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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608년경 집필

Pericles, Prince of Tyre

페리클레스

수수께끼 하나 때문에 고향을 떠난 티레의 왕자가 폭풍과 상실의 바다를 지나, 잃었다고 믿은 아내와 딸을 다시 품에 안기까지의 이야기

Thou that wast born at sea, buried at Tarsus, And found at sea again!

바다에서 태어나 타르수스에 묻혔다가, 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아이야!

Led on by heaven, and crown’d with joy at last.

하늘의 인도를 받아, 마침내 기쁨의 관을 쓴다.

한눈에 보기

안티오크의 왕 안티오쿠스가 내건 수수께끼를 풀어 버린 티레의 왕자 페리클레스는 왕의 비밀을 알아챈 탓에 쫓기는 몸이 된다. 헬리카누스에게 나라를 맡기고 떠난 그는 굶주린 타르수스에 곡식을 나눠 주고, 난파한 펜타폴리스에서 녹슨 갑옷 하나로 마상 시합에 나가 시모니데스 왕의 딸 타이사와 결혼한다. 귀향길 폭풍 속에서 타이사는 딸 마리나를 낳고 숨진 듯 바다에 내려지며, 페리클레스는 아기를 타르수스의 클레온 부부에게 맡긴다. 자라난 마리나는 질투에 눈먼 디오니자의 표적이 되고, 해적과 미틸레네의 포주 집을 거쳐 총독 리시마쿠스와 만난다. 슬픔 속에 말을 잃은 페리클레스가 마리나의 노래와 이야기로 깨어나 딸을 알아보고, 여신 다이아나의 계시를 따라 에베소 신전에서 아내와 재회한다. 열여섯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The Odyssey)
  • 윌리엄 셰익스피어 『겨울 이야기』 (The Winter’s Tale)
  • 윌리엄 셰익스피어 『폭풍우』 (The Tempest)

한 권 요점

Pericles, Prince of Tyre

『페리클레스』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1608년 무렵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나 1616년까지 산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다른 작가가 일부를 썼다는 견해가 널리 알려진 만큼 그의 다른 대표작과는 결이 다른 연극으로 꼽힙니다. 극은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막마다 중세 시인 존 고워에서 이름을 딴 노래꾼 '고워'가 코러스로 나와 이야기를 이어 줍니다. 장소는 안티오크, 티레, 타르수스, 펜타폴리스, 에베소, 미틸레네로 흩어져 있고, 고워는 관객의 상상력으로 바다를 건너도록 청합니다. 줄기는 하나입니다. 왕자 페리클레스가 운명의 매질을 맞을 때마다 어떻게 견디는가, 그리고 그가 잃은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되돌아오는가입니다. 앞부분은 아버지 세대의 죄를, 뒷부분은 딸 마리나의 순결한 지혜를 그립니다.

줄거리

제1막: 안티오크의 수수께끼, 도망, 타르수스의 곡식

고워가 재 속에서 되살아난 늙은 노래꾼처럼 나와 이야기를 엽니다. 안티오크의 왕 안티오쿠스는 아내를 잃고 홀로 남은 딸과 금지된 관계를 맺고 있고, 아름다운 딸에게 구혼하러 오는 왕자들이 늘자 법을 세웁니다. 수수께끼를 풀면 딸을 얻고 풀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많은 구혼자가 그렇게 죽었습니다. 티레의 젊은 왕자 페리클레스는 앞선 이들의 운명을 듣고도 물러서지 않고 수수께끼를 읽습니다. 그리고 그 답이 왕과 딸 사이의 죄임을 곧바로 알아챕니다. 페리클레스는 답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에둘러 말하지만, 안티오쿠스는 자기 비밀이 들켰음을 눈치채고 겉으로는 40일의 말미를 주면서 암살자 탈리아르드를 뒤쫓게 합니다. 이를 먼저 알아챈 페리클레스는 서둘러 안티오크를 떠납니다.

