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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Gem · 한 권 요점

1865년 출간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강둑에서 지루해하던 소녀가 시계 보는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떨어져, 몸이 커졌다 작아지며 말이 안 통하는 나라를 지나 카드 여왕의 법정에서 잠을 깨는 이야기

“and what is the use of a book,” thought Alice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s?”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이 무슨 소용이람?” 앨리스는 생각했다.

We’re all mad here.

여기서는 모두 미쳤어.

한눈에 보기

토끼굴 아래 복도에서 앨리스는 “나를 마셔요” 병과 “나를 먹어요” 케이크로 몸집을 바꿔 가며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는 작은 문을 찾는다. 눈물 웅덩이에서 만난 동물들과 코커스 경주를 하고, 흰 토끼의 집에서 몸이 커져 갇히고, 담배 피우는 애벌레의 질문 앞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흔들린다. 공작부인의 후추 가득한 부엌과 체셔 고양이, 시간이 멈춘 모자장수의 다과회를 지나 마침내 정원에 들어서지만, 그곳은 “목을 쳐라”를 입에 달고 사는 하트의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이다. 가짜 거북과 그리폰의 학교 이야기를 거쳐 하트의 잭이 파이를 훔쳤다는 재판에 증인으로 불려 나간 앨리스는 “너희는 카드 한 벌일 뿐이야”라고 외치고 언니의 무릎 위에서 깨어난다. 열네 가지 대목으로 읽는다.

비슷한 책

  • 루이스 캐럴 『거울 나라의 앨리스』 (Through the Looking-Glass)
  • L. 프랭크 바움 『오즈의 마법사』 (The Wonderful Wizard of Oz)
  • J. M. 배리 『피터 팬』 (Peter Pan)

한 권 요점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아동 소설로, 1865년에 나왔습니다. 루이스 캐럴은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이라는 본명을 가진 옥스퍼드의 수학 강사가 쓴 필명으로 알려져 있고, 이 이야기는 어린 소녀들에게 들려준 즉흥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은 12장으로 되어 있고 장마다 하나의 장면이 독립된 무대처럼 이어집니다. 줄기는 단순합니다. 호기심 많고 말이 반듯한 소녀가 규칙이 뒤집힌 세계에서 자기 크기와 이름, 암송하던 시와 상식을 하나씩 잃어버리다가, 마지막 재판에서 말이 되지 않는 것을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용기를 얻는 과정입니다. 말장난과 패러디, 논리의 뒤틀림이 책의 재료이고, 어른이 되어 읽으면 그 뒤에 숨은 비꼼과 쓸쓸함이 더 크게 들립니다.

줄거리

제1~2장: 토끼굴 아래로, 눈물 웅덩이

더운 오후 강둑에서 언니 곁에 앉아 지루해하던 앨리스는 "아이고, 늦겠어!" 하고 중얼거리며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보는 분홍 눈의 흰 토끼를 봅니다. 호기심에 불타 토끼를 따라 울타리 밑 토끼굴로 뛰어든 앨리스는 어떻게 다시 나올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굴은 곧 깊은 우물이 되고, 앨리스는 찬장과 책꽂이가 늘어선 벽을 지나며 '오렌지 마멀레이드' 항아리를 집어 들었다 빈 것을 알고 제자리에 놓습니다. 떨어지는 동안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 고양이 디나, "고양이가 박쥐를 먹나?"를 중얼거리다 마른 잎 더미 위에 내려앉습니다. 복도 끝에서 토끼를 놓치고, 잠긴 문들이 이어진 홀에서 유리 탁자 위의 작은 황금 열쇠로 높이 15인치쯤 되는 문을 엽니다. 문 너머로 아름다운 정원이 보이지만 머리조차 들어가지 않습니다. 탁자 위에는 '나를 마셔요'라고 적힌 병이 있고, 독이라는 표시가 없는 것을 확인한 앨리스가 마시자 몸이 10인치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열쇠를 탁자 위에 두고 왔고, 다리를 타고 오르다 실패해 울다가 '나를 먹어요' 케이크를 발견해 먹습니다.

