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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593년경 집필

Richard III

리처드 3세

형과 조카들과 동지들을 차례로 제거하며 왕관에 오른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가, 쌓여 가는 저주와 꿈속의 유령들 앞에서 보즈워스 들판에 무너지는 비극

Now is the winter of our discontent

이제 우리의 불만의 겨울이 끝났다.

A horse! A horse! My kingdom for a horse!

말을 다오! 말을! 말 한 마리에 내 왕국을 주겠다!

한눈에 보기

전쟁이 끝나 평화가 온 잉글랜드에서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는 "악당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관객에게 털어놓는다. 예언을 구실로 형 클래런스를 탑에 가두게 하고, 시아버지의 장례 행렬을 막아 선 채 과부가 된 앤을 설득해 아내로 삼는다. 병든 에드워드 왕이 세상을 떠나자 어린 왕자를 런던으로 데려와 탑에 머물게 하고, 왕비의 친족과 충신 헤이스팅스를 차례로 처형하며, 버킹엄과 짠 연극으로 시민들 앞에서 왕관을 "마지못해" 받는다. 왕이 된 뒤에는 두 왕자를 살해하게 하고 아내 앤도 잃지만, 버킹엄이 등을 돌리고 리치몬드가 군대를 이끌고 상륙한다. 보즈워스 전야 리처드는 자신이 죽인 이들의 유령에게 저주를 듣고, 이튿날 전투에서 쓰러져 튜더 가의 시대가 열린다. 열여덟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Macbeth)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Hamlet)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한 권 요점

Richard III

『리처드 3세』는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입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1590년대 초반인 1593년 무렵 쓰인 초기 사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재는 튜더 왕조 시대에 널리 읽힌 연대기 기록에서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리처드를 철저한 악당으로 그리는 이 극의 초상이 실제 역사와 얼마나 다른지는 지금도 논의되는 주제입니다. 5막 25장으로 이루어진 이 희곡은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긴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줄기는 선명합니다. 신체의 불리함과 평화로운 시대에서 쓸모를 잃었다는 불만을 동력 삼아 거침없이 왕관을 향해 가는 한 남자가, 정점에 이르는 순간부터 동지와 가족과 잠을 잃고 무너지는 과정입니다. 이 극의 독특함은 리처드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다는 데 있습니다. 관객은 그의 계획을 가장 먼저 알고, 속는 인물들을 지켜보며 묘한 공범이 됩니다. 한편 헨리 6세의 왕비였던 마가렛이 퍼붓는 저주는 극 전체의 예언처럼 하나씩 실현되고, 죽은 이들의 유령이 마지막 밤에 한꺼번에 나타나 이야기를 닫습니다.

줄거리

제1막 제1~2장: 악당이 되기로 한 남자, 관 곁의 구애

런던의 거리에 글로스터 공작 리처드가 홀로 나와 독백합니다. 요크 가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 "불만의 겨울"이 "영광스러운 여름"으로 바뀌었지만, 자신은 몸이 비틀리고 덜 만들어진 채 태어나 개가 짖어 대는 처지라 평화로운 시대에 즐길 것이 없고, 그러니 악당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꿈과 예언과 중상으로 형 클래런스 공작과 에드워드 왕을 서로 미워하게 만들어 두었다고 말합니다. 마침 클래런스가 호위를 받으며 탑으로 끌려가는데, 왕이 "G로 시작하는 자가 상속인들을 해친다"는 예언을 믿고 이름이 조지인 형을 가둔 것이라고 합니다. 리처드는 이 모두가 왕비와 그 친족의 짓이라며 동정하는 척하고, 형을 풀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헤이스팅스 경이 왕의 병세가 위중하다고 전하자 리처드는 형이 죽기 전에 클래런스를 먼저 처리하겠다고 속으로 다짐하고, 그 뒤에는 과부가 된 워릭의 막내딸 앤을 아내로 삼겠다고 계획합니다.

헨리 6세의 관이 운구되는 거리에서 앤은 관 곁에서 남편 에드워드 왕자와 시아버지를 죽인 자를 저주하고 있습니다. 리처드가 나타나 운구를 멈추게 하자 앤은 그를 악마라 부르며 저주를 퍼붓습니다. 둘은 한 줄씩 말을 주고받는 날카로운 설전을 벌이고, 앤이 그의 얼굴에 침을 뱉자 리처드는 오히려 그녀의 눈이 자신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냈다고 하며, 자신이 헨리와 에드워드를 죽인 것도 그녀의 아름다움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칼을 건네며 자기 가슴을 찌르라고 하고, 앤은 칼을 떨어뜨립니다. 리처드의 반지를 받은 앤은 크로스비 저택으로 가라는 청을 받아들이고 떠납니다. 혼자 남은 리처드는 "이런 심정의 여자가 구애받은 적이 있었던가" 하고 놀라워하며 얻되 오래 두지는 않겠다고 말하고, 거울과 재단사를 사서 몸을 꾸미겠다고 웃습니다.

제1막 제3~4장: 왕비의 궁정, 마가렛의 저주, 탑 속의 꿈

궁정에서 엘리자베스 왕비는 오빠 리버스, 아들들인 그레이와 도싯과 함께 왕이 죽으면 어린 왕자가 리처드의 보호 아래 놓일 것을 두려워합니다. 버킹엄과 스탠리가 들어와 왕이 화해를 원한다고 전하고, 이어 리처드가 헤이스팅스와 함께 들어와 자신이 아첨하지 못하는 정직한 사람이라서 미움을 받는다고 항변하며 왕비 쪽과 날을 세웁니다. 그 말다툼 속으로 헨리 6세의 미망인으로 추방당한 늙은 마가렛 왕비가 방백을 던지며 끼어들고, 마침내 앞으로 나와 모두에게 저주를 퍼붓습니다. 아들을 잃은 자기 앞에서 엘리자베스는 자식과 영광을 잃은 채 오래 살게 되라고, 리버스와 도싯과 헤이스팅스는 뜻밖의 사고로 명을 다하지 못하게 되라고 말합니다. 리처드에게는 양심의 벌레가 영혼을 갉아먹고 친구를 배신자로, 배신자를 친구로 의심하게 되라고 저주하고, 버킹엄에게는 "저 개를 조심하라, 아첨하는 이가 물 때가 가장 아프다"고 경고합니다. 마가렛이 나가자 리처드는 자신의 죄를 남에게 돌리고 성경 구절을 걸쳐 성인인 척한다고 관객에게 털어놓으며, 클래런스를 죽이러 가는 두 살인자에게 영장을 건넵니다.