티레의 궁전에서 페리클레스는 이유 모를 우울에 빠집니다. 자신이 입을 다물겠다고 맹세해도 안티오쿠스가 군대를 보내 백성을 해칠까 두려운 것입니다. 신하들이 평안을 빌며 아첨하는 사이, 늙은 헬리카누스만이 그 왕에게 아첨은 죄에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라고 직언합니다. 왕이 그를 벌하겠다고 하자 헬리카누스는 무릎을 꿇고 "도끼는 내가 갈아 두었으니 내려치기만 하십시오"라고 답합니다. 페리클레스는 그를 일으켜 세우고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헬리카누스는 한동안 여행을 떠나 분노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라고 권하고, 페리클레스는 나라를 그에게 맡긴 채 타르수스로 향합니다. 뒤따라 티레에 온 탈리아르드는 왕이 이미 떠났음을 알고 안티오크로 돌아갈 구실을 얻습니다. 한편 타르수스에서는 총독 클레온과 아내 디오니자가 극심한 기근을 한탄합니다. 한때 풍요롭다 못해 오만했던 도시가 굶주려 쓰러져 가는 와중에 이웃 나라의 함대가 접근한다는 소식이 옵니다. 정복군이 아닌가 두려워하던 그들 앞에 나타난 페리클레스는 배에 곡식을 싣고 왔다고 밝힙니다. 클레온은 그 은혜를 저버리면 하늘의 저주가 내리기를 빌겠다고 맹세하고, 페리클레스를 도시의 손님으로 맞아들입니다.

제2막: 어부의 그물, 녹슨 갑옷, 시모니데스의 승낙

고워는 헬리카누스가 보낸 편지로 탈리아르드의 암살 시도를 알게 된 페리클레스가 타르수스를 떠나지만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배를 모두 잃고 홀로 해안에 던져졌다고 전합니다. 젖은 몸으로 펜타폴리스 해변에 선 페리클레스는 하늘을 향해 분노를 거둬 달라고 합니다. 가난한 어부 셋이 그를 거두어 옷을 내어 주고, 그물에 걸려 올라온 것이 마침 바다가 삼킨 그의 아버지 갑옷임을 알게 됩니다. 어부들은 이 왕국의 왕이 평화롭게 다스리는 시모니데스이고 내일이 그 딸 타이사의 생일이며 마상 시합이 열린다고 알려 줍니다. 페리클레스는 녹슨 갑옷을 입고 시합에 나섭니다.

시모니데스 왕과 타이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여섯 기사가 방패의 문장을 보이며 지나갑니다. 마지막 기사 페리클레스의 방패에는 꼭대기만 푸른 시든 가지가 그려져 있고 '이 희망으로 산다'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신하들은 녹슨 갑옷을 비웃지만 그는 시합에서 승리해 연회의 왕으로 뽑힙니다. 타이사는 그에게 한눈에 마음을 빼앗기고, 시모니데스는 낯선 이의 기품을 알아보고 이름과 출신을 묻게 합니다. 페리클레스가 "티레의 신사, 이름은 페리클레스, 난파하여 이곳에 닿았다"고 밝히자 왕은 그의 불운을 안타까워하며 춤을 권합니다. 같은 시각 티레에서는 헬리카누스가 에스카네스에게 안티오쿠스와 그의 딸이 하늘의 불벼락에 맞아 죽었다고 전합니다. 왕이 돌아오지 않자 귀족들은 헬리카누스를 왕으로 추대하려 하지만, 그는 거절하고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며 귀족들에게 왕을 찾아 나서라고 당부합니다.

다시 펜타폴리스. 타이사는 이미 구혼자들을 물리치겠다는 편지를 쓰면서 그 낯선 기사와 결혼하겠다는 속뜻을 가족에게 전해 두었습니다. 시모니데스는 딸의 선택에 마음속으로 찬성하면서도 페리클레스에게 화난 척 "내 딸을 홀렸으니 반역자"라고 몰아붙입니다. 페리클레스가 결백을 맹세하며 칼을 쥐려 하자 왕은 그의 용기를 속으로 칭찬하고, 타이사가 나타나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임을 밝히자 갑자기 손을 맞잡게 하며 둘이 부부가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제3막: 폭풍 속의 출산, 바다의 장례, 세리몬의 소생