2장에서 앨리스는 망원경처럼 쭉 늘어나 키가 9피트가 넘고, 발이 너무 멀어져 "내 발에게 크리스마스마다 새 부츠를 보내 줘야지" 하고 엉뚱한 계획을 세웁니다. 정원에 갈 수 없는 것이 서러워 울다 보니 눈물이 웅덩이가 됩니다. 장갑과 부채를 든 흰 토끼가 "공작부인이 화내시겠다"며 허둥지둥 지나가다 앨리스를 보고 장갑과 부채를 떨어뜨리고 도망칩니다. 부채를 들고 이야기하던 앨리스는 자기가 줄어들고 있음을 깨닫고 부채를 내던지지만 이미 눈물 웅덩이 속으로 미끄러져 소금물에 빠집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확신을 잃은 앨리스는 에이다도 메이블도 아니라고 꼽아 보다 구구단과 지리와 시를 외우려 하지만 모두 엉뚱하게 튀어나옵니다. 웅덩이에서 만난 쥐에게 프랑스어로 말을 걸고 고양이 이야기를 하다 쥐를 두 번 화나게 하지만, 쥐가 자기 내력을 들려주겠다며 뭍으로 향하자 오리와 도도, 새와 짐승들이 함께 헤엄쳐 기슭에 오릅니다.

제3~4장: 코커스 경주, 토끼의 하녀가 된 앨리스

물에 흠뻑 젖은 무리는 어떻게 몸을 말릴지 의논합니다. 쥐가 윌리엄 정복왕에 관한 가장 "마른" 이야기를 읊지만 아무도 마르지 않고, 도도가 '코커스 경주'를 제안합니다. 원형 경주로에서 모두 아무 때나 달리기 시작하고 아무 때나 멈추는 경주는 30분쯤 뒤 도도의 선언으로 끝나며, 승자는 "모두 이겼고 모두에게 상이 있다"는 결론이 납니다. 상은 앨리스의 주머니에서 나온 사탕이 한 알씩 돌아가고, 앨리스 자신의 상은 주머니에 있던 골무입니다. 쥐는 '긴 꼬리(tail)' 모양으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앨리스가 딴생각을 한다고 화를 내며 떠나 버립니다. 앨리스가 고양이 디나의 사냥 솜씨를 자랑하자 새들은 하나둘 핑계를 대고 사라지고, 혼자 남은 앨리스는 또 눈물을 흘립니다.

4장에서 흰 토끼가 부채와 장갑을 찾으며 돌아오더니 앨리스를 자기 하녀 '메리 앤'으로 착각하고 집에서 가져오라고 시킵니다. 앨리스는 'W. RABBIT'이라 새겨진 놋쇠 문패의 집에 들어가 부채와 장갑을 찾고, 거울 곁의 병을 아무 표시가 없는데도 마셔 방 안 가득 몸이 커져 창밖으로 팔을, 굴뚝으로 발을 내밀고 갇힙니다. 흰 토끼와 정원사 패트가 창문의 거대한 팔을 보고 소동을 벌이고, 굴뚝으로 내려오려던 도마뱀 빌은 앨리스의 발길질에 하늘로 날아갑니다. 집을 태우겠다는 위협에 앨리스가 "디나를 풀어놓겠다"고 외치고, 창으로 날아든 조약돌이 케이크로 변하자 그것을 먹고 줄어든 앨리스는 집을 빠져나옵니다. 숲에서 거대한 강아지에게 쫓기다 간신히 따돌린 앨리스는 버섯 위에 앉아 물담배를 피우는 파란 애벌레와 마주칩니다.

제5~6장: 애벌레의 충고, 돼지와 후추

애벌레는 첫마디로 "너는 누구냐?"고 묻고, 앨리스는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는 알았지만 그 뒤로 여러 번 변해서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애벌레는 앨리스가 외운다는 시 '윌리엄 아버지, 당신은 늙었어요'를 읊게 하지만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채 나오고, 애벌레는 크기에 대한 앨리스의 불평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헤어지며 버섯의 한쪽은 키를 키우고 다른 쪽은 줄인다고 일러 줍니다. 앨리스가 양손으로 버섯 조각을 뜯어 베어 물자 턱이 발에 닿을 만큼 줄었다가, 이번에는 목이 뱀처럼 나무 위로 치솟습니다. 둥지의 알을 지키는 비둘기는 앨리스를 알 훔치는 뱀으로 몰아붙이고, 앨리스는 "나는 소녀야"라고 말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버섯 조각을 번갈아 먹으며 원래 키를 되찾은 앨리스는 4피트 높이의 작은 집으로 향합니다.

