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Gem · 한 권 요점
1884년 출간
The Author of Beltraffio
벨트라피오의 저자
영국 시골 저택을 찾은 젊은 미국인 숭배자가 예술가 부부의 해묵은 갈등 한복판에 서게 되고, 어린 아들의 병 앞에서 그 갈등이 비극으로 번지는 이야기
There’s a hatred of art, there’s a hatred of literature!
예술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고, 문학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I consider his writings most objectionable!
나는 그이의 글이 극히 못마땅하다고 생각해요!
한눈에 보기
논란작 『벨트라피오』로 이름을 떨친 소설가 마크 앰비언트, 그의 아내 베아트리체, 중세 초상화 같은 차림의 누이 앰비언트 양, 그리고 천사 같은 일곱 살 아들 돌치노. 소개장을 들고 서리의 저택을 찾은 젊은 미국인 화자는 첫날 저녁부터 아이를 사이에 둔 부부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목격합니다. 아내는 남편의 책이 아이를 물들일까 두려워하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소설관을 거짓이라 여깁니다. 화자가 좋은 뜻으로 신간 교정쇄를 아내의 손에 쥐여 준 날 밤 돌치노가 디프테리아 증세를 보이고, 이야기는 문을 걸어 잠근 어머니와 잠긴 문 밖의 아버지, 그리고 누이의 무서운 의심으로 끝을 향합니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헨리 제임스 『애스펀 문서』 (The Aspern Papers)
- 헨리 제임스 『나사의 회전』 (The Turn of the Screw)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한 권 요점
The Author of Beltraffio
『벨트라피오의 저자』는 미국 태생의 작가 헨리 제임스가 쓴 중편소설로, 1884년 무렵 잡지에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임스는 1843년에 태어나 19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영국과 유럽을 오가며 예술가와 사교계, 미국인과 유럽인의 만남을 오래 다룬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두 부로 나뉘며, 이름이 나오지 않는 젊은 미국인이 지난 일을 돌이켜 들려주는 형식입니다. 이야기의 불씨는 단순합니다. 예술이 삶의 전부인 남편과 예의와 신앙을 삶의 전부로 아는 아내가 한 아이를 사이에 두고 맞서고, 그 사이에 열렬한 숭배자가 끼어듭니다. 화자는 끝까지 자신의 호의가 어떤 결과를 불렀는지 되새기며, 독자에게 판단을 맡깁니다.
줄거리
제1부 전반: 소개장, 기차역, 서리의 오두막
화자는 스물다섯 살의 미국 청년입니다. 마크 앰비언트의 소설 『벨트라피오』를 다섯 번 넘게 읽었고, 미국인 시인 친구에게서 받은 소개장을 석 주 동안 수첩에 넣어 두고 아껴 왔습니다. 이 책은 영국 문단에서 소동, 아니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이었고, 화자에게는 예술을 위한 예술의 선언처럼 읽혔습니다. 첫 방문 때는 앰비언트가 동방을 여행 중이어서 만나지 못했고, 이듬해 봄 이탈리아에서 그의 작품들을 읽은 뒤 런던으로 돌아와 편지와 함께 방문 허락을 청합니다. 작가는 호의로 가득한 답장을 보내 토요일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머물라고 하고, 기차역까지 직접 마중을 나옵니다. 벨벳 재킷에 풀어헤친 칼라, 진지함과 쾌활함이 한 얼굴에 겹치는 잘생긴 사내였습니다. 그의 집은 너도밤나무 아래 자리한 낡고 아름다운 오두막으로, 화자의 눈에는 책 속에서 걸어 나온 풍경 같았습니다.