혼례 뒤 고워가 무언극과 함께 이야기를 잇습니다. 티레에서 편지가 와 안티오쿠스가 죽었고 헬리카누스가 1년 안에 왕이 돌아오지 않으면 왕관을 쓰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페리클레스는 아이를 가진 타이사와 함께 유모 리코리다를 데리고 귀국길에 오르고, 배는 거센 폭풍을 만납니다. 갑판 위에서 출산이 이어지고 리코리다가 갓난 딸을 안고 나와 왕비가 숨졌다고 알립니다. 페리클레스는 신들이 선물을 주어 사랑하게 하고는 거두어 간다며 절규합니다. 선원들은 죽은 이를 배에 두면 바람이 멎지 않는다는 오랜 믿음을 들어 왕비를 바다에 내려야 한다고 간청합니다. 페리클레스는 어쩔 수 없이 따르며, 향료와 보석과 편지를 넣은 단단한 상자에 왕비를 눕혀 바다에 띄워 보냅니다. 폭풍 속에서도 그는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타르수스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상자는 에베소 해안에 떠밀려 오고, 의술과 자선으로 이름 높은 영주 세리몬이 열어 봅니다. 그 안에는 향유에 싸인 젊은 여인과 보석, "누구든 이 왕비를 묻어 주는 이에게 신들이 보답하리라"는 왕의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세리몬은 수상한 온기를 느끼고 불과 음악으로 정성껏 보살피고, 타이사가 눈을 뜨고 "다이아나여, 여기가 어디인가요?"라고 묻습니다. 한편 타르수스에서 페리클레스는 클레온과 디오니자에게 갓난 마리나를 맡기며 왕녀답게 길러 달라고 부탁하고, 딸이 결혼할 때까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겠다고 맹세합니다. 에베소에서는 정신을 되찾은 타이사가 남편을 다시 볼 수 없다고 믿고, 세리몬의 권유로 다이아나 신전의 여사제가 됩니다.

제4막 제1~4장면: 마리나와 레오닌, 해적, 거짓 무덤

고워는 페리클레스가 티레에 돌아가 다스리는 동안 마리나가 타르수스에서 음악과 학문을 익혀 모두의 감탄을 받는 처녀로 자랐다고 전합니다. 같은 나이의 클레온의 딸 필로텐은 어느 재주에서도 마리나에게 미치지 못하고, 이 비교가 디오니자의 질투를 키웁니다. 때마침 마리나의 유모 리코리다가 숨지고, 디오니자는 하인 레오닌에게 마리나를 없애라고 명합니다. 마리나가 유모의 무덤에 꽃을 뿌리러 나선 해안에서 디오니자는 산책을 권하는 척하며 레오닌과 단둘이 남겨 둡니다. 마리나는 폭풍 속에서 태어난 자신의 출생을 이야기하며 살려 달라고 호소하지만 레오닌은 맹세를 이유로 거절합니다. 그 순간 해적들이 나타나 마리나를 낚아채 가고, 레오닌은 마리나가 죽었다고 둘러대기로 합니다.

타르수스에서 클레온은 디오니자의 소행을 알고 경악합니다. 디오니자는 비밀을 아는 레오닌을 제거했고, 페리클레스가 오면 딸이 밤사이 죽었다고 말하겠다며 무덤까지 준비합니다. 클레온은 "하늘이 이 죄를 용서하기를" 빌 뿐 맞서지 못합니다. 이윽고 도착한 페리클레스는 무덤과 비문을 보여 주는 클레온 부부의 말을 믿고 통곡합니다. 그는 얼굴을 씻지도, 머리를 자르지도 않겠다고 맹세하고 거친 베옷 차림으로 다시 바다로 떠납니다. 고워는 관객에게 거짓 슬픔이 진짜 슬픔을 속이는 장면을 보라고 일러 줍니다.

제4막 제5~6장면: 미틸레네, 포주 집의 마리나

마리나는 해적에게서 미틸레네의 포주 판다르 부부와 하인 볼트에게 팔려 갑니다. 그들은 마리나의 미모를 장사 밑천으로 삼으려 하지만, 마리나는 눈물과 논리로 맞섭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신사들은 그녀가 설교하듯 들려주는 덕과 신앙의 말에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갑니다. 신분을 숨기고 찾아온 총독 리시마쿠스 역시 그녀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금화를 쥐여 주며 그 맑은 길을 지키라고 하고는 떠납니다. 일이 틀어지자 포주 부부는 볼트에게 마리나를 힘으로 꺾으라고 시킵니다. 마리나는 그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비루한 직업이라고 꾸짖고, 자신이 노래와 바느질과 춤을 가르칠 테니 정직한 집에 보내 달라고 설득합니다. 볼트는 마지못해 주인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합니다.