6장에서 물고기 얼굴의 하인이 여왕의 크로케 초대장을 개구리 얼굴의 하인에게 전하는 장면을 앨리스가 엿봅니다. 부엌에 들어서자 연기와 후추로 가득한데, 공작부인은 아기를 안고 있고 요리사는 수프 솥을 젓다 접시와 냄비를 공작부인에게 던집니다. 공작부인은 아기를 거칠게 흔들며 "아기가 재채기하면 때려 주라"는 자장가를 부르고, 크로케를 하러 가며 아기를 앨리스에게 던져 줍니다. 밖으로 안고 나온 아기는 점점 코가 들리고 눈이 작아지다 정말 돼지가 되어 숲으로 사라집니다. 나뭇가지 위에는 히죽 웃는 체셔 고양이가 나타나,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앨리스에게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며 모자장수와 3월 토끼가 사는 방향을 가리키고, 꼬리부터 천천히 사라져 웃음만 남깁니다.

제7~8장: 미친 다과회,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

3월 토끼의 집 앞 나무 아래에서는 모자장수, 3월 토끼, 겨울잠쥐가 한 모퉁이에 몰려 앉아 차를 마시며, 앨리스가 오자 "자리 없어!"라고 외칩니다. 앨리스가 "까마귀는 왜 책상과 같을까?"라는 수수께끼에 도전하지만 모자장수도 답을 모릅니다. 모자장수는 시간을 '그분'으로 부르며, 작년 3월 여왕의 연주회에서 노래를 부르다 "시간을 죽이고 있다"며 사형 선고를 받은 뒤로 시계가 여섯 시에 멈췄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늘 차 마실 시간이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사는 것입니다. 겨울잠쥐는 우물 바닥에 사는 세 자매가 당밀을 먹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졸고, 앨리스는 무례함에 질려 자리를 뜹니다. 나무에 난 문으로 들어가 다시 홀로 돌아온 앨리스는 이번에는 열쇠로 문을 열고 버섯으로 키를 맞춰 마침내 정원으로 들어갑니다.

정원에서는 세 정원사가 실수로 심은 흰 장미를 몰래 붉게 칠하고 있고, 곧 하트의 왕과 여왕 행렬이 도착합니다. 모두 카드 모양을 한 신하와 병사 앞에서 앨리스는 여왕의 "이름이 뭐냐?"는 물음에 당당히 답하고, "저 아이의 목을 쳐라!"는 호령에 "말도 안 돼요!"라고 맞서 여왕을 잠잠하게 합니다. 정원사들이 처형당하게 되자 앨리스는 그들을 커다란 화분에 숨겨 줍니다. 크로케 경기는 살아 있는 고슴도치를 공으로, 홍학을 채로, 몸을 구부린 병사를 문으로 쓰는 난장판으로 진행되고 여왕은 분당 한 번꼴로 "목을 쳐라!"를 외칩니다. 체셔 고양이의 머리만 허공에 나타나자 왕이 처형을 명하는데, 사형 집행인은 몸이 없는 머리를 벨 수 없다고 하고 왕은 머리가 있는 건 모두 벨 수 있다고 하며 여왕은 모두를 처형하겠다고 으르렁대는 말다툼이 벌어집니다. 앨리스가 고양이는 공작부인 것이라고 하자 공작부인이 감옥에서 불려 오고, 그사이 고양이의 머리는 사라집니다.

