠납니다. 이 편에는 범죄가 없고, 인생은 어디서나 같고 옷만 다르다는 새터스웨이트의 씁쓸한 관찰이 사건을 대신합니다.

제6편 세상의 끝: 광대를 그린 화가

새터스웨이트는 인색한 리스 공작부인을 따라 코르시카에 가서 괴짜 화가 나오미 칼튼-스미스를 만나고, 그녀의 그림에서 진짜 재능을 알아봅니다. 소풍 길 끝의 마을 '세상의 끝'에서 퀸이 나타나자 나오미는 두려워하고, 눈보라를 피해 들어간 오두막에서 일행은 배우 로지나 넌과 마주칩니다. 로지나의 인도식 상자에서 잃어버린 오팔이 나오고, 그 도난 누명을 쓴 약혼자 알렉 제라드가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연이 드러납니다. 나오미는 막다른 길에서 돌아섭니다. 새터스웨이트는 나오미의 집착이 위험하다는 직감을 품고 있었고, 나오미는 자기가 그린 광대 차림의 사내가 퀸을 그렇게 본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제7편 어둠 속의 목소리: 칸의 귀신 소동

칸에서 새터스웨이트는 레이디 스트랜리를 만납니다. 딸 마저리를 괴롭히는 유령 소동을 살펴봐 달라는 부탁입니다. 귀국길 열차에서 퀸을 만난 그는 영국 와일트셔의 애벗 메드 저택에서 '훔친 것을 돌려주라'는 목소리를 듣고, 목에 상처가 난 유령 이야기를 접하며, 강령회에서 죽은 이모 베아트리스의 영이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어머니가 집에 돌아오는 날 새터스웨이트는 런던으로 돌아가지만, 레이디 스트랜리가 욕조에서 익사했다는 소식이 신문에 납니다. 그는 서둘러 벨스 앤드 모틀리 여관의 퀸을 찾아가 힌트를 얻고 저택으로 돌아와, 마저리가 만든 유언장에 증인으로 서명하려다 가정부 클레이튼의 이름을 보고 모든 것을 깨닫습니다. 집안의 가정부는 진짜 클레이튼이 아니라, 오래전 배 사고로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은 레이디 스트랜리의 언니 베아트리스였습니다. 동생이 그녀를 자기 하녀로 삼아 곁에 두어 왔던 것이고, 기억이 돌아오며 정신이 어긋난 그녀가 동생을 해치고 마저리까지 노렸다는 것입니다. 위층 작업실로 올라간 두 사람은 이미 숨진 그녀를 발견하고, 새터스웨이트는 어쩌면 그편이 낫다고 중얼거립니다.

제8편 헬렌의 얼굴: 오페라 극장의 미녀

오페라 극장에서 새터스웨이트는 퀸과 박스석을 함께 쓰며 금발 처녀 질리언 웨스트의 미모에 넋을 잃습니다. 두 남자가 그녀를 두고 다투는 소동 끝에 그는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번스와 약혼한 그녀를 다시 만납니다. 이스트니는 결혼 선물로 라디오와 유리잔을 보내며 그날 밤 방송을 들어 달라고 청했습니다. 이스트니와 이야기하던 새터스웨이트는 공명 이야기를 떠올리고, 퀸의 기척과 함께 가수의 목소리에 유리잔이 깨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가 달려가 질리언을 구했을 때, 죽은 것은 고양이였고 이스트니는 템스 강가로 사라집니다.