제5막: 침묵하는 왕과 딸, 다이아나의 계시, 에베소

고워는 마리나가 포주 집을 벗어나 정직한 집에서 노래와 수예로 이름을 얻고 있으며, 바다를 떠돌던 페리클레스의 배가 미틸레네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고 알립니다. 총독 리시마쿠스는 넵튠 축제를 즐기다 이 낯선 배를 보고 올라타, 헬리카누스에게서 왕이 석 달째 입을 열지 않고 음식도 거의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리시마쿠스는 마리나를 불러 왕을 위로해 보게 합니다. 마리나의 노래에도 페리클레스는 반응하지 않지만, 마리나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자 왕이 천천히 눈을 돌립니다. 그녀가 왕의 딸이며 바다에서 태어나 '마리나'라고 불렸다는 대목에 이르자 페리클레스는 몸을 떨며 한 마디 한 마디를 확인합니다. 이름, 어머니 타이사, 유모 리코리다, 타르수스까지 이야기가 모두 맞아떨어지자 그는 딸을 껴안고 헬리카누스에게 무릎 꿇고 신께 감사하라고 외칩니다. 이윽고 그는 하늘의 음악을 듣고 잠들며, 꿈에 여신 다이아나가 나타나 에베소 신전의 제단에서 자신의 일을 모두 밝히라고 명합니다. 페리클레스는 타르수스에서 클레온을 벌하려던 뜻을 접고 에베소로 향하며, 리시마쿠스가 마리나에게 청혼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에베소 신전에서는 여사제가 된 타이사가 제단 곁에 서 있고 세리몬이 함께 있습니다. 페리클레스는 아내와 딸의 일을 고백하고, 그 목소리를 알아본 타이사가 "목소리와 얼굴, 당신은 페리클레스 왕"이라 외치며 쓰러집니다. 세리몬이 그녀를 어떻게 구했는지 밝히고, 타이사는 아버지가 준 반지를 보이며 남편임을 확인합니다. 마리나가 어머니 곁에 무릎을 꿇어 가족이 모두 만나고, 헬리카누스도 왕비를 알아봅니다. 시모니데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페리클레스는 14년 동안 자르지 않던 머리카락을 이제 다듬겠다고 하며, 마리나와 리시마쿠스의 혼례를 펜타폴리스에서 올리고 두 사람이 티레를 다스리게 하겠다고 정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워가 나와 안티오쿠스와 그 딸은 죄의 값을 치렀고, 페리클레스 가족은 인내 끝에 기쁨을 얻었으며, 헬리카누스의 충성과 세리몬의 자선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정리합니다. 클레온 부부는 소문이 퍼지자 성난 시민들 손에 최후를 맞았다고 전해지며 막이 내립니다.

대목별로 읽기

1. 고워의 노래, 옛이야기라는 틀

극은 사람이 아니라 노래꾼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고워는 자신이 재에서 일어난 옛 시인이라고 소개합니다.

To sing a song that old was sung, From ashes ancient Gower is come

옛날에 불리던 노래를 부르려고, 재에서 늙은 고워가 왔다.

그는 매 막마다 나와 시간과 거리를 건너뛰며, 무대 위의 무언극을 말로 풀어 줍니다.

What’s dumb in show I’ll plain with speech.

몸짓으로 보인 것을 말로 풀어 주리라.

이 구조 덕분에 극은 현실감보다 옛이야기의 질감을 얻습니다. 사건은 우연과 기적으로 이어지지만, 관객은 그것을 노래 속 이야기로 받아들입니다. 이 책의 믿기 어려운 우연들이 오히려 매혹이 되는 까닭입니다.

2. 수수께끼와 침묵

안티오크의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어떻게 말하는가입니다. 페리클레스는 진실을 알면서도 왕에게 정면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Few love to hear the sins they love to act

자기가 짓기를 좋아하는 죄를 듣기 좋아하는 이는 드물다.

그가 선택한 것은 폭로가 아니라 돌려 말하기입니다.

For vice repeated is like the wandering wind

되풀이되는 악덕은 떠도는 바람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묵으로도 목숨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안티오크를 떠나며 페리클레스가 내리는 결론은 이렇습니다.

Murder’s as near to lust as flame to smoke

살인은 정욕 곁에 있다, 불꽃 곁의 연기처럼.

진실을 아는 자가 오히려 도망자가 된다는 역설이 극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이후 페리클레스는 이름 없는 방랑자로 지내며 사건에 휘둘립니다.

3. 헬리카누스의 직언

티레의 궁전에서 신하들이 왕의 기분을 맞추는 사이, 헬리카누스는 아첨을 불에 비유합니다.