탑에서 잠에서 깬 클래런스는 간수에게 끔찍한 꿈을 들려줍니다. 탑을 탈출해 배를 타고 부르고뉴로 가는 길에 갑판 위에서 글로스터가 비틀거리다 넘어지며 자신을 바다로 떨어뜨렸고, 물속에서 보석이 널린 바닥을 보았으며, 저승에서는 장인 워릭과 살해된 에드워드 왕자의 영혼이 "위증한 클래런스"를 고발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형 에드워드를 위해 저지른 일들이 이제 영혼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었다고 고백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 달라고 기도하며 잠이 듭니다. 브라켄베리 대장은 영장을 읽고 책임을 면하려는 듯 열쇠를 넘겨주고 물러납니다. 두 살인자 가운데 한 명은 "심판의 날"이라는 말에 양심이 일어나 머뭇거리지만, 보수 이야기가 나오자 양심이 "글로스터 공작의 지갑 속에 있다"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잠에서 깬 클래런스는 법의 판결도 없이 죽음을 위협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호소하고, 형 리처드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믿음도 살인자들에게는 닿지 않아, 끝내 살해됩니다. 양심이 되살아난 한 살인자는 보수를 거절하고 물러납니다.

제2막 제1~4장: 가짜 화해와 왕의 죽음

병든 에드워드 왕은 궁정 사람들을 불러 리버스와 헤이스팅스, 왕비와 도싯, 버킹엄이 손을 잡고 서로 사랑을 맹세하게 합니다. 리처드가 도착해 자신은 어떤 잉글랜드인과도 불화가 없다고 하며 겸손함을 하느님께 감사하자, 엘리자베스가 클래런스를 용서해 달라고 청합니다. 리처드는 모두가 놀라는 가운데 클래런스가 이미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에드워드 왕은 처형 명령을 취소했는데도 늦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스탠리가 하인의 사면을 청하자 형제를 위해서는 아무도 간청하지 않았다며 한탄합니다. 왕이 물러가자 리처드는 왕비의 친족이 창백해진 것을 지적하며 죄를 그들에게 돌립니다.

요크 공작부인 곁에서 클래런스의 어린 아들딸이 아버지가 죽었느냐고 묻습니다. 어린 아들은 리처드 삼촌이 눈물을 흘리며 왕이 왕비의 부추김으로 아버지를 가두었다고 말해 주었다고 이야기하고, 공작부인은 그 말이 거짓이라며 리처드를 낳은 일을 수치스러워합니다. 그때 엘리자베스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들어와 에드워드 왕이 세상을 떠났다고 알립니다. 공작부인과 왕비, 아이들이 번갈아 슬픔을 토합니다. 리처드가 들어와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축복을 청하자, 그는 방백으로 "좋은 노인으로 죽게 하소서"라는 축복의 마지막 구절을 어머니가 빠뜨렸다고 비꼽니다. 버킹엄이 러들로에 있는 어린 왕자를 적은 수행단과 함께 데려오자고 제안하고, 모두가 나간 뒤 리처드와 버킹엄은 왕비의 친족을 왕자에게서 떼어 놓을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거리의 시민들은 "아이가 다스리는 나라에 화가 있다"며 불안을 나눕니다. 이어 대주교와 공작부인, 왕비, 어린 요크 공작 리처드가 있는 궁정에 전령이 와서 리버스와 그레이, 본이 폼프렛으로 끌려갔다고 전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어린 요크를 데리고 성역으로 피신합니다.

제3막 제1~4장: 런던에 온 왕자들, 멧돼지의 꿈, 탑의 회의

어린 왕자 에드워드가 런던에 도착해 삼촌 글로스터와 버킹엄의 환영을 받습니다. 왕자는 마중 나오지 않은 어머니와 동생을 궁금해하고, 헤이스팅스가 왕비와 요크가 성역에 들어갔다고 알립니다. 추기경은 성역의 신성함을 해칠 수 없다며 망설이지만 버킹엄의 설득으로 요크를 데려오기로 합니다. 왕자는 탑에 머물라는 말에 줄리어스 시저가 지은 곳이냐고 묻고, 사라진 기록이라도 진실은 후세에 전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리처드는 방백으로 "이렇게 영리한 아이는 오래 살지 못한다고들 하지"라고 말합니다. 도착한 어린 요크는 삼촌에게 단검을 달라고 조르며 지난날 삼촌이 한 놀림을 되돌려 주고, 클래런스 삼촌의 유령이 있을 탑에서는 편히 못 잘 것 같다고 말합니다. 왕자들이 탑으로 간 뒤 버킹엄은 케이츠비를 헤이스팅스에게 보내 뜻을 떠보게 하고, 헤이스팅스가 따르지 않으면 어찌 하느냐는 물음에 리처드는 "목을 쳐라"고 답합니다.