제9~10장: 가짜 거북의 이야기, 바닷가재 카드리유

다시 만난 공작부인은 이번에는 다정하게 앨리스에게 붙어 서서 모든 것에서 교훈을 찾아냅니다. 그러나 날카로운 턱을 앨리스의 어깨에 얹고 있던 공작부인은 여왕이 나타나 "당신이든 당신 머리든 이 자리에서 사라져라"고 경고하자 순식간에 자취를 감춥니다. 여왕은 경기를 이어 가며 거의 모든 선수를 처형 대상으로 몰아넣고, 앨리스를 가짜 거북에게 데려가라며 그리폰에게 맡깁니다. 왕이 모두를 사면했고 실제로는 아무도 처형당하지 않는다고 그리폰이 웃어넘기자 앨리스는 안심합니다. 바위 위에서 한숨을 쉬던 가짜 거북은 어릴 적 바닷속 학교에 다녔다며 읽기와 쓰기 대신 '비틀거리기와 몸부림치기', 야망과 주의 산만과 추악화와 조롱이라는 '산수'를 배웠다고 늘어놓습니다. 하루에 열 시간, 아홉 시간 하며 줄어드는 수업을 "수업(lessons)은 날마다 줄어들기(lessen)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10장에서 가짜 거북과 그리폰은 슬픔으로 목이 메면서도 바닷가재 카드리유를 열심히 설명하고, 앨리스 주위를 돌며 춤을 춥니다. 가짜 거북이 부르는 노래는 달팽이에게 춤을 권하는 휘팅이라는 물고기의 이야기이고, 이어 그리폰이 휘팅이라는 이름의 풀이를 들려줍니다. 앨리스가 아침부터의 모험을 이야기하자 거북과 그리폰은 '윌리엄 아버지'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하고, 앨리스에게 '게으름뱅이의 목소리'를 외워 보라고 하지만 시는 또 이상하게 변합니다. 가짜 거북은 "아름다운 수프"를 노래하다가 멀리서 "재판이 시작됐다!"는 외침이 들리자 그리폰이 앨리스의 손을 잡고 달려갑니다.

제11~12장: 파이를 훔친 자, 앨리스의 증언과 깨어남

법정에서는 왕과 여왕이 왕좌에 앉아 있고 사슬에 묶인 하트의 잭 앞에 열두 명의 배심원, 곧 새와 짐승들이 석판에 이름을 적고 있습니다. 앨리스는 책에서 본 재판 용어를 아는 것이 뿌듯하고, 삑삑거리는 석필을 가진 배심원이 도마뱀 빌임을 알고 몰래 가져가 버립니다. 흰 토끼가 "하트의 여왕은 여름날 파이를 구웠고 하트의 잭이 그것을 훔쳐 갔다"는 시를 읽고 첫 증인으로 모자장수가 나옵니다. 떨고 있는 모자장수는 "홍차가 반짝여서" 같은 말을 더듬고, 왕은 증언하지 않으면 처형하겠다고 윽박지릅니다. 그동안 앨리스는 다시 커지고 있음을 깨닫고, 모자장수는 신발도 두고 도망칩니다. 두 번째 증인인 공작부인의 요리사는 증언을 거부하다가 "파이는 후추로 만든다"고 답하고, 겨울잠쥐의 "당밀"이라는 잠꼬대 때문에 법정이 한바탕 뒤집힙니다. 흰 토끼가 세 번째 증인으로 호명한 이름은 "앨리스!"입니다.

12장에서 앨리스는 벌떡 일어나다 치맛자락으로 배심원석을 엎고, 쏟아진 배심원들을 허둥지둥 주워 올립니다. 왕은 앨리스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에 "중요하다"고 했다가 "중요하지 않다"로 말을 바꾸고, 규칙 42조 "키가 1마일이 넘는 자는 법정을 나가야 한다"를 불쑥 읽습니다. 앨리스는 방금 만든 규칙이라고 반박하고, 증거로 올라온 서명 없는 시를 두고 왕은 억지로 해석을 이어 가며 자기에게 유리한 단서를 찾아냅니다. 앨리스가 "그 시에는 한 조각의 의미도 없다"고 하자 여왕은 "선고가 먼저, 평결은 나중"이라고 외치고, 앨리스가 "말도 안 돼요!"라고 맞서자 여왕은 "저 아이의 목을 쳐라!"를 외칩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 완전히 자란 앨리스는 "너희는 카드 한 벌일 뿐이야!"라고 소리치고, 카드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덮쳐 오는 순간 강둑에서 언니의 무릎을 베고 깨어납니다. 앨리스가 꿈 이야기를 하고 차를 마시러 달려간 뒤 언니는 홀로 앉아 그 이야기를 되새깁니다. 풀잎 소리가 흰 토끼의 발소리가 되고 찻잔 소리가 양 방울 소리로 바뀌는 것을 눈을 감고 상상하며, 동생이 자라서도 어린 시절의 순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지니고 다른 아이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리라 그려 보는 장면으로 책은 끝납니다.