They do abuse the king that flatter him

왕에게 아첨하는 자들이야말로 왕을 욕보이는 자들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말합니다.

I have ground the axe myself; Do but you strike the blow.

도끼는 내가 직접 갈아 두었으니, 내려치기만 하십시오.

페리클레스의 반응은 이 인물의 첫 번째 미덕을 보여 줍니다. 자신을 꾸짖은 신하를 벌하지 않고 감사합니다.

thou art no flatterer: I thank thee for it

너는 아첨꾼이 아니다. 그것에 감사한다.

왕과 신하의 이 신뢰가 훗날 극의 안전판이 됩니다. 페리클레스가 떠나 있는 동안에도 티레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헬리카누스가 왕관을 탐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첨과 직언의 대비는 극 끝의 교훈으로 그대로 돌아옵니다.

4. 굶주린 도시와 선물한 곡식

타르수스의 기근은 풍요가 오만으로 변했던 도시의 몰락 이야기입니다. 클레온은 불행이 연쇄한다는 것을 압니다.

One sorrow never comes but brings an heir

슬픔은 결코 혼자 오지 않고 상속자를 데려온다.

그는 함대가 정복자일까 두려워하지만 잃을 것이 없다고 체념합니다.

The ground’s the lowest, and we are half way there.

바닥은 가장 낮은 곳이고, 우리는 이미 거의 거기 와 있다.

페리클레스는 무릎 꿇는 이들을 일으켜 세우며 말합니다.

We do not look for reverence, but for love

우리는 경외가 아니라 사랑을 바란다.

이 장면의 은혜가 훗날 가장 쓰라린 배신의 값을 올립니다. 곡식으로 도시를 살린 왕의 딸이 같은 도시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것입니다. 클레온이 첫 장면에서 한 말에는 뼈가 있습니다.

Who makes the fairest show means most deceit.

가장 그럴듯한 모습을 꾸미는 자가 가장 많이 속이려 한다.

5. 바다가 던져 올린 사람, 어부의 세계

난파한 왕자는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서 도움을 받습니다. 어부는 바다의 먹이 사슬로 인간 세상을 풍자합니다.

the great ones eat up the little ones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는 거지.

페리클레스는 처지가 바뀐 뒤에야 자기 자신을 새로 돌아봅니다.

What I have been I have forgot to know

지난날의 내가 어떠했는지는 잊어버렸다.

어부는 청하는 말에 곧바로 외투를 건넵니다.

Now gods forbid’t, and I have a gown here

신이 막으시기를! 여기 외투가 하나 있으니 입으시오.

그물에서 아버지의 갑옷이 올라오자 그는 난파를 다시 헤아립니다.

my shipwreck now’s no ill

내 난파도 이제는 불행이 아니다.

바다가 모든 것을 앗아 가는 동시에 가장 필요한 것을 돌려주는 방식은 이 극의 문법입니다. 이 장면의 해학은 왕자와 어부가 같은 인간으로 서는 지점을 마련해 줍니다.

6. 문장과 녹슨 갑옷, 겉모습과 속

타이사가 소개하는 기사들의 방패는 저마다 한 줄 격언을 품고 있습니다. 페리클레스의 방패는 가장 초라하면서 가장 희망에 찬 것입니다.

A wither’d branch, that’s only green at top

꼭대기만 푸른 시든 가지.

신하들은 낡은 갑옷을 비웃지만 왕은 겉모습을 넘어 봅니다.

Opinion’s but a fool, that makes us scan

세평은 바보일 뿐, 우리가 겉모습만 따지게 만든다.

갑옷을 일부러 녹슬게 두었다가 오늘 먼지 속에서 닦으려 했다는 한 신하의 농담도 있습니다.

let his armour rust Until this day, to scour it in the dust

오늘 먼지 속에서 닦아 내려고 갑옷을 녹슬게 두었다.

타이사는 시모니데스의 평가를 되받아 이렇게 대답합니다.

To me he seems like diamond to glass.

내게 그분은 유리 곁의 다이아몬드처럼 보여요.

보잘것없는 겉모습 속에서 알맹이를 알아보는 눈이 이 극의 사랑법입니다. 같은 눈이 훗날 페리클레스가 딸을 알아보는 장면에서 다시 쓰입니다.

7. 시모니데스의 짓궂은 승낙

시모니데스는 딸의 편지를 읽고도 일부러 화난 척합니다. 오해받은 페리클레스는 칼을 지키며 맞섭니다.