새벽 헤이스팅스의 집에 스탠리의 전령이 와서, 스탠리가 멧돼지가 투구를 부수는 꿈을 꾸었고 두 개의 회의 중 한쪽이 위험하니 함께 북쪽으로 피하자고 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헤이스팅스는 꿈을 비웃고 멧돼지는 자신들에게 친절할 것이라고 답합니다. 케이츠비가 와서 리처드가 왕관을 바란다고 하자 헤이스팅스는 차라리 자기 머리가 잘리겠다고 답하고, 오늘 폼프렛에서 왕비의 친족이 죽는다는 소식에는 위안을 느낍니다. 같은 시각 폼프렛에서는 리버스와 그레이, 본이 랫클리프에게 끌려 나가며 마가렛의 저주가 그들 머리 위에 떨어졌음을 말하고 처형됩니다. 탑의 회의에서 대관식 날짜를 논하는 사이 들어온 리처드는 엘리 주교에게 정원의 딸기를 청하며 상냥하게 굴고는 버킹엄과 따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리처드는 왕비와 쇼어 부인이 마법으로 자신의 팔을 말라붙게 했다고 몰아세우고, "만일"이라고 말하는 헤이스팅스에게 반역자라며 즉시 목을 치라고 명령합니다. 헤이스팅스는 스탠리의 꿈을 비웃은 일과 폼프렛 소식을 떠벌린 일을 후회하며 마가렛의 저주를 떠올립니다.

제3막 제5~7장: 시장 앞의 연극, 왕관을 받는 리처드

리처드와 버킹엄은 일부러 낡고 흉한 갑옷을 걸치고 시장 앞에서 겁에 질린 척 연기합니다. 랫클리프와 러벨이 헤이스팅스의 머리를 가져오자, 리처드는 눈물을 흘리며 그가 자신을 해치려는 반역을 꾸몄다고 설명하고 시장은 그 말을 받아들입니다. 이어 버킹엄에게는 길드홀에서 시민들에게 에드워드의 아이들이 왕의 적자가 아니라는 소문을 퍼뜨리라고 지시하고, 클래런스의 아이들은 눈에서 치우고 왕자들에게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조치하겠다고 합니다. 서기관은 헤이스팅스의 죄를 적은 문서가 그가 살아 있을 때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고 말하며 모든 사람이 속임수를 보고도 말하지 않는 세상을 한탄합니다.

버킹엄은 시민들을 설득했으나 그들은 말없이 서 있었고, 몇 사람만이 모자를 던지며 "리처드 왕 만세"를 외쳤다고 보고합니다. 그리하여 리처드는 기도서를 든 채 두 주교 사이에서 명상하는 모습으로 위층에 나타납니다. 시장과 시민들이 왕위를 이어 달라고 간청하자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들어 거듭 거절하고, 버킹엄이 "다른 이를 왕으로 세우겠다"고 위협하며 돌아서자 케이츠비의 만류로 마지못해 짐을 지겠다고 응합니다. 버킹엄이 "리처드 왕 만세"를 선창하고 대관식은 이튿날로 정해집니다.

제4막 제1~3장: 탑 앞의 여인들, 왕이 된 리처드, 두 왕자의 죽음

탑 앞에서 엘리자베스와 공작부인, 도싯은 클래런스의 딸을 데리고 온 앤 글로스터 공작부인과 마주칩니다. 브라켄베리가 왕의 명령이라며 왕자들과의 면회를 막는 중에 스탠리가 나타나 앤에게 웨스트민스터에서 리처드의 왕비로 즉위하라고 전합니다. 엘리자베스는 도싯에게 리치몬드에게 가라고 재촉하고, 스탠리는 리치몬드에게 보낼 편지를 써 주겠다고 합니다. 앤은 자신이 리처드의 얼굴을 보며 "당신의 아내가 될 여자가 당신 때문에 나만큼 비참해지기를" 저주했는데, 그 입에 발린 말에 넘어간 지금 한 시간도 편한 잠을 잔 적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공작부인은 도싯에게는 리치몬드로, 앤에게는 리처드에게로, 엘리자베스에게는 성역으로 가라고 말하며, 자신은 팔십여 년의 슬픔을 안고 무덤으로 가 평안을 찾겠다고 합니다.

옥좌에 오른 리처드는 버킹엄에게 에드워드의 아들들이 살아 있음을 상기시키며 "그들이 죽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버킹엄이 잠시 생각할 시간을 청하자 리처드는 그의 대답이 얼음 같다고 싫어하며 시종에게 돈으로 움직일 사람을 묻고, 티렐이라는 이름을 듣습니다. 도싯이 리치몬드에게 도망쳤다는 보고를 받자 리처드는 앤이 병들었다는 소문을 퍼뜨리라 하고, 클래런스의 딸을 신분이 낮은 신사와 짝지어 두며, 자신은 죽은 형의 딸 엘리자베스와 결혼해야 왕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티렐이 두 왕자를 맡겠다고 약속하고 떠납니다. 이어 버킹엄이 약속받은 헤리퍼드 백작령을 청하자 리처드는 시간을 묻는 척하며 딴청을 부리고, 리치몬드에 관한 예언을 떠올리며 대답하지 않습니다. 버킹엄은 모욕을 느끼고 브레크녹으로 도망갑니다.

티렐은 임무가 완료되었다고 보고하며, 직접 손을 댄 다이튼과 포레스트가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이야기하며 아이처럼 울었다고 전합니다. 리처드는 에드워드의 아들들이 아브라함의 품에서 잠든다고 말하고, 앤도 세상을 떠난 것처럼 말하며, 이제 형의 딸 엘리자베스에게 구혼하겠다고 합니다. 랫클리프가 모턴 주교가 리치몬드에게 도망갔고 버킹엄이 웨일스 군사와 함께 일어났다고 알리자 리처드는 지체 없이 군대를 모으라고 명합니다.

제4막 제4~5장: 세 여인의 애도, 딸을 둘러싼 흥정, 흔들리는 진영

숨어 있던 마가렛이 나타나 복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켜봅니다. 엘리자베스와 공작부인이 두 왕자를 애도하는 곳에 마가렛이 앉으며, "나에게는 에드워드가 있었고 남편이 있었다. 모두 리처드가 죽였다"고 자신의 슬픔과 그들의 슬픔을 하나씩 짝지어 읊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마가렛에게 저주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청합니다. 이때 리처드가 군대와 함께 행진해 오자 공작부인이 앞을 막고, 당신은 이 땅에 와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말한 뒤 "너는 피 흘리는 자이니 네 끝도 피투성이가 될 것"이라는 저주를 남기고 떠납니다.