제9편 죽은 할리퀸: 그림 속의 창밖

화랑에서 새터스웨이트는 화가 프랭크 브리스토의 그림 「죽은 할리퀸」을 삽니다. 배경은 차널리 저택이고 창밖에 선 인물이 퀸을 닮았습니다. 만찬에서 몽크턴 대령은 십사 년 전 차널리 경이 잠긴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들려줍니다. 여배우 아스파시아 글렌과 미망인 알릭스는 그림을 청하러 옵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사건이 자살이 아니라고 추리합니다. 누군가 차널리 경을 쏘고 시신을 다른 방으로 옮겨 권총을 손에 쥐여 놓았고, 가발 쓴 사내가 대신 잠긴 방으로 들어가 총을 쏜 뒤 비밀 방에 숨었으며, 핏자국은 양탄자로 덮었다가 밤에 은 물주전자를 든 여인이 닦았다는 것입니다. 알릭스에게 가짜 편지를 써서 남편의 자살 동기를 만든 여배우 모니카 포드가 아스파시아 글렌이었음이 드러나고, 글렌은 달아나며, 오래 얼어붙어 있던 알릭스는 되살아난 듯 환히 웃습니다. 퀸은 어느새 사라지고 브리스토는 그가 할리퀸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농담합니다.

제10편 부러진 날개를 가진 새: 우쿨렐레의 줄

강령술 탁자가 퀸과 라이델의 이름을 두드리자 새터스웨이트는 매지 킬리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반쯤 인간이 아닌 듯한 마벨 애니스리를 보고 연민과 매혹을 느낍니다. 이튿날 마벨은 자살처럼 꾸며진 모습으로 발견되지만 사실은 타살임이 드러납니다. 불탄 편지에서 로저 그레이엄과의 관계가 드러나나, 그는 범인이 아닙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죄책감에 빠지고, 엉뚱한 줄이 걸려 있던 우쿨렐레를 단서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집주인 데이비드 킬리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킬리는 세상을 비웃어 주려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기차에서 퀸은 죽음이 가장 큰 악이냐고 되묻고, 푸른 돌 새 한 마리를 남기고 떠납니다.

제11편 바다에서 온 사람: 라 파스의 절벽

예순아홉 살 새터스웨이트는 섬에서 늙고 외롭다고 느끼며 차에 치여 죽은 개의 원망 어린 눈빛을 봅니다. 그는 절벽 정원 라 파스에서 시한부 6개월을 선고받고 삶을 끝내려 온 앤서니 코스돈을 만나 설득해 돌려보냅니다. 이어 빈 저택에서 검은 옷 여인과 차를 마시며, 이십여 년 전 스페인에서 지낸 한때와 영국 청년과의 인연, 그리고 아들 존의 비밀을 듣습니다. 새터스웨이트는 여인이 숨기는 것이 아들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임을 알아맞히고, 덧문 하나를 열어 두라고 부탁합니다. 코스돈은 옛 기억에 이끌려 그 덧문 앞으로 오고, 두 사람은 이십 년 만에 재회합니다. 이튿날 아침 여인은 그를 죽게 두지 않겠다고 환히 웃으며 결혼하러 간다고 말합니다. 정원 벤치에서 퀸은 죽은 남편의 속죄를 암시하며 자신이 죽은 사람의 변호인이라 말합니다.

제12편 할리퀸스 레인: 샛길 끝의 오두막

새터스웨이트는 데니먼 부부의 저택 애쉬미드에 묵으며 안나 부인의 방에 놓인 중국 칠기 병풍을 의아해합니다. 집 옆 샛길 '할리퀸스 레인'에서 퀸을 만난 그는 이 길 끝 오두막에 얽힌 이야기를 듣습니다. 오라노프 공의 차가 사고를 당해 무용수가 다치자 전직 무용수 안나가 콜럼바인, 퀸이 할리퀸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공연 전 남편 존과 몰리 스탠웰의 포옹을 본 안나는 괴로워하다 자신이 한때 하르사노바였음을 들키고, 옛 연인 오라노프에게 가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약속 시각에 퀸과 함께 달빛 속 샛길로 걸어간 안나는 얼마 뒤 구덩이에서 환한 얼굴의 주검으로 발견되고, 오라노프는 오열합니다. 새터스웨이트는 퀸에게 자기는 한 번도 그 길을 지나 보지 못했다고 항변하다, 자신은 인생의 구경꾼이지만 다른 이들이 못 보는 것을 본다고 외치고, 퀸은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구경꾼에서 배우로

책 전체의 변화는 새터스웨이트가 어떤 사람인가에서 시작합니다. 그는 남의 속내를 끌어내는 재주가 있지만 스스로는 한 걸음 물러서 있습니다.