Thou hast bewitch’d my daughter, And thou art a villain.

네가 내 딸을 홀렸으니 너는 악당이다.

왕은 곁에서 그의 기개를 속으로 칭찬합니다.

Now, by the gods, I do applaud his courage.

신들께 맹세코, 저 사람의 용기가 마음에 든다.

타이사는 아버지의 시험을 가볍게 받아넘기며 답합니다.

Who takes offence at that would make me glad?

그것에 화를 내신다면 오히려 저는 기쁘겠어요.

두 사람의 손을 맞잡게 한 시모니데스가 마음을 묻자, 타이사는 페리클레스를 향해 이렇게 답합니다.

Yes, if you love me, sir.

네, 저를 사랑하신다면요.

희곡 안의 연애가 부모의 허락과 시험을 거친 유쾌한 합의로 그려지는 것이 이 막의 매력입니다. 앞선 안티오크와 가장 뚜렷하게 대비되는 가족입니다.

8. 폭풍 속의 출산과 바다의 장례

제3막은 극에서 가장 격한 장면입니다. 아기를 안고 나온 리코리다가 왕비의 죽음을 알리자 페리클레스는 신들에게 따집니다.

Why do you make us love your goodly gifts, And snatch them straight away?

왜 우리가 당신들의 좋은 선물을 사랑하게 해 놓고, 곧바로 거둬 가십니까?

그는 갓 태어난 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넵니다.

Thou art the rudeliest welcome to this world That ever was prince’s child.

너는 이 세상에 가장 거칠게 맞이받은 왕자의 아이로구나.

선원들은 죽은 이를 배에 둘 수 없다는 믿음을 고집합니다.

we are strong in custom

우리는 관습에 강합니다.

왕비에게 하는 작별의 말은 짧은 시처럼 읽힙니다.

No light, no fire: th’unfriendly elements Forgot thee utterly

빛도 불도 없구나. 무정한 원소들이 너를 완전히 잊었다.

그가 아기에게 붙인 이름의 유래는 한 문장에 담깁니다.

Whom, for she was born at sea, I have named so

바다에서 태어났기에 그렇게 이름 지었다.

딸의 이름을 바다에서 얻는 순간, 극은 이 아이를 바다로 되돌아올 존재로 놓습니다. 상실과 이름 짓기가 한 장면에 겹쳐 후반의 재회를 예비합니다.

9. 세리몬의 기술과 소생

에베소의 세리몬은 이 극에서 보기 드문 지식인이자 자선가입니다. 그는 재산과 신분보다 덕과 지혜가 낫다고 말합니다.

Virtue and cunning were endowments greater Than nobleness and riches

덕과 지혜는 고귀한 신분과 재산보다 더 큰 자질이다.

상자에서 나온 여인을 보고 그는 서둘러 불을 지피고 음악을 청합니다.

Death may usurp on nature many hours

죽음은 자연에서 여러 시간을 가로챌 수도 있다.

이윽고 그는 환호합니다.

Gentlemen, this queen will live.

여러분, 이 왕비는 살아날 것이오.

눈을 뜬 타이사가 던지는 첫 말은 짧고도 아슬아슬합니다.

O dear Diana, Where am I?

오 사랑하는 다이아나여, 여기가 어디입니까?

그녀는 곧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결심을 합니다.

A vestal livery will I take me to, And never more have joy.

순결한 사제의 옷을 입고, 다시는 기쁨을 누리지 않겠어요.

세리몬의 의술은 마법이 아니라 학문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독자는 이 부활을 기적이면서도 지식의 선물로 받아들입니다.

10. 마리나를 맡기다, 질투의 씨앗

타르수스에서 페리클레스는 갓난 딸을 맡기면서 교육에 대한 당부를 남깁니다.

That she may be manner’d as she is born

딸이 태어난 신분에 맞는 예의를 갖추도록 해 주십시오.

그는 결혼할 때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다이아나의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Unscissored shall this hair of mine remain

내 머리카락은 가위를 대지 않은 채 남으리라.

고워는 마리나의 성장을 알리며 질투를 '괴물'로 규정합니다.

That monster envy, oft the wrack Of earned praise

정당하게 얻은 칭찬을 자주 무너뜨리는 괴물, 질투.

사람들의 칭찬이 마리나에게만 쏟아지는 광경도 이렇게 설명됩니다.