대목별로 읽기

1. 토끼굴의 호기심

책은 지루함에서 출발합니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에 대한 앨리스의 의문은 곧 이 책이 어떤 책인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and what is the use of a book,” thought Alice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s?”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이 무슨 소용이람?” 앨리스는 생각했다.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자 앨리스는 깨닫습니다. 말하는 토끼는 놀랍지 않지만, 조끼와 시계가 있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점입니다. 기이한 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미 독자와 다르다는 신호입니다. 떨어지는 동안에도 앨리스는 겁보다 계산과 잡담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Down, down, down.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Would the fall never come to an end?

이 추락은 영영 끝나지 않으려나?

2. “나를 마셔요”와 규칙의 세계

복도에서 작은 병을 발견한 앨리스는 "나를 마셔요"라는 라벨 앞에서도 바로 마시지 않고 독 표시가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어린이 이야기 속의 교훈을 지켜 온 모범생이 이상한 나라에 들어선 것입니다.

It was all very well to say “Drink me,”

“나를 마셔요”라고 쓰는 것이야 쉬운 일이었다.

앨리스는 자신에게 좋은 충고를 곧잘 하지만 따르는 일은 드물다고 서술자는 덧붙입니다.

She generally gave herself very good advice, (though she very seldom followed it)

그녀는 대체로 자신에게 아주 좋은 충고를 해 주었다(그걸 따르는 일은 아주 드물었지만).

케이크를 먹고도 아무 일이 없자 오히려 시시하다고 느끼는 대목은, 이상함이 일상이 된 마음의 변화를 압축합니다. 이 책의 규칙은 믿을 수 없는데 앨리스는 그 규칙을 끝까지 논리로 따져 보려 한다는 점이 웃음의 동력입니다.

3. 나는 누구인가

몸이 늘어나자 앨리스는 놀라서 올바른 영어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감탄을 내뱉습니다.

Curiouser and curiouser!

점점 더 이상해지는걸!

그러나 곧 불안이 따라옵니다. 크기가 변하니 자기도 바뀐 게 아닐까, 아는 것을 모두 외워 보지만 모든 것이 어긋납니다.

I wonder if I’ve been changed in the night?

밤사이에 내가 바뀐 건 아닐까?

Who in the world am I?

도대체 나는 누구지?

구구단과 지리와 시가 모두 엉뚱하게 나오는 것은 한 아이의 지식이 얼마나 외운 것에 기대어 있는지를 폭로합니다. 정체성의 질문은 이 책의 첫 번째 주제이며, 애벌레와의 대화에서 다시 날카롭게 돌아옵니다.

4. 눈물 웅덩이와 코커스 경주

앨리스가 흘린 눈물은 웅덩이가 되어 정작 자신을 빠뜨립니다. 자기가 만든 문제에 자기가 빠지는 구조입니다. 이 웅덩이에서 건져진 동물들이 마르는 방법을 두고 벌이는 코커스 경주는 정치 모임을 풍자한다고도 읽힙니다. 시작도 끝도 규칙도 없지만 모두에게 상이 돌아갑니다.

Everybody has won, and all must have prizes.

모두가 이겼으니 모두에게 상이 있어야 한다.

도도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고 새끼 독수리가 그걸 꾸짖습니다.

Speak English!

알아듣게 말해요!

앨리스가 고양이 디나 이야기를 하다가 사람들을 쫓아내는 장면은, 아이의 자랑이 타인에게 어떤 공포가 되는지를 보여 주는 첫 장면입니다. 그 뒤 혼자 남아 우는 앨리스는 이 모험 내내 외로움을 안은 아이로 남습니다.