정원 깊은 곳에서 부인과 아들이 눈에 들어오자 마크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변합니다. 아들 돌치노가 아버지의 부름에 몸을 빼려 하지만 어머니는 아이를 놓아주지 않고, 아이는 결국 어머니 무릎에 얼굴을 묻습니다. 부인 베아트리체는 날씬하고 금발에 기품이 있으나 쌀쌀한 여자였고, 화자가 남편의 천재성을 칭송할수록 얼굴이 굳어 갑니다. 이웃 목사 부인이 국화 이야기를 하는 사이 마크가 아이를 데리고 걸어 나가려 하자 부인은 아이를 불러 세우고, 마크는 "그럼 아이가 고르게 하자"고 합니다. 아이가 조심스레 "오늘은 엄마와 많이 있었다"고 답하자 마크는 아들을 데리고 떠납니다. 둘만 남은 자리에서 화자는 부인에게서 충격적인 고백을 듣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무엇을 쓰는지 알지 못하며 읽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1부 후반: 누이의 등장, 만찬과 서재, 잠긴 문
저녁 식탁에 앞서 응접실에서 화자는 마크의 누이를 만납니다. 창백하고 각진 얼굴에 검은 머리를 금빛 장식으로 엮고 빛바랜 벨벳 로브를 걸친, 르네상스 화폭에서 나온 듯한 여자입니다. 화자는 곧 부인이 이 시누이를 몹시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만찬에서 마크는 발자크와 브라우닝, 동방 여행, 런던 사교계를 소재로 눈부신 이야기를 펼치지만 자기 작품 이야기는 슬쩍 피합니다. 두 여자는 거의 말이 없고, 앰비언트 양은 그 말솜씨가 화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봅니다. 식사 뒤 서재에서 마크는 형식에 대한 열정과 '이탈리아 치퀸토'의 정신을 쏟아 내고, 화자는 그가 책에서 생각의 절반만 말했다고 느낍니다.
응접실로 돌아오자 아이가 열이 있어 부인이 올라갔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마크는 아내가 이 일을 승리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비꼬고, 누이는 아내가 "어머니로서는 완벽하다"며 한숨을 쉽니다. 마크가 아이를 보러 올라갔다가 얼굴이 상기돼 돌아와서는 부인이 문을 잠갔고 소란을 낼까 겁이 난다고 털어놓습니다. 화자는 밤늦도록 서재에서 그와 함께 앉아 있다가 아직 인쇄 중인 신간의 교정쇄를 받아 방으로 가져가려 합니다. 그때 부인이 소리 없이 나타나 아이가 진정되었다고 전하고, 마크는 아내를 스치듯 지나 계단을 뛰어오릅니다. 화자가 교정쇄를 자랑스레 말하자 부인은 이렇게 쏘아붙이고 돌아섭니다. 자신은 남편의 글이 극히 못마땅하다고요.
제2부 전반: 일요일 아침의 산책과 두 세계관
이튿날 아침 화자는 정원을 거닐던 앰비언트 양을 만나, 부인이 남편의 글을 못마땅해한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앰비언트 양은 올케가 고정된 생각, 즉 오빠의 글이 부도덕하고 그 영향이 해롭다는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고 설명합니다. 올케는 오빠의 영향이 독이나 전염병처럼 아버지의 키스와 무릎을 통해 아이에게 옮을까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마크는 아침 식탁에서 신문을 펼치고, 부인은 간밤 아이를 돌보느라 지쳐 교회에만 가기로 합니다. 마크와 화자는 서리의 들판과 공유지를 걷습니다. 화자가 어젯밤 신작의 첫머리를 두 번 읽었다고 하자 마크는 신작이 자기 최고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지금까지는 삶을 너무 다듬고 둥글렸다고 고백합니다. 삶이 하는 일에 비하면 자기는 한낱 미신의 노예였다는 것입니다. 이어 부부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아내는 그를 이교도처럼 여기고, 그는 아내의 소설관이 거짓과 눈가림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심 식탁에서 부부는 놀랍도록 평온하고, 화자는 부인에게서 온갖 정념이 억눌린 '예의의 천사'를 봅니다.