Marina gets All praises, which are paid as debts, And not as given.

마리나는 모든 칭찬을 얻는데, 그것은 선물이 아니라 빚처럼 치러진다.

마리나의 재능은 죄가 아니지만, 비교하는 시선 앞에서는 위협이 됩니다. 디오니자의 악의가 자기 딸을 앞세우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이 부분을 더 섬뜩하게 만듭니다.

11. 해안의 마리나와 레오닌

디오니자가 레오닌을 설득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망설임이 먼저 드러납니다.

I will do’t; but yet she is a goodly creature.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참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마리나는 자신의 출생을 폭풍에 비유합니다.

This world to me is like a lasting storm

내게 이 세상은 끝나지 않는 폭풍 같아요.

그리고 살려 달라며 자신의 지난 삶을 호소합니다.

I never kill’d a mouse, nor hurt a fly

저는 쥐 한 마리 죽인 적도, 파리 한 마리 해친 적도 없어요.

레오닌은 대답하지 못하고 맹세를 앞세웁니다.

My commission Is not to reason of the deed, but do it.

내가 받은 임무는 그 일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다.

해안의 이 대화는 짧지만 이 극에서 가장 인간적인 장면입니다. 이어서 클레온은 아내의 소행 앞에서 뒤늦게 자기 마음을 드러냅니다.

I’d give it to undo the deed

그 일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내놓겠다.

다만 그의 후회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고워는 거짓 무덤의 비문을 두고 이렇게 평합니다.

No visor does become black villany So well as soft and tender flattery.

어떤 가면도 검은 악행에는 부드럽고 상냥한 아첨만큼 어울리지 않는다.

12. 포주 집에서 지킨 말

미틸레네의 장면은 극에서 가장 어두운 곳이지만 마리나의 대응은 일관되게 말과 이성입니다. 그녀는 포주의 여주인에게 묻습니다.

An honest woman, or not a woman.

정직한 여자이거나, 아예 여자가 아니거나.

그녀는 신에게 기도합니다.

Diana, aid my purpose!

다이아나여, 내 뜻을 도우소서!

돌아온 대꾸는 냉소입니다.

What have we to do with Diana?

우리가 다이아나와 무슨 상관이야?

마리나의 힘은 그녀 자신이 가진 재능입니다. 볼트에게 그녀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Proclaim that I can sing, weave, sew, and dance

제가 노래하고 베 짜고 바느질하고 춤출 수 있다고 알리세요.

그녀의 말을 듣고 떠나는 신사들의 반응은 풍자적입니다.

But to have divinity preached there!

그런 곳에서 신학 강의를 듣다니!

포주 부부가 "그녀는 우리를 망하게 하려고 태어났다"고 투덜대는 것은 이 극의 가장 통쾌한 반어입니다.

She’s born to undo us.

저 애는 우리를 망하게 하려고 태어났어.

13. 리시마쿠스와 마리나

총독 리시마쿠스의 방문은 신분과 덕을 시험하는 장면입니다. 마리나는 직책에 걸맞게 행동하라고 청합니다.

If you were born to honour, show it now

명예를 위해 태어나셨다면, 지금 그것을 보이세요.

그녀는 이 집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이렇게 말합니다.

O, that the gods Would set me free from this unhallow’d place

오, 신들이 이 부정한 곳에서 저를 풀어 주시기를!

리시마쿠스는 이 말이 자신을 돌려세웠음을 인정합니다.

Had I brought hither a corrupted mind, Thy speech had alter’d it.

내가 타락한 마음으로 왔더라도, 네 말이 그것을 바꿔 놓았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이고 떠납니다.

Thou art a piece of virtue

너는 덕의 한 조각이로구나.

이 만남이 훗날 두 사람의 혼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마리나의 설득은 구원과 인연을 한꺼번에 낳은 셈입니다. 말의 힘이 칼과 돈을 이기는 이 극의 특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14. 마리나의 노래와 이름

침묵하는 왕 앞에서 마리나는 노래한 뒤 자신의 처지를 입에 올립니다.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gazed on like a comet

혜성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페리클레스는 처음으로 마음을 열며 그녀의 얼굴에서 인내를 읽습니다.

Like Patience gazing on kings’ graves, and smiling Extremity out of act

왕들의 무덤을 바라보며 미소로 극단의 고통을 무력하게 만드는 '인내'와 같구나.

이름을 묻고 마리나가 답하는 순간 장면은 숨 가쁘게 빨라집니다.