5. 메리 앤이 된 앨리스

흰 토끼는 앨리스를 하녀로 오해하고, 앨리스는 정정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달려갑니다. 이 대목에서 앨리스는 이상한 세계에서 자기의 위치를 시험당합니다. 병을 마시고 몸이 부풀어 방에 갇힌 앨리스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There ought to be a book written about me, that there ought!

나에 대한 책이 쓰여야 마땅해, 정말 그래야 해!

자기가 동화 속에 들어와 있다는 메타적 자각이 천진하게 나옵니다. 흰 토끼 일행이 지붕에서 사다리를 놓고 빌을 굴뚝으로 보내려는 소동은 상급자는 명령만 하고 모든 일은 가장 약한 자가 떠맡는 구조의 희극입니다. 앨리스가 발길질 한 번으로 빌을 날려 버리는 장면도 우스꽝스럽지만, 거대해진 몸이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무기가 되는 순간입니다.

6. 애벌레의 질문

애벌레의 첫마디는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질문입니다.

“Who are you?” said the Caterpillar.

“넌 누구냐?” 하고 애벌레가 말했다.

앨리스의 대답은 정직하고 막막합니다.

because I’m not myself, you see.

저를 설명할 수가 없어요. 저는 제가 아니거든요.

애벌레는 변신을 겪을 것이라는 앨리스의 말을 시큰둥하게 받아 넘기고, 시 암송을 시킨 뒤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다"고 평합니다. 이 시는 훈계조의 옛 노래를 뒤집은 패러디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벌레는 도움이 될 한마디만 남기고 떠납니다.

One side will make you grow taller

한쪽은 키를 크게 해 줄 거야.

애벌레는 불친절하지만 사실을 말하고, 그 덕에 앨리스는 처음으로 자기 크기를 스스로 조절하는 수단을 얻습니다. 이후 비둘기가 앨리스의 긴 목을 보고 뱀이라 우기는 장면은, 다른 사람이 규정한 정체성이 얼마나 쉽게 나를 덮어씌우는지를 웃음으로 보여 줍니다.

I—I’m a little girl

나, 나는 소녀야.

7. 후추 부엌과 아기 돼지

공작부인의 부엌은 폭력과 소음의 무대이지만 책은 그것을 웃음의 문법으로 처리합니다. 접시가 날아다녀도 하인은 태연하고, 공작부인은 아기를 흔들며 노래합니다. 아기가 돼지가 되는 장면에서 앨리스의 반응은 놀랄 만큼 실용적입니다.

If everybody minded their own business,

모두가 자기 일에만 신경 쓴다면,

the world would go round a deal faster than it does.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빨리 돌아갈 텐데.

공작부인의 이 말은 쓸데없는 훈수 문화의 풍자이며, 9장에서 앨리스가 이 말을 다시 인용합니다. 하인의 "문 안과 문 밖" 논리 역시 이 장의 중요한 재미로, 앨리스는 동물들이 모두 따지기를 좋아한다고 투덜거립니다. 사람을 다루는 동물 가운데 가장 이성적인 것은 앨리스 하나이고, 그 이성이 도리어 가장 외롭다는 점이 이 부엌의 진짜 풍경입니다.

8. 체셔 고양이의 논리

길을 묻는 앨리스에게 고양이는 질문부터 되돌립니다.

That depends a good deal on where you want to get to,

그건 네가 어디에 가고 싶은지에 많이 달려 있지.

Then it doesn’t matter which way you go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지.

이 대화는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길도 없다는 가장 단순한 철학입니다. 고양이는 자기가 미쳤다는 증명도 같은 논리로 해냅니다.

We’re all mad here.

여기서는 모두 미쳤어.

앨리스가 "내가 미쳤다는 걸 어떻게 아세요?" 하고 묻자 고양이는 "미치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합니다. 고양이가 사라지고 웃음만 남는 장면에 앨리스는 이렇게 감탄합니다.

but a grin without a cat!