제2부 중반: 일요일 오후, 정원의 설득과 교정쇄
점심 후 마크가 돌치노를 데리고 내려옵니다. 소년은 벨벳 옷에 진홍색 띠를 맨 병약한 어린 왕자 같습니다. 앰비언트 양은 화자에게 "아이가 낫다는 것은 착각이고, 의사를 불러야 한다"고 속삭입니다. 마크는 앨링엄 박사를 데리러 마차를 타고 떠나고, 화자는 남아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의 맑은 시선에 이끌려 어리석은 구상을 품습니다. 아이를 위해 부부를 화해시켜 보자는 것입니다. 그는 부인에게 그이의 신작을 한번 읽어 보라고 간청하고, 돌치노까지 "엄마, 읽어 보세요"라고 거듭니다. 아이가 잠들자 부인은 아이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화자는 팔을 내밀었으나 거절당하고 끝내 돌치노를 한 번도 안아 보지 못합니다. 화자가 서재에서 책을 뒤적이는 사이 부인이 소리 없이 들어와 책상 위 교정쇄를 집어 들고, 읽어 보겠다며 나갑니다. 이윽고 마크가 의사를 데리고 돌아오고, 교정쇄가 없어진 것을 안 그는 놀라면서도 화자의 참견을 너그럽게 받아 줍니다. 저녁에 앰비언트 양은 의사가 디프테리아 증세를 발견했다고, 아이를 정원에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제2부 후반: 월요일 아침, 잠긴 방과 결말
다음 날 아침 화자는 대문 앞에서 부인과 이야기하는 의사를 봅니다. 의사는 아이를 보지 못한 채 돌아서며, 부인이 아이가 깊이 잠들어 깨우지 말아야 한다며 막았고 자기는 다시 오지 않겠다고 화를 내며 마차를 몰고 떠납니다. 앰비언트 양은 어젯밤 늦게 아이 방에 들렀을 때, 부인이 한 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마크의 교정쇄를 읽고 있었다고 전합니다. 마크가 식탁에서 부인이 아이와 함께 방에 문을 걸어 잠갔다고 외치며 문을 부수겠다고 하자, 화자는 어머니를 믿으라며 그를 정원으로 데려가 한 시간 가까이 달랩니다. 그때 앰비언트 양이 급히 달려와 부인이 이제 의사를 원한다고 알립니다. 마크가 의사를 찾아 마차로 달려 나간 틈에 그녀는 무서운 의심을 쏟아 냅니다. 책을 읽은 올케가 아이를 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약은 하나도 손대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화자는 그 말에 극구 항의하면서도 믿어 버리는 자신을 느낍니다. 그는 앰비언트 양에게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절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냅니다. 마크는 생각보다 일찍 의사와 돌아왔으나 이미 늦었고, 돌치노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부인은 슬픔에 이성을 잃었고, 앰비언트 양은 비밀의 무게를 안고 훗날 수녀회에 들어갑니다. 아이를 잃은 부인은 급속히 쇠약해져 폐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마크는 5년 뒤 세상을 떠납니다. 화자는 마지막으로 이 사건을 두고 평생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했다고 밝힙니다. 신작은 오랜 지연 끝에 나왔고, 부인은 죽기 몇 주 전 『벨트라피오』를 펼쳐 읽었다고 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소개장과 걸작의 소동
화자는 만남을 앞두고 주저하는 숭배자입니다. 『벨트라피오』가 영국 문단에서 어떤 책이었는지 그는 이렇게 요약합니다.
a kind of aesthetic war-cry
일종의 미학적 전쟁의 함성.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관점은 스물다섯 살 화자의 것이었고, 지금은 어떤지 독자가 판단하라고 말합니다. 첫머리부터 화자는 자신의 열광을 한 발 떨어져 보는 눈을 가진 사람으로 등장하고, 그 거리가 뒤에서 큰 의미를 얻습니다.
2. 기차역의 얼굴
마크 앰비언트의 첫인상은 모순이 겹쳐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Mark Ambient was grave and gay at one and the same moment.
마크 앰비언트는 진지하면서 동시에 쾌활했다.
그는 친절하고 솔직한 태도 뒤에 수줍음을 숨긴 사람이고, 훗날 작품에서도 반쯤만 말하고 반쯤은 감춥니다. 화자는 그가 스캔들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예술가였다고 평하는데, 이는 이 부부의 갈등이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아님을 처음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3. 정원의 줄다리기
정원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부르지만 어머니는 놓아주지 않습니다. 마크의 한마디가 모든 것을 요약합니다.
Ah, she won’t let him come!
아, 아내가 아이를 못 오게 하는군!
마크는 아들을 두고 이렇게도 말합니다.
He’s always in his mother’s pocket
그 애는 늘 제 엄마 주머니 속에 있지요.
그리고 아이에게 선택을 시킵니다. 아이의 "엄마와 많이 있었어요"라는 대답은 어느 쪽에도 상처 주지 않으려는 어린 외교입니다. 이 작은 장면이 이야기 전체의 구도, 곧 두 부모와 그 사이의 아이를 한꺼번에 보여 줍니다.
4. "나는 읽지 않아요"
부인과 화자의 첫 대화는 어긋남의 연속입니다. 남편 이야기만 꺼내는 화자에게 부인은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I don’t read what he writes!
나는 그이가 쓰는 걸 읽지 않아요!