리처드는 엘리자베스에게 그녀의 딸 엘리자베스를 아내로 달라고 청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아들들을 죽인 사람이 어떻게 딸의 마음을 얻겠느냐고 응수하고, 리처드가 조지와 가터와 왕관을 걸고 맹세하려 하자 모두 더럽혀져 맹세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결국 리처드는 자신의 번영과 회개를 걸고 맹세하며 설득을 이어 가고, 엘리자베스는 "내가 가서 딸을 설득하겠다"고 하며 물러납니다. 리처드는 "마음 약하고 변덕스러운 여자"라며 비웃지만, 곧 이어지는 소식들은 그의 뜻과 어긋납니다. 리치몬드의 함대가 서쪽 해안에 나타났고, 스탠리는 마음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아들 조지 스탠리를 인질로 남기고 병력을 모으러 가야 하며, 데번셔와 켄트에서 반란이 일고 있다는 전령이 줄을 잇습니다. 버킹엄의 군대가 갑작스러운 홍수에 흩어졌고 리치몬드의 배도 폭풍에 흩어졌다는 낭보도 있지만, 곧 버킹엄은 붙잡히고 리치몬드는 밀포드에 상륙했다는 보고가 들어옵니다. 스탠리의 집에서는 스탠리가 어스윅을 통해 리치몬드에게, 아들이 인질로 잡혀 있어 당장은 도울 수 없다는 사정과 함께 왕비가 리치몬드와 엘리자베스의 혼인에 기꺼이 동의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제5막 제1~2장: 만성절의 버킹엄, 행군하는 리치몬드

솔즈베리에서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버킹엄은 리처드를 만나지 못하게 되자 부당하게 죽은 헤이스팅스와 에드워드의 아이들, 리버스, 그레이, 본의 영혼에게 자신의 파멸을 비웃으라고 말합니다. 그는 오늘이 만성절임을 확인하고, 에드워드 시절 자신이 왕의 아이들과 왕비 친족에게 거짓이면 이날 벌을 받겠다고 맹세했던 일을 떠올리며 마가렛의 저주가 목에 떨어졌음을 인정하고 형장으로 걸어갑니다. 한편 탬워스 근처에서 리치몬드는 장병들에게 폭정에 짓눌린 나라를 해방하러 왔다고 말하고 스탠리의 격려 편지를 읽어 줍니다. 옥스퍼드는 사람마다의 양심이 천 명의 군사와 같다고 하고, 블런트는 리처드의 친구는 두려움 때문에 친구일 뿐이라며 낙관합니다.

제5막 제3~5장: 유령들의 밤, 보즈워스 전투, 장미의 결합

보즈워스 들판에서 리처드는 노퍽과 서리와 함께 천막을 치고, 적의 병력이 육칠천이라는 보고에 우리가 세 배가 넘는다고 큰소리칩니다. 한편 리치몬드도 맞은편에서 천막을 치고 작전을 세우며 블런트를 스탠리에게 보냅니다. 리처드는 스탠리에게 해뜨기 전에 병력을 보내라고 이르고, 예전 같은 활기가 없다고 중얼거리며 홀로 천막에 들어갑니다. 한밤 스탠리가 리치몬드의 천막을 찾아와 아들 때문에 드러내 놓고 도울 수는 없지만 때가 오면 돕겠다고 말합니다. 리치몬드가 잠들자 두 천막에 유령들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에드워드 왕자, 헨리 6세, 클래런스, 리버스와 그레이와 본, 헤이스팅스, 두 왕자, 앤, 버킹엄이 리처드에게는 "내일 네 영혼 위에 무겁게 앉으리니 절망하고 죽어라" 하고, 리치몬드에게는 "살아서 번영하라"고 말합니다.

리처드는 "다른 말을 다오! 상처를 싸매라!" 하고 외치며 깨어나 양심과 마주합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무슨 이유로? 나를 위해 한 어떤 선행이 있나?" 하고 자신에게 묻고, 자신에 대한 천 가지 이야기가 모두 악당으로 단죄한다고 인정하며, 자신이 죽어도 연민해 줄 이가 없다고 절망합니다. 랫클리프가 와 그림자를 두려워 말라고 하지만 리처드는 천막 아래서 부하들이 이탈하지 않는지 엿듣겠다고 나갑니다. 새벽 리치몬드는 가장 달콤한 잠을 잤다며 연설로 병사들을 북돋우고, 리처드는 해가 뜨지 않는 하늘에서 불길한 징조를 느끼지만 양심은 겁쟁이의 말일 뿐이라며 병사들에게 연설합니다. 스탠리가 군대를 이끌고 오기를 거부했다는 전갈에 리처드는 조지 스탠리의 목을 베라고 명령하지만, 노퍽은 적이 습지를 지났으니 전투 뒤로 미루자고 말립니다.

전투가 벌어지고 케이츠비가 노퍽에게 왕이 말을 잃고도 걸어서 리치몬드를 찾는다고 알립니다. 말을 잃은 리처드는 "말을 다오! 말 한 마리에 내 왕국을 주겠다!"고 외치고, 리치몬드를 대신해 다섯 명을 죽였다며 싸웁니다. 곧 리치몬드와 리처드가 맞붙고 리처드는 쓰러집니다. 스탠리가 리처드의 머리에서 벗긴 왕관을 리치몬드에게 씌우고, 리치몬드는 조지 스탠리가 레스터에서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노퍽과 브라켄베리를 비롯한 전사자는 신분에 맞게 장사지내고, 달아난 병사들은 돌아오면 사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리치몬드는 형이 형의 피를 흘리고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던 오랜 광기의 시대를 돌아보고, 요크와 랭커스터의 두 가문을 대표하는 자신과 엘리자베스가 혼인으로 흰 장미와 붉은 장미를 합쳐 평화를 가져오기를 기도하며 극이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겨울이 끝난 뒤의 악당 선언

극은 한 사람의 독백으로 열립니다. 첫 줄은 마치 승전가처럼 들리지만, 뒤로 갈수록 평화가 그에게는 자리를 잃은 시대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Now is the winter of our discontent

이제 우리의 불만의 겨울이 끝났다.