He was merely a glorified listener.

그는 그저 격상된 청취자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1편에서 처음으로 자기 대사를 맡는 순간을 서술자는 이렇게 적습니다.

He was an actor now--not a looker-on.

그는 이제 배우였다. 구경꾼이 아니었다.

퀸은 4편에서 이 변화를 아예 제안으로 바꿔 놓습니다.

Have you never contemplated stepping in and playing a part?

직접 나서서 한 역을 맡아 볼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셨습니까?

열두 편은 사건집이기 전에 한 노인이 무대에 서는 과정입니다. 추리의 쾌감이 커질수록 구경꾼의 안전한 자리도 사라지고, 12편에서는 그 대가를 치른 사람의 눈으로 끝납니다.

2. 마법사도 범죄학자도 아닌 사람

퀸은 사건을 풀지 않습니다. 2편에서 포터가 다그치자 그는 자기 자리를 분명히 합니다.

I'm not a magician. I'm not even a criminologist.

저는 마법사가 아닙니다. 범죄학자도 아닙니다.

3편에서는 자기 역할을 연극의 말로 설명합니다.

I speak the cue, that is all.

저는 대사의 신호를 줄 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직접 물어봐도 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 새터스웨이트의 경험입니다.

It was never any use asking Mr. Quin anything.

퀸 씨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9편의 농담이 정체를 슬쩍 가리킵니다. 퀸의 이름이 이탈리아 희극의 광대 할리퀸을 닮았다는 점이 책의 틀입니다. 새터스웨이트의 눈에 퀸이 광대 옷처럼 색유리 빛을 입고 나타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Like Harlequin," said Frank Bristow, "he is invisible,

할리퀸처럼 그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야, 라고 프랭크 브리스토가 말했다.

3. 시간이 지나야 보이는 것

1편의 첫 선언은 이 책의 방법을 요약합니다. 퀸은 오래된 수수께끼를 다시 꺼내는 것을 막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A problem is not necessarily unsolvable because it has remained unsolved.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풀 수 없는 문제인 것은 아니다.

알렉 포털은 반대편에서 같은 말을 거꾸로 합니다.

Time does not dispose of a question

시간은 물음을 없애 주지 않는다.

3편에서는 석 달의 거리가 사건을 다르게 보이게 한다는 이론이 됩니다.

Time has passed. Three months. That makes a difference.

시간이 흘렀습니다. 석 달이지요. 그게 차이를 만듭니다.

There is no atmosphere in the present.

현재에는 분위기라는 것이 없습니다.

끝난 일만이 과거라는 퀸의 반박과 현재는 좁은 시야에 갇히기 쉽다는 새터스웨이트의 인정은 같은 이야기의 앞뒤입니다.

The present is apt to be--parochial.

현재는 좁은 시야에 갇히기 쉽지요.

사건 한가운데 있는 사람보다 한 걸음 떨어진 사람이 더 잘 본다는 이 생각은 9편의 그림과 3편의 석 달로 거듭 변주됩니다.

4. 가장 선명한 한 장면

2편에서 퀸은 증언을 모으는 대신 한 사람의 기억 방식을 파고듭니다.

In any time of crisis there is always one moment that stands out

위기 때에는 언제나 다른 모든 순간보다 유독 도드라지는 한 순간이 있다.

새터스웨이트가 떠올린 것은 총성이나 시신이 아니라 모이라의 귀에 묻은 작은 핏자국이었습니다. 이 사소한 그림이 귀고리, 두 사람의 거리, 그리고 유령의 창으로 이어집니다. 이 편에서 질투는 인물이 아니라 장치 전체를 움직입니다. 아이리스 스태버튼의 경고는 그 힘을 한 줄에 담습니다.

Jealousy--it drives one to the devil--it is the devil!

질투는 사람을 악마에게로 몰아간다. 질투가 곧 악마다!

주말 모임 전에 포터가 던진 말은 불길합니다. 겉으로 얌전한 모임 아래에 감정의 안전밸브가 없다는 예감입니다.

that civilization's damned dangerous?