My name is Marina.

제 이름은 마리나입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페리클레스는 확인합니다.

Have you a working pulse? and are no fairy?

맥박이 뛰고 있느냐? 요정은 아니겠지?

마침내 기쁨이 슬픔을 이깁니다.

Now, blessing on thee! rise; thou art my child.

이제 네게 축복을! 일어나라, 너는 내 딸이다.

이 대목에서 극은 가장 단순한 방법, 곧 이름과 이야기를 하나씩 맞추어 보는 방식으로 재회를 만듭니다. 극적 우연이 아니라 대화가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것입니다. 페리클레스는 기쁨이 몸을 무너뜨릴까 두려워 이렇게 청하기까지 합니다.

Give me a gash, put me to present pain

나를 베어 다오, 당장 고통을 달라.

15. 다이아나의 꿈과 에베소의 재회

딸을 알아본 페리클레스는 잠이 들고, 꿈에 여신이 나타나 지시합니다.

My temple stands in Ephesus: hie thee thither

내 신전은 에베소에 있다. 서둘러 그곳으로 가라.

신전에서 타이사는 남편의 목소리를 알아봅니다.

Voice and favour! You are, you are—O royal Pericles!

목소리와 얼굴이! 당신은, 당신은, 오 왕이신 페리클레스!

그녀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자, 페리클레스는 지난 고통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것을 말로 옮깁니다.

your present kindness Makes my past miseries sports

지금 베푸신 은혜가 지난날의 고통을 놀이로 만드는군요.

그는 바다에서 보낸 아내를 두 번째로 안으려 합니다.

O, come, be buried A second time within these arms.

오, 오라, 이 팔 안에 두 번째로 묻히라.

마리나는 그 곁에 무릎을 꿇습니다.

Flesh of thy flesh, Thaisa

당신 살의 살입니다, 타이사.

페리클레스가 14년 동안 자르지 않은 머리에 대한 약속을 이렇게 거두는 것도 이 장면의 마침표입니다.

what this fourteen years no razor touch’d

14년 동안 면도날이 닿지 않았던 것을.

꿈과 신전과 반지라는 오래된 상징이 한꺼번에 쓰이는 이 장면은 극의 우연들을 신의 섭리라는 이름으로 묶어 줍니다.

16. 고워의 맺음말, 덕과 벌

극은 고워가 나와 모든 사건에 교훈의 이름을 붙이며 끝납니다. 페리클레스 가족의 이야기는 이렇게 요약됩니다.

Led on by heaven, and crown’d with joy at last.

하늘의 인도를 받아, 마침내 기쁨의 관을 쓴다.

헬리카누스와 세리몬에게는 각각 충성과 자선의 모범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In Helicanus may you well descry A figure of truth, of faith, of loyalty

헬리카누스에게서 진실과 믿음과 충성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악인의 몫도 정리됩니다. 클레온 부부는 실행하지 못한 일, 곧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벌을 받았다고 고워는 말합니다.

The gods for murder seemed so content To punish, although not done, but meant.

신들은 살인의 뜻만 품은 이도 벌하는 것으로 흡족해 보였다.

도덕적으로 단순한 이 결말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 극은 처음부터 노래꾼이 들려주는 옛이야기이기에 심판도 도식으로 끝납니다. 대신 극의 마음은 도식 사이의 인내와 재회에 있습니다.

17. 이 책을 읽는 방법

『페리클레스』는 5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막마다 고워의 코러스가 요약해 주므로 길을 잃을 걱정이 적습니다. 처음이라면 1막 1장면(수수께끼), 2막 1장면(어부와 갑옷), 3막 1장면(폭풍 속의 출산), 4막 1장면(해안의 마리나), 5막 1장면(재회)과 3장면(에베소의 재회)을 먼저 읽어 보세요. 줄거리는 우연과 기적이 많아 사실적인 극이 아니라 전설과 같은 이야기에 가깝고, 그래서 사건의 개연성보다 반복되는 이미지, 곧 바다, 이름, 음악, 인내에 주목하면 훨씬 풍부하게 읽힙니다. 이 극은 셰익스피어의 후기 로맨스 극들과 함께 묶여 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잃어버린 가족이 돌아오는 방식으로 용서와 회복을 이야기합니다. 마리나와 페리클레스가 이름을 하나씩 맞추어 가는 5막 1장면은 특히 시적인 호흡이 살아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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