전쟁터에서는 쓸모가 있었던 사람이 사랑과 놀이의 시대에는 설 곳이 없다고 느끼고, 그래서 다른 길을 택합니다.

since I cannot prove a lover

나는 연인이 될 수 없으니

I am determined to prove a villain,

악당이 되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몸을 두고 하는 말들은 그 시대가 신체의 불리함을 악의 표지처럼 읽던 관념에 기대고 있습니다. 리처드는 그 낙인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연기의 밑천으로 삼으며, 관객에게 계획을 먼저 털어놓아 공범으로 끌어들입니다. "생각들아, 내 영혼 깊이 가라앉아라"는 식으로 곧바로 표정을 감추는 모습까지 관객이 먼저 보게 됩니다.

Dive, thoughts, down to my soul.

생각들아, 내 영혼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라.

2. 클래런스와 G자의 예언

첫 희생자는 형 클래런스입니다. 그가 갇힌 이유는 어이없을 만큼 사소합니다.

Because my name is George.

내 이름이 조지이기 때문이오.

예언과 꿈은 이 극 전체에서 사건을 움직이는 장치이고, 리처드는 형을 위로하는 척하며 그 장치를 이용합니다. 이 장면의 무서움은 그가 형 앞에서 건네는 다정한 말과 돌아선 뒤의 속마음 사이의 간격에 있습니다.

Simple, plain Clarence, I do love thee so

순진하고 소박한 클래런스, 나는 너를 이토록 사랑한다.

Go tread the path that thou shalt ne’er return.

돌아오지 못할 길을 걸어가거라.

3. 관 곁의 구애

1막 2장은 이 극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남편과 시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그 시아버지의 관 곁에서 과부에게 구애하고, 그녀는 칼을 받아 들고도 찌르지 못합니다. 리처드는 칼을 쥐여 주고 가슴을 열어 보이는 도발로 앤을 시험합니다.

Take up the sword again, or take up me.

그 칼을 다시 들든가, 아니면 나를 받아들이시오.

앤이 떠난 뒤 그는 자신이 놀랍다는 듯 관객에게 돌아섭니다. 설득의 기술에 대한 자부와, 상대를 오래 두지 않겠다는 냉혹함이 한 번에 드러납니다.

Was ever woman in this humour wooed?

이런 심정의 여자가 구애받은 적이 있었던가?

Was ever woman in this humour won?

이런 심정의 여자가 설득된 적이 있었던가?

I’ll have her, but I will not keep her long.

그녀를 얻겠다. 그러나 오래 두지는 않겠다.

앤은 4막에서 이 장면을 되돌아봅니다. 그 순간 들었던 달콤한 말에 넘어간 자신이 저주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탄하는 대목은, 1막의 승리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렀는지 보여 줍니다.

4. 마가렛의 저주

1막 3장에서 리처드는 정직하고 소박한 사람이라서 미움을 받는다고 항변합니다. 헨리 6세의 미망인으로 모든 것을 잃은 늙은 마가렛이 이 말다툼에 끼어들어,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을 향해 저주를 퍼붓습니다. 리처드를 향한 저주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The worm of conscience still begnaw thy soul

양심의 벌레가 네 영혼을 끊임없이 갉아먹기를.

Thy friends suspect for traitors while thou liv’st

네가 사는 동안 친구들을 배신자로 의심하게 되기를.

저주의 대상은 리처드만이 아닙니다. 리버스와 그레이, 헤이스팅스가 각자의 마지막 순간에 이 저주를 떠올리고, 버킹엄은 처형장에서 이 말을 다시 입에 올립니다. 마가렛이 버킹엄에게 남긴 경고는 곧 극의 줄거리를 앞질러 말하는 예언입니다.

Have not to do with him; beware of him;

저자와 얽히지 마라. 저자를 조심하라.

마가렛이 나간 뒤 리처드는 곧바로 관객에게 가면의 작동 방식을 설명합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을 남에게 돌리고, 성경 구절을 곁들여 성인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And seem a saint when most I play the devil.

가장 악마 노릇을 할 때 성인처럼 보이는 것이다.

5. 양심을 파는 살인자들

탑의 장면은 클래런스의 꿈으로 시작해 살인자들의 우스꽝스러운 양심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꿈속에서 클래런스는 바다 밑바닥의 보석과 해골을 봅니다.

Methoughts I saw a thousand fearful wracks;

수천 척의 무서운 난파선을 본 듯했다.

살인을 맡은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로 겁을 내다가 보수를 떠올리며 돌아서고, 한 사람은 양심을 일종의 귀찮은 병처럼 묘사합니다.

Where’s thy conscience now?

네 양심은 지금 어디 있나?

O, in the Duke of Gloucester’s purse.

아, 글로스터 공작의 지갑 속에 있지.

I’ll not meddle with it; it makes a man coward.

나는 그것에 손대지 않겠어. 사람을 겁쟁이로 만드니까.

이 대목은 웃음을 주면서도 5막의 리처드를 미리 겹쳐 놓습니다. 양심을 겁쟁이의 말이라고 부르던 사람이 마지막 밤에 양심 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이미 한 번 희극으로 보여 준 셈입니다. 클래런스가 법의 판결 없이 죽는 것은 불법이라고 호소하는 대목은 이 극의 도덕 감각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줍니다.

Before I be convict by course of law

법의 절차로 유죄를 받기도 전에

6. 에드워드 왕의 화해와 후회

2막 1장은 병든 왕이 마지막으로 궁정의 불화를 봉합하려는 장면입니다. 리처드는 가장 겸손한 얼굴로 맹세에 합류합니다.

I thank my God for my humility.

나의 겸손함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이 화해의 분위기를 깨는 것은 바로 그가 건네는 소식입니다. 왕이 처형을 취소했으나 이미 늦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Is Clarence dead? The order was reversed.

클래런스가 죽었다고? 명령은 취소되었는데.