하지만 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9. 미친 다과회와 멈춘 시간

"자리 없어!"라고 외치는 세 인물 앞에서 앨리스는 자리가 충분하다고 따지며 앉습니다. 모자장수가 던진 수수께끼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Why is a raven like a writing-desk?

까마귀는 왜 책상과 같을까?

I haven’t the slightest idea

전혀 모르겠는걸.

앨리스가 "생각하는 대로 말한다"와 "말하는 대로 생각한다"는 같다고 하자, 모자장수는 그 둘이 같지 않다고 받아칩니다.

Not the same thing a bit!

조금도 같은 게 아니야!

모자장수와 3월 토끼는 시간을 죽였다는 이유로 멈춘 시계 속에서 영원히 차를 마십니다.

It’s always six o’clock now.

이제는 언제나 여섯 시야.

자리를 옮기며 사는 이 다과회는 반복되는 일상의 우화로도 읽힙니다. 겨울잠쥐의 당밀 우물 이야기에서 말장난이 극에 달하고, 앨리스가 화를 내고 떠나는 것으로 끝납니다. 앨리스에게는 예의를 지켜도 되돌아오지 않는 대화가 처음으로 찾아온 셈입니다.

10. 하트의 여왕과 “목을 쳐라!”

여왕은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인물이지만 가장 우스꽝스러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해결책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Off with her head!

저 아이의 목을 쳐라!

정원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앨리스는 두려움을 이렇게 누릅니다.

Why, they’re only a pack of cards, after all.

뭐야, 어차피 카드 한 벌일 뿐이잖아.

이 생각은 12장의 결말을 미리 예고합니다. 크로케 경기장은 규칙도 순서도 없는 폭력의 무대로, 처형 명령은 쏟아지지만 그리폰의 말대로 실제로는 아무도 처형당하지 않습니다. 그 공포는 말뿐입니다. 폭군의 권위가 얼마나 연기에 의존하는지, 그 연기에 맞서는 한 아이의 “말도 안 돼요”가 얼마나 큰 힘인지가 이 장의 핵심입니다.

11. 공작부인의 교훈

9장에서 공작부인은 모든 것에서 교훈을 끌어내는 인물로 변해 돌아옵니다. 앨리스는 속으로 비웃지만 그 말은 의외로 당당합니다.

Everything’s got a moral, if only you can find it.

찾기만 하면 모든 것에는 교훈이 있단다.

그러나 교훈은 대개 속담을 뒤집은 말장난이거나 억지입니다. 예를 들면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은 사람이 되라"는 문장은 끝없이 늘어져 스스로 뒤엉킵니다.

Be what you would seem to be

보이고 싶은 모습 그대로의 사람이 되어라.

당시 아이들에게 주어지던 교훈 문학에 대한 풍자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캐럴은 교훈 대신 상상력과 논리를 즐기는 책을 쓰려 했다고 흔히 해석되며, 공작부인은 그 반대편의 풍자적 화신입니다. 이 장에서 앨리스는 교훈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대신 예의 바르게 견디며, 여왕이 오면 공작부인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에서 교훈의 권위가 권력 앞에 얼마나 약한지를 보게 됩니다.

12. 가짜 거북의 학교

가짜 거북은 눈물 많은 인물이지만 학교 이야기에서는 비꼼이 번뜩입니다. 과목 이름은 말장난으로 가득합니다.

Reeling and Writhing, of course, to begin with

우선 비틀거리기와 몸부림치기는 물론이고.

수업 시간이 하루씩 줄어든다는 설명에 앨리스는 감탄합니다.

That’s the reason they’re called lessons

그래서 수업이라고 부르는 거지.

because they lessen from day to day

날마다 줄어들기(lessen) 때문에.

그리고 앨리스는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it’s no use going back to yesterday, because I was a different person then.

어제로 돌아가 봐야 소용없어요. 그때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으니까요.

이 대사는 하루 사이에 몇 번이나 변한 아이의 정직한 보고이자, 성장의 본질을 가리킵니다. 가짜 거북과 그리폰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앨리스를 학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인상적인 역전입니다.