화자는 이를 괴물 같은 일로 여기지만, 이 대화는 부인이 남편에게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읽지 않기로 선택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밤에 부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합니다.
I consider his writings most objectionable!
나는 그이의 글이 극히 못마땅하다고 생각해요!
5. 죽음의 영장 같은 매력
돌치노의 아름다움은 처음부터 불길한 빛을 띱니다. 화자는 아이를 보고 이렇게 느낍니다.
there is a kind of charm which is like a death-warrant
죽음의 영장 같은 종류의 매력이 있다.
화자가 아이를 "작은 예술 작품 같다"고 부르자 마크는 얼른 말립니다.
You will make his little future very difficult.
자네가 그 애의 작은 앞날을 몹시 어렵게 만들 걸세.
그리고 방으로 안내하며 알 수 없는 말을 덧붙입니다.
we shall probably kill him between us
우리 둘이서 아마 그 애를 죽이게 될 걸세.
"버릇을 망치는 것이냐"는 화자의 물음에 마크는 "아니, 그 애를 두고 싸우다가"라고 답합니다. 아이를 예술 작품처럼 바라보는 시선과 아이를 지켜야 할 존재로 보는 시선이 처음부터 충돌합니다.
6. 누이, 오빠의 모방자
앰비언트 양은 오빠의 취향을 따라 한 과장된 인물입니다. 화자의 평가는 신랄합니다.
He was the original, and she was the inevitable imitation.
그는 원본이었고, 그녀는 피할 수 없는 모조품이었다.
그녀는 올케가 문을 잠근 첫날 밤, 마크가 분개하는 앞에서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합니다.
Beatrice is perfect as a mother
베아트리체는 어머니로서는 완벽해요.
칭찬처럼 들리지만 곧 "자기 관점에서는"이라는 단서가 붙는 말입니다. 이처럼 그녀는 불길한 예언을 던질 뿐 정작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마지막에 그녀의 직관은 놀랍도록 맞아떨어집니다. 화자가 그녀를 무녀(巫女)에 비유하는 이유입니다.
7. 잠긴 문 앞의 아버지
첫날 밤 마크는 열이 있다는 아들을 보러 올라갔다가 문 앞에서 돌아옵니다.
She won’t let me in.
아내가 나를 안 들여보내 주네.
천재로 존경받는 남자가 자기 집 문 앞에서 소란을 낼까 겁을 내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안쓰럽습니다. 화자는 이 밤 어머니들의 마음을 안다며 부인을 변호하고, 이튿날 아침에는 어머니를 믿으라며 마크를 달랩니다. 그 말이 얼마나 쓰라린 반어가 되는지는 뒤에서 드러납니다.
8. 삶 자체의 인상
일요일 아침의 산책에서 마크는 예술가로서의 야심을 드러냅니다.
I want to give an impression of life itself.
나는 삶 그 자체의 인상을 주고 싶다네.
그는 이전 작품들이 삶을 너무 둥글게 다듬었다고 자책하며, 형식을 갈고닦는 노동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polishing one’s plate--that is the torment of execution!
판을 닦는 일, 바로 그것이 집필의 고통이지!
삶의 무례하고 뻔뻔한 방식을 따라잡지 못해 절망한다는 고백은, 정작 눈앞에서 삶이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그의 집을 덮치려 한다는 점에서 가슴 아픈 복선입니다.
9. 두 개의 세계관
마크가 아내와의 차이를 설명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사상적 중심입니다.
It’s the difference between making the most of life and making the least
삶을 최대한 누리는 것과 최소한만 누리는 것의 차이일세.
그는 아내가 자신을 부도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She thinks me immoral--that’s the long and short of it
아내는 나를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네. 한마디로 그뿐일세.
끝으로 그는 화자에게 미리 경고합니다.
There’s a hatred of art, there’s a hatred of literature!
예술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고, 문학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네!
제임스는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옹호하지 않습니다. 마크의 말은 설득력 있지만 그 말투에는 자기만족이 섞여 있고, 부인의 완고함은 끔찍한 결과를 낳으면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에서 나옵니다.
10. 예의의 천사
화자는 점심 식탁에서 부인을 새롭게 봅니다.
the angel of propriety
예의범절의 천사.
겉으로는 정념이 없는 여자 같지만, 그 반듯함이 차가운 얇은 불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관찰이 인상적입니다. 마크 역시 한때 아내를 '천사'로만 보았을 뿐 어떤 천사인지는 묻지 않았다고 화자는 짐작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이상화해 결혼했고, 이상이 깨진 뒤에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었습니다. 그 틈에서 아이가 자랐습니다.