왕은 곧 자신을 후회하며 형제를 위해 누구도 간청하지 않았다고 한탄합니다. 이 한탄은 자신의 책임을 포함하기 때문에 더 아프게 들립니다.

Who spoke of brotherhood? Who spoke of love?

누가 형제의 정을 말했는가? 누가 사랑을 말했는가?

왕이 사라지자 리처드는 죄를 왕비의 친족에게 넘기며 장면을 마무리합니다. 가해자가 애도하는 척 앞장서 서는 것이 이 극에서 되풀이되는 구도입니다.

7. 어린 왕자와 어린 요크

왕이 죽은 뒤 무대의 중심은 아이들로 옮겨 갑니다. 2막 4장의 어린 요크는 삼촌 글로스터에게 들은 말을 곱씹으며, 어린 풀이 오히려 은혜가 있다는 속담의 뜻을 따집니다.

Small herbs have grace; great weeds do grow apace.

작은 풀은 곱고, 큰 잡초는 빨리 자란다.

3막 1장에서 왕자는 탑으로 가는 것을 꺼리고, 기록이 없어도 진실은 후세에 전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영리함은 곁에서 듣는 리처드에게는 위협이어서 그는 방백으로 속삭입니다.

I do not like the Tower, of any place.

어느 곳보다도 나는 탑이 싫어요.

So wise so young, they say, do never live long.

이토록 어리고 영리한 아이는 오래 살지 못한다고들 하지.

클래런스 삼촌의 유령이 있는 탑에서는 편히 못 잘 것 같다는 어린 요크의 말에, 왕자는 죽은 삼촌들은 무섭지 않다고 답합니다.

I fear no uncles dead.

죽은 삼촌들은 무섭지 않아요.

Nor none that live, I hope.

산 삼촌도 그렇기를 바란다.

리처드의 한마디는 어른의 위선을 한 줄로 드러냅니다. 아이들이 "무섭지 않다"고 말하는 순간 관객은 이미 그들이 두려워해야 할 대상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8. 시민들의 예감

2막 3장은 세 시민이 길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로, 궁정 밖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합창의 구실을 합니다. 한 시민은 어린 왕이 서는 나라의 위험을 이렇게 말합니다.

Woe to that land that’s governed by a child.

아이가 다스리는 나라에 화가 있다.

그들은 큰 사건을 직접 보지 못해도 징조를 읽습니다.

When clouds are seen, wise men put on their cloaks;

구름이 보이면 현명한 사람은 외투를 걸친다.

When great leaves fall, then winter is at hand;

큰 잎이 떨어지면 겨울이 가까운 것이다.

겨울은 첫 독백의 은유가 거꾸로 돌아온 이미지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불안이 궁정의 계략보다 먼저 사태를 정확히 읽는다는 사실은, 3막 7장에서 시민들이 침묵으로 대답하는 장면에서 다시 확인됩니다.

9. 멧돼지의 꿈과 헤이스팅스

3막은 헤이스팅스의 하루를 따라갑니다. 새벽 스탠리의 전령이 꿈 이야기를 가져오지만 그는 웃어넘깁니다.

He dreamt the boar had razed off his helm.

그가 멧돼지가 자기 투구를 부수는 꿈을 꾸었다고.

멧돼지는 극 속에서 리처드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그 전날 밤 리처드는 이미 버킹엄에게 "목을 쳐라"고 가볍게 말해 두었습니다.

Chop off his head, man; somewhat we will do.

그의 머리를 쳐라. 뭔가는 해야 하니까.

헤이스팅스가 가장 자신만만한 순간에 버킹엄이 방백으로 던지는 한마디는 극적 아이러니의 정석입니다.

And supper too, although thou knowest it not.

저녁도 그렇지, 자네는 모르겠지만.

탑의 회의에서 리처드가 팔의 마법을 들먹이고 "만일"이라는 말을 문제 삼아 즉결을 명하는 장면은 법과 절차가 한 사람의 기분에 의해 지워지는 순간입니다.

Off with his head!

그의 목을 쳐라!

죽음을 눈앞에 둔 헤이스팅스의 말은 이 극에서 가장 쓸쓸한 문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O momentary grace of mortal men

오, 필멸의 인간이 주는 순간의 총애여.

Who builds his hope in air of your good looks

그대의 좋은 낯빛이라는 공기 위에 희망을 짓는 자는

10. 시장 앞의 연극

3막 5장에서 3막 7장까지는 권력이 연극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버킹엄은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자랑합니다.

Tut, I can counterfeit the deep tragedian;

흥, 나는 깊은 비극 배우 흉내쯤은 낼 수 있지.

서기관은 헤이스팅스의 죄를 적은 문서가 그가 살아 있을 때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독백으로 폭로하고, 모든 사람이 속임수를 보고도 말하지 못하는 세상을 한탄합니다.

Who is so gross That cannot see this palpable device?

이 뻔한 술수를 못 볼 만큼 둔한 이가 누구인가?

길드홀의 시민들은 환호하지 않았습니다. 버킹엄이 전하는 침묵이 이 장의 가장 정직한 장면입니다.

like dumb statues or breathing stones

말 없는 조각상이나 숨 쉬는 돌처럼

그렇더라도 연극은 계속됩니다. 리처드는 두 주교 사이에서 기도서를 들고 거절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Play the maid’s part: still answer nay, and take it.

처녀 역을 하십시오. 계속 아니라고 답하다가 받으십시오.

I cannot, nor I will not, yield to you.

나는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겠소. 당신들에게 응할 수 없소.

왕관을 마지못해 받는 이 장면은 가짜 겸손이 어떻게 통하는지 보여 주는 동시에, 시민들이 이 연극에서 어떤 역을 맡았는지 묻게 합니다.

11. 정점의 균열

4막 2장에서 리처드는 왕좌에 오르며 곧바로 버킹엄에게 첫 시험을 내립니다. 그가 처음으로 쓴 왕의 말은 감사가 아니라 의심입니다.