13. 재판: 선고가 먼저

11장의 법정은 앨리스가 책에서 읽은 지식으로 가득합니다. 파이를 훔쳤다는 죄목은 동요 같은 시로 낭독되고, 증거는 서명 없는 시입니다. 왕은 서명이 없는 것이 오히려 죄를 증명한다고 합니다. 규칙 42조를 억지로 읽어 앨리스를 내쫓으려 하자 앨리스의 한마디가 왕을 파랗게 만듭니다.

Then it ought to be Number One

그렇다면 그게 제1조여야겠네요.

왕이 시를 읽는 방식은 해석의 희극입니다. 의미가 없다면 수고를 덜지만 어딘가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식입니다. 재판의 논리는 여왕의 입에서 극에 달합니다.

Sentence first—verdict afterwards.

선고가 먼저, 평결은 나중에.

시를 어디서부터 읽을지 묻는 토끼에게 왕은 이렇게 답합니다.

Begin at the beginning,

처음부터 시작해서,

and go on till you come to the end: then stop.

끝에 이를 때까지 계속하고, 그다음에 멈춰라.

이 재판에서 정의는 아예 문제가 되지 않고, 앨리스가 의미 없음을 의미 없다고 말하는 순간 무대는 무너집니다.

14. 깨어남과 언니의 꿈

여왕이 앨리스의 목을 치라고 외쳐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앨리스는 이미 자기 크기를 되찾았고, 마지막 반격을 합니다.

You’re nothing but a pack of cards!

너희는 카드 한 벌일 뿐이야!

카드가 날아오르는 순간 앨리스는 언니의 무릎 위에서 깨어납니다. 꿈 이야기를 마치고 달려가는 앨리스를 두고, 언니는 이상한 나라가 자신의 눈앞에서 다시 살아나는 환상을 봅니다.

Oh, I’ve had such a curious dream!

아, 정말 이상한 꿈을 꿨어!

책의 마지막 단락은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는 어른의 시선입니다. 언니는 동생이 자라서도 간직할 마음을 상상합니다.

the simple and loving heart of her childhood

어린 시절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마음.

모험의 끝이 승리나 귀환의 기쁨이 아니라 추억의 쓸쓸함으로 닫히는 것이 이 책을 어린이책 이상으로 만듭니다. 이상한 나라는 사라졌지만 그곳을 듣고 자란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는 마지막 상상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선언처럼 읽힙니다.

15. 이 책을 읽는 방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2장이 서로 독립된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느 장에서든 읽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1장(토끼굴), 5장(애벌레), 6장(체셔 고양이), 7장(다과회), 12장(재판)을 먼저 읽어 보세요. 말장난과 패러디가 많아 모든 대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소리 내어 읽으며 앨리스의 논리를 따라가는 편이 즐겁습니다. 앨리스는 놀라지 않고 따지는 아이이며, 이상한 규칙 앞에서 정중하게 반박하는 그 태도가 이야기의 웃음을 만듭니다. 어릴 때는 모험으로, 어른이 되어서는 정체성과 권력과 언어에 대한 풍자로 읽히기 때문에 두 번째 읽을 때 새로 들리는 대사가 많습니다.

ReadGem 앱 소개

ReadGem 앱은 세계 고전을 읽으며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다국어 독서 플랫폼입니다.

원문과 번역을 문장별로 나란히 보여 주어 언어 간 표현을 비교할 수 있고, 모든 작품의 모든 문장을 TTS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ReadGem 앱의 서재는 퍼블릭 도메인의 오래 사랑받은 작품을 중심으로 하며, 삽화가 실린 책도 많습니다.

ReadGem 앱은 독자와 함께 번역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읽다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는 문장을 만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AI 앱에 그 문장의 새 번역을 요청하고 결과를 ReadGem에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제안은 검토를 거쳐, 가장 좋은 것(또는 여러 제안을 합친 것)이 모든 독자가 읽는 번역이 됩니다.

아직 번역이 없는 언어에서는 처음부터 AI와 함께 번역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번역본이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읽지 못하는 일이 그렇게 줄어듭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영어 원문을 ReadGem 앱에서 직접 들어 보세요.

모든 문장을 원어 음성으로 따라 들으며 이야기를 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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