문명이란 지독히 위험한 것 아니냐는 말이다.

5. 손의 빠름이 눈을 속인다

3편 여관에서 새터스웨이트가 도달하는 해답은 마술의 원리와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사건을 보고 있는 동안 정작 눈에서 비켜난 것이 열쇠입니다.

The quickness of the hand deceives the eye

손의 빠르기가 눈을 속인다.

신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신랑이 다른 이름으로 곁에 있었다는 풀이는 과장된 것 같지만, 크리스티가 이 편에서 보여 주려는 것은 사건의 진상보다 새터스웨이트가 처음으로 자기 추리에 도취하는 모습입니다. 그는 의기양양하고, 퀸은 그 자랑스러움을 말없이 받아 줍니다. 말없는 퀸의 태도는 이후 편마다 되풀이됩니다.

6. 하늘의 흰 손과 금요일의 시계

4편은 선입견이 재판을 이끈다는 이야기입니다. 퀸은 처음 대화에서 사건이 어떤 틀에 끼워졌는지를 짚습니다.

A man seeking to free himself from one woman in order to marry another.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한 여자에게서 벗어나려는 남자.

새터스웨이트가 캐나다까지 가서 얻은 것은 가정부가 본 하늘의 징표였습니다.

A sign in the sky.

하늘의 징조.

이 징표를 시간으로 바꿔 주는 것은 평범한 습관입니다. 금요일마다 시계태엽을 감는 사내가 그날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 열쇠입니다.

I was thinking that it was Friday.

나는 그날이 금요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인들의 일치된 증언은 시계가 틀리면 함께 틀립니다. 정확한 증거가 거짓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편의 교훈입니다.

7. 연민이라는 이름의 판돈

5편은 범죄 없이 인생의 같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몬테카를로의 카지노에서 새터스웨이트는 장소와 옷이 달라져도 사람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It wears different clothes--that's all.

입은 옷이 다를 뿐이다. 그뿐이다.

야식 자리에서 보셰는 자신이 백작부인에게 돈을 넘긴 이유를 밝힙니다.

There is such a thing as pity.

연민이라는 것이 있지요.

그러나 백작부인은 이 연민을 받지 않고 지폐로 담배에 불을 붙입니다. 자존심이 돈보다 먼저라는 태도가 오만인지 용기인지 책은 판정하지 않습니다. 크루피어의 영혼이란 규칙대로 돈을 걷는 사람이 규칙을 어길 수 있는 마지막 한 칸을 말합니다.

8. 세상의 끝

6편의 공작부인은 자기 계급 바깥을 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녀를 마주한 화가 나오미는 이렇게 말합니다.

The tops of things are always nice and shiny and smooth.

사물의 윗부분은 언제나 보기 좋고 반짝이고 매끈하지요.

새터스웨이트는 나오미의 재능을 알아보면서 동시에 불안을 느낍니다.

it must be an obsession of some kind, and obsessions are always dangerous.

그것은 일종의 집착일 것이고, 집착은 언제나 위험하다.

나오미가 퀸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입니다.

I'm afraid of his eyes.

나는 그의 눈이 무서워요.

편의 마지막 대사는 그림 속 퀸을 설명하는 짧은 한마디입니다.

I see him like that," said Naomi Carlton-Smith.

나는 그를 그렇게 봐요, 라고 나오미 칼튼-스미스가 말했다.

퀸이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점이 이 편에서 처음 분명해지고, 이야기 전체는 길의 막다른 곳에서 돌아서는 선택으로 끝납니다.

9. 목소리와 유령, 그리고 자매

7편의 레이디 스트랜리는 첫마디부터 어머니의 자리를 거절합니다.

It makes one feel terribly old to have a grown-up daughter.

다 큰 딸이 있으면 끔찍하게 늙은 기분이 들어요.

서술자는 그녀의 삶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She had floated through life shedding husbands as she went.

그녀는 남편들을 벗어 버리며 삶 위를 떠다녀 왔다.