Thus high, by thy advice And thy assistance is King Richard seated.

이처럼 높이, 그대의 조언과 도움으로 리처드 왕이 앉았다.

두 왕자를 죽이라는 요구 앞에서 버킹엄이 잠시 시간을 청하자 리처드는 단번에 그를 버립니다.

Tut, tut, thou art all ice; thy kindness freezes.

쳇, 쳇, 자네는 온통 얼음이로군. 그 친절이 얼어붙는구나.

그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와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So far in blood that sin will pluck on sin

피 속에 깊이 들어와 죄가 죄를 끌어당긴다.

Tear-falling pity dwells not in this eye.

눈물 흘리는 연민은 이 눈에 깃들지 않는다.

약속한 백작령을 청하는 버킹엄에게 리처드가 시간만 묻는 장면은 권력의 냉혹한 희극입니다. 가장 가까운 동지가 마지막 이용 가치까지 소진되자 모욕 속에 버려집니다.

I am not in the giving vein today.

오늘은 베풀 기분이 아니다.

Made I him King for this?

이러려고 내가 그를 왕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12. 탑 속의 두 왕자

왕자들의 죽음은 무대 밖에서 일어나고, 티렐의 보고로만 전해집니다. 이 극은 폭력 자체를 보여 주기보다 그 뒤의 정적에 집중합니다. 티렐이 먼저 꺼내는 말은 이렇습니다.

The tyrannous and bloody act is done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일이 끝났다.

직접 손을 댄 이들마저 울었다는 증언은 아이들의 무구함을 한층 선명하게 만듭니다. 시적인 이미지로 두 아이를 떠올리는 대목입니다.

Their lips were four red roses on a stalk

그들의 입술은 한 줄기에 핀 네 송이 붉은 장미였다.

그러나 리처드는 감상에 머물지 않고 곧바로 결과의 계산으로 넘어갑니다.

The sons of Edward sleep in Abraham’s bosom

에드워드의 아들들은 아브라함의 품에서 잠들었다.

그가 아내 앤도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는 순간, 첫 구애의 대가가 얼마나 빨리 치러졌는지 관객은 깨닫습니다. 이 모든 죽음은 곧 다음 장에서 여인들의 입을 통해 헤아려집니다.

13. 세 여인의 애도

4막 4장은 이 극의 감정적 중심입니다. 남자들의 권력 싸움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안, 잃은 사람들은 무대 한가운데 앉아 사라진 이름을 하나씩 부릅니다. 마가렛은 자신의 슬픔을 그들의 슬픔과 짝지어 늘어놓습니다.

I had an Edward, till a Richard killed him

나에게는 에드워드가 있었다, 리처드가 그를 죽일 때까지.

Thou hadst a Clarence too, and Richard killed him.

너에게도 클래런스가 있었다. 리처드가 그를 죽였다.

마가렛이 승리자의 얼굴로 복수를 확인하는 자리에서도, 이 장은 슬픔을 서로 비교하는 데서 오는 기이한 연대를 그려 냅니다. 불행은 왜 이리 말이 많으냐고 공작부인이 묻자 엘리자베스가 답하는 대목이 이 장면의 요지입니다.

Why should calamity be full of words?

왜 불행은 말로 가득한가?

yet do they ease the heart

그래도 말은 마음을 덜어 준다.

말로는 어떤 것도 되돌릴 수 없지만 그래도 말하게 하는 힘, 셰익스피어가 애도를 대하는 방식이 여기에 있습니다.

14. 어머니의 저주와 딸을 둘러싼 흥정

리처드가 군대와 함께 지나가려 하자 공작부인이 앞을 막습니다.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저주는 마가렛의 저주보다 더 무겁게 들립니다.

Thou cam’st on earth to make the earth my hell.

너는 이 땅에 와서 이 땅을 내게 지옥으로 만들었다.

Bloody thou art; bloody will be thy end.

너는 피투성이이니, 네 끝도 피투성이가 되리라.

이어지는 엘리자베스와의 대화는 1막 2장 앤의 구애를 거울에 비춘 장면입니다. 이번에도 상대의 한 줄을 받아 한 줄로 되받는 싸움이 이어지지만, 엘리자베스는 말마다 그의 논리를 뒤집습니다. 리처드가 하느님, 세상, 자기 자신을 걸고 맹세하려 하자 그녀는 하나씩 그 맹세가 이미 더럽혀졌음을 짚습니다.

Swear then by something that thou hast not wronged.

그렇다면 네가 해치지 않은 것을 걸고 맹세하라.

Plain and not honest is too harsh a style.

솔직하되 정직하지 않은 말은 너무 거친 문체다.

엘리자베스가 "내가 가서 딸을 설득하겠다"고 물러가자 리처드는 승리를 확신하며 그녀를 비웃습니다.

Relenting fool, and shallow, changing woman!

마음 약한 바보, 얕고 변덕스러운 여자 같으니!

그러나 뒤 장면에서 스탠리가 전하는 소식은 반대입니다. 왕비는 딸을 리치몬드와 짝지어 주기로 이미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그가 1막에서 앤을 얻은 것과 달리 처음으로 상대의 연기를 읽지 못한 순간으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15. 버킹엄의 최후와 리치몬드의 행군

5막 1장에서 처형장으로 향하는 버킹엄은 마가렛의 저주를 자기 목에 떨어진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의 한탄에는 이 극이 반복해 온 질서가 담겨 있습니다.

Thus Margaret’s curse falls heavy on my neck

이렇게 마가렛의 저주가 내 목에 무겁게 떨어진다.

Wrong hath but wrong, and blame the due of blame.

잘못은 잘못만을, 비난은 마땅한 비난만을 받는다.

한편 스탠리는 아들 조지가 리처드의 인질로 잡혀 있어 리치몬드를 드러내 놓고 돕지 못합니다. 이 인질이 극의 마지막 긴장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The fear of that holds off my present aid.

그 두려움이 지금의 도움을 막고 있다.