11. 화자의 호의라는 개입
정원에서 화자는 아이의 눈빛에 이끌려 부부를 화해시키겠다는 헛된 꿈을 품고, 부인에게 신작을 읽어 보라고 청합니다. 부인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합니다.
Nothing is lost upon me
내게 허비되는 것은 없어요.
아이도 어머니를 부릅니다.
Do read them, mamma!
읽어 주세요, 엄마!
화자는 선의로 움직였으나 그의 개입은 호의와 오만 사이에 있습니다. 아이를 안아 보지 못한 회한은 뒤에서 이렇게 짧게 새겨집니다.
So I never touched Dolcino.
그래서 나는 끝내 돌치노를 만져 보지 못했다.
12. 교정쇄를 가져가는 부인
부인은 서재에서 책상 위 교정쇄를 집어 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I mean to take your advice
당신의 충고를 따를 생각이에요.
화자는 자신의 승리를 가볍게 농담 삼지만 부인은 웃지 않고, 그는 "웃어야 할 곳에서 웃지 못하는 여자는 마크 앰비언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속단합니다. 이 장면에서 화자는 승리했다고 느끼지만 독자는 그 승리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불안해집니다. 이어 마크가 교정쇄가 사라진 것을 알아채자 화자는 자신이 그 비밀의 밑바닥에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13. 의사와 잠긴 방
월요일 아침 대문 앞에서 앨링엄 박사는 아이를 보지 못하고 돌아갑니다. 그는 화가 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I’ll be hanged if I come back!
다시 오면 내 목을 내놓겠소!
앰비언트 양은 밤새 아이 곁에서 교정쇄를 읽는 올케를 보았다고 전합니다.
She was reading them there, intently
그녀는 거기서 그걸 열심히 읽고 있었어요.
화자는 이 상황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평생 읽지 않던 작가를 이 시각에 읽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그 곁에서 그녀가 천재의 페이지와 씨름하는 모습이 상상된다는 것입니다. 이 짧은 대목이 작품의 가장 오싹한 이미지입니다. 책 한 권이 환자의 침상 곁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14. 의심, 죽음, 그리고 남은 비밀
마크가 의사를 찾아 떠난 뒤 앰비언트 양은 화자를 끔찍한 방식으로 연루시킵니다.
It was the book that finished her
그녀를 끝장낸 건 그 책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케의 상태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she is like a wounded tigress!
그녀는 상처 입은 암호랑이 같아요!
이 고발이 사실인지는 작품이 확정해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앰비언트 양의 해석이고, 화자 역시 항의하면서도 이내 믿게 됩니다. 아이의 죽음은 담담하게 서술됩니다.
more exquisitely beautiful in death than he had been in life
살아 있을 때보다 죽어서 더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결말은 두 겹입니다. 아이의 죽음이 어머니를 어느 정도 바꾸었다고 화자는 전합니다.
the death of her child in some degree converted her
자식의 죽음이 어느 정도 그녀를 회심시켰다.
그리고 화자는 마크가 죽을 때까지 5년간 이어진 우정 속에서 자기에게 비밀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I had a secret from him
나는 그에게 비밀이 하나 있었다.
마크가 끝내 진실을 몰랐는지, 알고도 모른 척했는지도 열려 있습니다. 한 사람은 수녀회로, 한 사람은 병으로, 한 사람은 침묵으로 사라지고 진실은 오직 이 이야기 속에서만 남습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벨트라피오의 저자』는 두 부로 이루어진 짧은 중편이라 한 번에 읽기에 알맞습니다. 먼저 제1부의 정원 장면(아버지의 부름과 어머니의 품)과 부인의 "읽지 않는다"는 고백을 눈여겨보세요. 그 다음 제2부의 산책 장면, 곧 마크가 두 세계관을 설명하는 대목이 작품의 사상적 중심이고, 정원의 설득과 월요일 아침의 잠긴 방이 이야기를 비극으로 밀어 갑니다. 제임스는 판결을 내리지 않습니다. 천재의 오만과 신앙인의 두려움, 숭배자의 호의가 모두 한 아이의 침상 곁에 모이고,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끝까지 닫히지 않습니다. 화자가 자기 이야기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심하며 읽으면 문장 하나하나가 달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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