밤마다 들리는 목소리는 이 삶에 대한 판결처럼 들립니다.

Give back what is not yours.

네 것이 아닌 것을 돌려주어라.

유령의 정체가 오래전 빼앗긴 자리의 주인이었다는 풀이는 이 편을 귀신 이야기에서 죄의 이야기로 바꿉니다. 마지막에 새터스웨이트가 남기는 한마디는 판결도 위로도 아닌 어정쩡한 체념입니다.

Perhaps it is best that way.

어쩌면 그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10. 평범한 여인의 놀라운 얼굴

8편은 아름다움에 대한 새터스웨이트의 경외로 시작합니다.

Beauty, to Mr. Satterthwaite, meant something very wonderful.

새터스웨이트 씨에게 아름다움은 아주 경이로운 무엇을 뜻했다.

극장 밖에서 두 남자가 그녀를 두고 벌이는 다툼은 서술자의 눈에 이렇게 보입니다.

The snarling of two dogs over a bone.

뼈다귀 하나를 두고 으르렁대는 두 마리 개.

사건이 마무리된 뒤 그는 트로이의 헬렌을 떠올리며 마지막 상념에 잠깁니다.

a nice, ordinary woman, blessed or cursed with a wonderful face

놀라운 얼굴을 타고난 축복 혹은 저주를 받은, 착하고 평범한 여인.

얼굴이 사람을 둘러싼 폭력의 이유가 되지만 정작 본인은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관찰이 이 편의 핵심입니다. 제목의 '헬렌'은 연애담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만드는 위험을 가리킵니다.

11. 세월이 지난 뒤 더 또렷이 보이는 것

9편은 그림을 매개로 십사 년 전을 다시 읽습니다. 화가 브리스토의 큰소리에는 미신이 중세의 저주라는 확신이 담겨 있고, 새터스웨이트는 쓸모도 있다고 받아 줍니다.

Superstition was the curse of the Middle Ages

미신은 중세의 저주였다.

사건을 푸는 열쇠는 시간의 거리입니다.

Sometimes one sees things more clearly years afterward

때로는 몇 해가 지난 뒤에야 사물이 더 또렷이 보인다.

문제는 보지 못하는 데 있지 않고 본 것에 잘못된 해석을 붙이는 데 있다는 퀸의 말은, 가발 쓴 사내와 물주전자를 든 여인이 '유령'으로 받아들여진 경위를 설명합니다.

we will tack the wrong interpretation onto the things we see.

우리는 보는 것에 엉뚱한 해석을 갖다 붙인다.

진상이 밝혀진 뒤 알릭스는 십사 년간의 정지된 시간에서 풀려납니다.

It is so wonderful to be alive again after being so long dead,

그토록 오래 죽어 있다가 다시 살아나니 얼마나 놀라운지요.

12. 부러진 날개의 새

10편에서 새터스웨이트가 마벨을 처음 보고 찾아낸 말은 매혹이지만, 불길한 경고를 곁들입니다.

She had the quality of enchantment.

그녀에게는 마법 같은 매력이 있었다.

A bird with a broken wing, thought Mr. Satterthwaite.

부러진 날개를 가진 새로군, 하고 새터스웨이트 씨는 생각했다.

마벨이 꿈꾸는 삶에 대한 그의 경고는 서늘합니다.

Some of the ugliest things in the world look the most beautiful.

세상에서 가장 추한 것들 중 일부는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

범인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은 집주인이었습니다. 킬리의 쓸쓸한 대꾸가 동기의 복선이 됩니다.

Nobody does,

아무도 못 알아봅니다.

I thought I'd have the laugh on them.

그들을 비웃어 주자고 생각했습니다.

기차에서 퀸이 건네는 마지막 물음은 새터스웨이트의 죄책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Is death the greatest evil that can happen to anyone?

죽음이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는 가장 큰 악일까요?

편은 푸른 돌 새 한 마리와, 마법을 알아보는 감식가라는 마지막 문장으로 끝납니다.

and Mr. Satterthwaite was a connoisseur.

그리고 새터스웨이트 씨는 감식가였다.