탬워스에서 리치몬드가 병사들을 이끄는 장면은 짧지만 이 극의 정치 감각을 보여 줍니다. 그는 리처드와 정반대로 명분과 희망을 말합니다.

True hope is swift, and flies with swallow’s wings

참된 희망은 빠르고 제비의 날개로 난다.

Kings it makes gods, and meaner creatures kings.

희망은 왕을 신으로, 미천한 이들을 왕으로 만든다.

16. 유령들의 밤

보즈워스 전야에 천막은 두 개로 나뉘고, 잠든 두 사람 앞에 죽은 이들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같은 유령이 한 사람에게는 저주를, 다른 한 사람에게는 축복을 말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에드워드 왕자가 먼저 말문을 엽니다.

Let me sit heavy on thy soul tomorrow

내일 네 영혼 위에 무겁게 앉게 해다오.

유령들은 리처드에게는 하나같이 같은 후렴을 남깁니다.

Despair, and die!

절망하고 죽어라!

리치몬드에게는 같은 사람이 정반대의 말을 합니다.

Live, and flourish!

살아서 번영하라!

Sleep, Richmond, sleep in peace, and wake in joy

자거라, 리치몬드. 평화롭게 자고 기쁨 속에 깨어나라.

Good angels guard thee from the boar’s annoy.

선한 천사들이 멧돼지의 해코지에서 너를 지켜 주기를.

마가렛의 저주가 이 극의 말로 된 예언이라면, 유령의 장면은 그것을 무대 위에서 한눈에 보게 한 결산표입니다. 지금까지 사라진 인물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17. 리처드의 양심

잠에서 깬 리처드의 독백은 극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대목입니다. 관객에게 늘 의기양양하게 말하던 사람이 처음으로 말을 더듬고 자신에게 질문합니다.

O coward conscience, how dost thou afflict me!

오, 겁쟁이 양심아, 어찌 이리 나를 괴롭히는가!

Richard loves Richard, that is, I am I.

리처드는 리처드를 사랑한다. 곧, 나는 나다.

그러나 이 항등식은 곧 흔들립니다. 스스로를 변호하려는 문장이 한 줄 한 줄 자신을 고발하는 문장으로 바뀝니다.

There is no creature loves me

나를 사랑하는 생명은 없다.

And if I die no soul will pity me.

내가 죽어도 나를 가여워할 영혼은 없을 것이다.

이 독백이 인상적인 것은, 그가 첫 독백의 자신감 있는 어조를 잃었음에도 곧바로 입장을 되돌리기 때문입니다. 아침의 연설에서 그는 양심을 다시 겁쟁이의 말로 규정하고 칼을 법으로 삼겠다고 말합니다. 1막의 살인자가 던진 양심 조롱이 여기서 가장 위험한 방식으로 되돌아옵니다.

Conscience is but a word that cowards use

양심은 겁쟁이들이 쓰는 말일 뿐이다.

Our strong arms be our conscience, swords our law.

우리의 강한 팔이 우리의 양심이고, 칼이 우리의 법이다.

18. 보즈워스 들판과 장미의 결합

전투는 짧고 빠르게 지나갑니다. 말을 잃은 리처드가 외치는 대사는 이 극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 줄입니다.

A horse! A horse! My kingdom for a horse!

말을 다오! 말을! 말 한 마리에 내 왕국을 주겠다!

그는 마지막까지 왕의 모습으로 싸우고, 리치몬드를 닮은 자들을 대신 쓰러뜨렸다고 큰소리칩니다.

I think there be six Richmonds in the field

전장에는 리치몬드가 여섯은 있는 것 같다.

I have set my life upon a cast

나는 내 목숨을 주사위 한 번에 걸었다.

리처드가 쓰러진 뒤 이야기는 새 질서로 옮겨 갑니다. 승리자 리치몬드의 첫마디는 간결합니다.

The day is ours, the bloody dog is dead.

오늘은 우리의 날이다. 피에 굶주린 개는 죽었다.

마지막 연설에서 리치몬드는 형제가 형제를,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던 오랜 광기를 돌아보고,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이 혼인으로 하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We will unite the white rose and the red.

우리는 흰 장미와 붉은 장미를 하나로 합칠 것이다.

England hath long been mad, and scarred herself

잉글랜드는 오랫동안 미쳐 스스로를 상처 입혀 왔다.

Now civil wounds are stopped, peace lives again.

이제 내전의 상처는 아물었고 평화가 다시 산다.

마지막 장면은 승리의 환호보다 조용한 기도에 가깝습니다. 리처드는 홀로 무대를 지배하다 사라지고, 끝에 남는 것은 상처를 닫으려는 사람들의 말입니다. 이 결말이 튜더 왕조의 시작을 비추는 것이라고 흔히 설명하는데, 그런 배경을 모르더라도 폭정 뒤에 질서를 되찾는 이야기로 충분히 읽힙니다.

19. 이 책을 읽는 방법

『리처드 3세』는 5막 25장의 비교적 긴 희곡이지만, 장면마다 중심이 분명해 끊어 읽기에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1막 1장(개막 독백), 1막 2장(관 곁의 구애), 1막 3장(마가렛의 저주)을 먼저 읽어 보세요. 이어 3막 4장(탑의 회의)과 3막 7장(왕관을 받는 연극), 4막 4장(여인들의 애도와 딸을 둘러싼 흥정), 5막 3장(유령과 양심의 독백)이 극의 뼈대를 이룹니다. 리처드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독백이 많아서, 소리 내어 읽거나 들으면 말 속의 리듬과 아이러니가 더 잘 들립니다. 앞선 사극을 읽지 않았더라도 마가렛과 공작부인의 대사에서 지난 싸움의 윤곽이 드러나므로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리처드를 매혹적인 악당으로 읽을지, 시대가 만든 편견과 권력욕이 빚어낸 인물로 읽을지는 독자마다 갈립니다. 한 번은 사건을 따라 읽고, 다시 읽을 때는 저주와 꿈, 맹세와 연기가 어떻게 되풀이되며 결말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면 같은 대사가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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