13. 내일이 궁금한 사람

11편은 책에서 가장 따뜻하고, 새터스웨이트가 처음으로 삶의 편을 드는 이야기입니다. 편은 늙음을 선언하며 시작합니다.

Mr. Satterthwaite was feeling old.

새터스웨이트 씨는 늙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절벽 위에서 죽으러 온 코스돈에게 그는 삶의 이유를 소박하게 말합니다.

I always want to know what is going to happen tomorrow.

저는 늘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습니다.

남은 날이 6개월이라는 사람에게는 시간의 상대성을 이야기합니다.

Time, like everything else, is relative,

시간도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입니다.

두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그의 방법은 확신이 아니라 겸손입니다.

Nobody knows what another person is thinking.

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여인이 모든 것이 아름답게 풀렸다고 기뻐하는 순간은 동화 같지만, 새터스웨이트는 그 동화를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Isn't it strange how things come right and end all beautifully?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고 아름답게 끝나다니 이상하지 않아요?

퀸은 마지막에 자신의 임무를 밝히며, 사랑이 사람을 천사로도 악마로도 만든다고 죽은 남편을 변호합니다.

You have sometimes fancifully named me an advocate for the dead.

당신은 가끔 저를 죽은 이들의 변호인이라고 재미 삼아 부르셨지요.

Love can make devils of men as well as angels.

사랑은 인간을 천사로도 악마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새터스웨이트가 인생이 잘못 짜였다고 투덜거리는 한마디도 같은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Life is badly arranged.

인생은 엉망으로 짜여 있다.

14. 영원한 연인의 샛길

마지막 12편의 첫머리에서 퀸은 쓰레기 더미를 두고 뜻 모를 말을 합니다.

Sometimes there are very wonderful things on a rubbish heap

쓰레기 더미에도 아주 놀라운 것들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안나 부인은 방의 병풍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We bought that screen with more than money--with love.

우리는 그 병풍을 돈만이 아니라 사랑으로 샀어요.

그녀의 마지막 대화는 사랑에 대한 이 책의 결론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한 가지를 찾습니다.

Always one looks for one thing--the lover, the perfect, the eternal lover.

사람은 언제나 한 가지를 찾아요. 완벽한, 영원한 연인을.

No lover ever satisfies one, for all lovers are mortal.

어떤 연인도 만족을 주지 못해요. 연인은 모두 죽는 존재니까요.

샛길의 끝은 그가 대답으로 가리키는 오두막입니다.

The house of their dreams--or a rubbish heap--who shall say?

꿈의 집일까요, 쓰레기 더미일까요. 누가 알겠습니까?

새터스웨이트는 자신이 그 길을 걸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반발하다가, 구경꾼의 눈에도 쓸모가 있다는 말로 맞섭니다.

I may have been only a looker-on at Life

나는 인생의 구경꾼에 불과했는지 모릅니다.

1편에서 시작한 구경꾼이 12편에서 스스로 구경꾼이라고 말하는 순간 책은 한 바퀴를 돕니다.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 대답은 더듬거립니다. 책은 구경꾼의 삶이 옳았는지 답하지 않고, 대신 그가 본 것이 진짜였음을 인정하는 데서 멈춥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신비로운 퀸 씨』는 열두 편이 각각 독립된 단편이어서 어느 편에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새터스웨이트와 퀸이 만나는 1편(퀸 씨의 등장), 귀고리와 유령의 창이 맞물리는 2편(유리 위의 그림자), 시계가 거짓말하는 4편(하늘의 징조)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그림 한 장이 십사 년 전을 뒤집는 9편(죽은 할리퀸)과 삶의 편에 서는 11편(바다에서 온 사람), 구경꾼의 결산인 12편(할리퀸스 레인)이 책의 중심입니다. 크리스티의 퀸 연작은 범인 찾기보다 어떤 사건을 다시 읽는 방법에 관심이 있고, 퀸은 정답을 건네기보다 질문 하나를 놓고 사라집니다. 읽다 보면 사건의 해법보다 새터스웨이트가 매번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간다는 점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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